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축가이자 파리의 아르 데코 전문 갤러리 안 소피 뒤발 대표 줄리 블륌 - AMORE STORIES
#아름다움을 만드는 사람들
2023.01.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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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축가이자 파리의 아르 데코 전문 갤러리 안 소피 뒤발 대표 줄리 블륌



아모레퍼시픽의 소명은 ‘기술과 정성으로 아름다움과 건강을 창조하여 인류에게 공헌한다’는 창업자의 경영철학을 바탕으로 시대에 맞게 변모해왔습니다. 지금 우리는 “사람을 아름답게, 세상을 아름답게”라는 소명을 가지고 모든 존재가 가진 고유의 아름다움을 중시하며 그 잠재력에 주목합니다. 누구나 자신만의 아름다움을 발견하고 실현하는 New Beauty의 세상을 만들어 가기 위해 한 걸음 한 걸음 내딛고 있습니다. 그리고 여기 우리와 같이 혹은 다른 방식이지만 궁극적으로는 같은 가치를 추구하며 아름다운 세상을 만들어가는 사람들이 있습니다. 뉴스스퀘어가 세계를 무대로 아름다움을 완성해가는 사람들을 찾아 그들의 이야기를 전합니다.


그 네 번째 주인공은 할머니에서 엄마, 그리고 딸로 삼대를 이어온 아르 데코 전문 갤러리 안 소피 뒤발(galerie Anne Sophie Duval https://www.annesophieduval.com)을 이끄는 줄리 블륌(Julie Blum) 대표입니다.




저에게 아름다움이란 무엇보다 감성이에요. 물론 객관적으로 아름다움을 판단할 수 있는 가치들이 있죠. 서양 문화에서는 아름다움이란 어떤 조건들을 충족하는 상태라고 생각하는 경향이 강해요. 하지만 이 모든 것을 뛰어넘어 존재하는 감성, 아름다움이란 그런 것이 아닐까 생각해봅니다.

–줄리 블륌에게 아름다움이란…<인터뷰 중 발췌> -



(왼쪽부터) 안 소피 뒤발 갤러리 대표 줄리 블륌. Courtesy galerie Anne-Sophie Duval Photo Gilles Trillard / 
안 소피 뒤발의 파사드. Courtesy galerie Anne-Sophie Duval Photo Gilles Trillard



아카데미 프랑세즈의 우아한 건물이 들어선 파리의 퀘 말레케(Quai Malaquais)는 파리에서 가장 아름다운 거리로 손꼽히는 곳입니다. 그리고 그 거리의 한복판에 아르 데코에 관심 있는 사람이라면 놓칠 수 없는 갤러리 안 소피 뒤발(Anne Sophie Duval)이 있습니다. 1918년부터 1939년까지 20세기 초반을 지배했던 건축과 실내 장식 트렌드였던 아르 데코(Art Déco)는 생각보다 우리와 멀지 않습니다. 역사상 가장 아름답고 아찔했던 시대인 벨 에포크(Belle Epoque), 스콧 피츠제럴드의 소설 <위대한 개츠비>, 건축가이자 디자이너인 르코르뷔지에와 알바 알토, 뉴욕의 크라이슬러 빌딩, 바우하우스가 모두 이 시대에 등장했으니 말입니다. 그림과 조각보다 더 시대의 유행을 민감하게 흡수·표현하는 디자인 분야의 명성은 실상 아르 데코 시대에서부터 시작됩니다.

아르 데코 시대의 이국적인 우아함을 사랑하는 열혈 컬렉터들 사이에서 줄리 블륌(Julie Blum)은 아르 데코 전문 갤러리스트로 널리 알려져 있습니다. 블륌은 할머니에서 엄마, 그리고 본인까지 삼대를 이어온 갤러리 안 소피 뒤발을 이끌고 있습니다. 여성 갤러리스트가 극히 드물던 시절 그녀의 할머니였던 이베트 브란(Yvette Bran)은 재즈가 울려 퍼지던 생 제르망 데프레에서 첫 갤러리를 열었습니다. 그리고 어머니 안 소피 뒤발은 1970년대 파리에서 그 명성을 날리던 실내 장식가 가스통 비아르 (Gaston Viard)의 매장을 넘겨받아 자신의 이름을 단 갤러리를 열었습니다. 그리고 그들의 손녀이자 딸인 줄리 블륌은 갤러리 50주년을 맞아 발간한 책에서 다음과 같이 말합니다. "I believe the sprit of the gallery." 파리지엔 모녀 3대로 이어진 갤러리의 정신이란 무엇일까요.

