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와드를 하며 배운 북유럽 이야기 제3화. 노르웨이의 아름다움에 대하여 - 자연과 예술의 조화
칼럼니스트| 노경모 님 럭셔리 브랜드 글로벌 GTM팀
이 글을 쓰는 8월 초는 그 어느 해보다 더운 여름을 지나고 있다. 여름의 무더위 속에서 노르웨이의 차가운 겨울이 그립게 다가왔다. 지난 2월이었다. 감사하게도 스웨덴에 이어 노르웨이 대사관에서도 흔쾌히 승낙을 해주었다. 덕분에 와드 멤버들과 함께 노르웨이 대사관 직원을 초청하여 이야기를 나눌 소중한 기회를 얻을 수 있었다. 고대 노르드어로 ‘북쪽으로 가는 길’을 뜻하는 노르드베그르(Norðvegr)를 영어식으로 옮기면 노르웨이(Norway)가 된다고 한다. 더운 여름, 잠시 눈을 돌려 노르웨이로 향해보자.
노르웨이에 대한 지식이 부족하였다. 질문거리도 만들 겸 와드장님의 추천으로 다들 유튜브를 통해 공부를 하고 모임에 참석하였다. 노르웨이를 설명하는 수많은 키워드가 있을 것이다. 북극, 오로라, 겨울 스포츠, 살기 좋은 나라. 그리고 ‘노르웨이 국립미술관(National Museum of Art, Architecture and Design)’은 노르웨이의 높은 문화 수준을 대변한다. 미술관은 수도 오슬로의 한복판에 있는데, 전 세계의 많은 관람객을 끌어들이고 있고, 특히 뭉크를 감상하기 위해서는 꼭 방문해야 하는 곳이다.
노르웨이 문화 예술 발전의 비결
▲뭉크의 절규 / 출처 : 위키피디아
▲비겔란 조각 공원 / 출처 : 게티이미지
뭉크의 절규, 비겔란 조각 공원 등을 자랑하는 노르웨이는 문화 예술 수준이 매우 높은데, 그 이유가 무엇인지 궁금하였다. 복합적이고 다양한 배경이 있겠지만, 인상 깊었던 몇 가지 이유에 대해 적어보았다.
- 다양성과 자유로움: 노르웨이는 다양성과 개인의 자유로움을 존중하는 열린 사회를 가지고 있는데, 이러한 가치들은 노르웨이의 문화와 사회 구조에 큰 영향을 미치고 있다. 특히 노르웨이는 성평등을 강조하는데, 기업 이사회에 남녀 비율 할당제를 도입하고, 목표 미달 시 경고 및 벌금을 부과하고 있다고 한다. 이러한 노력이 결국엔 창작 활동의 다양성과 창의성을 촉진하는 역할을 하는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었다.
- 환경 및 자연의 영향: 노르웨이의 아름다운 자연 환경과 풍부한 역사는 예술가들에게 영감을 주는 요소 중 하나다. 노르웨이의 아름다운 자연은 사진으로 표현하기 어려울 정도의 놀라움과 감동을 안겨준다고 한다. 노르웨이의 북극광과 푸른 바다와 산은 마법 같은 풍경을 창조한다. 계곡, 폭포, 호수, 빙하 등으로 풍요롭게 펼쳐진 그림 같은 자연은 마치 예술 작품을 감상하는 듯한 느낌을 준다고 한다. 이러한 자연의 아름다움은 노르웨이 문화와 예술 작품에 고스란히 반영된다.
그래서일까? 아름다운 자연 환경을 자랑하는 노르웨이는 아이들이 좋아하는 디즈니 애니메이션 “겨울왕국”의 모티프가 되기도 했다.
