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몬, 나를 춤추게 하는 힘 - AMORE STORIES
#뉴뷰티탐구
2024.06.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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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몬, 나를 춤추게 하는 힘

 

인터뷰이

시몬 댄서

 

 

'자기다움'이 새로운 아름다움이 된 이 시대. 아모레스토리의 콘텐츠 '뉴뷰티 탐구'는 다양한 세대의 인물을 만나, 각자의 삶에서 발견한 '나다운 아름다움'에 대해 들어봅니다. 8화에서는 ‘스트릿댄스 걸스 파이터’로 눈 도장을 찍은 댄서 시몬의 이야기로, 춤을 향한 열정과 나다운 아름다움에 대해 소개합니다.

 

 

 

 

 

분초 단위로 수많은 콘텐츠가 쏟아지는 시대. 단 몇 초 안에 사람들의 이목을 끄는 것은 많은 크리에이터의 과제가 되었다. 작은 핸드폰 화면 위를 거침없이 움직이던 엄지손가락을 멈추게 만드는 조건은 무엇일까. 뉴뷰티탐구의 일곱 번째 주인공 시몬은 에너제틱한 모습으로 대중의 관심을 집중시킨 댄서다. 파란 하늘 아래 말갛게 웃는 얼굴과 힘 있는 동작들은 단숨에 환한 순간으로 데려간다. 그의 춤 앞에서는 풀이 죽은 이들조차 어깨를 들썩이고, 입가에 웃음을 메달 수밖에 없을 테다. 한 여름 햇살 같은 시몬과의 이야기를 담았다.

 

 

 

춤을 좋아하던 아이가 무대에 오르기까지


시몬 님은 언제부터 춤을 추기 시작했나요?

5살 때부터 춤을 췄어요. 발레복이 예쁘다는 이유로 엄마를 조르던 기억이 나요. 우여곡절 끝에 발레 학원을 갔는데 인원 때문인지, 키가 작아서인지 안 된다는 연락을 받은 거예요. 울면서 집에 가다가 발견한 게 방송 댄스 학원이었어요. 그런데 그때 제가 완벽주의 성향이 강했던 아기였던 건지, 못 추는 모습을 보여주기 싫은 거예요. 1년 정도 엄마 무릎에 앉아서 수업을 관람만 했어요. 엄마가 포기하지 않고 학원에 다닐 수 있게 도와주셔서 지금까지 춤을 출 수 있었어요.

 

사람들 앞에 섰던 첫 순간을 기억하나요?

아마 6살 때일 거예요. 춘천 어느 큰 공원에서 했던 학원 정기 공연이었어요. 그때 저보다 훨씬 큰 언니 오빠들 사이에서 원더걸스 노래에 맞춰 춤을 췄는데요. 유치원 선생님들이 꽃다발을 들고 와 주셨던 기억이 아직도 생생해요. 그 기억 덕분에 지금까지 무대를 좋아해요.

 

 

 

 

공원에서 춤을 추던 아이는 ‘올드 스쿨 나잇’ 락킹 부문 파이널에 진출했죠. 소감이 어떠세요?

말이 안 된다고 생각했어요. 올드 스쿨 나잇 행사가 이틀에 걸쳐 진행되는 큰 배틀 행사거든요. 락킹만 있는 게 아니라 팝핑, 왁킹 등 다른 장르도 있는데 저희 팀은 락킹 사이드에서 8강 무대까지 서게 된 거예요. 함께한 친구와 몇 년째 합을 맞추고 있다 보니, 그게 강점이 되었던 것 같아요. 정말 감사하게도 16강, 8강까지 할 수 있었는데요. 마지막 8강 상대분들이 저희의 우상이었어요. 그분들을 바라보고 춤을 출 수 있다는 사실만으로 영광이었죠. ‘잊을 수 없다’는 말만 반복했던 기억이 나요.

 

규모 있는 대회에 꾸준히 도전하시는 이유는 무엇인가요?

처음 무대에 섰던 6살 때의 좋았던 기억이 지금으로 이어져요. 아직도 크고 멋진 무대에 서는 게 너무 좋아요. 무대 위에서 춤을 추는 것 자체가 행복해서 계속 도전하게 되고, 계속하다 보니까 더 큰 무대에 오르고 싶다는 목표가 뚜렷하게 생겨요. ‘프렌치프라이즈’라는 팀에 들어온 뒤로 확신하게 됐어요. 또래 락커들과 함께 하다 보니까 자극도 받고, 친구들처럼 열심히 하고 싶더라고요.

 

이번에 공개하신 개인 작업 비디오도 인상적이에요.

