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루를 48시간처럼 산다, ’갓생’ 사는 Z세대 근황 - AMORE STORI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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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07.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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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루를 48시간처럼 산다, ’갓생’ 사는 Z세대 근황




하루를 48시간처럼 산다, ’갓생’ 사는 Z세대 근황


새벽 5시에 일어난 윤희 씨는 영양제 3알을 먹고, 1시간 정도 독서를 한다. 재테크 팟캐스트를 들으며 출근해서 업무 시작 전에 뉴스레터를 정독한다. 근무를 하며 틈틈이 물 5잔 마시는 것도 잊지 않는다. 퇴근 후에는 필라테스를 하거나, 영어회화 공부를 한다. 자기 전에는 책 한 페이지를 필사한 다음, 일기를 쓰며 하루를 마무리한다. 하루를 48시간처럼 사는 것 같은데도 윤희 씨는 매일 밤 다짐한다. “내일부터 진짜 갓생 산다!”




오늘의 주인공



우윤희 (29살, 회사원)

출판사에서 근무하는 4년 차 편집자, 우윤희 씨. 윤희 씨의 연봉은 3천만 원 후반이며 실수령액은 200만 원 중후반이다. 회사 근처에서 월세로 살고 있다. 내향적인 성격의 윤희 씨는 집에서 혼자 보내는 시간을 즐기며 미니멀 라이프를 지향하지만 누구보다 바쁘고 알차게 산다. 윤희 씨의 신조는 ‘어제보다 나은 오늘을 살자.’다. 잠시라도 생산적인 일을 하지 않으면 죄책감이 들 정도라는 윤희 씨의 명세서를 살펴보자.






너의 명세서를 보여줘




윤희 씨의 카드 명세서를 훑어봤다. 월세와 관리비 60만 원과 적금 50만 원을 제외한 비용이다. 할부금 외에는 큰 지출은 눈에 띄지 않는 걸 봐서는 ‘미니멀 라이프’를 지향한다는 말이 맞는 듯하다.




소비 분야 분석




소비를 분야 별로 나눈 결과, 식비가 1위를 차지했다. 2,3위로 문화/교육과 생활/건강이 잇따르고 있다. 두 분야 모두 자기계발에 지출되는 비용으로, 두 분야를 합치면 자기계발 관련 소비가 2위인 셈이다. 윤희 씨의 명세서를 심층 분석해보자.




명세서 심층 분석


# 학생 때도 안 하던 ‘ 다꾸* ’를 하는 이유

먼저 할부 금액이 눈에 띈다. 적어도 주 2회는 하려고 등록한 필라테스와 ‘하루 10문장 영어 문장 말하기’를 위해 이용 중인 영어회화 어플(스픽)의 할부 결제금이다. 매달 목표를 되새기기 위해 일부러 할부 결제를 했다고 한다. 그런가 하면, 월 초엔 습관 만들기 앱인 ‘챌린저스’에서 예치금으로 10,000원을 소비했다.
이번 달 목표인 ‘매일 10분 필사하기’ 챌린지에 새로 등록한 것.
정해진 기간 동안 매일 필사 기록을 인증하면 예치금을 돌려받을 수 있다. 바로 다음날, 교보문고에서 필사를 위해 에세이 한 권과 필사용 노트, 인덱스 스티커를 샀다. 먼 훗날 책을 내겠다는 목표를 갖고 꾸준히글을 쓰는 윤희 씨는 문장력을 늘리기 위해 좋은 글을 필사하는 습관을 만들려고 한다고.
‘텐바이텐’에서 대량으로 스티커를 산 이력도 눈에 띈다.
올해부터 매일 자기 전에 쓰고 있는 5년 다이어리를 꾸밀 칭찬 스티커를 산 것. 칭찬 스티커를 붙이는 것만으로 ‘하루 잘 살아냈다’는 위안이 된다고 한다.

