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3화. 내일을 바꾸는 일상의 전환
글
나우리 CSR팀
인류의 삶이 풍족해지면서 우리는 더욱 삶의 질과 위생에 신경 쓰게 되었고, 인간이 낳은 20세기 최고의 발명품 플라스틱이 그 역할을 톡톡히 하는 중입니다.
하루라도 플라스틱 없이 살기가 가능할까요? 언젠가 본 다큐멘터리(1)에서 한 참여자의 일상을 갈무리했던 게 기억이 납니다. 참여자가 마트에서 구입한 물건도, 매일 먹는 배달 음식도 플라스틱 포장으로 가득했습니다. ‘이 제품은 플라스틱이 없는 줄 알았는데’ 하며 겸연쩍어 하던 참여자의 웃음에 저의 일상이 반추되기도 했지요.
플라스틱으로 뒤덮인 하루 / 출처: EBS다큐 ‘플라스틱 없이 살아보기’
인당 1년 동안 먹는 쌀이 65kg이라고 하는데요, 한 해 동안 우리는 그 두 배 이상의 플라스틱을 사용 중이라고 하니 그 양이 실로 어마어마합니다.(2)일상 속에서 노플라스틱을 선언하려면 우리 삶의 패턴을 완벽히 바꿔야 하는데요. 제조 및 생산 단계에서 플라스틱을 대체하려는 기업의 노력이 선행되어야 하는 이유입니다.
‘제로 플라스틱’을 주제로 진행했던 이번 A MORE Beautiful Challenge에서도 플라스틱 자체를 대체하기 위한 비즈니스 모델이 돋보였는데요. 이번 칼럼에서는 플라스틱의 종말을 꿈꾸는 세 기업의 이야기를 해보고자 합니다.
1. EBS다큐 ‘플라스틱 없이 살아보기’
2. 2019년 기준 1인당 플라스틱 소비량 132.7kg로 세계 3위. 출처: 유럽 플라스틱 제조자 협회
1 [그린컨티뉴] 농업부산물에서 탄생한 식물성 가죽
제주도 월령리에는 선인장 마을이 있습니다. 국내 유일의 선인장 야생 군락지인 이곳에선 해안을 따라 만연한 선인장을 만나볼 수 있는데요. 제주도의 선인장들은 그 보존 가치를 인정받아 천연기념물 제429호로 지정되기도 했지만, 주로 활용되는 백년초 열매 외에는 버려지고 있는 실정입니다.
제주도 월령리 선인장 마을 전경, 선인장에 핀 자줏빛 백년초 열매 / 출처: visit jeju
친환경 식물성 비건 가죽을 만드는 그린컨티뉴 전인호 대표도 이 부분에 주목했습니다. 선인장 잎의 경우 농약 없이도 자라고 일반 토양에 묻으면 5년 안에 생분해(3)되며 자른 부분이 6개월 후 재생되는 등 지속가능한 자원에 속합니다. 다만 폐기 시 CO2가 다량 발생하여 환경에 영향을 미치게 되죠. 이에 농가에 일정 부분 비용을 지불하고 폐 선인장 잎을 수급한 게 그린컨티뉴 비즈니스의 시작이었습니다. 이렇게 생산된 선인장 가죽은 습기와 물에 강하고 기존 동물 가죽보다 수명이 5년 정도 길기 때문에 대체 가죽으로서 활용성이 높습니다.
3. 특정 라인 한정
선인장 가죽 원단 (명칭: FLAMEUS), 국내 패션쇼 출품 및 브랜드 제품화 컨셉 사진 / 출처: 그린컨티뉴
선인장뿐만 아니라 귤 껍질, 고구마 줄기, 사과 껍질 등 농업 부산물은 40% 이상의 셀룰로오스만 잔재하면 원료 추출이 가능한 구조인지라 다양한 활용이 가능한데요. 국내 각 지역에서 폐기되는 농업부산물을 원단화하여 농가 부수입을 창출하고, 업사이클링을 통한 탄소 배출 저감에도 기여합니다.
