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로운 시작에 늦은 때란 없다 - AMORE STORIES
#뉴뷰티탐구
2024.04.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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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로운 시작에 늦은 때란 없다

 

인터뷰이

임홍순 요리연구가

 

 

'자기다움'이 새로운 아름다움이 된 이 시대. 아모레스토리의 콘텐츠 '뉴뷰티 탐구'는 다양한 세대의 인물을 만나, 각자의 삶에서 발견한 '나다운 아름다움'에 대해 들어봅니다. 3화에서는 손녀와 요리학교를 만들고 있는 임홍순 요리연구가 이야기로 은퇴 이후 삶을 개척하는 용기와 나다운 아름다움에 대해 소개합니다.

 

 

 

 

 

출발선에 선 이들은 어김없이 주저한다. 너무 늦지 않았을까. 처음처럼 달릴 수 있을까. 고민의 누적은 발끝에 추를 달고 시작조차 무겁게 만들기 일쑤다. 하지만 한 발을 떼기 시작하면 다음 발이 뒤따르고, 생각보다 쉽게 걸음으로 이어진다. 뉴뷰티탐구의 세 번째 주인공 임홍순 요리연구가는 늦은 때란 없다는 사실을 자신의 이야기로 증명한다. 40년간 운영하던 방앗간을 마무리한 뒤, 70대 후반에 손녀와 함께 새로운 일을 도모하는 그는 말한다. 일단 시작하면 어느새 다시 뛰고 있는 나를 발견할 거라고.

 

 

 

새로운 일, 다시 찾은 자신감


스스로를 소개해 주세요. 선생님은 그동안 어떤 일을 해오셨나요?

40년 정도 방앗간을 했어요. 일을 하면서도 그만두는 시점을 늘 생각하고 있었는데요. 스스로 60살쯤 일을 그만두겠다고 정했어요. 한 번도 내 인생을 살아본 적이 없어서, 어느 순간 이대로는 안 되겠다 싶었거든요. 벌써 방앗간을 그만둔 지 10년이 넘었네요. 그렇게 세월을 보내고 있다가, 2년 전에 (손녀) 예하가 진주로 내려오면서 함께 요리학교를 시작했지요.

 

방앗간을 굉장히 오래 운영하셨네요.

옛날에는 쉽게 배울 수 있던 기술이었어요. 처음에는 시골에서 방앗간을 시작했죠. 그런데 시골은 아이들이 공부하기에 좋은 환경이 아니더라고요. 지역을 고민하던 중에 당시 진주가 교육 도시이기도 했고, 날도 따뜻하고 좋더라고요. 시골에서 시작했던 방앗간을 진주로 자리를 옮겼죠. 방앗간에 손님이 많기도 했고, 일이 고된 편이었어요. 40년을 일하다 보니, ‘죽을 때까지 이렇게 살다가 가려나’ 같은 고민이 생겼고요. 결국 60대에 들어서 방앗간을 정리했어요. 치열하게 살아서 그런지 하나도 아쉽지 않더라고요.

 

예하 작가님과 새롭게 요리학교를 시작하게 되었을 때는 어떤 마음이었나요?

사실 처음에 예하가 서울에서 진주로 온다고 했을 때 농담이라고 생각했어요. 하라는 공부는 안 하고 진주에 온다고 하니까 당황했죠. 서울로 올라갔으면 좋겠다는 마음이 있었고요. 정말 싸 들고 올 거라고 생각하지 못했어요. 그런데 이왕 온 김에 하자는 대로 해 보자는 생각이 들었지요. 그때는 이렇게 많은 관심을 받게 될 줄 몰랐어요.

 

 

 

 

요리학교를 진행하면서 가장 기뻤던 순간을 소개해 주세요.

가장 기뻤던 때는 팬 분들을 모시고 요리 수업을 했던 때였어요. 처음에는 반응이 안 좋을까 봐 걱정을 하기도 했는데, 마칠 때 보면 다들 기뻐하시더라고요. 그 순간 이런 일도 괜찮구나, 계속 해 봐도 좋겠구나 싶었어요. 지금까지 부산, 진주, 서울 많은 지역에서 수업했는데 할 때마다 새롭고, 와주신 분들께 감사해요.

 

요리와 관련된 다양한 활동과 일련의 과정들이 ‘일’처럼 느껴지진 않나요?

아직 힘든지 모르겠어요. 새로운 사람들과 요리로 연결될 수 있다는 게 즐거워요. 이 모든 과정이 하나의 놀이처럼 느껴지기도 하고요. 누군가가 시간을 내서 수업을 들으러 오시는 것 자체에 감사해요. ‘내가 이 나이에 이런 일을 또 해보네’라는 생각이 들고, 일단 하면 된다는 사실에 자신감도 찾았어요.

 

새로운 일을 통해 자신감을 찾으셨다니 멋지세요.

저는 요리학교나 인터뷰 같은 일들을 못할 줄 알았어요. 서울과 부산 같이 큰 도시에서 강연한다는 게 아무나 하는 일이 아니라고 생각했거든요. 그런데 막상 제가 해보니까 얼마든지 할 수 있는 일이었다는 사실을 깨달았어요. 그 과정을 여러 차례 경험하니까 자신감이 쌓이더라고요.

