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Z세대의 식(植)생활 – 독립 마케터 겸 작가, 정혜윤님 - AMORE STORIES 독립 마케터 겸 작가, 정혜윤님의 식물이 가득한 초록빛 공간으로 여러분들을 초대합니다.
#선택의 정원
2023.03.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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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Z세대의 식(植)생활 - 독립 마케터 겸 작가, 정혜윤님





요즘 MZ들의 식생활

씨앗의 여정은 언제나 대담한 선택에서 시작됩니다. 한 포기 풀, 꽃과 나무에는 우리를 비춰볼 수 있는 삶의 자세와 태도가 담겨 있습니다. ‘아모레퍼시픽’이라는 숲을 이루게 한 근원은 식물입니다. [선택의 정원] 프로젝트는 식물의 무한한 가치와 그 힘을 믿으며 아모레퍼시픽이 걸어온 길을 되돌아보고, 그 속에서 마주했던 대담한 선택과 여정을 담아내고자 합니다. 오늘날 각자의 자리에서 크든 작든, 매일 선택의 갈림길에서 치열하게 고민하는 우리 모두가 앞으로 나아갈 용기를 낼 수 있기를 바랍니다.

그리고 어느 때보다 식물에 대한 열망이 가득한 지금의 세대. 식물을 통해 업이 달라지기도 하고, 에너지를 얻고, 새로운 일의 동력을 찾는 사람들. 자신을 들여다보는 매개체이자, 자연에 대한 그리움을 해소하는 등, ‘식물을 가꾸는 사람’들은 누구나 저마다의 식물 스토리가 있습니다.

디자이너와 콘텐츠 마케터 생활을 하다가 씨앗에 매료되어 식물 관련 브랜드를 런칭하고 식물을 통해 새로운 에너지를 얻어 일상과 일에 활력을 불어 넣고 있는 씨드키퍼. 그리고 식물에서 아이디어를 얻어 새로운 브랜드 활동 및 자신만의 공간을 만들어가는 정혜윤님, 문예진님 등 식물을 모티브로 ‘대담한 선택’과 자신만의 세계관을 펼쳐 나가고 있는 인물들을 만났습니다.




식물이 건네는
일상 속 작은 쉼표




마케터이자 <퇴사는 여행>, <독립은 여행> 등을 쓴 작가인 정혜윤은 SNS 상에서는 ‘융’ 이라는 닉네임으로 식물이 가득한 ‘융지트’에서의 생활을 SNS에 공유하며 지낸다. 자신만의 식물원을 집 안에 완성한 그는 초록이 주는 생명력과 식물을 통해 얻는 에너지를 그 누구보다 사랑한다. 그에게 식물은 일방적으로 가꾸고 돌봐야 하는 존재가 아니다. 오히려 식물을 통해 스스로의 마음을 돌보기도 하고, 때로는 지치고 힘든 일과 속에서 식물이 작은 쉼표가 되어 주는 존재라 말한다. 그런 에너지를 주는 식물들로 둘러싸인 공간인 융지트로 초대받은 시간. 융지트는 곧 정혜윤 그 자체다. 푸릇푸릇한 초록 빛이 가득한 공간에 그만의 세계가 펼쳐진다.



비디오영역



안녕하세요. 먼저 자신에 대한 소개 부탁드립니다.


독립한 마케터이자 작가인 정혜윤입니다. 다능인을 위한 커뮤니티 겸 뉴스레터 ‘사이드’의 운영자이자 유튜브 ‘알로하융' 채널을 운영하는 크리에이터이기도 합니다. 10년 동안 6곳의 회사를 다니면서 제가 만족하면서 할 수 있는 일을 부지런히 찾아다녔어요. ‘재미'와 ‘멋'이라는 두 가지 기준을 두고 제가 성장할 수 있는 환경을 찾아다녔죠. 그러다 보니 제가 원하는 일의 형태와 방식이 점점 더 구체화됐고, 저는 보다 자유롭게 다양한 일을 하면서 살고 싶다는 생각을 하게 됐어요.



그렇게 10년 넘게 직장인으로 일을 하다 바로 독립하는 건 쉽지 않았을 텐데요.


2017년에 1년 동안 갭 이어(Gap Year; 학업이나 일을 잠시 멈추고 여행, 봉사, 교육 등 이전과는 다른 경험을 하면서 자신의 흥미와 적성을 찾아보는 시간)를 가지고 머릿속에 있는 생각들을 보다 주체적으로 행동으로 옮기며 도전해 봤어요. 어딘가 소속되지 않은 채로 제가 제 자신을 소개하고 지낼 수 있을지를 실험해 본 건데요. 세상을 살아가는 방식이 정말 다양하다는 걸 온몸으로 겪으면서 출근하는 삶에서 독립하기로 결심했어요. 시대의 흐름이 보였고, 저는 따라가기보다는 앞장서서 만들어가는 사람이 되고 싶었어요.




