갤러리 무브먼트 모던을 이끄는 영 파리지엔, 소피 메니에 줄로 - AMORE STORIES
#아름다움을 만드는 사람들
2023.04.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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갤러리 무브먼트 모던을 이끄는 영 파리지엔, 소피 메니에 줄로

 

아모레퍼시픽은 ‘기술과 정성으로 아름다움과 건강을 창조하여 인류에 공헌한다’라는 한결같은 꿈으로 기업을 이끌어 왔습니다. 지금 우리는 “사람을 아름답게, 세상을 아름답게”라는 소명을 가지고 모든 존재가 가진 고유의 아름다움을 중시하며 그 잠재력에 주목합니다. 누구나 자신만의 아름다움을 발견하고 실현하는 New Beauty의 세상을 만들어 가기 위해 한 걸음 한 걸음 내딛고 있습니다. 그리고 여기 우리와 같이, 혹은 다른 방식이지만 궁극적으로는 같은 가치를 추구하며 아름다운 세상을 만들어가는 사람들이 있습니다. 뉴스스퀘어가 세계를 무대로 아름다움을 완성해가는 사람들을 찾아 그들의 이야기를 전합니다.

그 여섯 번째 주인공은 전시 공간을 이동하는 창조적인 방식으로 파리의 모던 디자인을 소개하는 갤러리 무브먼트 모던(Galerie Mouvements Modernes)의 대표, 소피 메니에 줄로(Sophie Mainier Jullerot)입니다.

 

 

 

“아름다움에 대한 정의는 사람마다 다르리라 생각합니다. 그리고 아름다움에 대해 각자의 정의를 품고 있는 것 자체가 아름다운 일이죠. 아름다움은 다양성을 기저로 하고 있으니까요. 우리는 모두 저마다의 고유성을 지니고 있고 아름다움 역시 마찬가지입니다. 다양성이 존중되지 않는다면 그것은 아름다움에 대한 존중이 없는 것과 같은 거겠죠. 좀 더 사적인 관점에서 저에게 아름다움이란, 사람, 작품, 환경 등 그 어디에서나 얻을 수 있는 만족감과 기쁨의 감정입니다. 제가 이 일을 하면서 행복한 이유이기도 합니다.”

- 소피 메니에 줄로에게 아름다움이란... <인터뷰 중 발췌> -

 

갤러리 무브먼트 모던 대표 소피 메니에 줄로. Photo : Lilas Lequellec

 

세계적인 미술 도시 중 하나인 파리는 수많은 갤러리의 격전지이기도 합니다. 특히 아트 바젤이 ‘파리 플러스(Paris Plus)’라는 이름으로 파리에 안착하면서 다소 보수적인 태도를 견지했던 갤러리들도 컨템포러리 아트와 디자인에 문을 활짝 여는 추세입니다. 컬렉터의 시선을 끌기 위한 갤러리들의 경쟁이 더욱 치열해진 요즘 파리의 미술계에서 갤러리 무브먼트 모던은 남다른 발자취를 남기고 있습니다.

파리의 갤러리라면 의례 국제적인 갤러리들이 모여 있는 엘리제궁 주변이나 생 제르망 데프레에 둥지를 틀기 마련인데, 갤러리 무브먼트 모던은 전시마다 장소를 옮기는 팝업 형식으로 운영합니다. 이름 그대로 ‘무브먼트(mouvement)’, 움직이는 갤러리인 셈인데요. 에바 힐드(Eva Hild), 토마스 르무트 (Thomas Lemut) 같은 컨템포러리 아티스트들의 디자인 에디션부터 1980~1990년대 디자인 작품, 다니엘라 부사렐로(Danielle Busarello), 바네사 스워드(Vanessa Seward)의 회화까지, 디자인과 회화를 아우르는 작품들이 전시마다 공간을 달리해 펼쳐집니다. 최근 팔레루아얄 정원에 은밀한 장소를 마련했지만, 이 역시 전시를 위한 것이 아니라 파리에 들르는 컬렉터들을 접대하기 위한 카페 같은 공간입니다. 이렇듯 신선한 행보로 파리 미술 시장에서 주목받고 있는 갤러리 무브먼트 모던을 이끄는 인물은 젊은 갤러리스트 소피 메니에 줄로입니다.

소피 메니에 줄로를 만나 갤러리스트로서의 일상과 커리어, 그리고 예술에 대한 생각을 들어 보았습니다.