줄리 블륌을 만나 갤러리스트의 일상과 안 소피 뒤발의 역사에 대해 들어보았습니다.


안 소피 뒤발을 개관하고 이끌어 온 세 모녀. (왼쪽부터) 안 소피 뒤발(Courtesy galerie Anne-Sophie Duval Photo Michael Moran) / 줄리 블륌(Courtesy estheteplace) / 이베트 바란(Courtesy galerie Anne-Sophie Duval Photo M. Brodsky)





Q.

런던에서 건축 설계사로 '인사이드아웃시스템InsideOutSystems'이라는 에이전시를 세워 성공적으로 이끈 이력이 있다는 걸 알고 놀랐습니다. 특히 내부 디자인을 맡은 서점 겸 컨셉 스토어인 마그마 (Magma)는 4호 점을 개점할 만큼 화제를 모았죠. 영국 소호의 어른과 아이를 위한 장난감 가게인 플레이 라운지(Playlounge), <엘르>와 <가디언> 등의 잡지에 소개된 다수의 파리 아파트 등 건축 설계로 창창한 경력을 쌓았어요. 그런데도 2008년 건축계를 떠나 갤러리 안 소피 뒤발의 디렉터로 자리를 옮겼습니다. 이런 커리어의 변화가 어떻게 가능했나요?


2008년 어머니가 50년간 일구어 온 갤러리 안 소피 뒤발을 남기고 돌아가셨어요. 저는 이 갤러리에서 자란 것이나 마찬가지라 갤러리를 접는 것은 상상할 수 없었습니다. 1년간 고민한 끝에 런던에서의 생활을 뒤로하고 이곳으로 왔죠. 돌아오고 보니 제 자리라는 것을 확신할 수 있었어요. 물론 건축가로서의 일을 완전히 접은 것은 아닙니다. 의뢰받아 파리의 아파트를 리노베이션하는 일은 가끔 하고 있어요.




Q.

건축가와 갤러리스트라는 직업 간에는 큰 차이가 있어 보여요. 두 가지 직업을 가진 사람으로서 어떤 차이가 있다고 보나요?


저에게는 큰 차이가 없습니다. 제가 건축 공부를 시작했을 때 가장 끌렸던 분야는 20세기 초반의 모던 건축이었어요. 어머니의 영향이라고 생각해요. 아르 데코를 대표하는 건축가들의 가구를 보고 자랐으니까요. 건축가로서 처음 참여했던 전시가 독일의 한 갤러리에서 진행한 바우하우스 전시였어요. 파리에서 건축사를 따고 영국에서 활동하면서 모던 건축에 대한 보다 깊은 이해와 안목을 기를 수 있었습니다. 특히 앞서 언급한 마그마의 내부 디자인 역시 프랑스 건축가, 가구 디자이너인 피에르 샤로(Pierre Chareau)의 작업에서 많은 영향을 받았어요. 결론적으로 건축 설계사와 갤러리스트는 차이점보다 공통점이 많아요. 둘 다 다이나믹하고 혁신을 중요시하는 분야인 데다 열린 마음과 호기심을 가져야 하죠. 프랑스의 건축 분야는 인터내셔널한 측면에서 좀 더 보수적인 편에 속하지만 갤러리스트와 건축가의 근본적인 성격은 비슷한 점이 많다고 생각합니다.


안 소피 뒤발 갤러리 내부 전경 Courtesy galerie Anne-Sophie Duval Photo Gilles Trillard





Q.

당신의 어머니는 1972년 자신의 이름을 딴 갤러리 안 소피 뒤발을 세웠습니다. 이후 안 소피 뒤발은 20세기 초반의 디자인, 그중에서도 아르데코 작품들을 판매하고 전시하는 전문적인 갤러리로 명성을 쌓았죠. 1972년 파리 앤틱 페어에서는 칼 라거펠트가 안 소피 뒤발 부스의 내부 장식을 맡았고 샤를로트 페리앙이나 피에르 샤로, 자크 아드네(Jacque Adnet), 이리브(Iribe) 등 쟁쟁한 거장의 작품을 수집한 것으로도 유명합니다. 어머니의 성공적인 커리어를 이어 안 소피 뒤발을 이끌게 되었을 때 부담을 느끼지는 않았나요?


