함께 쓴 신화, 아모레 - AMORE STORIES
#서성환 100년
2024.04.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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함께 쓴 신화, 아모레

“몸소 현장에 뛰어들어 어려움을 나누고 눈으로 확인하며 문제를 풀어 가는 것,
그것이 장원의 몸에 밴 리더십이었다.”

 

 

장원과 태평양이 꾸준히 개척해 온 장업계 유통의 길, 그러나 전통적인 유통 경로에는 분명한 한계가 있었다. 장원은 ‘제1차 유통 혁명’이라 일컬어지는, 지정 판매소 제도와 태평양화장품판매주식회사의 시대가 막을 내림을 직감하며 새로운 시장으로 걸음을 옮겨야겠다고 판단한다. 그의 시선이 닿은 그다음 유통 경로는 ‘방문 판매 제도’였다. 세계적으로, 또 국내에서도 이미 시행되고 있던 방문 판매는, 판매원의 부정적인 이미지만 비껴간다면 브랜드의 이미지 신장과 성공 궤도에 확실한 도약이 되는 듯 보였다. 장원은 그간 이어져 온 방문 판매 제도를 예리하게 파고들며 세 개의 키워드를 길어 올린다. 제품, 조직 인력. 태평양만의 세계를 굳건히 건설하기 위해 마련한 구체적인 해결책은 실로 탄탄했다. 첫째는 방문 판매 전용 브랜드의 개발, 둘째는 시장 전체를 포괄할 수 있을 만큼 촘촘한 체인점망, 셋째는 잘 훈련된 우수한 판매원의 확보였다. 기민한 감각으로 태평양과 방문 판매를 한데 엮어 살피면서 건져 올린 해답이었다.

 

 

방문판매활동

 

 

“그 무렵 ‘아모레 아모레 아모레 미오….’ 하는 노래가 있었는데 상당히 유행했지요.
'내 사랑 내 사랑 내 사랑이여' 하고. 부르기도 좋고 뜻도 어울리고….”

 

 

‘이름대로 살아간다’는 말이 있듯, 이름이라는 것은 어떤 존재의 흐름에 가히 중요한 역할을 한다. 지금껏 늘상 장원의 머릿속에서 탄생한 태평양 제품 이름과는 달리 방문 판매 전용 브랜드 이름은 전 사원을 대상으로 공모가 진행되었다. 처음 있는 일이었다. 어떤 존재의 탄생, 그 생명의 숨이 될 이름을 태평양을 아끼는 사원들에게 맡긴 것이었다. 그렇게 선정된 이름은 연구실의 오원식과 대전 출장소의 백운채가 각각 제안한 공통 단어, ‘내 사랑’이란 의미의 ‘아모레(Amore)’다. 사람의 마음을 건강하게, 누군가의 기분을 아름답게 만들어 주는 사랑은 평생 미와 건강을 향해 내달리던 장원의 뜻과 맥을 함께하는 듯했다. 발음할 때의 느낌 또한 보드랍고 달콤했다. 무엇보다 그 당시 유행하던 영화 주제가로 모르는 사람이 없던 만큼 대중성 또한 휘어잡을 수 있는 이름이었다. 이름을 가진 브랜드는 점점 제 존재를 확장하며 준비된 태도로 장업계에 그 등장을 알렸다. 장원은 제2의 유통망의 세계가 열릴 것임을, 그 세계 너머에서 무언가 꿈틀거리기 시작했다는 것을 감지하며 역동하는 설렘을 마음에 켜켜이 포갰다.

아모레의 판매망 구축은 치밀하게 계산되었다. 전국을 행정 구역에 따라 세분화하여 촘촘하게 접근했고, 이는 장원이 방문 판매 유통망을 진중히 여기고 있다는 방증이기도 했다. 장원은 태평양의 무엇 하나에도 허투루, 느슨하게 대한 적이 없었다. 한 명의 판매원이 자기 담당 구역 안에 있는 모든 가구를 도면 위에 표시한 ‘블록도’를 만들어내는 것만 보더라도 그렇다. 적잖은 시간과 노력이 요하는 일도 마다하지 않고 차근차근 접근해 방문 판매의 세계를 추구해 나갔다. 그 치밀함이 어느 정도였느냐 하면, 블록도 작성을 지휘한 손이수 말에 따르면 “마침내 전국의 모든 가구와 그 정보를 한눈에 확인할 수 있게 되니 국가의 정보 기관에서 이것을 간첩 색출에 이용하자고” 할 만큼이었다. 이토록 섬세한 노력이 깃들었기에 아모레의 세계는 한층 견고하고 촘촘해질 수 있었다.

 

 

방문판매활동과 블록도

 

 

“저예요, 아모레 왔어요.”