일명 ‘융지트’로 불리는 본인의 일터이자 휴식 공간을 식물로 가득히 채웠죠. 이렇게 식물로 가득 채우게 된 계기가 있을까요?


독립하기 전에 가족들과 함께 살 때 4평짜리 작은방에서 살았어요. 북향이고 창문이 작아서 햇빛이 잘 들지는 않는 곳이었죠. 그곳에서는 데려오는 식물마다 빠르게 죽어서 저는 제가 식물 킬러인 줄 알았어요. 융지트로 독립하고 처음에 식물 4종을 사 왔는데, 생각보다 정말 잘 자라더라고요. 몬스테라, 아레카 야자, 박쥐란, 셀렘이었는데 여전히 저와 함께 지내고 있습니다. 융지트에서 잘 자라는 식물들을 보면서 제가 문제가 아니라 예전 방이 식물을 기르기 어려운 환경이었다는 걸 알게 됐어요. 하나둘씩 더 데려온다는 게 지금은 거의 50종의 식물과 함께 살고 있습니다.





SNS에서 융지트 사진을 볼 때마다 남다른 감각에 감탄이 나와요. ‘플랜테리어’라는 단어가 정말 잘 어울리는 다채로운 공간이더라고요. 어떤 점을 가장 신경 쓰며 공간을 구성했나요?


가장 듣기 좋았던 말이 바로 “너를 공간으로 옮기면 융지트겠네”라는 말이에요. 융지트는 저의 세계관이 담긴 집 겸 작업실이자 제가 충전할 수 있는 장소예요. 제가 가장 편안함을 느낄 수 있는 공간이면서도, 집에서 작업하는 시간이 많기 때문에 카페까지 찾아가지 않아도 저에게 영감을 주는 공간이길 원했어요. 제 취향으로 채우되 구역마다 역할을 부여하고, 제 라이프스타일에 최적화된 곳으로 만들기 위해 신경 썼어요. 카펫과 책상, 턴테이블 등을 기점으로 파티션으로 나누지 않고 가구로 공간을 분리했습니다.




이 공간에서 보내는 일과 중 가장 소중한 순간은 언제인가요? 애착이 가는 공간이 있다면 알려주세요.


우선 ‘디터람스’의 브라운 턴테이블이 있는 공간을 아껴요. 제가 10년 넘게 모아온 LP와 큰맘 먹고 구매한 턴테이블을 보기만 해도 행복해져요. 이곳에서 친구들과 함께 혹은 혼자 음악을 들으면서 나를 위한 시간들을 보낼 때가 많아요. 제일 많은 시간을 보내는 건 책상입니다. 책상을 일부러 창문 옆에 배치해서 앉아서 작업하다가 고개만 돌리면 푸른 하늘과 나무가 보여요. 이런 장면을 볼 때 저는 쉽게, 그리고 작게라도 더 행복해져요. 힘들었던 시기에 좋은 에너지를 많이 받았던 공간이라 늘 융지트에 고마운 마음을 가지고 있습니다.




이렇게 융지트에서 식물과 가까이하는 삶을 시작하고 어떤 변화가 찾아왔나요?


제 마음을 보살피는 루틴이 하나 더 늘어났어요. 식물도 살아있는 생명이기에 분명 저와 주고받는 에너지가 있는 것 같아요. 실제로 융지트에는 공기정화식물이 많아서 몸에 좋은 음이온이 발생하는 것도 있고요. 마음이 좀 심란하고 싱숭생숭할 때도 새 잎이 나고 푸릇푸릇한 식물을 보면 위안이 되는 것도 있습니다.



식물을 돌보는 정성 또한 사람의 에너지를 써야 하는 일이잖아요. 고된 일과 속에서 이렇게 에너지를 쏟으면서 식물을 가꾸면서 얻은 보람이나 행복이 있을까요?


바쁠 때일수록 스스로를 챙기는 것을 미루게 되는 경우가 종종 있어요. 식물을 키우면 어쩔 수 없이 주기적으로 조금 더 부지런해져야 하는데요. 이 시간들이 오히려 저에게 에너지를 주는 것 같아요. 잠깐이라도 멈춰서 식물에 물을 주며 잠깐의 여유를 즐길 수 있죠. 그리고 일단 바라만 봐도 기분이 좋아져요.



