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티스트가 바라본 뷰티 트렌드, 키워드는 ‘경청’ - 아모레퍼시픽 스토리(AMOREPACIFIC STORIES)
#메이크업아티스트칼럼
2025.12.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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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티스트가 바라본 뷰티 트렌드, 키워드는 ‘경청’

26 S/S Men’s Collection Beauty Trend

Editor’s note


요즘 나의 관심 키워드는 ‘경청’이다. 신이 사람을 만들 때 입은 하나, 귀는 두 개를 준 이유가 있다는데, 나는 여전히 내 이야기만 신나게 쏟아내는 날들이 많다. “조금 더 그 사람의 이야기에 귀를 기울였더라면 어땠을까?”, “그분은 오늘 대화가 가치 있다고 느꼈을까?” 하루가 끝날 때마다 이런 생각이 문득 든다. 연말이 가까워져서 인지, 요즘 유독 스스로를 돌아보게 된다.

 

 

남성 스타일링에 있어서도, 더 섬세한 감각을 가질 필요가 있다는 생각을 한다. 그저 똑같은 표현을 하는 것 같아도, 사실은 모두 다른 이야기와 결이 숨어 있기 때문이다. 각 브랜드가 추구하고자 하는 남성성의 방향, 그리고 그 안에서 무드와 서사를 발견할 때마다 우리가 만날 다양한 고객들을 떠올려 보게 된다.

남성 메이크업은 꾸밈을 더하는 과정이라기보단, 얼굴의 선과 그림자를 정돈해 실루엣을 완성하는 작업에 가깝다. 아주 미세한 톤 조절과 쉐이딩이 남성 얼굴의 구조를 안정적으로 보여주고, 원래 있는 듯한 자연스러움 속에서 힘을 만들어낸다.

요즘 나는 서울에 거주하는 메이크업 아티스트이자 글로벌 메이크업 트레이너로서, 늘 ‘교육’이라는 무게를 품고 일하는 중이다. 한국을 방문해 본 적도 없는 사람들에게 ‘서울 뷰티’를 대표하는 헤라를 설명해야 하고, 어쩌면 내가 그들이 보는 첫 번째 한국인일 수도 있기 때문에 나의 태도, 말투, 행동 하나하나가 한국이라는 나라를 대변하는 것은 아닐까 신중하게 된다. 그 생각이 나를 더 성실하게, 더 열심히 움직이게 한다.

최근 읽은 책 〈홍익 하브루타〉에서 유대인의 교육 방식이 깊은 울림을 주었다. 책에 따르면 세계 인구의 0.2%에 불과하지만 노벨상 22%를 차지할 수 있었던 배경엔 ‘질문하고, 토론하고, 경청하는 힘’이 있었다고 한다. 내가 처음 유대인과 한국인의 저력을 체감했던 건 10년 전 미국 LA 다운타운에서 일하던 때였다. 수많은 패션 회사들의 오너는 한국계 미국인이었고, 그 건물의 오너는 유대인이었다. Fashion District 중심부 그 노른자 땅을 유대인이 소유하고, 한국인들이 그 땅 위에서 패션 비즈니스를 성장시키는 풍경을 지금도 선명하게 기억한다. 서로 다른 방식의 저력, 그리고 비슷한 열정이 묘하게 겹쳐 보였다.

책의 저자는 한국의 홍익정신과 유대인의 하브루타 교육법을 결합한 ‘역지사지 토론법’을 강조한다. 그리고 또 다른 책 〈비즈니스 성공의 만능 KEY 대화와 설득의 기술〉에서는 30년간 보험회사에서 근무하며 얻은 핵심을 말한다. 결국 영업은 사람의 마음을 움직이는 일, 그리고 그 마음을 움직이는 데는 정보가 아니라 따뜻한 태도와 인간적인 접근이 더 큰 힘을 발휘한다고 전한다.

브랜딩 관점에서도 마찬가지다. 책 〈되는 기획〉은 브랜드가 고객과 진짜로 소통하기 위한 콘텐츠 전략에 관하여 말한다. 특히 유튜브처럼 가장 가까이에서 매일 만나는 플랫폼이 브랜드와 고객을 얼마나 자연스럽고 친밀하게 연결해 주는지, 다시 한번 느끼게 된다.

결국 내가 메이크업을 하고, 사람을 만나고, 교육을 하고, 브랜드를 전달하는 모든 과정에서 가장 중요한 건 ‘경청’으로 이어진다. 상대의 얼굴을 읽고, 표정을 읽고, 말과 마음을 읽는 일, 그 작은 차이가 결과를 다르게 만든다는 걸 요즘 나는 다시 배우고 있다.