출처: 그린컨티뉴
이번 어모뷰 챌린지에 참여하며 오설록 녹차부산물을 통한 녹차 가죽 제작에도 성공하였는데요. 자사 녹차 가죽의 경우 80% 이상 원료화가 가능해서 다른 식물성 가죽 대비 로스율이 적으며, 가볍고 내구성이 우수합니다. 또한, 자사 공정에서 제품화 후 남은 녹차 부산물이라 좋은 마케팅 포인트가 될 수도 있지요. 이에 현재 우리 회사 브랜드와 녹차 가죽을 활용한 판촉 제작 협업도 진행 중인 상황입니다.
그린컨티뉴 전인호 대표
그린컨티뉴는 앞으로 화장품, 식품 소재 등 다양한 제품군 확장을 목표로 하는데요. 지속가능한 비즈니스를 이뤄 나가는 그린컨티뉴의 힘찬 발걸음을 응원합니다.
2 [어스폼] 지구를 위한 친환경폼 제작소
어렸을 때 받았던 완구 제품은 보통 스티로폼 트레이에 고정되어 있었는데요. 하지만 요즘은 스티로폼을 포장∙완충재로 사용하는 경우가 거의 없죠. 기후 위기 대응을 위한 다양한 법이 제정되고 관련 세율이 상승하면서, 스티로폼 등 기존 소재의 가격도 함께 오르고 있습니다. 스티로폼은 환경에도 좋지 않지만 더 이상 값싼 소재도 아니게 되었죠.
스티로폼 완구 완충재 / 출처: 고전 완구 알파토이제 킹카이저 대 파워킹, 네이버 카페(naver.com)
그 자리를 종이 등이 채우고 있긴 하지만, 유리 및 고가의 제품은 더욱 가벼우면서도 고밀도의, 그러니까 스티로폼 같은 포장∙완충재가 필요할 수 있겠죠. 그런데 포장∙완충 역할은 동일하게 하면서 환경 오염과 기후 변화에 영향을 주지 않는 소재가 있다면 어떨까요?
어스폼 정성일 대표는 이런 질문에서 착안하여 버섯균사체와 농어업 부산물을 주재료로 활용한 친환경 포장∙완충재를 개발했습니다. 어스폼의 친환경 포장∙완충재 ‘어스폼’은 일반적인 토양 상태에서 50일 이내, 해수에서 150일 이내에 생분해됩니다. 자연 분해 시 유해물질이 발생하지 않고, 매립 및 소각 등 일반 폐기 시에도 다른 소재에 비해 탄소 배출량이 현저히 적은데요. 수거 후에는 간단한 파쇄와 살균만으로 다시 원재료화 및 재활용이 가능하다는 장점을 가지고 있습니다.
친환경 포장∙완충재 ‘어스폼’, 어스폼 정성일 대표 / 출처: 어스폼
특히 벼, 감자껍질, 굴 껍데기 등 농어업부산물을 버섯균사체와 함께 원료로 사용하여 농가 폐기 비용과 탄소 배출은 절감하고, 지역사회로부터 재료를 수급하여 운송 관련 에너지도 줄일 수 있는 자원 선순환 시스템을 활용하고 있습니다. 이와 같은 구조 덕에 부산물을 활용한 포장∙완충재 패키지 제작 및 디자인 협업도 가속화되고 있는데요. 이번 어모뷰 챌린지를 통해 우리 회사 브랜드와도 친환경 생분해 패키지 제작을 논의 중입니다. 브랜드의 메인 원료를 생산한 후 남은 공정 부산물을 버섯균사체와 조합한 패키지를 만들어 메인 원료에서부터 남은 부산물까지 모두 활용하는 모델입니다.
어스폼의 자원순환시스템 / 출처: 어스폼
어스폼은 재료 배합과 생장 조건에 따라 다양한 물성치 구현이 가능하기에 앞으로 다양한 산업군에서 대체 소재로 활용될 것으로 기대되는데요. 현재 친환경 향수 패키지 양산을 시작으로 화분과 꽃꽂이 스티로폼 대체품, 인테리어 용품, VMD 등으로 사업 영역을 확장하여 기업이 선택할 수 있는 최고의 ESG 파트너로 거듭나고자 합니다.
제품 선대 적용 및 화분, 인테리어 용품 제작물 / 출처: 어스폼
3 [더데이원랩] 대체 플라스틱으로 미래를 찾다
“저희 회사의 최종 목표는 플라스틱의 역사를 끝내는 것입니다.” – 더데이원랩 이주봉 대표
플라스틱 문제를 해결하려면 결국 플라스틱을 사용하지 않는 게 정답이라고 말씀드렸는데요. 마지막으로, 버진 플라스틱의 끝을 위해 비즈니스를 전개 중인 더데이원랩 이야기를 해보고자 합니다.