어떻게 보면 댄서로서 활동하는 영역이 제한적이기도 하잖아요. 무대 위 배틀이나 공연, 방송, 광고 이렇게 한정돼 있는 경우가 많죠. 지금은 숏폼 시대이기도 하고요. 저도 숏폼을 많이 활용하는 사람이지만, 롱폼 콘텐츠도 할 수 있다는 사실을 보여주고 싶었어요. 비디오에는 시각적인 요소들도 많다 보니까 일반인 분들이 보기에도 락킹을 어렵지 않게 받아들일 거라 생각했어요. 제 작업을 다양한 툴과 방식으로 보여주고 싶어요.

 

 

 

 

나아갈 연료가 되는 소소한 행복


스걸파 이후 시몬 님 삶에 어떤 변화가 있었는지 궁금해요. 반대로 변하지 않은 것도요.

많이 바빠졌어요. 그러다 보니 연습 시간이나 개인 시간이 부족하더라고요. 여기저기 끌려다니기 바쁜 날들이 많았어요. 반대로 변하지 않은 것이 있다면 소소한 행복을 찾길 멈추지 않았다는 거예요. 바쁜 와중에도 아등바등 힐링을 찾으려고 하는 제 모습이 신기했어요. 만나던 친구들과 똑같이 만나면서요. 환경은 많이 바뀌었는데, 생각보다 하나도 바뀐 게 없는 느낌이에요.

 

소소한 행복을 찾으신다고요. 어떤 것들이 행복을 주나요?

이곳에 이사를 오면서 생긴 취미는 식물을 돌보는 거예요. 식물을 기르다 보니 식물에 관해 관심도 커지고 식물 관련 책도 읽기 시작했어요. 또, 제가 애니메이션을 좋아하는데요. 재미있는 애니메이션을 보거나 만화책을 보면서 행복을 느끼기도 해요. 차 마시러 다니거나, 혼자 찜질방에 가거나, 이색 체험하는 등 아무것도 안 하고 가만히 있는 것도 좋아해요.

 

 

 

 

정적인 개인 시간을 보내는 것과 반대로 여러 콘텐츠를 통해 에너제틱한 모습을 보여주시죠. 시몬 님을 잘 보여주는 춤이나 동작으로는 무엇이 있을까요?

저를 보면 떠올릴 수 있는 게 락킹이면 좋겠어요. 개구쟁이 이미지를 많이 떠올려주시는데, 저도 그런 것 같아요. 춤추는 영상을 보면 표정이 충격적일 만치 신나 보이고 저런 표정을 지은 기억도 없는 거예요. 사람들이 저를 보고 신나고 멋진 개구쟁이 같은 락킹으로 떠올려 주시면 좋겠어요.

 

시몬 님의 춤에서 ‘밝음’이 느껴지는 건, 춤추는 순간 자체 즐기시기 때문이 아닐까요?

맞아요. 춤을 추면 고민거리가 사라져요. 그게 뭐든지요. 어떤 고민을 끙끙 안고 있을 때도 춤을 추는 순간만큼은 아무 생각이 안 나니까 춤을 찾게 되더라고요. 그런 모습이 콘텐츠에 담기는 게 아닐까 싶어요. 하면 할수록 부족한 점들이 보이니까 더 잘하고 싶은 마음에 계속 추게 되는 것도 있고요. 열정을 가지고 춤을 추는 일은 숙제 같기도 하고, 운명처럼 느껴지기도 하는 그런 존재예요.

 

아무리 좋아해도 지치는 순간이 있잖아요.

그럼요. 저는 그럴 때면 행복하기 위해 떠나요. ‘더 해야지’라는 마음이 생기면 좋겠지만 오늘의 행복이 우선이라, 당장의 힐링을 찾아 나서죠. 오늘은 애니메이션 봐야지, 식물원 가야지. 이런 식으로 충전하고 나면 다시 춤출 에너지가 생겨요. 일상의 행복을 충전하고 다시 나아가요.

 

계속 춤추게 하는 것은 무엇인가요?

제가 제일 잘하고 좋아하는 거니까 끝을 봐야 한다는 마음이 있어요. 어떻게 보면 남들보다 일찍 진로를 정한 거잖아요. 직장인은 지금부터 안정적으로 경력을 쌓아갈 텐데, 댄서라는 직업은 생각보다 불안정한 직업이거든요. 꾸준히 해야 더 안정적으로 춤출 수 있다고 생각해요. 솔직한 마음으로는 춤이 질리지 않아요. 배틀 있으면 신청하고, 계속 추는 일 자체가 일상인 거죠. 주변 친구들 보면 슬럼프를 겪는 친구가 많았지만, 저는 없었어요. 힘들어도 금방 회복되니까 변함없이 좋더라고요.

 

어떤 댄서로 기억되고 싶어요?

