플라스틱 빌런의 마음을 움직인 설화수 - AMORE STORIES
#Less Plastic
2023.10.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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플라스틱 빌런의 마음을 움직인 설화수

 

캡틴 아메리카, 훤칠한 외모에 근육 빵빵한 그는 어벤저스를 대표하는 영웅이다. 하지만 캡틴 아메리카 이전에 나의 캡틴은 ‘캡틴 플래닛’이 유일했다. TV 만화 <출동! 지구특공대>에 등장하는 캡틴 플래닛은 ‘공해와 파괴를 즐기는’ 환경 빌런들과 맞서 싸우는 슈퍼히어로였다. 초등학생이었던 나는 주제가를 따라 부르며 생각했다. ‘그래, 지구를 구성하는 원소는 땅, 불, 바람, 물, 마음이로군.’ 하지만 어른이 된 지금 다시 생각한다. 지구를 구성하는 필수 요소는 ‘플라스틱, 플라스틱, 플라스틱, 플라스틱 그리고 플라스틱’이라고.

Part 1


지극히 플라스틱적인 일상

플라스틱 블라인드 사이로 햇살이 들어온다. 플라스틱 충전재로 채워진 베개를 한동안 베고 누워 있다가 플라스틱 시계를 확인하곤 깜짝 놀라 일어난다. 플라스틱 냉장고 문을 열어 플라스틱 물병을 꺼내 물을 마시고, 플라스틱 칫솔을 들고 플라스틱 변기에 앉아 두 가지 일을 동시에 처리한다. 칫솔은 플라스틱 살균기로, 사용한 휴지는 플라스틱 쓰레기통으로 들어간다. 플라스틱 속옷 위에 플라스틱 옷을 입는다. 점심으로 먹을 볶음밥을 플라스틱 도시락에 싸고, 혹시 국물이 샐까 봐 플라스틱 도시락을 플라스틱 비닐 안에 넣는다. 플라스틱 비닐을 플라스틱 재질의 가방에 넣고, 플라스틱 케이스로 된 스마트폰과 플라스틱 이어폰, 플라스틱 카드를 챙긴다.

- <나는 농담으로 과학을 말한다> 중에서

바야흐로 플라스틱의 시대다. 아침에 눈을 떠 잠드는 순간까지 플라스틱 속에서 살고 있다. 도로에 있는 전봇대를 의식하지 못하는 것처럼, 대부분의 경우 우리는 플라스틱이라는 존재를 의식하지 못한 채 살아간다.

플라스틱은 그 어떤 소재보다 편리하게 제조할 수 있고, 반영구적이며, 심지어 우리 몸속에도 넣을 수 있다. 플라스틱이 본격적으로 상용화되었던 1970년대만 하더라도 바로 이런 편의성으로 ‘기적의 신소재’라고 불렸다. 하지만 50여 년이 지난 지금, 플라스틱의 놀라운 장점은 고스란히 파멸의 시발점으로(발음 주의) 옮겨가기 시작했다. 편리하기에 남용되고, 반영구적이어서 지구를 썩게 하는 폐기물로 쌓인다.

하도 주위에서 플라스틱의 심각성을 이야기하기에 그린피스의 자료를 찾아봤더니, 한국인의 일회용 플라스틱 소비량은 1년에 568개에 이른다고 한다. 이를 대한민국 전체로 계산하면 1년에 5,600,000,000개가 버려지고, 500밀리미터 생수병을 이으면 지구 14바퀴를 돌 수 있으며, 플라스틱 컵을 쌓으면 지구에서 달 사이의 1.5배 거리에 해당한다고 한다. 이 모든 것이 단 1년 안에 벌어진 일이라는 점이 충격적이다. 이런 엄청난 수치를 보고 나는 생각했다. ‘오, 정말 놀랍군. 과학자들이 아주 바쁘겠어.’ 그렇다. 플라스틱 세상에 살고 있는 내부인임에도 나란 개인의 감상은 딱 여기까지다. ‘과학이 모든 걸 해결할 거야.’

하지만 결론적으로 과학자는 아무것도 해결할 수 없다. 플라스틱의 위험성을 알리는 과학자의 플라스틱 뿔테안경을 보라. 21세기를 사는 지구인은 누구도 ‘노 플라스틱 맨’이 될 수 없다. 다만 누구라도 ‘플라스틱이 위험하다’라는 문제의식을 가질 수는 있다. 다행히 지구 곳곳에는 나보다 똑똑하고 발 빠른 사람들이 있었고, 내가 할 일은 그들의 노력에 호응하고 숟가락을 얹기만 하면 되는 일이었다.