가족 가운데 갤러리 업을 가장 먼저 시작한 것은 할머니입니다. 할머니는 1960년대 보나파르트 가에 최초의 아르누보 전문 갤러리를 여셨어요. 아르누보 작품들이 지금처럼 유명해지기 이전이죠. 어머니는 할머니에게서 갤러리스트 일을 배웠어요. 디자인 전문 갤러리가 많지 않았을 때라 어려움도 있었을 테지만 작품을 구하기는 훨씬 쉬웠던 시대죠. 지금처럼 디자인 작품들의 수요가 많지 않았고 본격적인 리서치도 이루어지기 이전이었으니까요. 부담을 느끼지 않은 건 아닙니다. 항상 부담을 느꼈다고 하는 게 맞는 말이겠죠. 작품을 바라보고 평가하는 어머니의 시선이나 접근법은 갤러리 안 소피 뒤발만의 고유한 아이덴티티입니다. 모든 갤러리스트들이 일을 하면서 자신만의 관점과 미학을 완성하게 되듯이요. 어렸을 때부터 가까운 거리에서 어머니를 지켜보면서 자연스럽게 안목을 키우고 배울 수 있었던 건 큰 행운이었어요. 개인적으로 20세기 세라믹, 그중에서도 전후의 세라믹에 관심이 많습니다. 다른 갤러리와 함께 전후 세라믹을 제작했던 여성 아티스트들의 작품을 모아 전시를 하기도 했죠. 전통을 다시 해석한 세라믹과 아티스트들에게 큰 관심이 있습니다.


(왼쪽부터) 1972년 파리 앤틱 페어에서 안 소피 뒤발 부스 Courtesy galerie Anne-Sophie Duval / 아르망 알베르 라토의 청동 의자에 기대어 있는 칼 라거펠트(1972년) ©Max Scheler Estate, Hamburg Photo Max Scheler / 할머니 이베트 바란 Courtesy galerie Anne-Sophie Duval Photo M. Brodsky





Q.

갤러리스트로서 일과를 들려주세요. 디자인 분야를 전문으로 하는 갤러리스트의 업무가 궁금합니다.


오전에는 서류와 전시, 자료 등을 보며 갤러리 내부에 관련된 일들을 처리합니다. 점심에는 주로 컬렉터나 고객들과 약속이 있죠. 갤러리스트로서 가장 중요한 업무는 작품 리서치와 구매입니다. 작품을 구매하는데는 늘 리스크가 따르는 데다 아르 데코의 경우 기간이 상대적으로 짧아 대부분 작품이 이미 어머니 시대의 갤러리스트들에 의해 발굴된 상태거든요. 좋은 작품을 찾아내는 게 점점 어려워지고 있어요. 특히 디자인 작품들이 가장 많이 거래되는 11월과 12월, 5월과 6월에는 전 세계에서 경매가 열리기 때문에 출장도 잦은 편입니다. 갤러리의 명성 덕택에 개인적으로 의뢰하는 컬렉터를 통해 작품을 구입하기도 합니다.




Q.

작품을 구매할 때 어떤 선택의 기준을 적용하나요?


여러 가지를 고려해야 하지만 가장 먼저 내가 이 작품을 좋아하는가를 봅니다. 작가, 작품의 원천지, 가치, 가격 등 외부적으로 작품을 평가할 수 있는 지표도 중요하지만 일단 작품을 좋아해야만 합니다. 갤러리의 고객들은 작품을 바라보는 갤러리스트의 관점과 취향에 신뢰와 애정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 갤러리를 찾습니다. 그러니 열정을 가질 수 있고, 감정적으로 이끌리며 좋아하는 작품을 선택하는 게 중요합니다. 갤러리스트들의 열정과 센서빌리티를 고객이 느낀다는 것도 신기한 일이죠.


(왼쪽부터) Décor _bulles_ en argent sur un plat en dinanderie, vers 1915 ©galerie Anne Sophie Duval / Décor africaniste sur un petit vase en cuivre patiné noir incrusté d_argent, décor par Lambert-Rucki ©galerie Anne Sophie Duval / Décor de Vague, inspiré des estampes d'Hokusai. Panneau d'une hauteur 80 cm en laque noire, motif gravé façon Coromandel, souligné à la feuille d'or, vers 1920 ©galerie Anne Sophie Duval





Q.

당신의 어머니 안 소피 뒤발은 보기 드문 여성 갤러리스트였습니다. 지금 사진으로 보아도 멋지다는 소리가 나올 만큼 세련된 여성이기도 했고요. 어머니는 어떤 분이셨나요? 어머니와의 추억을 들려주세요.


