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Z세대의 식(植)생활 – 씨드키퍼 - AMORE STORIES
#선택의 정원
2023.03.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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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Z세대의 식(植)생활 - 씨드키퍼





요즘 MZ들의 식생활

씨앗의 여정은 언제나 대담한 선택에서 시작됩니다. 한 포기 풀, 꽃과 나무에는 우리를 비춰볼 수 있는 삶의 자세와 태도가 담겨 있습니다. ‘아모레퍼시픽’이라는 숲을 이루게 한 근원은 식물입니다. [선택의 정원] 프로젝트는 식물의 무한한 가치와 그 힘을 믿으며 아모레퍼시픽이 걸어온 길을 되돌아보고, 그 속에서 마주했던 대담한 선택과 여정을 담아내고자 합니다. 오늘날 각자의 자리에서 크든 작든, 매일 선택의 갈림길에서 치열하게 고민하는 우리 모두가 앞으로 나아갈 용기를 낼 수 있기를 바랍니다.

그리고 어느 때보다 식물에 대한 열망이 가득한 지금의 세대. 식물을 통해 업이 달라지기도 하고, 에너지를 얻고, 새로운 일의 동력을 찾는 사람들. 자신을 들여다보는 매개체이자, 자연에 대한 그리움을 해소하는 등, ‘식물을 가꾸는 사람’들은 누구나 저마다의 식물 스토리가 있습니다.

디자이너와 콘텐츠 마케터 생활을 하다가 씨앗에 매료되어 식물 관련 브랜드를 런칭하고 식물을 통해 새로운 에너지를 얻어 일상과 일에 활력을 불어 넣고 있는 씨드키퍼. 그리고 식물에서 아이디어를 얻어 새로운 브랜드 활동 및 자신만의 공간을 만들어가는 정혜윤님, 문예진님 등 식물을 모티브로 ‘대담한 선택’과 자신만의 세계관을 펼쳐 나가고 있는 인물들을 만났습니다.




씨앗이 품은 가치의 발견



식물이 흙에 뿌리를 내리고, 싹을 틔워 잎을 내고, 꽃을 피우고 열매를 맺기까지. 그 모든 과정이 식물을 기르는 이들에게 큰 성취감을 가져다 준다. 그리고 이 모든 과정의 시발점은 ‘씨앗’, 식물의 근본인 씨앗에 집중하고 있는 이들이 있다.



‘씨드키퍼’는 씨앗이 품고 있는 무궁무진한 이야기를 사람들에게 전한다. 이들은 공간에 구애 받지 않고 식물 생활을 할 수 있는 다양한 제품과 콘텐츠를 만들어 사람들이 보다 쉽게 식물을 경험하고, 기를 수 있도록 문턱을 낮추고 있다. 씨드키퍼는 씨앗의 가능성과 가치를 믿는다. 씨앗 발아부터 시작해 각기 다른 속도에서 자라는 과정을 경험하며 씨앗의 이야기에 귀를 기울인 사람들은 분명 그 안에서 가치를 발견해 낼 수 있을 거라고.



비디오영역



안녕하세요. 먼저 씨드키퍼에 대한 소개 부탁드립니다.


씨드키퍼는 씨앗을 매개로 새로운 감각의 식물 경험을 디자인하는 브랜드이자 스튜디오입니다. 씨앗의 미묘함을 지속적으로 관찰하고 독특한 관점으로 해석해서 그 과정에서 발견한 가치와 메시지들을 다양한 형태의 제품과 워크숍, 전시 등의 프로젝트로 풀어내고 있습니다. 씨앗 생활을 통해 느낀 자기효능감을 다른 사람과 나누고 싶다는 마음으로 출발해, 저희의 활동을 통해 같은 생각을 하는 사람들을 더 많이 만나고 싶었습니다.



씨앗을 매개로 새로운 감각의 식물 경험을 디자인하는 브랜드이자 스튜디오라는 설명이 눈에 들어옵니다. 씨앗의 어떤 점이 매력적으로 다가온 것일까요?


씨앗은 아주 작지만, 그 안에 무궁무진한 이야기를 담고 있어요. 스쳐 지나는 사람에겐 아무것도 안 보이겠지만, 숨을 고르고 잠시 멈춰서 자세히 들여다보려는 마음을 가진 사람에겐 정말 다양한 모습을 보여줍니다. 예를 들면, 씨앗마다 모양이 다른데요. 이러한 외형은 자연에서 생존하기 위해 기능적으로 디자인된 것이라는 사실이 매우 흥미로워요. 씨앗 껍질 표면이 고르지 못하고 돌기가 있는 건 수분을 좀 더 많이, 오랫동안 머금어 발아의 확률을 높여요. 또, 씨앗에 프로펠러처럼 생긴 날개가 달려있으면 바람이 불 때 더 멀리 날아가 번식할 수 있어요.