2023년 현재, 좋은 브랜드를 나누는 절대적인 단어 하나가 있다. ‘ESG 경영’ 특히 첫 번째 기준으로 제시된 ‘Environmental(친환경)’은 한 국가를 넘어 범지구적인 과제로 읽힌다. 플라스틱 대신 흐물거리는 빨대를 제공한다거나, 라벨을 제거한 생수를 진열한다거나, 종이 아이스팩을 개발하는 식이다. 플라스틱 감축을 위한 다양한 전술이 등장했지만, 솔직히 말하자면 내겐 몇몇 기업의 노력이 아직은 생소하다. 제품을 사용하며 불편함을 느끼거나 이전보다 멋이 없다고 느낀다면, 그건 소비자의 입장에서 좋은 제품 경험이 아니기 때문이다. 그런 와중에 최근 리브랜딩 한 설화수를 만났다.

Part 2


새롭고 편안한 경험

설화수에 대한 나의 첫 번째 경험은 동생에 의해서다. 동생이 백화점 화장품 숍에 취직하고 월급으로 가족 모두에게 설화수 세트를 선물했다. ‘설화수? 새로 나온 과실주 이름 같네···.’ 화장품에 무지했던 나는 그 화장품이 고급 라인이라는 이야기를 들었고, 그 말에 혹해 하루에 세 번씩 설화수 크림을 발랐던 기억이 있다.

그러던 최근에 추석 선물을 사기 위해 백화점에 방문했다. 마땅한 선물을 찾지 못하던 중에 눈에 띄는 부스를 발견했다. 달항아리 백자와 매화 장식이 인상적인 설화수 매장이었다. 굵직한 한자로 브랜드명을 새겼던 예전 설화수가 아니었다. “여기 블랙핑크 로제 얼굴이 있는 이 Sulwhasoo가 그 雪花秀가 맞나요?”, “네???” 직원은 내 바보 같은 질문을 알아듣지 못했다. 나는 괜히 부끄러워져서 공간을 어슬렁거리며 딴청을 피웠다.

공간 전체적으로 미색의 매트한 질감에 포인트를 준 앰버 컬러가 눈에 띄었다. 이렇게 꾸민 데는 다 이유가 있을 것 같아 물어보니, 직원은 마치 준비된 사람처럼 공간의 모티브를 이야기했다. ‘백자’의 은은함과 자연의 ‘흙’에서 뽑아낸 키 컬러로 생명력을 표현했다는 것이었다. 고유의 헤리티지를 직관적이고 심플한 텍스처로 표현함으로써 새로운 것에서 편안함을 느끼게 하는 전략이었다. 하지만 단순히 겉치레에만 열중하는 브랜딩이라면, 뭔가가 빠진 기분일 거였다. “그런데 패키지도 좀 바뀐 거 같네요?” 기다렸다는 듯 직원은 이야기를 이어나갔다.

다시 흙으로 돌아가는 것들

설화수는 탄소발자국을 줄이기 위해 탄소중립 생산과 함께 지속가능한 패키지를 통해 제품의 순환성을 높이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특히 플라스틱을 통해 발생하는 부정적인 영향을 인식하고, 플라스틱 사용량 감축 및 재활용을 중요하게 여겨 지구에서 달까지 이어지는 플라스틱 행렬을 막기 위해 고심한 것이다.

그 과정에서 눈여겨볼 점은 단순히 용기를 변경하는 데 그치는 것이 아니라, 그 안에 브랜드의 철학을 담았다는 점이었다. 여기에 브랜드 영감의 기원 ‘대지’가 다시 등장한다. 흙을 재료로 한 세라믹·석고 등 지속 가능한 소재를 활용해 공간을 꾸미고, 기존에 한 번 사용하고 버려지는 플라스틱 대신 지속가능한 종이나 재활용 유리 등으로 재질을 대체해 다시 땅으로 돌아갈 수 있도록 순환성을 높인다고 했다. 설화수 브랜드의 시작이자 영감이 된 대지를 향한 존경의 마음과 책임 의식을 느낄 수 있는 부분이었다.