# 학생 때도 안 하던 ‘ 다꾸* ’를 하는 이유

먼저 할부 금액이 눈에 띈다. 적어도 주 2회는 하려고 등록한 필라테스와 ‘하루 10문장 영어 문장 말하기’를 위해 이용 중인 영어회화 어플(스픽)의 할부 결제금이다. 매달 목표를 되새기기 위해 일부러 할부 결제를 했다고 한다. 그런가 하면, 월 초엔 습관 만들기 앱인 ‘챌린저스’에서 예치금으로 10,000원을 소비했다.
이번 달 목표인 ‘매일 10분 필사하기’ 챌린지에 새로 등록한 것.
정해진 기간 동안 매일 필사 기록을 인증하면 예치금을 돌려받을 수 있다. 바로 다음날, 교보문고에서 필사를 위해 에세이 한 권과 필사용 노트, 인덱스 스티커를 샀다. 먼 훗날 책을 내겠다는 목표를 갖고 꾸준히글을 쓰는 윤희 씨는 문장력을 늘리기 위해 좋은 글을 필사하는 습관을 만들려고 한다고.
‘텐바이텐’에서 대량으로 스티커를 산 이력도 눈에 띈다.
올해부터 매일 자기 전에 쓰고 있는 5년 다이어리를 꾸밀 칭찬 스티커를 산 것. 칭찬 스티커를 붙이는 것만으로 ‘하루 잘 살아냈다’는 위안이 된다고 한다.





대단한 일은 아니지만, 하나씩 성취하면 자아효능감이 높아지는 것 같아요.
열심히 살고 있다는 느낌이 좋아요.





# 밥상에서 시작되는 선한 영향력

윤희 씨의 명세서에서 외식 항목 곳곳에 비건 음식점들이 눈에 띈다. ‘갓생 살기’의 일환으로 ‘일주일에 적어도 하루는 채식하기’라는 목표를 정했기때문이다. 철저한 비건은 아니지만 웬만하면 육식을 지양하려고 노력 중이다. 예전보다 비건 음식점의 선택지가 많아진 요즘은 단지 ‘맛있어서’ 가는곳도 많다고. 특히 서촌 ‘큔’, 신당동 ‘카키’는 윤희 씨의 최애 음식점이다.
요즘은 편의점에서도 비건 음식이나 음료를 팔아서 점심을 편의점에서 해결해야 할 때는 종종 비건 도시락을 사먹기도 한다고.
망원동 '알맹상점'과 이마트 자양점 내 '아모레퍼시픽 리필스테이션'에서의 구매 이력도 눈에 띈다. 알맹상점에서는 빈 용기를 가져가 샴푸, 바디샤워, 세제 등을 담아 구매할 수 있고, 아모레퍼시픽 리필스테이션에서는 코코넛 껍질로 만든 리필용 용기에 샴푸와 바디워시를 충전할 수 있다.

# 밥상에서 시작되는 선한 영향력

윤희 씨의 명세서에서 외식 항목 곳곳에 비건 음식점들이 눈에 띈다. ‘갓생 살기’의 일환으로 ‘일주일에 적어도 하루는 채식하기’라는 목표를 정했기때문이다. 철저한 비건은 아니지만 웬만하면 육식을 지양하려고 노력 중이다. 예전보다 비건 음식점의 선택지가 많아진 요즘은 단지 ‘맛있어서’ 가는곳도 많다고. 특히 서촌 ‘큔’, 신당동 ‘카키’는 윤희 씨의 최애 음식점이다.
요즘은 편의점에서도 비건 음식이나 음료를 팔아서 점심을 편의점에서 해결해야 할 때는 종종 비건 도시락을 사먹기도 한다고.
망원동 '알맹상점'과 이마트 자양점 내 '아모레퍼시픽 리필스테이션'에서의 구매 이력도 눈에 띈다. 알맹상점에서는 빈 용기를 가져가 샴푸, 바디샤워, 세제 등을 담아 구매할 수 있고, 아모레퍼시픽 리필스테이션에서는 코코넛 껍질로 만든 리필용 용기에 샴푸와 바디워시를 충전할 수 있다.





제가 간헐적 채식하는 거 보고 같이 하게 된 친구들도 있어요.
이게 바로 ‘선한 영향력’ 아닐까요?