A MORE Beautiful Challenge 밋업데이에 참여한 더데이원랩, 실험중인 이주봉 대표
더데이원랩이 집중했던 포인트는 ‘분해되는 플라스틱이라고 해서 환경에 무해한가?’였습니다. 기존 플라스틱을 생산하고 가공하는 단계에서 전체 이산화탄소의 91%가 발생하기에 기존 석유화학 소재를 자연 유래 물질로 바꾸지 않으면 이 문제를 해결할 수 없다고 여겼죠.
더데이원랩은 전분과 셀룰로오스 등 자연 유래 물질로만 구성된 플라스틱 신소재를 개발했습니다, 이 소재는 기존의 생분해 플라스틱이 분해되는 환경인 퇴비화 환경 뿐 아니라, 가정용 퇴비화, 토양에서도 분해가 되는데요, 기존의 생분해 플라스틱(PLA, PBS, PBAT 등)과 성격이 유사하지만, 원재료가 자연에서 유래한 천연 고분자를 그대로 사용한다는 점이 다르고, 그럼에도 안정적인 물성 구현이 가능한 것도 특징입니다.
더데이원랩의 플라스틱 신소재 ‘Retarch’
또한, 분해 과정에서도 미세 플라스틱이 남지 않고 중금속, 프탈레이트계 첨가제 등의 유해물질을 포함하지 않기에 환경오염 문제를 근본적으로 해결할 수 있다는 평가를 받는데요. 이러한 소재의 우수성을 인정받아 투자 유치는 물론 2024 CES 혁신상을 수상하기도 하였습니다.
더데이원랩은 비닐봉지, 멀칭 필름과 같은 필름류 제품을 시작으로 고강도 플라스틱 시장에 진입하고자 하는데요. 특히 공정 난이도가 높은 펠릿 제작에도 성공하여 앞으로 다양한 용기, 다양한 식용 용기, 사출 제품, 신발 중창 등 제품군 다각화를 진행해 나갈 계획입니다. 더데이원랩의 바람처럼 플라스틱이 주는 편익과 깨끗한 자연을 동시에 누릴 수 있는 미래가 도달하길 기원해 봅니다.
칼럼을 마치며
서두에 말한 것과 같이 지구상에서 플라스틱이 사라지려면 결국 모두의 노력이 필요합니다. 값이 저렴한 플라스틱은 그 편익만큼 환경에 치명적 영향을 미치는데요. 기업과 소비자 모두 환경 복구 비용을 미리 사용한다는 개념으로 제로 플라스틱을 지향한다면 가격 경쟁력이 형성될 수 있다는 전문가 의견을 공유해 봅니다.(4)
A MORE Beautiful Challenge 2기는 마무리되었지만, 플라스틱의 끝을 위해 달리는 다섯 개 기업의 혁신은 앞으로도 계속됩니다.
4. 한국과학기술원 생명화학공학과 이상엽 교수 / 출처: EBS다큐 ‘플라스틱 없이 살아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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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모레퍼시픽은 사람을 아름답게, 세상을 아름답게 만들기 위해 존재합니다.
1993년 무한책임주의를 선언한 이래 아모레퍼시픽은 ‘해온 일‘ 보다 ‘해야 할 일'에 집중하여 세상에 기여하는 아름다움을 만들어 나가기 위해 노력해왔습니다. 이제 우리는 고객과 사회, 자연과의 깊은 공감을 바탕으로 세상을 아름답게 변화시키기 위해 오늘 우리가 반드시 ‘해야 할’ 새로운 일을 시작합니다.
아모레퍼시픽은 플라스틱 제품을 만들고, 구매하고, 사용하고, 버리는 방식에 새로운 변화를 만들어가겠습니다. 덜 사용하고, 제대로 수거해, 버리지 않고 오래 사용하는 플라스틱이 되도록. 더 이상 플라스틱이 지구에 무의미하게 남겨져 있게 하지 않도록.
아모레퍼시픽 그리고 모두가 함께라면 세상은 더 놀라워질 수 있습니다.
이제, 플라스틱을 줄이고 아름다운 세상으로. Less Plastic. We are Fantastic!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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