 

Q. 지난 해 열린 개관 20주년 기념 전시를 인상 깊게 봤습니다. 갤러리 무브먼트 모던의 역사가 궁금합니다.

 

갤러리 무브먼트 모던은 2002년 피에르 스토덴메이예(Pierre Staudenmeyer)가 세웠습니다. 2001년 문을 닫은 그의 첫 갤러리 네오투(Néotù)의 뒤를 이은 셈인데요. 스토덴메이예는 1984년 파리에서 디자인 전문 갤러리인 네오투를 통해 15년 동안 900점에 가까운 작품들을 소개했습니다. 놀라운 것은 당시 네오투를 거쳐 간 작품들이 현재 1980~1990년대 디자인 아이콘으로 알려진 디자이너들의 작품이었다는 점입니다. 디자이너와 협업해 디자인 오브제를 만들어 내는 에디터이자 디자인 이론가 및 평론가로서 독보적인 시각을 가졌던 스토덴메이예는 1950년대의 세라믹으로 대표되는 20세기 장식 미술과 컨템포러리 디자인에 대한 자신의 취향을 대중들과 나누고자 갤러리 무브먼트 모던을 시작했습니다. 그는 난다 비고(Nanda Vigo), 발렌타인 슐레겔(Valentine Schlegel), 크리스틴 맥카르디(Kristine Mckirdy)의 회고전을 개최했고, 록 다릭 레비(Rock d'Arik Levy)의 첫 번째 에디션을 만들었으며 안드레아 브란치(Andrea Branzi)의 작품을 소개했습니다. 제가 스토덴메이예를 만난 건 2004년인데요. 그의 개인 컨템포러리 컬렉션 덕분에 만남이 이루어진 후, 2005년부터 3년간 장식 미술과 세라믹, 디자인에 대한 서로의 취향을 교감했습니다. 2008년부터는 스토덴메이예를 대신해 갤러리 무므먼트 모던을 이끌고 있고요. 현재 갤러리 무브먼트 모던은 1980~1990년대 디자인, 특히 네오투 갤러리 시절 스토덴메이예가 에디팅을 주도했던 아이코닉한 작품들과 컨템포러리 아티스트들의 세라믹과 유리, 회화 작품을 알리는 데 주력하고 있습니다.

 

2022년 열린 갤러리 무브먼트 모던의 개관 20주년 기념 전시 전경. Photo : Lilas Lequellec

 

Q. 갤러리 무브먼트 모던은 어딘가에 자리를 잡고 갤러리를 열어 정기적으로 전시를 여는 기존 갤러리의 운영방식과는 전혀 다른 방식을 취하고 있는데요. 지정된 공간 없이 때마다 아름다운 공간을 찾아 팝업 형태로 전시를 열고 있지요?

 

네, 그렇습니다. 이는 한 공간에서 갤러리를 운영하는 클래식한 방식에 변화를 주고 싶어 했던 스토덴메이예의 아이디어에서 비롯되었습니다. 첫 시작은 8구에 위치한 오스만 스타일 아파트에서의 전시였지요. 해당 방식의 운영은 전시의 주제뿐 아니라 전시 그 자체를 하나의 이벤트로 만듭니다. 또한 전시마다 다른 환경에서 작품을 보면서 새로운 경험을 얻게 되기에, 컬렉터들에게도 무척 흥미로운 방식이죠. 이런 경험이야말로 오늘날의 컬렉터들이 원하는 것이 아닐까 싶습니다.

 

왼쪽부터 갤러리 무브먼트 모던 소속 아티스트 다니엘라 부사렐로의 작품 <사랑의 바다(Mar de Amor)> (Photo : Thibault Breton)
그리고 바네사 스워드의 <아나의 초상(Portrait d'Ana)>.

 

Q. 지난 2021년 열린 <마담 L의 아파트(l'Appartement de Madame L.)> 전시는 큰 호응을 얻었습니다. 파리 7구에 그렇게 잘 보존된 옛 아틀리에가 존재한다는 사실 자체가 굉장히 특별하게 느껴졌는데요. 전시마다 이번에는 어떤 공간을 볼 수 있을까 설레기도 합니다.

