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꾸 밥값 안내는 후배, 신경쓰여요. 제가 예민한가요?” (예민지수 투표) - AMORE STORIES
#현실 고민
2022.06.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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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꾸 밥값 안내는 후배, 신경쓰여요. 제가 예민한가요?” (예민지수 투표)



# 오늘의 '제.가.예' 사연


저희 회사는 점심을 다같이 먹는 문화라, 점심은 주로 부서원들이나
같은 파트 후배와 먹어요. 밖에서 먹게 될 경우엔 후배들에게 밥을 사는 편인데요,
외식을 자주 하는 건 아니라 큰 부담이 있는 건 아니었어요.
그런데 언젠가부터 계산할 때 제 뒤에 멀뚱히 서 있는 후배들을 보는 게 불편합니다.
선배가 계산하는 걸 당연하게 여기는 걸까요?
그렇다고 불편한 내색을 하기도 싫고, 갑자기 더치페이를 하자고 하는 것도
뭔가 체면이 안 서는 것 같아 말 꺼내기가 어렵습니다.
약속 있다며 빠지거나, 다이어트한다며 도시락을 먹어야 하나 고민하다가도
이렇게까지 해야 하나 싶어요.
매일 점심, 밥값 때문에 신경이 곤두서는 제 자신이 싫어질 지경입니다.
제가 예민한가요?

※투표에 참여하고 예민 지수를 확인해보세요.





# 저는 그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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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희 회사는 항상 상사가 밥값을 내요.
아이들 분유값에, 학원비에, 매달 나가는 대출이자에…
연봉은 후배들보다 높을지 몰라도 용돈은 훨씬 적은데
이런 문화 정말 부담스러워요.
- 박민지 (11년차)



팀장님이나 부장님 앞에서 제 카드를 내민다거나, 카O오 페이로
송금을 한다든지 하는 게 더 어려워요. 연봉에 팀원들 관리하는
비용도 포함되는 거니까 많이 받는 거 아닐까요?
저도 나중에 그 위치가 되면 후배들에게 많이 내야 하겠죠.
- 이진혁 (1년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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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도 후배한테 사주면 돼’라며 극구 제 돈을 안 받으시는 선배님이 계세요.
감사하지만 점점 부담도 되고, 늘 저렴한 메뉴만 고르게 돼요.
그냥 내 돈 내고 먹고 싶은 거 편하게 먹고 싶어요.
-­­ 최주연 (3년차)



밥을 사는 것도 사회생활을 위한 투자라고 생각해요.
후배와 가까워지고 싶어서 밥을 사는 건데, 극구 1/N을 하겠다고 하면
선을 긋는 것 같아 서운해요. 저보다 어린 연배에게 돈을 받는 게 어색하기도 하고요.
이래저래 후배들이 지갑여는 게 좋지만은 않습니다
- 이종원 (5년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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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럴 땐 이렇게!



[ 기업 커뮤니케이션 전문가 김희원님의 조언 ]


선배가 밥값을 내는 일이 선배에게도 후배에게도 당연해져 버린 조직이라면, 그게 불편하다 하더라도 누구 하나 선뜻 더치페이를 제안하기 어려울 거예요. 그럴 때 선배가 진지하게 얘기를 꺼내는 건 오히려 어색해 질 수 있어요. 그래서 센스있는 타이밍이 관건이죠.

또다시 ‘당연하게’ 계산대 맨 앞에 서게 된다면, 최대한 아무렇지 않게 “얼마씩 내면 되지?”하고 같이 밥을 먹은 멤버들에게 물어보세요. “우리 000원씩 내면 되는건가?”라며 미리 선언을 해도 좋고요. 이때, 늘 그래왔다는 듯 자연스럽고 온화한 표정을 유지하는 게 가장 중요해요.

표정관리가 어렵다면, 계산원에게 “OOO(본인이 먹은 메뉴)하나요”라고 크게 말하며 카드를 건네도 좋아요. 그러면 별말 하지 않아도 자연스레 한 사람씩 자기 메뉴를 복창하며 자기 몫을 계산하는 ‘더치’의 기적을 목격할 수 있을 거예요. 처음이 어렵지, 다음부턴 즐거운 식사시간이 눈치게임으로 마무리되는 일은 없을거예요.