씨드키퍼에서 만들고 있는 씨앗 키트들은 꽃과 식물들이 주로 이루고 있습니다. 특히 일상에서 많이 접할 수 있는 식물 구성이 눈에 띄어요. 씨앗 키트 구성에 브랜드만의 기준이 있을까요?


저희만의 여러 기준을 가지고 씨앗을 큐레이션하고 있습니다. 발아와 재배가 지나치게 어렵지 않을 것, 실내 재배가 가능할 것 등의 공통 기준을 충족해야 하고요. 씨앗 키트마다 고유의 테마가 있어서 그 콘셉트를 가장 잘 전달하는 동시에 키우는 사람이 흥미를 가질 만한 식물의 매력들, 수확해서 활용하는 방법 등을 함께 고려합니다. 예를 들면, ‘노 스트레스 티’ 씨앗 키트의 경우 심신을 이완하는 약용 허브들을 키울 수 있는데요. 어느 정도 자란 잎이나 꽃을 뜨거운 물에 우리면 간단하게 허브티를 만들 수 있어요.




언제부터 이렇게 씨앗에 관심을 갖고, 식물을 키우게 됐나요?


정확하게 기억은 나지 않지만, 저희 둘 다 무언가를 돌보기 좋아하는 편이라 식물도 꾸준히 길렀어요. 그런데 이 일을 업으로 하게 된 계기는 있어요. 저희 둘 다 원하는 삶의 방향성은 있었지만, 각자 어떻게 현실로 이끌어내야 할지 마땅히 수가 없었는데, 어느 날 저희 둘을 이어주는 특정 키워드가 생긴 거예요. 씨앗, 발아, 새싹, 자기효능감이요. 서로 이야기를 주고받으면서 감정을 공유하니까 ‘이 이야기를 전하는 일을 같이 해야 할 것 같다’는 확신이 들었죠.




식물과 가까이하는 삶이 시작하고 전과 다른 변화가 찾아왔나요?


일단 이전보단 시간의 흐름과 계절의 변화를 뚜렷하게 느끼는 것 같아요. 시간의 흐름을 절기 단위나 발아 기간 단위로도 생각해 보고요. 실내에서 키우는 식물들을 같은 조건으로 관리했는데도, 봄이 되니 새순을 더 부산스럽게 올리는 걸 보면 저희도 뭔가 부지런히 해야겠다는 속도가 덩달아 붙는 거죠.



직접 식물을 기른 경험이 있는 사람만이 느낄 수 있는 변화네요.


저희가 거듭 이야기하는 건 ‘관찰’과 ‘돌봄’이에요. 뜨겁지도 않고, 춥지도 않게 적당한 거리에서 내가 원하는 것이 아닌 상대가 필요로 하는 것을 잘 알아차리는 게 중요해요. 그러기 위해서는 잘 들여다보고, 적당한 도움을 줘야 해요.
건조냐, 과습이냐의 문제처럼요. 방치하고 내버려 두면 건조해서 말라죽고, 그렇다고 계속 물을 주면 과습으로 말라죽을 수 있거든요. 어느 날 식물이 갑자기 잎이 노랗게 변하면서 말라가고 있다면 뿌리가 상했단 건데 그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건조인지 과습인지 관찰을 통해 원인부터 찾아야 하고요, 이후에는 적당한 처치로 돌봄을 해야죠.





요즘 사람들은 식물이 함께 하는 공간을 직접 찾아다닐 정로도 식물에 대한 관심이 높아요. 직접 식물을 기르는 사람들도 많이 늘어나고 있죠. 이런 식물에 대한 관심 및 소비 흐름이 지속되는 이유는 무엇일까요?


’자연’스러운 것을 보는 게 더 귀해진 시대에 살고 있어서 아닐까요? 공존이 아닌 소비의 시대인 것도 영향이 있을 듯해요. 자연은 이제 일부러 찾아야 누릴 수 있는 것이 된 것 같기도 하고요. 어디를 가든 있다면 이렇게 특별한 느낌이 들까 싶어요. 올봄 씨앗을 리뉴얼하면서 저희가 새롭게 취급하게 된 ‘클로버’라는 식물이 있는데요. 흰색의 동그란 꽃이 피는 토끼풀이라고 알고 계실 수도 있고요. 혹시 네잎클로버를 찾아 들판을 헤맨 경험이 있으신가요?



세잎클로버 사이에서 행운의 상징인 네잎클로버를 찾기 위해 한참을 들여다보곤 했죠.