누군가의 롤모델인 멋진 댄서요. ‘나도 저 사람처럼 추고 싶다’는 생각이 드는 댄서가 되고 싶어요. 제가 좋아하는 댄서분들은 다이나믹한 춤을 추시고, 박자를 빈틈없이 탄다는 공통점이 있거든요. 그건 오랜 시간 연습하고 많이 추셨기 때문에 가능한 노련함이겠죠. 언젠간 저도 그분들처럼 되고 싶다는 마음을 갖고 있어요.

 

 

 

 

차곡차곡 쌓아 올린 나다운 단단함


시몬 님의 춤을 하나의 느낌과 감각으로 설명한다면, 어떤 감정을 전하고 싶나요?

에너지를 전하고 싶어요. 한 동작을 잡을 때 한 번에 다가오는 에너지를 전달하고 싶어요. 보는 사람들이 환호하는 춤도 좋은데, 감탄하는 춤을 춰보고 싶어요. 누군가에게 희망이 되고 싶기도 해요. 저는 체구가 작고 마른 편이라 불리할 때가 많은데요. 저처럼 작은 친구들이 ‘나도 저렇게 할 수 있구나’라는 걸 느꼈으면 좋겠어요.

 

어떤 순간에 ‘나답다’고 느끼시나요? 최근의 ‘나다운 순간’에 대한 일화를 들려주세요.

살아온 시간은 짧지만 언제나 평화로웠어요. 그 모든 게 다 저답다고 생각하고요. 어떤 일이 있어도 잘 넘겨왔어요. 그런 단단한 마음 덕분에 지금까지 행복하게 살아온 것 같아서 순간으로 말하기 어려워요. 저는 악플이 없는 편인데 가끔 ‘키가 작다’는 이야기가 있거든요. 그런 말을 들을 때도 오래 담아두지 않아요. 웃어넘길 수 있는 순간들이 가장 나다운 순간이라고 생각해요.

 

그런 시몬님의 단단함은 어디서 비롯한 걸까요?

부모님의 사랑? (웃음) 어렸을 때부터 ‘애 늙은이’라는 소리를 들을 정도로 내면이 단단한 편이었어요. 무너질 법한 순간에도 무너지지 않고, 친구들과 싸울 일도 없었어요. 산전수전을 겪은 게 아니더라도, 늘 이렇게 살다 보니까 자연스럽게 강해진 거 같아요. 친구들은 제가 엄청난 ‘F’ 인간인 줄 알거든요. 사람들을 대할 때 그렇게 대하는 편이고요. 사실 저는 단단하고 이성적인 성격이에요. 겉으로 보이지 않지만 속은 단단한 게 저의 큰 장점이에요.

 

 

 

 

계획하고 계신 새로운 도전이 있나요?

팀으로서 계획하고 있는 것은 저희 팀만의 공연으로 1시간 이상의 공연을 만들어 보는 거예요. 단순히 초청 공연이 아니라 저희가 직접 모든 걸 기획해서 스토리가 있는 공연을 만드는 거죠. 팀으로서의 성과도 많이 내고 싶은 욕심이 있어요. 당장의 도전은 내일모레 배틀이 하나 더 있는데, 거기서 제가 만족할 수 있는 춤을 추고 싶어요.

 

‘우승’보다 ‘만족’을 더 중요하게 생각하시는군요.

우승 너무 좋죠. 그런데 그라운드에 올라가고 춤을 보여주면서도 스스로 춤이 마음에 안 들었던 순간이 많았어요. 그럴 때면 어딘가 찝찝하더라고요. 그래서 제가 많이 연습하고 신경을 썼다는 게 보여지는 춤을 더 좋아하게 됐어요. 잘하면 그라운드를 올라가는 게 당연하겠지만, 그것보다 스스로도 내가 노력하고 보여주고 싶었던 게 정확하게 드러났다는 마음이 드는 춤을 좋아해요.

 

시몬 님 삶에서 가장 중요한 가치는 무엇인가요?

행복이 가장 중요해요. 작은 행복이 쌓여 하루를 지탱하는 힘의 원천이 되니까요. 엄청난 성과, 배틀 우승 이런 행복들도 물론 좋지만, ‘오늘 밥 정말 맛있었다’는 소소한 기쁨처럼 일상에서 작게 작게 쌓는 것들이 있어요. 그리고 춤을 건강하게 오래 추고 싶어요. 다리를 다쳐서 1년 동안 춤을 못 췄던 적이 있어요. 그때 이후로 건강이 중요하다는 사실을 깨닫고 오래 추는 게 축복이라는 생각이 들더라고요. 오래오래 춤추고 싶어요.

 

 

 

 

 

 

'뉴뷰티 탐구는' 다양한 세대별 라이프 스타일 속에서
'나다운 아름다움'을 찾아가는 사람들의 이야기를 소개합니다.

 

에디터 현예진

포토 강현욱

진행 어라운드

기획 총괄 아모레퍼시픽 커뮤니케이션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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