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은 박람회에서 취향을 찾아요 - AMORE STORIES
#임직원칼럼
2025.07.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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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은 박람회에서 취향을 찾아요

선을 넘는 트렌드 #2

 

글 오아시스

Editor's note


오아시스는 아모레퍼시픽 R&I Center 소속으로, 아모레퍼시픽 구성원을 위한 혁신적인 제품 개발을 위한 창의적인 영감을 제공합니다. 오프라인 공간에서는 매달 새로운 트렌드를 전시하고, 온라인에서는 MZ세대 트렌드, 뷰티 보고서 등 구성원들에게 다양한 인사이트를 공유합니다. 뷰티를 넘어 고객이 좋아하는 것을 함께 소통하고 싶어 칼럼을 시작하였습니다.

 

 

#INTRO


보통 ‘박람회’라는 단어를 들으면 어떤 이미지가 떠오르시나요? 뷰티 업계에 계신 분이라면 코스모프로프, CES, 메이크업 인 시리즈와 같은 전문 박람회가 먼저 떠오르실 것 같아요. 그래서인지 박람회하면 왠지 어렵고 전문적인 느낌이 들기도 합니다.
하지만 요즘 박람회는 다릅니다. 고객들은 박람회를 단순한 전시 공간이 아닌 새로운 경험과 취향을 발견하는 ‘팝업스토어’로 인식하고 있습니다. 오아시스와 함께 요즘 인기 있는 박람회들을 살펴보며, 그 변화의 흐름을 느껴보세요.

 

 

1 다들 힙하다 길래, 서울국제불교박람회

 

출처: 서울국제불교박람회

 

 

작년에 MZ세대 사이에서 정말 뜨거웠던 서울국제불교박람회. 올해 4월 누적 관람객 수가 20만 명을 넘기며 역대 최대치를 기록했습니다. ‘도대체 뭐가 그렇게 힙하지?’라는 궁금증에 저도 직접 가봤는데요. 입구부터 불상을 조각하는 장인의 모습이 눈길을 끌고, 행사장 곳곳에 계신 스님들 덕분에 코엑스가 사찰처럼 느껴질 정도였습니다. 천천히 걸으며 생각해보니, 이 박람회의 인기 비결은 ‘마음 챙김'이라는 생각이 자연스럽게 들더라고요.

 

 

출처: 본인 촬영, (우측하단) 동아일보

 

 

제가 느꼈던 불교 박람회의 특징 중 하나는 서두르지 않아도 된다는 점입니다. 구경하다가 지치면 찻잎을 파는 부스에 앉고, 부스 사장님이 다기를 닦아서 따뜻한 차를 내려 주면 차를 음미하며 잠시 그 시간에 집중할 수 있습니다. 다 마신 뒤에는 "잘 먹었습니다" 인사하고, 마음에 든다면 구매하면 됩니다. 차 부스가 다양하게 마련되어 있어 언제든 쉴 수 있으니, 마음이 흐르는 대로 움직이면 됩니다.
체험 프로그램도 풍성합니다. 시끌벅적한 분위기를 좋아한다면 무대 행사존으로 가보세요. 부처님의 덕을 찬양하는 찬불가 무대에서 다같이 흥을 나눌 수 있습니다. 반대로 조용한 시간을 원한다면 명상 부스에서 깊은 호흡과 함께 마음의 여유를 찾아볼 수도 있습니다. 명상 외에도 AI 출가 체험, 싱잉볼, 스님과 차담 등 평소에 접하기 어려운 프로그램들이 준비되어 있어 지루할 틈이 없습니다.

 

 

출처: (좌)불교신문, (우)매일경제

 

 

일상 생활에서도 마음챙김을 이어갈 수 있는 굿즈들이 박람회의 인기를 더했습니다. 작년 ‘깨닫다!’ 티셔츠로 화제를 모았던 해탈컴퍼니는 올해도 ‘중생아 사랑해’, ‘극락도 락이다’ 같은 불교 밈을 담은 B급 감성의 티셔츠를 선보였고, 현장에서 품절 사태가 벌어졌습니다. 티셔츠 외에도 ‘번뇌가 닦이는 수건’ 등 유머러스하게 불교를 쉽고 재미있게 풀어낸 굿즈들이 방문객들의 사랑을 받았습니다. 그 밖에도 박람회에 참여한 다양한 브랜드가 불교밈을 승화한 패션 아이템을 선보였습니다. 종교가 불교가 아닌 사람들도 즐길 수 있었던 행사였습니다.

 

 

2 공룡 덕후들의 천국, 공룡덕후박람회

 

박람회의 매력 중 하나는 같은 취향을 가진 사람들과 깊게 소통할 수 있다는 점입니다. 그 대표적인 예가 바로 대전에서 열린 공룡덕후박람회입니다. 공룡은 세대를 초월한 사랑을 받는 존재죠. 어린 시절 공룡기를 거쳐 어른이 되어서도 여전히 공룡을 좋아하는 사람들이 많습니다. 이번 박람회는 그런 덕후들의 마음을 제대로 저격했습니다.

 

 

출처: 국립중앙과학관

 

 

1993년에 개봉한 영화 쥬라기 공원을 연상시키는 레트로한 포스터와 과학기술정보통신부의 보도자료 형식으로 제작된 홍보물이 인터넷에서 화제를 모으며 행사 전부터 반응이 뜨거웠습니다.
공룡 지식 최강자를 선발하는 ‘공룡 덕후 올림피아드’ 퀴즈 대회부터 공룡에 대해 무엇이든 이야기할 수 있는 오픈 마이크 프로그램까지 현장 프로그램은 매우 다양했습니다. 어린이들도 함께 즐길 수 있는 공룡뼈 발굴 체험, 공룡 쿠키 만들기 등 체험 부스도 곳곳에 마련되어 있었습니다.
공룡을 주제로 유행 밈을 탄생시키는 공룡붐은 온다! 공룡밈(@dinosaurs_meme)의 주최 하에 공룡 사진전도 진행되었습니다. ‘멸종한 공룡들의 사진을 어떻게 찍어?’라는 의문이 들 수도 있지만, 장난감 공룡을 활용한 일상 사진부터 AI로 생성한 이미지까지, 덕후들의 상상력은 무궁무진했습니다.