 

아직까지도 그 공간을 방문하게 해달라는 요청을 받을 정도로 해당 전시는 큰 성공을 거두었습니다. 프로젝트가 발전해 갈수록 그에 맞는 장소를 찾아야 하는 필요성이 더 커지고 있고, 전시 장소를 찾기 위해 전문가들과 함께 일하고 있는데요. <마담 L의 아파트(l'Appartement de Madame L.)> 전시가 열렸던 아파트는 전문가들이 제안한 장소 중 하나였는데, 특히 최근 몇십 년 동안 아무것도 손대지 않은 상태의 아틀리에이자 개인 자택이었다는 점에 매혹되었습니다. 여전히 당당한 영혼이 숨 쉬고 있는 장소로, 전시에 더없이 완벽한 공간이었다고 생각합니다.

 

오랜 시간을 고스란히 품은 아틀리에에서 개최된 <마담 L의 아파트(l'Appartement de Madame L.)>
전시 전경. Photo : Thibault Breton

 

Q. 갤러리를 운영하기에는 젊은 나이로 보이는데요, 갤러리스트가 된 계기가 궁금합니다.

 

고등학교 시절 퐁피두 센터의 컬렉션을 접하면서 미술계에서 일해보고 싶다는 꿈을 키웠습니다. 특히 퐁피두의 도슨트가 보여준 열정은 어린 저에게 놀랍도록 인상적이었습니다. 미술사 전문가를 양성하는 프랑스의 국립 교육 기관인 에꼴 드 루브르(Ecole du Louvre)에 진학해 미술사를 공부하고 미술 경영학 석사를 취득한 건 저에게는 자연스러운 일이었죠. 퐁피두 센터를 거쳐 갤러리 쉐 발렝탕(Galerie Chez Valentin)에서 일하던 시절 고객으로 컬렉터 스토덴메이예를 만나게 되었고, 그 만남이 지금의 제 커리어를 만들었습니다.

 

최근 팔레루아얄에 문을 연 갤러리 무브먼트 모던 프라이빗 갤러리에서의 소피 메니에 줄로.
Courtesy Mouvements Modernes

 

Q. 스토덴메이예와의 만남이 당신의 커리어에 지대한 영향을 미친 것 같군요.

 

그와의 만남과 이후 함께 일했던 3년은 저의 커리어에서 중요한 의미를 갖습니다. 덕분에 저는 장식 미술의 역사를 비롯해 오브제와 작품을 바라보고 이해하는 법에 대해 많은 것을 배웠습니다. 그는 자유롭고 독립적인 시선으로 미술계를 바라보았고, 그를 살찌운 예술적 경험을 갤러리를 통해 나누었습니다. 제가 아닌 다른 누구라 할지라도, 저마다의 작품이 지닌 독창성과 특성에 따라 작품을 다르게 바라보고 해석하는 그의 독특한 방식에 깊은 인상을 받을 수밖에 없습니다. 저는 이러한 스토덴메이예의 방식에 큰 영향을 받았고, 그것은 가구를 비롯한 장식 미술과 디자인, 회화에 이르는 다양한 분야의 예술을 소개하는 갤러리 무브먼트 모던만의 특성으로 나타나게 되었습니다.

 

Q. 갤러리를 운영하는 입장에서 ‘갤러리스트’는 어떤 일을 하는 직업이라고 생각하나요? 또한 지금의 미술 시장에서 갤러리스트의 역할과 영향력은 무엇일까요?

 

갤러리스트는 여러 분야를 포괄하는 매우 광범위한 일을 합니다. 그중 가장 우선적인 업무는 단연 아티스트들과의 협업입니다. 미술 시장에서 그들을 대변하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세계와 작품을 이해해야 합니다. 아티스트들과 끊임없이 대화하고 교류하면서 프로젝트가 잘 발전하도록 돕습니다. 그다음으로 중요한 것은 커뮤니케이션이라 할 수 있는데요. SNS, 언론, 출판 등 대중을 상대로 아티스트와 프로젝트를 알릴 수 있는 커뮤니케이션의 역할은 매우 중요합니다. 이 업무의 최종적인 목적은 예술에 대한 우리의 시각에 공감하며 열정을 나누는 컬렉터들과의 관계를 창조하고 유지하기 위함이죠. 또한 프로젝트를 위한 모든 작업 단계에서 시장을 분석하고 흐름을 읽어야 합니다. 큰 기관에서의 전시부터 경매, 출판 등 미술 시장에서 벌어지는 모든 움직임을 주의 깊게 관찰하고 이해해 종합적인 시각을 가지는 것이 중요합니다.