트렌드 파헤치기


‘갓생’ 사는 Z세대는 블로그를 한다


▲ 윤희 씨가 하루 10분 필사를 인증하는 앱
‘챌린저스’

▲ 습관을 만들어주는 앱
‘마이루틴’

▲ ‘갓생 살기’를 슬로건으로 내 건
네이버의 주간일기 챌린지



최근 Z세대의 트렌드 중 하나가 ‘갓생 살기’다. ‘갓생’은 ‘신’을 뜻하는 God과 인생의 ‘생(生)’을 합한 조어로, 언뜻 ‘신처럼 완벽한 인생’을 뜻한다고 생각할 수 있지만, ‘소소한 목표를 성취해나가며 하루하루 발전해나가는 삶’을 말한다. 이를테면, ‘아침에 일어나서 이불 개기’, ‘하루 물 8잔 마시기’처럼 사소한 일과부터 ‘업무 시작 전 뉴스레터 읽기’, ‘퇴근 후 1시간 어학 공부하기’처럼 자기계발적인 일들을 매일 지속하는 것이다. 크고 확실한 성공을 좇던 이전 세대나, ‘내일은 어떻게 될지 모르니 오늘을 즐기자’고 외쳤던 욜로(YOLO) 세대와는 확실히 다른 양상이다.

‘갓생’의 시작에는 코로나19가 있다. 무기력한 삶에서 벗어나고 불확실한 미래를 타개하기 위한 움직임이 하나의 트렌드가 되었다. 불안한 일상 속에서 나름대로의 목표를 세우고 꾸준히 실천하는 삶, 나만의 가치를 우직하게 지향하며 타에 모범이 되는 삶이 ‘멋진 삶’으로 떠오른 것 이다. 코로나19의 위세는 한 풀 꺾였지만 불안한 경제 전망이 계속되는 가운데 ‘갓생 살기’ 열풍은 멈추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갓생을 실천하는 소위 ‘갓생러’들은 목표를 실천하는 것에 그치지 않고, 그 과정을 SNS에 공유한다. 유튜브에는 ‘갓생챌린지’, ‘미라클 모닝’, ‘댓 걸 챌린지’ 등 각자의 방식으로 갓생을 실천하는 브이로그가 늘고 있다. 인스타그램에서 역시 #갓생 해시태그로는 2.9만, #갓생살기 로는 1.2만 개의 게시물이 검색된다.

여기서 눈 여겨볼 점은, ‘갓생 살기’ 인증 수단으로 블로그를 사용하는 Z세대가 많다는 점이다. 네이버는 2021년 블로그 이용자의 44%가 1020세대라고 밝혔다. 1 다른 플랫폼과는 달리 사진을 여러 장 올리고 설명을 길게 붙일 수 있다는 점이Z세대를 블로그로 유입했다.

작년 네이버 블로그에서 진행한 ‘오늘 일기 챌린지’가 성공할 수 있었던 이유 역시 ‘갓생 살기’ 인증과 맞닿아 있다. 올해 네이버 블로그는 다시 ‘주간 일기 챌린지’를 시작했는데, 6개월 동안 정기적으로 블로그에 글을 올리면 상금과 상품을 지급한다. 올해 역시 폭발적인 호응을 얻으며 블로그를 통한 Z세대의 갓생 인증은 계속되고 있다.

그런가 하면 루틴을 만들고 ‘갓생 살기’를 인증하는 어플도 적극적으로 활용한다. Z세대는 #해빗트래커, #열품타, #챌린저스, #마이루틴, #투두메이트 등의 앱을 활용해 루틴을 만들고 기록하고 공유한다. 친구와 함께 서로의 일정에 스티커를 붙이며 독려하고, 어플에서 열리는 챌린지에 참여해서 상금을 타는 것도 쏠쏠한 재미라고 한다.

Z세대의 자기계발 수단이자, 하나의 놀이 문화가 된 ‘갓생 살기’. 소소하지만 확실하게 목표를 성취해가며 Z세대는 매일 조금씩 성장하고 있다.



1 2021 네이버 블로그 리포트




비거니즘은 ‘갓생’의 바람을 타고


▲ 알맹상점에서 다 쓴 우유팩을
반납하고 찍은 스탬프

▲ 이마트 자양점
‘아모레퍼시픽 리필스테이션’

▲ 윤희 씨의 최애 비건 지향 음식점 '카키'



고기를 먹지 않는다고 하면 ‘한약 드세요?’라고 묻던 시절이 있었다. 요즘은, 자연스럽게 “비건 음식점으로 갈까요?”라고 묻는다.

한국채식비건협회에 따르면, 국내 채식 인구는 10년간 급속도로 증가해 250만 명까지 늘어났다고 한다. 2 비건 레스토랑, 비건 카페들이 급속도로 늘고 있으며, 음식 배달 플랫폼 ‘배달의 민족’에는 채식 카테고리가 개설됐다. 이 흐름의 중심에는 ‘비거니즘’을 지향하는 Z세대가 있다.

