우리는 충분한 글로벌 관점을 가졌을까? - AMORE STORIES
#메이크업아티스트칼럼
2025.06.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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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충분한 글로벌 관점을 가졌을까?

2025 F/W Celebrity’s Beauty Trend

Editor’s note


브랜드와 나, 그 어울림에 대하여

일을 하다 보면 참 많은 이야기를 듣게 된다. 그중에서도 가장 듣기 좋은 말 두 가지가 있다. 하나는 ‘헤라스럽다’라는 말이다. 내가 몸담고 있는 브랜드가 헤라이기 때문에 이 말은 내 존재성이 브랜드 정체성과 자연스럽게 어우러진다는 의미로 다가온다.
또 하나는 ‘지금 바른 제품 뭐예요?’라는 질문이다. 단순한 제품 질문이 아닌, 해당 제품을 피부 위에서 자연스럽고 인상 깊게 표현한 것 같아 내심 뿌듯하다.
이런 경험을 하다 보면 문득 생각하게 된다. 내가 속한 브랜드의 분위기와 나의 페르소나가 얼마나 맞닿아 있는지, 그리고 그 결과물들이 브랜드의 미학과 어떻게 조화를 이루는지.
이는 패션 하우스에 참석하는 셀럽들의 스타일링에서도 포착할 수 있다. 각자 고유한 캐릭터와 스타일링 철학을 가지고 있지만, 브랜드와 만나는 순간 자신만의 방식으로 그 세계관 안에 자연스럽게 녹아드는 모습을 보여준다. 마치 자신만의 언어로 브랜드를 해석하는 것 같달까.
이런 모습을 볼 때마다, 나 역시 되묻게 된다. 나는 지금 내가 속한 세계 안에서 어떤 모습으로 비춰지고 있을까? 이러한 이유로 이번 칼럼에서는 처음으로 셀럽들의 패션하우스 메이크업을 살펴보고자 한다.

 

 

Celebrity’s Beauty Trend

2025 F/W

 

Valentino, Kronthaler Westwood 컬렉션에 참석한 셀럽들

 

 

다양성, 그리고 '나다움'에 대한 생각

 

고객들을 만나다 보면 피부의 질감, 톤, 그리고 성격까지 정말 다양한 사람들을 접하게 된다. 특히 나와 전혀 다른 아름다움의 기준을 가진 이들을 보면, 예상치 못한 방식으로 메이크업을 표현하는 경우도 많아 놀라곤 한다.

그중에서도 다양성 측면에서 일본이 미국보다 표현 방식이 훨씬 더 넓고 풍부하다는 인상을 받았다. 미국은 다인종 국가이기 때문에 추구하는 아름다움의 영역이 다양한 반면, 일본은 다양한 시도를 한다는 느낌을 받았다. 일본은 완성도 높은 꾸밈을 추구한다. 머리 장식부터 양말까지, 의도하지 않은 부분이 하나도 없어 보일 정도로 디테일에 공을 들이는 모습이 인상적이다.

이런 경험을 통해, 한국의 ‘꾸밈’에 대해서도 다시 생각하게 됐다. K-뷰티는 분명 글로벌 시장에서 눈에 띄는 성장을 이뤄냈고, 그 트렌드는 전 세계 소비자들에게 영향력을 발휘하고 있다. 하지만 회사의 글로벌 진출을 함께 고민하고 시장을 바라보는 시야를 넓히는 과정에서 모두가 비슷한 꾸밈의 기준을 따르고 있는 것은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한국에서는 미용 시술이 비교적 흔하게 이루어지며, 이러한 환경 덕분에 뷰티 산업도 크게 성장해 왔다. 그러나 동시에, 과연 이것이 ‘나다움’을 드러내는 방식인지에 대해 되묻게 한다. 물론 본래의 모습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는 한 시술이 ‘나다움’을 훼손한다고 단정할 수는 없다. 하지만, ‘진정한 나다움’이 무엇인지, 그리고 지금 이 방향이 과연 옳은지에 대해서는 여전히 질문하게 된다.

