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 오르고, 바디프로필 찍는 Z세대 근황 - AMORE STORIES
#MZ 영수증
2022.05.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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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 오르고, 바디프로필 찍는 Z세대 근황




오늘은 수진 씨의 회사 동기 모임이 있는 날. 하지만 수진 씨는 퇴근을 하자마자 회사 앞 피트니스 센터로 향한다. 동기들의 인스타 스토리엔 폭립, 퀘사디아 등 음식 사진들이 실시간으로 업로드 되지만, 수진 씨는 개의치 않고 데드리프트 자세를 잡는다.




오늘의 주인공



민수진 (30살, 회사원)

대기업 제과회사 마케팅 부서에서 일하는 5년차 직장인 수진 씨. 내향형 중 가장 외향적이라는 ISFJ로 혼자만의 시간을 즐기지만, 그 시간을 누구보다 분주하고 알차게 꾸린다. 수진 씨의 연봉은 4천 만원 초반이며 실수령액은 200만 원 후반. 회사 가까운 곳에서 자취를 하고 있다. 요즘 수진 씨의 가장 큰 화두는 ‘운동’이다. 무리한 다이어트보다는 지속 가능한 건강 관리를 위해 즐겁게 운동한다는 수진 씨의 명세서를 살펴보자.





너의 명세서를 보여줘




수진 씨의 카드 명세서에서 가장 자주 보이는 내역은 아웃도어 브랜드 구매. 스튜디오 예약이나 PT(퍼스널 트레이닝)처럼 건당 결제 금액이 큰 할부 결제도 눈에 띈다.



소비 분야 분석



수진 씨의 소비를 분야별로 나누어보니, 건강이 1위를 차지했다. 요즘 주관심사가 ‘운동’인 만큼, 운동과 관련된 지출이 가장 컸다. 2위는 쇼핑으로, 쇼핑 중에서도 운동복 쇼핑이 가장 많은 지분을 차지했다. 이제 수진 씨의 명세서를 심층 분석해보자.




명세서 심층 분석


# 주말에 열심히 멋내고 산으로(?) 가요.

평일에 회사 끝나고 거의 매일 운동을 하는 수진 씨는 주말에도 등산을 간다. 친구들 사이에서 유행처럼 번져서 따라가기 시작했는데, 운동도 되고 정상에 오르는 기분도 좋아 꾸준히 산행을 하게 됐다.

등산복 브랜드가 아닌 안다르, 뮬라웨어 같은 요가복 브랜드나 나이키 같은 스포츠 브랜드 구매 내역이 눈에 띈다. 수진 씨는 본격적인 등산복보다는 크롭탑이나 레깅스 등으로 트렌디한 느낌을 연출한다. 집에도 레깅스가 7벌이나 있지만 두께와 신축성, 컬러가 달라서 모으는 재미가 있다고. 이번에도 여름을 맞아 얇은 소재와 시원한 컬러로 2벌 더 구매했다. 얼마 전에 산 나이키 아노락과 코오롱 등산 양말은 평소에도 고프코어룩* 으로 일상복과도 매치해서 입고 있다.

그런가 하면, 유명한 맛집에서 지출한 내역도 눈에 띈다. 수진 씨가 꼽는 등산의 매력 중 하나는 등산 후 지역 맛집 탐방이라고 한다. 아차산을 등산한 다음에는 ‘원조 할아버지 손두부’, 인왕산을 등산하고 나서는 ‘체부동 잔치집’에서 등산의 피로를 푸는 식이다. 운동을 하고 나서 먹는 음식은 죄책감도 덜하고, 더 맛있다고.

# 주말에 열심히 멋내고 산으로(?) 가요.

평일에 회사 끝나고 거의 매일 운동을 하는 수진 씨는 주말에도 등산을 간다. 친구들 사이에서 유행처럼 번져서 따라가기 시작했는데, 운동도 되고 정상에 오르는 기분도 좋아 꾸준히 산행을 하게 됐다.