겨울왕국의 모티프가 된 노르웨이
▲출처 : 게티이미지
이 추운 날씨에 노르웨이인들은 어떻게 지내는지 궁금하였다. 노르웨이를 모티프로 한 디즈니 애니메이션 “겨울왕국” 속 아렌델 왕국의 매서운 추위가 떠올랐다. 당연한 얘기지만 겨울에는 일교차가 크며, 낮에도 영하의 기온이 유지되는 경우가 많다. 노르웨이는 눈으로도 잘 알려져 있다. 많은 지역에서 눈이 매우 두텁게 쌓이며, 화이트 아웃 현상이 발생할 정도로 시야가 가려지기도 한다. 한 와드원은 노르웨이에 방문했을 때 모두가 추운 날씨 속에서 꽁꽁 싸매고만 있는 모습이 아니라, 아이들을 눈더미에 휙휙 던지며 놀아주던 부모들, 그리고 꺄르르 행복하게 웃으며 즐기는 아이들의 모습을 본 것이 기억에 남아 있다고 한다.
“노르웨이는 추운 나라인 만큼, 겨울 야외 활동들이 매우 인기가 많습니다.
그리고 아이들의 놀이에 매우 관심이 많아요. 스키, 눈사람 만들기 등 다양한 활동으로 추운 겨울을 즐겁게 보냅니다.
아이들이 어릴 때는 뛰어놀기가 교육의 핵심입니다. 학교에 입학하면 단체 생활과 교류 방법을 익히며,
때로는 알파벳이나 숫자 등의 기초 교육도 병행하지만, 대부분의 교육은 놀이를 통해 이루어집니다.”
놀이 문화는 확실히 우리에게 부족한 부분이 아닌가 싶었다. 이 추운 날씨 속에서도 눈더미에 푹푹 파일 정도로 뛰어노는 모습을 생각하니 강인한 바이킹의 이미지도 떠올랐다.
노르웨이와 바이킹
▲출처 : 게티이미지
바이킹은 주로 스칸디나비아 반도와 그 주변 지역에서 활동한 해적 및 탐험가들을 지칭하는 용어로, 노르웨이는 바이킹 문화의 기원지 중 하나였다. 노르웨이는 바다와 푸른 만으로 둘러싸여 있는데, 세계에서 두 번째로 긴 해안선은 바이킹들이 강력한 선박을 이용해 다른 지역으로 항해하기에 유리한 환경을 제공하였다. 바이킹들은 이 선박들을 사용하여 북대서양을 가로지르며 아이슬란드, 그린란드와 같은 먼 지역까지 도달할 수 있었다. 바이킹들은 노르웨이에서 다른 지역으로 항해하며 정복 활동이나 교류 활동을 펼치곤 하였다. 지금도 노르웨이의 문화는 바이킹의 활동과 미적 영향을 반영하는 요소들로 가득 차 있다.
바이킹만 생각하면 너무 거칠게 느껴지기도 했지만 노르웨이에는 우리가 몰랐던 또 다른 이미지도 있었다.
노르웨이에서 노벨 평화상을 수상한다고?
▲출처 : 게티이미지
매년 12월 10일, 노벨의 추모일에 열리는 노벨상 수여식은 스웨덴의 스톡홀름에서 진행된다. 하지만 노벨 평화상만큼은 스웨덴이 아닌 노르웨이의 오슬로 시청에서 열린다. 스웨덴의 화학자 알프레드 노벨의 유언에 따라 1901년부터 시작된 노벨 평화상은 국제 평화와 협력의 공로를 인정하는 상인데, 노벨이 1895년 유서를 작성하고 노벨 재단이 설립된 당시 스웨덴과 노르웨이가 하나의 나라로 합병되어 있었기 때문이다. 노르웨이의 수도 오슬로에는 노벨 평화 센터(Nobel Peace Center)라는 박물관도 있어서 노벨 평화상의 역사와 수상자들의 업적 등을 소개하고 있다.
북유럽에 속하며 스칸디나비아 산맥 너머로는 핀란드, 스웨덴과 국경을 접하고 있는 노르웨이. 만난지 꽤 오랜 시간이 지나 기억 속에 감춰져 있던 노르웨이는 단순히 아름다운 환경과 자연뿐만 아니라 더 많은 의미로 내게 다가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