이러한 고민과 관찰이 반복될수록, 메이크업 룩의 크리에이션 또한 더 깊이 있고 발전된 방향으로 나아갈 수 있다고 믿는다. 단순한 트렌드가 아닌, 정체성과 다양성의 조화를 이끄는 하나의 도구로서 말이다.

 

 

 

 

Women’s & Beauty Trend

 

1. 톤온톤 메이크업의 진화

 

 

Tory Burch

Chanel

Fendi

 

 

오랜만에 톤온톤 메이크업이 돌아왔다.
‘아름다움’은 단일 부위의 강조로 완성되지 않는다. 머리 색부터 눈동자, 그리고 목선까지 이어지는 색감의 흐름 속에서 전체적인 분위기가 만들어진다. 이는 메이크업의 톤뿐 아니라 질감, 구조까지 고려되어야 가능한 조화다.

이번 F/W 시즌은 더 경쾌하고 풍부한 컬러감이 눈에 띈다. 톤온톤의 무드 안에서 색의 농도와 질감이 더욱 강조되는 시즌이다. 블러셔는 아몬드 블라썸 컬러를 활용해 광대 옆에서 아래로 쓸어내리는 방식으로 연출했다. 이처럼 넓은 면적에 색을 도포할 때는 브러쉬 선택이 중요하다. 단순히 크기뿐 아니라 얼굴형과 굴곡에 맞는 브러쉬를 골라야 블렌딩의 질이 달라진다. 라운드 타입이나 펀칭형의 장모 브러쉬는 건강한 혈색과 생기를 표현하기에 적합하며, 컬러 피그먼트를 자연스럽게 밀착시켜준다.

최근 맞춤 정장을 구매하면서 원단에 대해 설명을 들었는데, 영국 원단은 실이 굵지만 모직을 성기게 짜 통풍이 잘되며 각이 지고, 이탈리아 원단은 얇은 실을 빼곡하고 촘촘하게 짜 몸의 곡선을 따라 흐르는 듯한 핏을 만들어낸다고 했다. 메이크업도 이와 유사하다. 같은 색상이라도 입자의 크기, 반사율, 색감에 따라 전혀 다른 룩을 연출할 수 있다.

종종 고객들에게 ‘메이크업을 잘하려면 어떻게 해야 하나요?’라는 질문을 받는다. 기술도 중요하지만, 장비 역시 무시할 수 없다. 하나의 제품을 멀티로 소화할 수 있는 능력이 있다면 좋지만, 그렇지 않다면 제품뿐만 아니라 함께 사용할 도구들도 제대로 갖추고 있는지 점검할 필요가 있다. 동일한 컬러라도 어떤 도구를 사용하는지에 따라 텍스처와 표현이 달라지기 때문이다. 메이크업은 감각과 기술, 그리고 도구 간의 완벽한 밸런스 위에 존재한다.

 

 

 

2. 반짝반짝 파란색 아이 섀도우

 

 

Herrera

Kenzo

Monse

 

 

이번 시즌 메이크업에서는 파란색 아이섀도우의 다양한 텍스처가 주목받고 있다.

매트, 펄, 메탈릭 등 여러 질감의 블루 컬러를 활용해 다채로운 아이 룩이 연출되었고, 립 앤 치크에는 옅은 바비 핑크부터 뮤트한 로지 핑크까지 차분한 색감이 더해졌다.

이러한 조합은 전반적으로 투명하고 맑은 인상을 준다. 아이스 블루와 화이트 파우더가 한 겹 씌워진 듯한 레이어링은 전체 메이크업의 완성도를 높이며, 이전 시즌의 네온 비비드 컬러와는 다른 분위기를 만든다. 파스텔 블루, 베이비 블루, 라이트 코발트 블루는 도전적이면서도 초현실적인 느낌을 표현해낸다.