등산복 브랜드가 아닌 안다르, 뮬라웨어 같은 요가복 브랜드나 나이키 같은 스포츠 브랜드 구매 내역이 눈에 띈다. 수진 씨는 본격적인 등산복보다는 크롭탑이나 레깅스 등으로 트렌디한 느낌을 연출한다. 집에도 레깅스가 7벌이나 있지만 두께와 신축성, 컬러가 달라서 모으는 재미가 있다고. 이번에도 여름을 맞아 얇은 소재와 시원한 컬러로 2벌 더 구매했다. 얼마 전에 산 나이키 아노락과 코오롱 등산 양말은 평소에도 고프코어룩* 으로 일상복과도 매치해서 입고 있다.

그런가 하면, 유명한 맛집에서 지출한 내역도 눈에 띈다. 수진 씨가 꼽는 등산의 매력 중 하나는 등산 후 지역 맛집 탐방이라고 한다. 아차산을 등산한 다음에는 ‘원조 할아버지 손두부’, 인왕산을 등산하고 나서는 ‘체부동 잔치집’에서 등산의 피로를 푸는 식이다. 운동을 하고 나서 먹는 음식은 죄책감도 덜하고, 더 맛있다고.




등산도 즐겁지만, 등산 후 내려오면서 맛집을 가는 건 더 즐거워요.
먹기 위해 오르는 것 같기도 해요.




# 인생에서 가장 빛나는 순간을 남기기 위해,
‘바프’ 찍어요.

여름을 맞이해 바디프로필 챌린지를 시작했다는 수진 씨. 명세서에서도 프로틴과 바디프로필 스튜디오 결제 내역, PT 결제 내역이 눈에 띈다. 촬영 때 의상까지 대여하면 바디프로필 촬영 한 번에 드는 돈만 백 만원이 넘게 지출된다. 촬영은 6개월 후로 잡았지만 인기 많은 스튜디오는 6개월치 예약이 이미 차있다고 해서 미리 예약해뒀다. 내친 김에 식사 대용으로 먹을 프로틴도 구매했다.

결심을 다지기 위해 운동하는 과정을 틈틈이 업로드 할 인스타그램 계정을 따로 만들었다. 해시태그로 #바디프로필, #바프식단, #오하운(오늘 하루 운동), #오운완(오늘 운동 완료) 등을 걸고 꾸준히 사진을 올릴 계획이라고.

# 인생에서 가장 빛나는 순간을 남기기 위해, ‘바프’ 찍어요.

여름을 맞이해 바디프로필 챌린지를 시작했다는 수진 씨. 명세서에서도 프로틴과 바디프로필 스튜디오 결제 내역, PT 결제 내역이 눈에 띈다. 촬영 때 의상까지 대여하면 바디프로필 촬영 한 번에 드는 돈만 백 만원이 넘게 지출된다. 촬영은 6개월 후로 잡았지만 인기 많은 스튜디오는 6개월치 예약이 이미 차있다고 해서 미리 예약해뒀다. 내친 김에 식사 대용으로 먹을 프로틴도 구매했다.

결심을 다지기 위해 운동하는 과정을 틈틈이 업로드 할 인스타그램 계정을 따로 만들었다. 해시태그로 #바디프로필, #바프식단, #오하운(오늘 하루 운동), #오운완(오늘 운동 완료) 등을 걸고 꾸준히 사진을 올릴 계획이라고.




인생에서 가장 빛나는 순간을 남겨두고 싶어요.
남는 건 사진뿐이잖아요





트렌드 파헤치기


Z세대가 셀카봉을 들고 산에 오르는 이유


▲ 산에 오른 수진 씨

▲ 아차산 등산 후 방문한 ‘원조 할아버지 손두부’



어릴 적, 부모님을 따라 오른 산은 어른들의 놀이터였다. 정상에 오른 어른들은 막걸리 한 사발과 함께 왁자지껄하게 산행의 피로를 푸는 듯했다. 그런데 요즘은 산의 풍경이 많이 달라졌다. 네온 컬러의 크롭탑과 레깅스, 스타일리시한 등산복을 입고 산행하는 사람들이 자연의 색에 알록달록함을 더한다. 정상에 오르면 정상석에서 각양각색의 포즈로 인증샷을 찍는 사람들로 활기가 넘친다. 언뜻 봐도 등산객들의 연령대가 훨씬 낮아졌다는 것이 실감할 수 있다.