 

 

장원의 냉철한 판단과 대담한 행보엔 언제나 따듯한 뿌리가 함께였다. 그것은 바로 사람이었고, 그들을 향한 신뢰였다. 아모레의 유통 판매망을 촘촘히 만들어 나가면서 장원은 판매원이 중요한 포인트가 되리라 생각했다. 고객과 직접 접촉하는 역할인 만큼 아모레의 이미지를 형성하는 데 대단히 큰 요소라 판단한 까닭이다. 1960년대 여성에게 중히 요구되던 태도는 ‘조신함’이었다. 살림을 잘하는 여성만이 대접받던 시절이었으므로 여성이 사회활동을 한다는 데 곱지 않은 시선이 뒤따르던 시기다. 그러나 동시에 전쟁이 남긴 피폐함이 세상을 감돌 때였기에 여성의 사회활동이 불가피한 시점이기도 했다. 장원은 전쟁으로 가장을 잃은 여성들에 집중했다. 삶에 대한 의지, 적극적이고 능동적인 태도로 점철된 ‘홀로 된 여성 가장’과의 만남은 아모레에게, 여성 가장들에게 분명한 기회이자 시너지가 될 터였다. 장원은 여성 가장과의 만남에 앞서 지역 여론을 뒤흔들 만한 교사의 부인, 부인회의 간부, 고학력 여성 등과 협력하여 방문 판매의 이미지를 부드럽게 매만지며 그 활로를 개척했다. 남의 집 문을 두드리는 방문 판매원에 대한 부정적인 인식이 아모레라는 보드라운 발음과 맞물려 긍정적으로 바뀌어 나가던 시기다. “저예요, 아모레 왔어요.” 하면 굳게 잠겨 있던 문도 활짝 열리던 마법 같은 시간. 장원은 갓 태어난 소중한 생명을 보듬듯 따듯한 손길로 아모레를 세심히, 아주 작은 지점까지 직접 매만져 나갔다.

태평양의 1960~1970년대는 아모레의 시대라 명명할 만큼 방문 판매로 굳건한 명맥을 만들어낸 때다. 아모레의 신장과 장업계의 성장을 두루 이룩한 방문 판매는 화장품 업계의 위치를 단번에 높은 곳으로 옮겨놓는 쾌거를 이룬다. 브랜드 이름을 짓던 순간부터 판매망을 구축하고, 이웃집 문을 두드려 고객의 방 안에 들어서기까지 그 모든 과정에 사람의 힘이 깃들었기에 장원은 방문 판매가 빛을 발할 것임을 믿었다. 알알이 모인 힘이 더 큰 동력이 될 수 있도록 이끌어 나간 장원의 리더십이 빛난 방문 판매의 여정. 태평양 구성원이 머리를 맞대 이룬 이 시간을 우리는 ‘함께 쓴 신화’라 기록한다.

 

 

 
 
 

함께 쓴 신화는 서로를 향한 믿음에서 시작한다.(코로나19 팬데믹 종식 후 처음 맞이하는 77주년 창립기념식, 임직원 응원 메시지)

 

 

 

Editor’s Epilogue
누구를 믿을 것인가, 어떻게 믿을 것인가

쉽지 않은 과업이 떨어졌을 때, ‘할 수 있을까?’ 고민한 경험을 떠올려보자. 포기하느냐, 진행하느냐의 길목에서 서성일 때 당신을 움직이게 한 것은 무엇인가? 장원은 프로젝트의 성패를 위해 가장 중요한 것 중 하나가 이를 만들어나갈 사람들간의 끈끈함이라 여겼다. 동료간의 신뢰, 상사를 위한 신망, 회사를 향한 신용을 만들기 위해 그는 사람들의 생활상을 살피는 데에 소홀히 하지 않았다. 함께하는 사람들의 태도와 분위기는 중요하다. 한숨을 푹푹 내쉬는 옆자리 직원보다 함께 해보자며 팔을 걷어붙이는 맞은편 동료에게서 기운을 얻듯, 장원은 모두가 한 마음으로 목표를 향해 나아갈 수 있도록 직접 움직이며 세심하게 돌보는 데에 집중했다. 어떤 일을 하든 내 안의 내실을 다지고 지식을 쌓아가는 것은 중요하다. 그만큼 중요한 것이 함께하는 이들과 믿음을 주고받는 일일 테다. 더불어 사는 세상에서 피어나는 시너지, 그것은 서로를 향한 믿음에서 발생한다는 것을 기억한다면, 함께 나아가는 사람들을 향한 마음 역시 한층 더 따듯해지고 푸근해질 것이다.

 

 

 

 

글·사진 이주연(산책방)

진행 어라운드

평전 개정판 수류산방

기획 총괄 아모레퍼시픽 커뮤니케이션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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