 

 

 

 

제철 요리가 선물한 일상의 힘


최근에 예하 작가님과 만든 음식 중에 기억에 남는 것은 무엇인가요?

예하가 ‘다른 사람이 안 하는 시도를 해보자’고 해서, 둘이 식용 꽃을 직접 따러 갔었어요. 요즘 사람들은 아카시아 꽃을 먹어도 된다고 생각하지 못하는데요. 저 어릴 때만 해도 아카시아 꽃이 몸에 좋다는 이야기가 있었거든요. 아카시아 꽃을 따서 떡을 만들어 먹고, 차도 우려 먹었어요. 아카시아 꽃으로 떡을 만든다는 사실에 많이들 흥미로워하시더라고요. 예하와 함께 새로운 시도를 하고 있어요.

 

계절에 맞는 식재료를 챙겨 먹는 건 선생님께 어떤 의미인가요?

그 계절에 먹을 수 있는 식재료는 몸과 마음 건강에 중요해요. 봄에는 쑥을 많이 먹는데요. 봄철에 나는 쑥을 말려서 오랜 시간 숙성하면 약이 된다고 해요. 가족들 먹이는 마음으로 진심을 담아 건강한 요리를 만들고자 해요. 제게 계절에 맞는 식재료를 사용하는 일은 건강한 요리 중 기초가 되는 거고요.

 

요리를 보면 참 조화롭고 아름답다는 생각이 들어요. 선생님이 특별히 더 아름답다고 생각하는 채소나 야채가 있을까요?

완성된 요리를 예하가 들풀과 꽃으로 장식하는 편이라, ‘아름다운 식재료’를 꼽긴 어려운데요. 활용도 높은 버섯 종류가 생각나요. 버섯은 말려서 국물을 낼 때 사용하기도 하고, 잘라서 생으로 먹기도, 구워 먹기도 하잖아요. 저는 이렇게 다양하게 활용할 수 있는 버섯이야말로 ‘효자’라고 생각해요.

 

그렇다면 선생님을 가장 잘 보여줄 수 있는 선생님만의 요리 한 가지를 소개해 주신다면 무엇이 있을까요?

역시 떡이죠. 떡은 계절마다 제철 재료를 사용해 만들 수 있어요. 호박이 나오면 호박을 넣고, 쑥이 나오면 쑥을 넣는 것처럼요. 계절에 맞는 재료 무엇을 넣든지 근사한 음식이 되는 떡, 자유롭게 빚을 수 있는 떡이 저를 잘 보여주는 요리에요.

 

 

 

 

포기하지 않고 나아가기


요리학교를 시작한 뒤로 삶에서 가장 크게 변한 게 있다면 무엇인가요?

생애 처음으로 많은 분이 알아봐 주기 시작했어요. 길을 걷다가 모르는 사람이 제게 “할머니 안녕하세요”라며 먼저 인사를 건네요. 동네 분들도 ‘집이 텔레비전에 나오더라’며 반갑게 맞이해 주시고요. 웃으면서 다가오시는 분들과 만날 때마다 예하와의 요리학교를 하길 잘했다고 생각하면서 보람을 느껴요.

 

많은 분이 예하 작가님과 선생님의 요리학교를 보면서 ‘마음이 정화된다’고들 하죠.

편안하게, 자연스러운 모습을 담고 있어서 많은 분이 찾아준다고 생각해요. 진심을 갖고 하다 보니 남들이 먼저 알아 주더라고요. 방앗간을 할 때 주변에서 ‘이 집은 유난히 사람이 많다’는 칭찬이 있었는데요. 그 때에도 한 명에게 나눈 마음이 열 명이 되었어요. 진심이 통했다고 생각해요. 지금도 수영장에서 할머니 오셨다면서 악수를 한 번 하고 가고 그래요. (웃음)

 

 

 

 

인생에서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것이 무엇인가요?

밝게 웃으며 인사하는 것과 인내력. 사람들과 만나 웃으면서 인사를 나눌 때 큰 기쁨을 느껴요. 살면서 힘들었던 순간이 왜 없었겠어요. 누가 무슨 소리를 해도 나는 내 길을 간다고 생각해야 해요. 아이들 크는 거 보니까 저 힘든 건 아무것도 아니더라고요. 인내력을 기른다면, 얼마든지 헤쳐 나갈 수 있어요.

 

출발선에 있는 젊은이들에게 해주고 싶은 이야기가 있다면 들려주세요.

무엇이든 인내력을 갖고 꾸준히 하다 보면 행복이 따릅니다. 힘든 순간을 마주했을 때 쉽게 포기하고 싶어지잖아요. 무엇이든 끝까지 하는 힘이 중요해요. 제게도 힘든 순간이 더러 있었어요. 삶을 포기하고 싶은 순간들도 있었지요. 힘듦보다 할 수 있는 일에 집중했고, 그 시간을 묵묵히 통과하다 보면 결국 좋은 날이 오더라고요.

 

 

 

 

 

 

'뉴뷰티 탐구는' 다양한 세대별 라이프 스타일 속에서
'나다운 아름다움'을 찾아가는 사람들의 이야기를 소개합니다.

 

에디터 현예진

사진 강현욱

진행 어라운드

기획 총괄 아모레퍼시픽 커뮤니케이션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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