차분하지만 존재감 있는 인디고 베이스의 블루 섀도우와 마스카라는 멀리서 보았을 때 눈매를 확장시키는 듯한 시원하고 팽창된 이미지를 준다. 여기에 화이트 글리터를 더하면 눈매가 더욱 또렷해지고 은은하면서도 고급스러운 느낌을 더할 수 있다.

화이트와 블루가 조화롭게 발색되기 위해서는 농도 조절이 중요하지만, 가장 쉬운 연출 방법은 컬러 매칭이 이미 고려된 제품을 그대로 사용하는 것이 안정적으로 표현하기에 유리하다. 하나의 팔레트 안에 조화롭게 구성된 컬러 조합이 좋은 예다.

대표적인 제품으로는 헤라 쿼드 아이 컬러 섀도우 04 라벤더 문이 있다. 보습 성분이 함유된 포뮬러로 섀도우가 눈두덩이에 자연스럽게 밀착되며, 백탁 없이 맑은 화이트 글리터를 눈두덩이 중앙에 얇게 얹으면, 블루 필터를 씌운 듯한 섬세한 음영감이 완성된다. 얇지만 밀도 있는 레이어링이 가능해 시선을 끄는 아이 룩을 만들어낸다.

 

 

 

3. 스킨 오마카세, 텍스처 레이어링의 시대

 

 

Victoria Beckham

Saint Laurent

Bluemarble

 

 

이번 시즌 피부 메이크업은 가볍고 자연스러운 발림성을 가진 베이스 제품을 중심으로 완성되었다. 얇고 투명한 결의 표현은 그대로 살리되, 볼드하게 결을 살린 눈썹과 미세하게 드러나는 주근깨 등 피부 본연의 질감을 존중하는 방향으로 전개된다.

글로벌 립 메이크업 트렌드와 마찬가지로, 베이스는 매트 텍스처로 입술에 보슬보슬하게 밀착시키고, 그 위에 쥬시한 글로스를 얹어 레이어링하는 방식이 주를 이룬다. 피부도 같은 원리다. 안쪽은 글로우 텍스처로 수분감을 살리고, 바깥쪽은 유분을 잡아주는 실키한 마무리로 밸런스를 맞춘다. 이 방식은 마치 ‘스킨 오마카세’ 메이크업처럼, 각 영역에 맞춘 최적의 질감과 마무리감이 조화를 이루는 것이 특징이다.

이런 표현법이 부상하면서 최근 출시되는 파우더 제품들도 변화하고 있다. 미세한 수분 입자와 하얀 피그먼트가 거의 보이지 않는 누디한 투명 텍스처를 앞세우며, 건조함 없이 보송하게 마무리할 수 있는 제품들이 강점을 드러낸다.

아이 메이크업에서는 또렷한 속눈썹과 은은한 음영, 고동색으로 깊어진 눈동자가 아몬드 톤과 어우러져 차분하면서도 입체적인 무드를 완성한다.

전체적으로 피부는 광채를 주는 베이스 위에 소프트 매트 피니시 제품을 부분적으로 얹어 얼굴 볼륨은 살리되 불필요한 유분은 잡아내는 전략도 효과적이다. 이러한 제품은 모공 블러 효과를 주면서도 메이크업 지속력을 높여주어 일상에서 수시로 수정할 필요성을 낮춰준다.

이처럼, 스킨케어 기능을 포함한 하이브리드 베이스 제품이 주목받고 있다. 보습, 항산화, 자외선 차단 기능이 결합된 제품은 피부 건강을 지키는 동시에 메이크업 단계를 줄여준다. 라네즈 뮤이 쿠션은 89% 스킨케어링 성분이 함유돼 탄력, 보습 장벽 강화, 미백, 수분 충전까지 가능하다. 모든 피부 타입에서 밀착력을 높이며, 기능성과 표현력 모두를 만족시킨다.

