팝업이 쏟아지는 지금 이 시대의 진짜 팝업을 찾아서 #4(팝업 성공 지표 설정의 이모저모)
글
신희선 설화수 글로벌커머셜 2팀
Editor’s note
팝업 전성 시대. 진짜 워킹(Working)하는 팝업을 분석한다. 이제 단순히 팝업을 여는 것만으로 새로움을 주는 시기는 지났다. MZ세대, 젠파(젠지/알파)세대는 어떤 팝업에 열광하는가? 무엇을 기준으로 팝업의 성공을 정의해야 하는가? 인기 있는 팝업의 비결은? 아모레퍼시픽의 플래그십 스토어, 아모레성수를 담당했던 임직원이 지금 시대의 팝업 콘텐츠, 플래그십 스토어, 오프라인 매장 트렌드를 분석한다.
#INTRO
팝업 스토어는 특정 브랜드나 제품을 홍보하기 위해 한정된 기간 동안 일시적으로 운영되는 매장을 말합니다. POP-UP이라는 그 이름처럼 짧은 시간에 임팩트 있게 브랜드 경험과 재미를 선사하죠. 하지만 역설적으로 이런 한시성 때문에 팝업 성공의 지표를 한 가지로 정의하기가 쉽지 않은 것 같습니다. 또한, 대부분의 팝업 스토어의 목적은 직접적인 매출보다는 브랜드 인지도 향상이나 홍보에 초점이 맞춰져 있는데요. 이런 목적의 팝업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브랜드가 원하는 ‘타겟 고객’들에게 ‘기획한 방향’대로 콘텐츠가 잘 전달되었느냐 하는 점일 거예요. 이렇게 점점 더 팝업이 고도화되는 지금, 떠오르는 기술 키워드가 하나 있습니다. 바로 ‘AI카메라’인데요. 리스토어비즈니스팀에서 운영하는 아모레 성수, 아모레 부산, 연무장길 11에서도 이런 AI카메라 솔루션을 도입해 브랜드들이 원하는 방향대로 팝업이 잘 이뤄졌는지를 같이 분석해 주며, 좀 더 효율적인 팝업을 만들기 위해 노력하고 있죠.
1 단순 방문객 수를 넘어 우리가 의도한 ‘타겟’으로
AI카메라 솔루션은 개인정보법 때문에 정확히 어떤 개인을 특정할 수 있는 정보를 남겨 놓지는 않지만, 팝업에 방문한 사람들의 특성을 데이터로 실시간 저장하여 의미 있는 분석 정보를 제공합니다. 몇 년 전, 아모레 성수도 AI카메라 솔루션을 도입하고 나서 데이터를 편리하게 확인하며 고객에 대한 좀 더 디테일한 분석을 할 수 있었습니다.
물론 AI카메라를 도입하기 전에 고객 분석을 하지 않은 건 아니었어요. 체크인 시스템을 통해 전체 방문객 수, 요일과 시간대별 고객 수, 또 방문객의 성별과 연령대까지 꽤 심도 있는 분석을 하고 있었죠. 하지만 코로나 이후 외국인 고객들이 급증하면서, 전체 데이터에 대해 고민이 생기기 시작했습니다. 일시적으로 국내에 방문한 외국 관광객의 경우 국내에서 체크인이 가능한 휴대폰을 가진 분들이 많이 없었기 때문에, 데이터가 제대로 반영되지 않는 이슈가 있었죠. 그 즈음 알게 된 게 AI카메라 솔루션이었습니다. AI카메라 솔루션은 매장에 설치된 CCTV 카메라로 이뤄지기 때문에 굳이 고객이 체크인을 하지 않아도 되는 편리함이 있습니다. 게다가 직관적인 대시보드를 통해 실시간으로 고객 데이터를 볼 수 있죠.
출처: 메이아이(영상 기반 방문객 행동 분석 플랫폼)
https://may-i.io/
하지만 AI카메라로 측정된 데이터 중 무엇보다 팝업 스토어에 유용하게 사용할 수 있는 데이터는 체류 시간 데이터라고 생각해요. 결국 팝업이 공간이다 보니, 중요한 건 브랜드에서 목적한 타겟 고객이 그 팝업 공간에 얼마나 머무는가일 테니까 말이에요. 어떤 성별, 연령의 고객들이 팝업 스토어에서 얼마나 체류했는지 보여주는 데이터는 팝업 스토어의 성공 지표로 설정하기에도 유용하죠. 물론 체류 시간 데이터 역시 팝업 운영시간, 날씨 등 다양한 변동 요소를 잘 반영해 해석해야 하지만 말이에요.
출처: 메이아이(영상 기반 방문객 행동 분석 플랫폼)
https://may-i.io/
팝업의 위치에 따라 팝업 내부뿐만 아니라 외부 유동 인구도 측정할 수 있습니다. 아모레 부산과 연무장길11은 각각 해운대 상권과 성수동 연무장길이라는 메인 트래픽 로드에 위치하고 있죠. 이런 경우, AI카메라를 외부에 설치해 상권의 트래픽을 분석하면서, 몇 퍼센트의 고객들이 실제로 우리 팝업에 방문했는지 확인할 수 있습니다. ‘굳이 찾아가야 하는’ 위치에 있는 아모레 성수 매장과는 또 다른 경우죠.