음식뿐 아니라 동물을 착취하는 모든 서비스에 반대하는 ‘비거니즘’은 ‘갓생’ 열풍과 만나 더욱 확산되고 있다.  타에 모범이 될 만한 삶, 작은 가치를 실천하는 삶을 추구하는 ‘갓생러’들은 완벽한 비건까진 아니더라도 소소한 비거니즘을 실천하고 이를 인증한다. 예를 들면, 고기 육수로 조리한 음식은 허용하되, 덩어리째 고기는 먹지 않는 ‘비덩주의’나 일주일 중 며칠만 비건식을 먹는 ‘간헐적 채식’ 등 소소하지만 실천 가능한 선에서 신념을 지키는 식이다. 인스타와 트위터에 #나의비거니즘일기, #비건챌린지 등의 해시태그로 비건을 실천하는 일상과 관련 정보를 공유한다. 이를 ‘ 미닝아웃* ’이라고 하는데, ‘겸손이 미덕’이었던 예전과는 달리 좋은 일은 널리 알리고 선한 영향력을 전파해야 한다는 Z세대의 가치관을 말한다.

Z세대의 비거니즘은 입는 것, 바르는 것 등 일상의 전반으로 점점 확대되고 있다. 쓰레기를 남기지 않고 내 손에서 사라지는 기쁨을 느낄 수 있는 고체 샴푸바와 고체 치약을 사용하고, 돈을 더 지불하더라도 생분해 플라스틱 제품을 구매한다. 윤희 씨가 자주 가는 제로 웨이스트* 샵 ‘알맹상점’에서는 플라스틱 뚜껑이나 우유팩을 가져오면 리워드를 준다. 공병을 가져가거나, 코코넛 껍질과 같은 친환경 원료로 만든 리필용 용기에 샴푸, 바디워시, 화장품, 세제 등을 채울 수 있는 리필스테이션도 전국적으로 늘고 있는 추세다. 서울환경운동연합에서 제공하는 '제비 지도(제로 웨이스트와 비건 상점을 표시한 지도)'에 따르면 전국의 제로 웨이스트 샵은 2022년 7월 기준, 130개를 넘어섰다. 3

Z세대의 소비 흐름에 따라 기업들 역시 비거니즘과 친환경을 지향하며 ESG를 실천하고 있다. 패션 업계에서는 업사이클링* 제품을 선보이고 있고, 화장품 업계도 자연 친화적 성분을 사용한 비건 제품을 출시하는 추세다. 특급 호텔 역시 어메니티를 비건 제품으로 바꾸고 있는데, ‘호캉스’를 즐기며 호텔의 주요 고객층이 된 Z세대의 가치 소비 성향에 맞춘 것으로 보인다.

누구의 고통도 외면하지 않는 ‘비거니즘’을 실천하며 이를 기록하고 알리는 것, 이것이 ‘갓생’의 좋은 예 아닐까?








트렌드 키워드


#  다꾸

다이어리 꾸미기'의 준말. 휴대폰을 꾸미는 ‘폰꾸’, 신발을 꾸미는 ‘신꾸’ 등으로 파생되었다.


#  미닝아웃

신념을 뜻하는 미닝(meaning)과 커밍아웃(coming out)의 합성어로, 자신의 신념이나 가치관, 취향을 밖으로 표출하는 것을 말한다.


#  제로 웨이스트

포장을 줄이거나 재활용이 가능한 재료를 사용해서 생활 속에서 배출되는 쓰레기를 최소화하는 것을 말한다.


#  업사이클링

버려진 옷이나 소재에 새로운 디자인을 더해 가치를 높이는 일. 단순히 재활용하는 ‘리사이클’과는 달리 제품에 더 가치 있는 상품으로 재탄생시키는 것을 말한다.





Z세대 소비 트렌드 요약


자신만의 소소한 목표를 실천하고 이를 기록, 공유하는 ‘갓생 살기’가 유행이다.
목표 지향적이고 생산적인 삶, 타에 모범이 되는 바른 생활을 추구하는
‘갓생 살기’가 ‘비거니즘’이라는 신념과 만나 비거니즘 열풍 역시 가속화되고 있다.




에디터. 책식주의
일러스트 / 디자인. D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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