 

 

Men’s Collection Beauty Trend

26 S/S

 

 

1. 내추럴 글로우 윤기

 

David Catalán, Milan

Bluemarble, Paris

Camperlab, Paris

 

 

이번 시즌 패션쇼 룩에서 가장 두드러진 특징은 메이크업을 했음에도 스킨케어만 한 듯이 보이는 ‘조각 피부’의 완성도다. 반짝이거나 과하게 연출된 광이 아니라, 수분 기반의 투명한 반사광이 피부 속에서 은은하게 떠오르며 윤기 있는 구릿빛 텍스처를 만들어낸다. 얼굴의 굴곡을 억지로 삭제하지 않고 자연스러운 음영과 하이라이트를 살린 쉐이딩은 잘 빚어진 조각상을 연상시키며, 머리카락의 곡선을 타고 흐르는 빛마저 전체 질감을 하나로 통일한다. 아이브로우 또한 결 방향 그대로 정리해 과도한 보정 없이 생김새와 조형미를 존중한 점이 인상적이다. 특히 히알루론산이 함유된 스킨케어링 글로우 파운데이션으로 여러 번 레이어링했을 때 크리즈 없이 얇게 밀착되며 오히려 더 맑아지는 피부 표현은 ‘Minimal Makeup, Maximum Skin’이라는 2026 S/S의 키 메시지를 정확히 보여준다. 글로우 피부 위에 남아 있는 미세한 텍스처가 색조 변화 없이 맑은 광채로 올라와 펄 없이도 화사하게 피부를 연출할 수 있다.

이런 트렌드를 반영한 메이크업 룩을 구현하고 싶다면, 헤라 리플렉션 스킨 글로우 파운데이션과 부스팅 베이스UV프로텍터의 조합을 추천한다. 메이크업 지속력과 더불어 이너글로우 피부 표현으로 보다 안정적인 피부 컨디션을 만들어줄 수 있다.

 

 

2. 눈 밑 아이라이너 같은 섀도 음영

 

Prada, Milan

Hed Mayner, Paris

Ziggy Chen, Paris

 

 

올해는 메이크업의 서브 텍스처가 더욱 두드러진 시즌이다. 여성 패션 스트릿 트렌드와 결을 같이하며, 남성 컬렉션에서도 안경 트렌드가 강하게 부상했다. 안경은 룩의 전체 인상을 결정하는 ‘키 아이템’으로 작용하며, 미니멀리즘을 기반으로 한 지성미와 도시적인 무드를 완성한다.

깨끗하게 정돈된 헤어 실루엣 위로 샴페인 골드, 다크 브라운 등 프레임 컬러가 명확히 드러나는 제품들이 레트로 스퀘어 형태로 등장해 웨어러블하고 세련된 스타일링을 보여준다. 부드럽게 깎인 모서리의 스퀘어 프레임은 특히 남성적인 선을 살리면서도 과하지 않은 존재감을 드러낸다.

안경을 착용할 때는 피부의 번들거림을 최소화하는 것이 중요하다. 렌즈에 빛이 반사되면서 윤광이 과하게 드러나면 산만해 보이기 쉬운 만큼, 과한 광택보다는 매끈하고 균일한 텍스처의 베이스가 지적인 이미지와 잘 어울린다. 이러한 미니멀리즘적 감각은 남성 메이크업의 섬세함을 더욱 강화시키며, 날렵하고 정제된 분위기를 만들어준다.

이 트렌드는 셋업 슈트와 같은 포멀 룩은 물론, 오버사이즈 카디건이나 캐주얼룩에도 자연스럽게 어울리는 범용성을 지닌다. 즉, 안경과 메이크업의 조합은 남성 스타일링 전체를 한층 더 구조적이고 세련되게 정돈해 주는 핵심 요소가 된 것 같다.

 

 

3. 색상을 얹어도 더 멋있어

 

Louis Vuitton, Paris

Walter Van Beirendonck, Paris

Dior Men, Paris

 

 

이번 시즌 남성 메이크업의 핵심은 ‘보이지 않는 아이라인’, 즉 선을 그리지 않고 속눈썹 사이에 그림자만 더하는 방식의 정교한 디테일이 눈에 띄었다. 펜슬 대신 극도로 얇게 올린 섀도우로 아이라인을 그렸다는 느낌 없이 눈매만 또렷하게 살리고, 언더부분을 눈 구조에 맞춰 정돈해 자연스러운 입체감을 형성했다. 저채도의 그레이쉬한 브라운, 샌드컬러의 매트 텍스처가 ‘내 눈 같지만 더 선명한 눈’을 완성한다.