(좌) 아모레부산 보안CCTV에는 ai카메라 솔루션을 탑재하여 외부 트레픽도 같이 측정하고 있다 [출처: 개인소장]
(우) 내부에도 테이블마다 구역을 나눠 체류데이터를 측정중이다 [출처: 개인소장]
2 팝업 콘텐츠 하나하나에 기획된 ‘행동’을 측정하다
AI카메라의 데이터는 단순히 팝업 공간 전체뿐 아니라, 팝업 콘텐츠 하나하나에 대해서도 디테일한 측정이 가능해 다양하게 활용할 수 있습니다. 콘텐츠별로 구역을 미리 세팅하여 그 구간에 대한 구역 방문 횟수, 30초 이상 체류 횟수, 평균 체류 시간, 최다 체류 고객군을 측정해 주죠. 구역 방문 중 30초 이상 체류 비율을 ‘체류전환율’이라고 하는데요. 어떠한 콘텐츠를 최소 30초 정도는 보면서 머물러야 소위 ‘먹혔다(의도한 대로 고객들이 공간 경험을 했다)’고 보고 있습니다. 특히 브랜드 스토리존이나, 주요 제품을 디피한 체험존 등 고객의 인지나 행동을 유발하는 공간의 지표로 활용될 수 있죠. 단순히 스쳐 지나간 고객이 해당 공간을 인지했다고 보기는 어려우니 최소 체류 시간을 세팅해 콘텐츠의 매력도를 확인할 수 있습니다. 20대 여성 고객을 타겟으로 특정 콘텐츠를 기획했다면, 실제 데이터상으로 해당 구역에서 20대 여성 고객의 체류전환율이 가장 높게 나온 그래프를 확인하며 짜릿함을 느낄 수 있는 거죠.
구역 세팅 예시 / 출처: 메이아이(영상 기반 방문객 행동 분석 플랫폼) https://may-i.io/
하지만 이 모든 데이터의 지표들이 절대적으로 결과 분석에만 활용되는 것은 아닙니다. 오히려 역으로 브랜드의 고객을 파악할 때도 유용해요. 예를 들어, 아모레 성수의 공간 향으로 출발해 제품으로 개발된 브랜드 ‘퍼즐우드’의 팝업은 특정한 연령 타겟을 두지 않았죠. 이런 경우 오히려 AI카메라를 통해 실제로 어떤 성별, 연령의 사람들에게 반응이 좋은지 역으로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다양한 콘텐츠들을 공간 곳곳에 설치하고 고객들이 무엇에 더 반응하는지를 보면서, 다음 팝업의 컨셉을 확정할 수도 있고요.
AI카메라 솔루션은 팝업의 다양한 목적에 맞게 각각의 데이터를 활용하며 트래킹할 때 더 의미 있게 활용할 수 있습니다. 또 이런 지표들은 기존에 같은 공간에서 진행됐던 다른 팝업의 지표들을 바탕으로 더 고도화될 수 있고요. 아모레 성수, 아모레 부산, 연무장길11에는 늘 다양한 팝업이 열리고 있는데요. 리스토어비즈니스팀에서는 다양한 팝업들의 데이터를 쌓으며 인사이트를 분석하려는 노력을 꾸준히 하고 있습니다. 신규 팝업들은 기존 데이터를 활용하여, 더 정밀한 팝업 KPI를 세우거나, 더 나은 전략을 펼칠 수 있죠.
3 데이터를 연결하여 ‘구매 전환’까지 측정할 수 있다면
AI카메라 솔루션의 데이터들을 통해 향후에는 최근 계속 증가하고 있는 판매형 팝업의 구매 전환율까지 측정할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지금의 AI 기술이 가진 구매 전환율 측정 방식은 판매 공간에 머무는 고객들을 구매로 간주하여 측정하는 조금 간접적인 방법이지만, 앞으로는 자사의 실제 판매 데이터와 융합하여 직접적으로 팝업이 구매에 어느 정도나 영향을 미쳤는지를 더 정밀하게 알 수 있을 것 같습니다. 단순히 외부 AI솔루션에 의지하기보다는 이미 자사가 가지고 있는 데이터들을 적절히 이용한다면 더 큰 시너지가 날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구매 관련 데이터는 이미 저희 회사가 오랜 기간 잘 구축하고 있던 분야이니까 말이죠. 물론 모든 팝업이 팝업 기간 당시의 판매 실적만으로 평가받을 순 없지만, 특정한 판매 목적을 가진 팬덤 팝업이나, 굿즈 팝업 등 구매 전환이 목적이 되는 팝업들은 더 효율적으로 성과를 측정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OUTRO
팝업을 할 때 어떤 지표로 성공을 정의할 수 있을까요? 여전히 어려운 문제라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공간 대여비가 천문학적으로 증가하고 있는 팝업 경쟁 시대에 피해갈 수 없는 질문이기도 하죠. 어쩌면 그럴수록 더 필요한 것은 좀 더 본질에 다가간 질문인지도 모르겠습니다. ‘어떤 목적’, ‘어떤 타겟’을 위해 이 팝업이 기획되었는지에 대해서 생각해 보는 것 말이죠. 그 답이 확실할 때 어쩌면 AI카메라 솔루션이 주는 데이터도 그 성공 지표를 측정하는 하나의 강력한 솔루션이 될지도 모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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