 

 

 

4. 퍼플 아이 메이크업과 컬러 믹싱의 조화

 

 

Tods

Off White

Marant

 

 

이번 시즌 스모키 아이는 아이섀도우 스머지 기법을 활용해 부담스럽지 않으면서도 그런지한 느낌을 선보였다. 특히 루비 레드와 체리 레드 같은 맑고 진한 레드 계열과 라벤더 퍼플 계열 컬러의 믹싱이 오묘한 분위기를 자아낸다.

유채색 아이 메이크업은 눈을 작아 보이게 하거나 부어 보이게 할 위험이 있지만, 물빠진 듯한 퍼플 계열을 적절히 활용해 균형을 잡았다. 24 런웨이를 장악했던 베리톤에서 파생된 컬러는 아이 메이크업에 자주 쓰이지 않지만, 이번에는 라이트 톤의 아이시 퍼플 색상과 보색 관계인 레드 립 컬러를 매치해 컬러 변주를 풍성하게 만들었다.

가을로 넘어가면서 반짝임 입자는 더 가볍고 고운 질감으로 변화했다. 색상뿐 아니라 부드러운 곡선이 우아함을 더하는 점도 특징이다. 가을 메이크업답게 선적인 요소보다는 면의 연속성을 살려 대담한 아이홀 그라데이션을 완성했고, 입술에는 하나의 컬러를 입힌 풀 립 룩을 선보였다. 밝고 맑은 컬러와 투명한 빛 반사를 통해 눈을 팽창시켜 커 보이게 만들며 아이 메이크업에 깊이를 더했다.

 

 

 

5. 아시아 뷰티는 핑크 순항 중

 

 

Valentino

Off White

Fendi

 

 

웨스턴 스타일의 고혹적인 메이크업과는 달리, 이 룩은 키치한 분위기를 풍긴다. 자신의 개성을 담아 당당한 그런지 무드의 더티코어 메이크업을 향해 가는 과정으로 보인다.

눈매는 또렷하게 연출하고, 립은 립 오일이나 글로스를 활용해 볼드하면서도 윤기 있는 모노크롬 룩을 완성했다. 피부는 깨끗한 바탕 위에 핑크 컬러를 섞어 전체적으로 산뜻하고 미니멀하면서 사랑스러운 이미지를 표현했다. 치크는 자연스러운 홍조로 여성스러움을 강조하고, 수채화처럼 부드럽게 퍼지는 하이라이터를 함께 사용해 얼굴에 입체감을 더했다.

이런 메이크업 룩의 중심에는 서울 뷰티가 자리하고 있다.

최근 태국에서 현지KOL들을 대상으로 메이크업 클래스를 진행했다. 아시아 국가 특성상 웜톤 피부가 많을 것이라 예상했고 실제로도 그러했지만, 실제 상담을 해보니 스스로 쿨톤이라 생각하는 사람들이 의외로 많아 놀라웠다. 이에 따라 쿨톤과 잘 어울리는 핑크 계열의 선호도가 높았다.

웜톤임에도 핑크 컬러를 포기하지 못하는 사람들도 적지 않다. 이럴 때는 색을 상호 보완적으로 사용하는 방법이 효과적이다. 베이스 컬러나 반짝임을 주는 탑퍼 제품과 함께 개인의 피부 톤에 맞는 핑크 계열 색상을 섞으면 자연스러운 컬러 뉘앙스를 완성할 수 있다.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나다움’을 표현하는 것이다. 퍼스널 컬러에 지나치게 얽매이면 오히려 자신만의 다채로운 표현 기회를 놓칠 수 있다. 퍼스널 컬러를 참고하되, 자신만의 방식으로 메이크업을 발전시키는 것을 권장한다.

 

 

 

 

이진수, 차민경 아모레퍼시픽 메이크업프로팀

본 자료에 활용된 메이크업 트렌드 키워드는 메이크업 프로팀(Hera Div.)에서
다수의 디자이너 컬렉션의 메이크업을 직접 수집하여 분석하였습니다.

참고자료 spotlight.launchmetric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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