인스타그램에서 해시태그로 #등산스타그램을 검색하면 124만 개의 게시물이, #등린이(등산+어린이)를 검색하면 49만 개의 게시물이 나온다. 국내 최대 규모의 산행 커뮤니티 ‘블랙야크 알파인 클럽(BAC)’은 지난 해 회원수가 8만 명 늘었는데, 신규 가입자의 절반이 2030이라고 한다. 산을 찾는 2030이 늘어났다는 방증이다.

Z세대는 왜 어르신들의 놀이터인 산에 발을 들이기 시작했을까?

먼저, Z세대의 라이프 트렌드 중 하나인 ‘헬시 플레저’라는 흐름에 주목해야 한다. ‘헬시 플레저’는 말 그대로 ‘즐거운 건강 관리’라는 뜻으로, 건강도 즐겁게 챙기는 Z세대의 가치관을 담은 말이다. 그동안 무작정 굶기나 엄격한 식단 관리, 극단적인 운동으로 고통스럽게 건강 관리를 했다면 Z세대는 건강 관리 역시 하나의 즐거움이 되기를 원한다. 그러면 다시, 궁금증이 생긴다.

Z세대에게 왜 하필 등산이 ‘즐거움’일까?

코로나가 장기화되며 Z세대는 운동을 할 수 있는 안전한 곳을 찾아 야외로 나서기 시작했다. 상쾌한 공기를 마실 수 있고 사람이 덜 붐비는 공간으로 산이 제격이었다. 또한 등산은 다른 스포츠에 비해 장비 부담이 상대적으로 덜한 운동이다.필라테스나 PT(퍼스널 트레이닝)의 가격이 부담스러운 젊은 층이 산을 찾는 것은 당연한 흐름이었다. Z세대는 탁 트인 공간에서 마음을 비우며 마음의 건강까지 챙길 수 있는 것이 등산의 매력이라고 말한다.

‘힙’한 등산복도 등산 열풍의 주역이다. 과거 우스갯소리로 어르신들의 ‘패션 테러’ 아이템이라고 불리던 등산복이 일상복으로 입어도 손색이 없을 만큼 패셔너블하게 변신한 것이다. Z세대는 등산뿐 아니라 골프, 테니스, 스케이트 보드에도 발을 들이고 있는데, 이 스포츠들의 공통점은 모두 운동복이 예쁘다는 점이다. 롯데백화점에 따르면, 2021년 아웃도어 상품의 매출이 전년 대비 22% 늘어났으며 특히 2030의 매출 신장률이 31%나 증가했다고 한다.1 아크테릭스나 언더아머, 룰루레몬 등 고가의 브랜드의 판매도 폭풍 성장했다. 젊은 층을 겨냥해 아웃도어 광고 모델 역시 수지, 아이유, 노제 등으로 예전에 비해 눈에 띄게 젊어졌다.

뭐 하나를 해도 남과 다른 방식을 추구하는 Z세대는 등산도 평범하게 하지 않는다. 산에 있는 쓰레기를 줍는 플로깅(Plogging)을 하며 클린 산행을 실천하기도, 산행을 마치고 그 동네 맛집을 도장 깨듯 탐방하기도 한다. ‘트랭글’이나 ‘랭글러’, ‘BAC’ 같은 등산 앱을 이용해 등산 인증 배지를 모으고 SNS에 전시하기도 한다. Z세대가 등산을 즐기는 방식은 재미있고, 다채롭다.

왜 산을 오르냐는 질문에, 영국의 등산가 조지 말로리는 “거기 산이 있으니까”라고 답했다. 하지만 Z세대에게 산에 오를 이유는 그들이 앞으로 오를 산만큼이나 무궁무진해보인다.