# Editor's Tip



[ 유리지갑에도 에티켓이 있다 ]


직장 생활의 고단함을 풀고, 함께 일하는 동료들과도 허물없이 가까워질 수 있는 시간. 답답한 사무실을 벗어나 맛있는 음식과 대화를 나누는, ‘직장 생활의 꽃’ 점심시간이다. 하지만 그 자리가 부담되기 시작한다면, 누군가에게 점심시간은 ‘직장 생활의 독’일지도 모른다.

‘런치-플레이션’의 시대라 불리는, 밥 한 끼 1만원의 고물가 시대가 왔다. 투명한 유리지갑 신세의 직장인들이 ‘선배의 도리’를 하기 위한 한 끼 밥값에 일희일비하는 것도 엄살만은 아니다.

회사마다 식대 지원 방법, 구내식당 보유 여부, 업종, 지역, 사내 문화 등 다양한 이유로 점심값을 계산하는 법은 천차만별이다. 하지만 이유를 불문하고 누군가가 다른 사람의 밥값을 내는 건 결코 ‘당연한 일’이 아니다. 조금만 생각해 봐도 서로가 ‘지갑 상황 뻔한' 월급쟁이라는 걸 잊지 말자. 아직은 더치페이 문화가 정착되지 않은 조직에 있다면 건전한 점심 문화의 정착을 위해 ‘용자’가 되어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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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ip : 추앙받는 후배가 되기 위해


만약 ‘당연하게’ 멀뚱히 서있었던 후배가 인턴이나 신입이라면, ‘뭘 몰라서’ 혹은 ‘어찌해야 할지 모르겠어서’ 가만히 있었을 확률이 더 크다. 친구와의 점심과는 다르기에 더치페이 문화가 익숙하지 않은 사람도 있을 수 있다.

사회 초년생들은 아직 직장 생태계에 대한 이해가 부족하다. 사회생활 센스가 부족한 것은 당연지사. 상급자가 종종 사용하는 법인카드와 개인카드를 구분하지 못해 상급자에겐 식대가 나온다고 생각할 수도 있고, 그저 보답을 할 적절한 타이밍을 모르는 것 일 수도 있다.

잘 모르겠다고 해서 늘 계산대 옆에 다소곳이 두 손을 모으고 서있는다거나, 목청 높여 ‘잘 먹었습니다’라고 외치는 것만이 능사는 아니다. 정말로 공손하고 싶다면, 센스있는 말 한마디가 필요하다. “이번엔 제가 살게요. 저도 선배님께 대접하고 싶어요.” 극구 사양하는 선배에게도 “앞으로 더 얻어 먹으려면 저도 한 번은 대접해야 마음이 편하죠.”라며 넉살 좋게 얘기한다면 서로의 부담이 덜해질 것이다.

누군가 몰아서 사는 문화를 깨고 싶다면 “선배님, 이제 저도 제 밥값은 하면서 살려구요. 제 밥값은 제가 낼게요”라고 해보자. 만약 이런 말을 할 기회마저 놓쳤다면 커피를 사겠다고 나서는 것도 좋고, 작은 선물이나 기프티콘 등으로 감사의 마음을 전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윗사람이 돈을 내는 것이 당연한 줄 알고 계산을 하는 동안 휴대폰만 확인하고 있거나, 먼저 나가있는 경우도 의외로 많다. 꼭 인사를 듣기 위해 밥을 사주는 건 아니지만, 돈을 낸 사람이 ‘돈아깝다’는 생각이 들게 할 필요는 없다.
직장생활의 (어쩌면 유일한) 묘미, 점심시간을 아름다운 시간으로 지켜 낼 수 있는 건 누군가의 두둑한 지갑이 아닌, 서로의 사소한 배려와 센스라는 걸 명심하자.




스크롤하시고, 마지막 하단에 마련된 투표를 통해 나의 예민지수를 확인해보세요.!!




Credit

에디터. 책식주의
디자인 / 일러스트. 맘씀







내가 예민한 건지, 저 사람이 이상한 건지 애매한 문제들,
‘제.가.예’에 물어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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