특히 루이비통은 이번 시즌, 새벽빛을 머금은 듯한 댄디즘 무드를 제안했다. 전반적인 룩은 세련된 분위기를 유지하면서도, 입는 사람의 움직임을 먼저 고려한 실용적인 접근이 돋보인다. 실크, 초경량 가죽처럼 피부에 가볍게 얹히는 소재들을 사용해 하루 종일 편안함을 놓치지 않도록 했다. 우아해 보이지만 실제로는 바람을 막고 숨 쉬는 듯한 편안함을 담아, 자연스럽게 움직이는 일상의 흐름과 조화를 이루는 것이 특징이다.

메이크업은 디테일이라는 말처럼, 눈 밑 작은 부위에 더해지는 미세한 쉐이딩 터치만으로도 얼굴 전체의 분위기가 크게 달라진다. 아웃라인을 과하지 않게 깊게 잡아주는 방식은 남성적인 얼굴 구조를 자연스럽게 보완하며, 아이라인을 대신한 섀도우 쉐이딩이 눈매에 은근한 깊이와 세련됨을 더한다.

나는 특히 언더 섀도우를 해줄 때 가장 희열(?)을 느낀다. 작은 터치감에서 큰 변화가 일어나기 때문이다. 뒤트임, 애굣살 메이크업 등 언더 메이크업 영역은 남녀 불문 가장 미세하게 예뻐질 수 있는 방법이라고 생각한다. 애굣살 메이크업은 영어로 Dolly Eye, Under Eye Makeup이라고 표현할 수 있지만 해외의 K-뷰티 콘텐츠나 메이크업 튜토리얼에서도 ‘Aegyo-Sal Makeup’이라는 표현이 점차 사용되고 있다.

 

 

’the yesstylist’ Aegyo-Sal Makeup 설명 발췌

 

 

4. 혈색이 조금 더 생긴 입술

 

Dolce&Gabbana, Milan

Hed Mayner, Paris

David Catalán, Milan

 

 

이번 시즌 입술에는 좀 더 선명함을 넣고 가볍게 윤기를 얹었다. 부담스럽지 않은 광택에 틴팅 계열 컬러가 얇게 밀착되도록 연출해 자연스러운 생기를 만들었다. 26 S/S 남성 메이크업 트렌드 로우샤인, 얇은 베이스, 미세 음영 위주의 내추럴 디파이닝과도 정확히 맞닿아 있다. 수분감 있는 하이드레이팅 트리트먼트로 바탕을 정돈한 뒤, 컬러 피그먼트가 깔끔하게 밀착되는 틴팅 계열 립을 전체적으로 도포해 은은한 색감이 오래 유지되도록 했다.

패션은 돌체앤가바나 특유의 이탈리아 감성이 강하게 드러난다. 가볍고 산뜻한 코튼 자카드 소재에 폭이 다른 세로 스트라이프 패턴을 더해 특유의 무드를 강조했다. 파자마 무드 셔츠에 재킷을 레이어링하거나, 강렬한 색 대비를 활용한 스타일링이 눈에 띈다. 테일러드 재킷과 타이를 매치했을 때 은근히 비치는 스트라이프나 폴카 도트 패턴은 룩에 자연스러운 포인트가 된다. 여기에 안경이나 모자를 더하면 스타일 변주가 풍부해진다.

 

 

 

 

생기 있는 베리 컬러를 입술에 얇게 레이어링해 자연스러운 분홍빛을 더하고, 남성 메이크업에서 가장 선명하게 컬러를 드러내는 포인트로 활용했다. 전체 룩은 뉴트럴 톤을 중심으로 한 세련된 컬러 구성 속에서 피부 본연의 질감과 자연스러운 생기를 강조하는 방향으로 완성되었다.

 

 

 

차민경 헤라 BX팀

본 자료에 활용된 메이크업 트렌드 키워드는 헤라BX팀(HERA Div.)에서 다수의 디자이너 컬렉션의 메이크업을 직접 수집하여 분석하였습니다.

참고자료

spotlight.launchmetrics.com
www.yesstyle.com/blog/2025-05-27/your-complete-guide-to-aegyo-sal-makeu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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