사실 기업의 입장에서는 원가를 절감하기에 플라스틱만 한 소재가 없을 테고, 기존의 제품을 모두 폐기하고 대체재만 고집한다면 그 비용은 고스란히 소비자에게 돌아올 것이 분명했다. 이러한 문제 해결을 위해 설화수는 플라스틱은 추가 생산하지 않는 방식을 고안했다. 기존의 제품 용기를 ‘한 번 쓰고 버리기 아까울 정도로 멋지게’ 디자인하고, 그를 활용할 수 있도록 ‘리필 제품’을 도입한 것이다. 그렇게 나온 설화수의 진설 라인은 리필 타입으로 제품의 재사용성을 올릴 수 있게 기획되었다. 또한 윤조에센스는 지속 가능한 미래를 위해 불필요한 플라스틱 장식을 제거하고 재활용 플라스틱 캡을 사용하였으며, 플라스틱 용기 대신 유리 중량이 감축된 용기를 사용하여 제품의 환경 영향을 저감했다는 부분이 인상적이었다.

아모레퍼시픽그룹 인스타그램(@amorepacificgroup.official)

결국 나는 홀린 듯 나의 첫 설화수 세트를 구입했다. 기존의 플라스틱 재질이었던 완충, 고정재를 제거하고 종이 재질로 변경한 새로운 구조의 디자인이라고 했다. 카드를 긁을 때 조금 떨리긴 했지만, 이토록 열정적인 설명을 듣고 구매하지 않는 건 도리가 아니었기 때문이었다. 직원은 전통의 지혜와 정성의 함을 담은 보자기’라는 뜻의 지함보로 선물을 포장했다. 한국적인 매듭으로 마무리한 세련된 디자인이 하나의 예술작품을 보는 듯했고, 파우치로 재 사용 할 수 있을 것 같아 마음에 쏙 들었다. 제대로 선물하는 느낌을 줄 수 있어 좋구먼. 포장된 선물을 받아 들고는 그런 생각을 했다. ‘친환경은 다 좋은데 안 예쁨’이라는 편견을 보기 좋게 없애준 설화수의 패키지를 보며, 다시 ‘미감’에 대해 생각하게 됐다. 아무리 좋은 의미를 담았더라도 멋이 없으면 외면하는 대중들에게 설화수는 설명하기보단 체감하는 방식에 집중한 것이다.

기업 여러분, 멋진 제품을 만들어주세요

요즘엔 그런 생각을 한다. 분리수거 잘 하고 가끔 길에 버려진 쓰레기를 줍기도 하지만, 그보다 더 많은 배달 용기를 배출하는 나를 보고 있자면 ‘공해와 파괴를 즐기는 빌런’은 다름 아닌 나 자신이 아니었을까? 하는 생각. 개인으로서 소소한 노력도 필요하지만 한 소비자로서 현명한 소비로 기업을 감시하는 일이 여느 때보다 중요한 시절이다. 프리미엄 브랜드에도 불구하고 브랜드 철학을 바탕으로 친환경 활동을 이어나가는 설화수의 행보가 계속 궁금하고, 그런 의미에서 설화수와 같은 브랜드가 많아졌으면 하는 바람이다. 올바른 메시지를 우직하게 전달하는 것도 좋지만, 사지 않고는 못 배기게 만드는 제품을 만드는 일 또한 간과해선 안 된다. 소비자의 지갑은 바로 그런 데서 열린다.






김건태

사진 아모레퍼시픽

기획 총괄 아모레퍼시픽 커뮤니케이션팀





 

아모레퍼시픽은 사람을 아름답게, 세상을 아름답게 만들기 위해 존재합니다.
1993년 무한책임주의를 선언한 이래 아모레퍼시픽은 ‘해온 일‘보다 ‘해야 할 일’에 집중하여 세상에 기여하는 아름다움을 만들어 나가기 위해 노력해왔습니다.

이제 우리는 고객과 사회, 자연과의 깊은 공감을 바탕으로 세상을 아름답게 변화시키기 위해 오늘 우리가 반드시 ‘해야 할’ 새로운 일을 시작합니다.

아모레퍼시픽은 플라스틱 제품을 만들고, 구매하고, 사용하고, 버리는 방식에 새로운 변화를 만들어 가겠습니다. 덜 사용하고, 제대로 수거해, 버리지 않고 오래 사용하는 플라스틱이 되도록. 더 이상 플라스틱이 지구에 무의미하게 남겨져 있게 하지 않도록.

아모레퍼시픽 그리고 모두가 함께라면 세상은 더 놀라워질 수 있습니다.
이제, 플라스틱을 줄이고 아름다운 세상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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