어머니를 통해 오브제를 이해하는 법을 배웠습니다. 어떻게 만들어지는지, 내부와 외부의 구조는 어떤지, 오브제에 얽힌 역사는 무엇인지 등등의 제작부터 테크닉까지 광범위한 분야를 배울 수 있었습니다. 어머니에 대한 추억은 시대별로 조금씩 달라요. 1970년대의 어머니는 항상 주변에 친구들을 거느리셨어요. 언제나 즐거운 분이셨던 데다 늘 컬렉션과 오브제 이야기로 화제가 끊이지 않았죠. 80년대에 접어들면서는 미술 시장이 변하기 시작했어요. 아르 데코 시대의 작품 가격이 오르면서 리스크도 커졌고 경쟁도 치열해졌죠. 갤러리가 알려지고 미국을 비롯한 국제적인 고객들도 생기기 시작하면서 정말 진지하고 치열하게 일하셨던 모습이 생생합니다. 매일 경매장에 가실 정도였거든요. 특히 어머니는 아카이브에 열정을 쏟으셨어요. 늘 흑백 사진이 든 큰 책들을 보고 계셨던 게 기억납니다. 잡지, 아티스트들의 카탈로그, 기록을 꼼꼼하게 모으고 정리하는 데 오랜 시간을 보내셨어요. 어머니의 휴가는 일 년에 한 번 일본, 태국, 중국 등 아시아로 여행을 떠나는 거였어요. 함께 떠났던 태국과 발리 여행은 소중한 추억으로 남아 있습니다.


안 소피 뒤발 (Courtesy galerie Anne-Sophie Duval Photo Michael Moran)





Q.

미술계에 대한 열정과 사랑이 어디에서 시작되었나요? 역시 어머니의 영향일까요?


어머니의 영향만이라고 생각하진 않아요. 할아버지가 컬렉터셨는데 19세기, 20세기의 그림과 조각을 수집하셨어요. 인상파와 큐비즘 작품들을 모으셨는데 흥미로운 안목을 가진 분이셨죠. 러시아 출신 아티스트 오십 자드킨(Ossip Zadkine)의 조각과 모네의 그림이 걸려 있던 할아버지 댁에서 어린 시절을 보낸 것이 많은 영향을 주었다고 생각해요. 어머니가 갤러리에서 취급하던 아르데코는 어린 시절 저에게는 너무 복잡하고 어려운 분야였어요. 아르데코를 이해하기 시작한 것은 건축을 공부하기 시작하면서부터예요. 재료나 구조, 균형을 이해하게 되면서 디자인 작품들에 매력을 느꼈어요. 갤러리스트로 일을 시작하면서 과거 저를 둘러싼 환경과 공부했던 것들이 자연스럽게 저의 안목으로 발현되는 걸 느낍니다.


아르 데코 전문 갤러리인 안 소피 뒤발에서 소장한 이리브의 안락의자(왼쪽)와 파인 아트와 공예를 오가며 작업한 바실 이바노프와 에티엔 쿠르노의 작품들(오른쪽).
Courtesy galerie Anne-Sophie Duval @Maxime Riché





Q.

일반적으로 갤러리라 하면 아카데믹한 미술 분야인 조각이나 회화를 떠올리는 사람들이 많아요.
디자인 전문 갤러리, 그중에서도 20세기 초반의 디자인을 전문적으로 다루는 갤러리는 드문 편입니다.
아카데믹한 미술 분야와 어떤 차이점이 있는지 알고 싶어요.


서양 미술에서는 그랑 아트(Grand Art)와 아르 데코라티프(art décoratif)를 구분해서 사용합니다. 늘 대문자로 쓰게 되는 그랑 아트는 아카데믹한 예술, 파인 아트를 말합니다. 디자인을 비롯해 장식 미술은 실제 사용하는 오브제들을 창작한다는 이유로 그랑 아트에 비해 열등한 개념으로 취급되던 시대도 있었습니다. 하지만 장식 미술은 실제로 생활에 쓰이는 오브제들의 고유한 아름다움과 논리를 인식하고 가치를 부여하는 분야입니다. 그래서 훨씬 흥미롭다고 생각해요. 아시아의 도자기들이 그렇듯 쓰임새로 우리 생활에 지대한 영향을 미치면서도 미적으로 가치 있는 오브제를 만든다는 건 그 자체로 마법 같은 일이죠. 20세기에 접어들어 예술 장르 간의 경계가 희미해지면서 장식 미술에 흥미를 느낀 아티스트들도 많았습니다. 현재 갤러리에서 소개하고 있는 에티엔 쿠르노(Etienne Cournault)가 대표적이죠. 많이 알려지지는 않았지만 그는 판화가로 경력을 시작했고 전설적인 장식 미술 컬렉터였던 자크 두세(Jacques Doucet)를 만나 공예 작품을 제작했죠.


(왼쪽부터) Main room©Gilles Trillard / mobilier Frank©galerie Anne-Sophie Duval / gueridon miroirs @Gilles Trillard





Q.