 

Q. 좋은 갤러리스트가 되기 위해서는 어떤 자질을 갖추어야 할까요?

 

아티스트와 컬렉터의 이야기를 진지하고 흥미진진하게 경청할 수 있는 ‘호기심’, 위험을 감수할 수 있는 ‘대담성’ 그리고 무엇보다 ‘열정적인 자세’라고 생각합니다.

 

Q. 갤러리 무브먼트 모던에서는 1980~1990년대 디자인 작품 외에도 컨템포러리 아티스트의 작품과 디자인 에디션을 소개하는 것으로 아는데요. 함께할 아티스트를 어떻게 선정하나요? 좋은 아티스트를 알아보는 당신만의 특별한 방법이 있나요?

 

현재 갤러리 무브먼트 모던에는 15명의 아티스트가 소속되어 있습니다. 우리 쪽에서 먼저 프로젝트를 제안하는 경우도 있고 아티스트가 먼저 찾아오기도 합니다. 좋은 아티스트를 알아보는 가장 좋은 방법은 열심히 보는 것 외에 다른 방법은 없는 것 같습니다. 리서치에 온 일상을 투자한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죠. 모든 장르와 카테고리의 전시를 찾아봅니다. ‘졸업전’ 같이 학교에서 열리는 전시부터 베니스 비엔날레 같은 전세계적인 미술 행사, 미술 기관에서 열리는 전시, 심지어 SNS까지 계통없이 보는 편입니다. 오늘 날에는 이 모든 전시들이 대중에게 공개된 환상적인 미술 카탈로그라고 생각해 꼼꼼히 참조하는 편입니다.

 

갤러리 무브먼트 모던이 소장한 디자인 작품들. 왼쪽부터 차례대로 파비앙 프티토의 콘솔(Photo : Thibault Breton),
토마스 르무트의 의자, 팀 르클라바르의 블루 토템.

 

Q. 회화도 소개하고 있지만 역시 갤러리 무브먼트 모던의 정체성은 디자인에 있겠죠. 디자인 미술 시장은 회화나 조각을 대표로 하는 기존의 미술 시장과 어떤 점이 다른가요?

 

오늘날 디자인 미술 시장과 기존 미술 시장은 상당히 유사합니다. 이를테면 경매장이나 아트 페어, 디자인 페어 등에서도 장식 미술, 디자인 작품과 회화를 비롯한 클래식한 아트 작품을 한꺼번에 다루죠. 컬렉터들은 이미 오래전부터 장식 미술과 디자인에 관심을 기울이고 있으며, 저명한 컬렉터들이 경매에 작품을 출품할 만큼 장식미술 및 디자인 시장은 점점 커지고 있습니다.

 

파리 디자인 페어에서의 갤러리 무브먼트 모던 부스. Courtesy Mouvements Modernes

 

Q. 갤러리스트로서 그리고 개인으로서, 아름다움에 대한 당신만의 정의가 궁금합니다.

 

아름다움에 대한 정의는 사람마다 다르리라 생각합니다. 그리고 아름다움에 대해 각자의 정의를 품고 있는 것 자체가 아름다운 일이죠. 아름다움은 다양성을 기저로 하고 있으니까요. 우리는 모두 저마다의 고유성을 지니고 있고 아름다움 역시 마찬가지입니다. 다양성이 존중되지 않는다면 그것은 아름다움에 대한 존중이 없는 것과 같은 거겠죠. 좀 더 사적인 관점에서 저에게 아름다움이란, 사람, 작품, 환경 등 그 어디에서나 얻을 수 있는 만족감과 기쁨의 감정입니다. 제가 이 일을 하면서 행복한 이유이기도 합니다.

 

Q. 갤러리 무브먼트 모던과 마찬가지로 아름다움을 추구하는 회사인 아모레퍼시픽에게 바라는 점이 있을까요? 아름다움을 만들어 나가는 회사로서 오늘날 아모레퍼시픽의 역할은 무엇이라 생각하나요?

 

사람과 자연, 둘 중 어느 하나에도 치우치지 않는 존중의 자세를 보여주는 것. 자연과 사람 사이의 균형과 그 균형에서 오는 웰빙이야말로 우리의 삶을 행복하고 건강하게 만들어주는 열쇠라고 생각합니다.

 

사진 갤러리 무브먼트 모던 제공
에디터 안동선, 이정미
이지은
기획 총괄 아모레퍼시픽 커뮤니케이션팀

*전체 인터뷰, 영상, 원고에 대한 저작권은 뉴스스퀘어에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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