혜윤 님도 예전엔 스스로를 ‘식물 똥손’이라고 지칭했는데, 지금은 이렇게 많은 식물에 둘러싸여 계시잖아요. 자신의 손을 믿지 못해 식물 키우기를 망설이는 사람들에게 용기를 주세요.


나와 맞는 식물을 알아간다고 생각해 보세요. 은근히 까다로워서 키우기 어려운 식물들도 있고, 물 꽂이만 해 놔도 햇빛이 없어도 잘 자라는 식물들도 있거든요. 내 라이프스타일에 맞는 식물을 찾으면 검색해 보고 애정을 쏟으면서 식물과 교감하는 시간을 가져보세요. 작게 시작해서 하나 둘 늘려가는 걸 추천합니다. 그리고 통풍이 정말 중요해요. 식물은 바람을 맞아서 움직여야 잘 자란다고 해요. 그게 식물이 하는 운동이라고 하더라고요. 저는 루틴으로 일주일에 한 번씩 식물들을 화장실로 데려가서 샤워 시켜주고 있어요.




그럼에도 떠나보내는 식물이 있나요?


그럼요. 제 루틴에 맞는 식물들은 살아남아 쑥쑥 자라고 있고, 제 라이프스타일과 잘 맞지 않는 식물 몇 가지는 키우다가 죽인 적도 있어요. 마음이 아프지만 제가 모든 식물을 다 살리지는 못하더라고요. 지인이 “우리는 신이 아니니 그것까지 막을 수는 없다”라고 하셨는데 그게 좀 위안이 됐어요. 키우기 쉬운 식물부터 시작해서 초록과 함께 하는 일상을 즐기실 수 있다면 좋겠습니다.




요즘 SNS 댓글만 봐도 많은 분들이 식물에 관심을 갖고 좋아한다는 게 느껴져요. 그런 관심을 체감하시나요?


확실히 코로나 시대와 함께 집 꾸미기에 관심이 늘어나면서 사람들이 식물에도 더 많이 관심을 갖게 된 것 같아요. 인테리어에서도 식물이 분위기를 만들어주는 중요한 역할을 하잖아요. 어떤 식물을 가져다 놓는지에 따라서 고요하고 심플해 보이기도 하고, 저처럼 홈 정글 같은 분위기를 연출할 수도 있으니까요. 식물에 관심을 갖는 사람이 많아지는 만큼 이에 대한 애정이 집 밖에 있는 식물로도 옮겨가고 자연과 지구 전체를 좀 더 소중히 대하는 태도로도 발전할 수 있다면 좋겠어요.



가장 닮고 싶은 식물이 있을까요? 하나의 식물로 표현한다면 어떤 식물을 가장 닮았을까요?


라일락 나무를 가장 좋아해요. 나무인 것도 마음에 들고 꽃도 예쁘고 향기로워서 좋아해요. 어렸을 때 할머니 댁에서 살았는데, 마당에 라일락 나무 한 그루가 있었어요. 가정집이었고, 저희 가족은 2층에 살았어요. 봄이 되면 베란다 너머로 항상 라일락 꽃향기가 났거든요. 우리나라에는 라일락도, 아카시아도 많아서 봄이면 거리에 향기가 나잖아요. 이문세 노래 ‘가로수길 그늘 아래 서면’의 “라일락 꽃향기 맡으면”이라는 가사처럼 저도 이 향기에 떠오르는 기억이 많아요. 아, 독립을 하면서 제 몸에 타투를 몇 개 더 새겼는데요, 그중 하나가 왼쪽 팔에 새긴 라일락 나무예요. 라일락이 제게 여러 기억의 저장소와 같은 역할을 하는 것처럼, 작고 소소한 순간들을 가장 소중히 여기면서 살고 싶다는 다짐이에요.



 



짧은 만남이지만 초록빛이 가득한 ‘융지트’는 곧 ‘정혜윤’ 그 자체를 보여주는 공간임을, 무한한 잠재력과 에너지가 가득한 곳임을 느낍니다. 다음 편은 식물을 영감의 원천이자 휴식, 그리고 삶의 동반자로 여기는 ‘오티에이치콤마(oth,)’의 문예진 디렉터와의 만남입니다.





사진 / 정혜윤님 제공
에디터 / 로우프레스
기획 총괄 / 아모레퍼시픽 커뮤니케이션팀

*전체 인터뷰, 영상, 원고에 대한 저작권은 뉴스스퀘어에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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