좋은 갤러리스트가 되기 위한 덕목에는 어떤 것들이 있을까요?
갤러리스트를 희망하는 젊은이들에게 들려주고 싶은 말이 있다면요?


무엇보다 호기심, 그리고 경청하는 자세가 있어야 해요. 말하는 것보다 더 많이 들을 줄 알아야 합니다. 그럼으로써 배울 수 있으니까요. 어떤 경우에도 100퍼센트 작품을 이해하는 것은 불가능해요. 항상 미스터리가 있다는 걸 인정해야 하죠. 그래서 다양한 시선으로 작품을 바라보고 질문을 던지며 해석할 수 있어야 합니다. 모든 것을 다 알고 있다고 믿어 버리면 금방 지치게 되고 지루하다고 느낄 수 있어요. 호기심을 가지고 열정을 끝까지 유지하는 것이 중요해요. 무엇보다 늘 공부하는 자세를 가지라고 당부하고 싶어요.




Q.

갤러리스트로서 기억에 남는 순간들에 대해서 들려주세요.


최근에 아르망 알베르 라토(Arman Albert Rateau)의 작품을 발견한 적이 있어요. 프랑스 건축 디자이너로 랑방의 상징적인 향수 아르페주의 향수병을 디자인한 사람이기도 하죠. 어느 날 갤러리의 고객이 아무래도 자신의 소장한 작품이 아르망 알베르 라토의 작품인 것 같긴 한데 확신할 수 없다며 연락을 해왔죠. 보자마자 그의 작품인 걸 알았어요. 아, 엄청난 순간이었죠! 전설적인 작품을 발견하고 구입할 수 있는 순간은 늘 감동적이에요. 경매에서도 그런 순간들이 있죠. 한번은 어머니가 판매하셨던 이리브의 의자를 고객으로부터 다시 구입한 적이 있어요. 이리브는 파리의 장식 미술 박물관에 작품이 전시되어 있을 정도로 장식 미술사에서는 중요한 작가입니다. 보자마자 어릴 적 갤러리에서 보았던 기억이 나더군요. 갤러리 개관 50주년을 맞이해 책을 발간한 것도 중요한 순간이었죠. 책을 편집하며 50년간 갤러리에 쌓여 있던 사진이며 아카이브를 하나하나 살펴보았는데 그러면서 갤러리의 역사를 돌아보고 체화하는 값진 시간을 가졌어요.


아르 데코 전문 갤러리인 안 소피 뒤발에서 소장한 아르망 알베르 라토의 화려함이 돋보이는 테이블(왼쪽)과 패널(오른쪽). Courtesy galerie Anne-Sophie Duval





Carton d_invitation de la première exposition de la galerie, Dynevor Rhys ©galerie Anne Sophie Duval



Q.

갤러리스트나 아티스트, 아모레퍼시픽 역시 ‘아름다움을 만드는 사람’이라는 공통점을 가지고 있어요. 당신에게 아름다움이란 무엇인가요? 당신만의 정의가 궁금합니다.


저에게 아름다움이란 무엇보다 감성이에요. 물론 객관적으로 아름다움을 판단할 수 있는 가치들이 있죠. 서양 문화에서는 아름다움이란 어떤 조건들을 충족하는 상태라고 생각하는 경향이 강해요. 하지만 이 모든 것을 뛰어넘어 존재하는 감성, 아름다움이란 그런 것이 아닐까 생각해봅니다.


Carton d_invitation de la première exposition de la galerie, Dynevor Rhys ©galerie Anne Sophie Duval





Q.

아모레퍼시픽이 세상의 아름다움을 지키기 위해 어떤 역할을 해야 한다고 생각하세요? 오늘날 시장을 선도하는 뷰티 브랜드에서 기대할 수 있는 역할은 어떤 것들이 있을까요?


저는 개인적으로 뷰티 브랜드의 우수한 고객이라고 할 수는 없어요. 평소에는 거의 화장하지 않는 편이에요. 제 할머니 두 분은 모두 여배우셨는데도 말이죠! (웃음) 메이크업보다는 나를 보살피는 측면에서 피부 관리를 하는 편인데 자연에서 비롯된 제품들을 골라 쓰고 있어요. 자연 소재를 발굴하고 보다 환경친화적인 제작 방식을 개발하는 것을 기대해요.




사진 / 안 소피 뒤발 제공
에디터 / 안동선
글 / 이지은
기획 총괄 / 아모레퍼시픽 커뮤니케이션팀

*전체 인터뷰, 영상, 원고에 대한 저작권은 뉴스스퀘어에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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