운동은 ‘과정’이다, 바디프로필 열풍


▲ 운동하는 수진 씨

▲ 수진 씨가 애용하는 프로틴



2019년부터 시작된 바디프로필 열풍이 요즘 Z세대 직장인들 사이에서 더욱 확산되고 있다. ‘바디프로필’은 열심히 운동해서 몸을 만들고 프로필 사진을 찍는 것을 말한다. 요즘은 평범한 바디프로필을 넘어 야외 바디프로필, 수중 바디프로필, 커플이 함께 찍는 커플 바디프로필 등 독특한 컨셉의 바디프로필로 영역을 넓히고 있다.

바디프로필을 찍는 Z세대에게 이유를 물어 보면, 대부분 ‘인생에서 가장 젊고 빛나는 시기를 사진으로 찍어 소장하고 싶어서’라고 답한다. 하지만 그것만으로는 바디프로필 열풍을 설명하기에는 부족해보인다.

이 현상을 자세히 들여다보면, 앞서 설명한 ‘헬시 플레저’라는 트렌드와 관련 있다.

먼저 바디프로필은 성취감을 중시하는 Z세대의 성향과 연결된다., 요즘 Z세대 사이에서는 소소한 목표를 하나씩 실천하며 건강한 삶을 꾸리는 ‘갓생* 살기’가 유행이다. 작은 계획을 세우고 하나씩 실천하며 ‘성취감’을 맛보는 것이 ‘갓생 살기’의 핵심이다. 바디프로필은 매일 꾸준히 운동하고 식단을 조절해서 일구어낸 결과물을 시각적으로 볼 수 있는 성취감의 일환이기에, Z세대의 수요와 딱 맞아 떨어진 것이다. 건강과 더불어 자아효능감과 자존감을 고취시킬 수 있다는 것도 자기애가 높은 Z세대에게 큰 매력으로 작용한다.

바디프로필 열풍을 설명할 수 있는 또 하나의 키워드는 ‘소통’이다. Z세대는 혼자 조용히 몸을 키워서 어느날 짠! 하고 사진을 찍지 않는다. 바디프로필 준비를 시작하는 순간부터 식단 계정, 운동 계정 등을 만들어 SNS에 매일매일의 과정을 기록한다. #오하운, #오운완, #바프식단 같은 해시태그를 달아 식단과 운동 정보를 제공하고 서로 동기부여를 해주기도 한다. SNS에 꾸준히 사진을 올리는 방식으로 몸의 변화도 한눈에 볼 수 있고, 물리적으로는 혼자 운동하지만 다른 사람들과 연결되어 있다는 소속감을 느낄 수 있다. 이러한 유대감을 바탕으로 운동(특히 헬스)에 집착하는 사람을 가리키는 ‘헬창’이나 ‘득근하세요’, ‘슬퍼도 근손실 올까봐 울음을 참는다’는 유머코드는 운동으로 소통하는 Z세대만의 밈이 되기도 했다.

결국 Z세대에게 바디프로필은 사진 한 장이라는 ‘결과’가 아닌, 성취감과 소통의 즐거움을 만끽할 수 있는 ‘과정’인 셈이다.

단기간에 극단적인 몸 만들기로 식이 장애나 탈모 등의 부작용이 불거지며 바디프로필에 대한 회의론도 있지만, ‘바프’ 열풍이 Z세대 사이에서 핫하다는 것만은 부인할 수 없는 사실이다.







트렌드 키워드


# 고프코어룩

아웃도어룩을 일상복과 함께 매치해 개성적인 스타일을 연출하는 것.


# 갓생

신을 의미하는 God과 인생을 가리키는 生의 합성어로,
작은 목표와 계획을 실천하는 부지런한 삶을 뜻한다.





Z세대 소비 트렌드 세 줄 요약


Z세대 사이에서 건강 관리를 ‘즐겁게’ 하는 ‘헬시 플레저’가 트렌드로 부상하고 있다.
Z세대는 등산이나 바디프로필 촬영처럼 즐길 수 있는 방식으로 건강 관리를 하며
운동을 성취감을 확인하는 수단이자 자기 표현의 한 방법으로 활용한다.




에디터. 책식주의
일러스트 / 디자인. D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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