맞아요. 저도 아파트 키드임에도 불구하고 어릴 적에 현관 문 열면 바로 클로버가 지천인 뒷마당이 있었거든요. 거기 누워서 하루 종일 하늘에 떠있는 구름 구경하다가 친구들과 클로버를 엮어서 팔찌도 만들고 화관도 만들고 그랬어요. 어릴 땐 도시에서도 너무 흔한 풀이었는데, 지금의 어린 친구들은 본 적 있을까 싶을 정도로 눈에 안 띄는 것 같아요. 화분에서 길러 보라고 소개하려니까 기분이 묘하더라고요.

사진제공:designed by Freepik




팬데믹 이후로 많은 사람들이 ‘식집사’, ‘베란다 농부’ 등 식물과 정원에 관심이 많아진 것 같아요. 사람들이 정말 식물과 정원에 관심이 많아졌다고 느껴진 일화가 있나요?


환경 문제와 함께 거론되면서, 잠시 멈춰 있던 시간 속에 삶의 중요한 가치를 논하는 도중, 식물이니 자연이니 하는 것들이 재조명된 것 아닐까 해요. 저희가 하고 싶은 이야기에 귀 기울여주는 이들이 많아진다는 것은 저희에게는 여러모로 선순환인 셈입니다. 누군가에게는 희귀 식물이 경제적 가치를 지닐 수도 있고, 어떤 사람들에게는 취미 그 자체일 수도 있고요. 그게 무엇이든 각자의 정의가 생기는 듯해서 좋아요. 저희는 다양성 그 자체와 식물과 자신의 관계를 스스로 어떻게 정의 내리는지가 중요하다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식물을 죽일까 봐 겁이 나서 시도조차 하지 않는 사람들이 많아요. 이런 사람들에게 식물에 도전해 볼 수 있는 자신만의 팁을 공유해 주세요.


씨앗부터 식물을 키워보는 것은 살면서 한 번쯤은 꼭 해보면 좋을 무해한 경험이에요. 저희가 씨앗 키트를 만든 이유이기도 하죠. 초심자들이 마음 가볍게 시작할 수 있도록 가장 최소한의 것만 담았거든요. 중요한 것은 구성품만은 아니고요. 결국 그 안에 담기는 경험 그리고 과정 중에 스스로 찾아가는 가치라고 생각합니다. 저희가 매뉴얼이나 웹사이트의 콘텐츠를 지속적으로 업데이트하는 이유도 가장 쉽게 식물의 원리를 전하는 한편, 돌봄 과정의 즐거움을 나누고 싶은 마음 때문이에요. 시작이 어려운 사람들에게 좋은 길동무가 될 수 있다면 좋겠습니다.




다양한 식물을 접하셨을 텐데, 이 중에서 가장 닮고 싶은 식물이 있다면요?


요즘은 좀 더 여유로운 사람이 되고 싶다는 생각을 하는데, 그래서인지 닮고 싶은 식물로는 바질이 생각납니다. 발아도 빠른 편이고, 초기 웃자람도 적어 식물 경험이 없는 사람도 어렵지 않게 키워볼 수 있어요. 친절한 편이죠. 향은 두말할 것도 없고요. 손질한다고 조금만 건드려도 취할 만큼 싱그러운 향을 내뿜거든요. 곧잘 새잎을 낼 뿐만 아니라 줄기를 잘라 순지르기해서 개체 수를 늘리기도 쉬워 여러모로 순하고 넉넉한 식물이랄까요. 특별하게 눈이 가는 건 아니어도 바질처럼 오래 봐도 질리지 않을 수 있으면 좋겠습니다.








바람에 날리거나 물에 떠내려가 싹을 틔울 만한 흙에 안착했다 해도 자신에게 꼭 맞는 온도와 수분, 적절한 빛의 배분 등 여러 조건이 맞을 때를 또 기다려야 한다.

그렇게 땅속의 깜깜한 어둠을 자궁 삼아 긴 인내의 시간을 보내고 '이제 됐다'하는 결심이 서면 용기 있게 흙 밖으로 머리를 내민다.

다만 그 결심의 순간이 언제인지는 오직 씨앗 자신만이 안다. 그것은 씨앗 본연의 생리적 선택이자 삶의 방식이다.

우종영, <나는 나무에게 인생을 배웠다>
(씨드키퍼 홈페이지 발췌)


식물을 ‘관찰’하고 ‘돌보는’ 경험에서 얻는 가치와 즐거움을 더 많은 사람들과 공유하길 원하는 씨드키퍼의 바람을 느낄 수 있었던 만남이었습니다. 다음 편은 초록이 주는 생명력이 일과 삶에 있어 무궁한 에너지가 되어 준다는 마케터 정혜윤의 이야기를 들어 봅니다.





사진 / 씨드키퍼 제공, designed by Freepik
에디터 / 로우프레스
기획 총괄 / 아모레퍼시픽 커뮤니케이션팀

*전체 인터뷰, 영상, 원고에 대한 저작권은 뉴스스퀘어에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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