 

 

출처: 국립중앙과학관

 

 

이번 박람회의 하이라이트는 단연 공통령(공룡 대통령) 선거였습니다. 총 12마리 공룡들이 후보로 출마했고, 관람객들은 자신이 좋아하는 공룡에게 직접 투표하며 열띤 응원을 보냈습니다. 그 결과, 최종 득표율 21.3%의 티라노사우르스가 당선되며 공통령 자리에 올랐습니다. 이 선거가 특히 인기를 끌었던 이유는 단순한 투표 이벤트를 넘어, 현실의 선거를 재치있게 패러디한 점에 있습니다. 각 공룡 후보마다 벽보가 제작되었고 ‘어떤 공룡나라를 만들고 싶은지’ 공약도 내세우며, 관람객들은 마치 진짜 선거에 참여하듯 유쾌한 경험을 할 수 있었습니다.
멸종된 존재이지만, 덕후들의 상상력과 애정 속에서 공룡은 다시 살아 숨 쉬는 듯한 존재가 되었습니다. 이 박람회는 단순한 전시를 넘어, 공룡을 사랑하는 사람들의 열정이 모인 하나의 축제였습니다.

 

 

3 텍스트 힙의 정수, 서울국제도서전

 

지난 6월, 약 15만 장의 입장권이 조기 매진되며 화제를 모은 서울국제도서전 ‘믿을구석’. 서울의 2030세대가 다 모인 듯한 열기로 행사장은 북적였습니다. 사실 이 박람회는 올해 처음 시작한 행사는 아닙니다. 1954년에 시작된 책 축제가 1995년에 국제도서전으로 명칭을 바꾸며 이어져왔습니다.

 

 

출처: 대한출판문화협회

 

출처: 본인 촬영

 

 

최근 ‘텍스트힙’이라는 트렌드 덕분에 독서가 멋진 문화로 인식되면서, 서울국제도서전은 젊은 독자들의 사랑을 듬뿍 받았습니다. 출판사별로 개성 있게 꾸며진 부스를 돌아다니며 내가 좋아했던 책이 어느 출판사에서 나왔는지 확인하고 신작도 살펴보며 다음 독서 리스트를 채워가는 재미가 쏠쏠했습니다.

 

 

출처: (좌측부터) 아침달, 본인촬영, 국민일보

 

 

특히 좋았던 건 국제도서전 안에서만 먼저 만날 수 있는 책과 굿즈들입니다. 여름 느낌의 표지로 온라인에서 화제를 모은 아침달 출판사의 ‘여름어 사전’은 도서전에서 최초 공개되었고, 구매를 위한 줄이 부스 한 바퀴를 돌 정도로 인기를 끌었습니다. 김영사의 독서밈 키링은 오픈 1시간 만에 품절됐고, 휴머니스트에서 만든 ‘책 덕분에 인간됨’ 독서밈 티셔츠도 현장 판매가 조기 마감됐습니다. 책을 읽는 행위에 그치지 않고, 독서를 즐기는 라이프스타일로 확장되는 분위기가 느껴졌습니다.
서울국제도서전은 올해 주제처럼, 나만의 ‘믿을 구석’을 찾는 시간이었습니다. 읽고 싶은 책, 갖고 있으면 기분이 좋아지는 독서 굿즈 등 박람회를 돌아다니며 내가 애정하고 기대며 살아갈 수 있는 무언가를 발견할 수 있었습니다. 저는 가끔 불안해지는 제 마음을 달래 줄 동화책 한권을 만났습니다.

 

 

4 근데… 사전 예약은 했나요?

 

박람회의 종류가 점점 다양해지고 관람객 수도 계속 늘어나는 추세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현장 구매만 믿고 가는 건 이제 꽤 위험한 선택이 되었습니다. 지난 4월, 29cm가 주최한 문구 박람회 ‘인벤타리오’는 사전 예매자만 입장할 수 있었고, 현장 구매를 기대했던 저를 포함한 많은 관람객들이 아쉽게 발걸음을 돌려야 했습니다. 올해 6월에 열린 서울국제도서전 ‘믿을구석’ 역시 사전 예매 기간에 모든 티켓이 매진되면서, 매년 가던 고객들도 못 가게 되는 아쉬운 상황이 벌어졌어요.
앞으로 박람회 티케팅은 더 치열해질지도 모르겠습니다. 관심 있는 박람회가 있다면, 사전 예매를 미리 해두는 게 마음 편할 수 있어요.

 

 

#OUTRO


혹시 요즘 ‘내가 뭘 좋아하는 지 모르겠어’라는 생각해보신 적이 있나요? 그렇다면 박람회 일정표를 한 번 훑어보세요. ‘어, 이거 재밌겠는데?’ 싶은 발견이 있을지도 모르니까요.
혼자 가보는 것도 추천합니다. 나의 속도로 천천히 돌다보면, 박람회에서 나의 취향을 자연스럽게 마주하게 될 수도 있으니까요.
이제 박람회는 단순한 전시 그 이상이 되어가고 있습니다. 덕질, 트렌드, 그리고 아직은 말로 설명하기 어려운 어떤 ‘좋아함’이 모여 있는 공간이자 팝업스토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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