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ditor’s note
기후, 사회문제 등 세계 각국에서 일어나고 있는 부정적 현상의 영향으로 한동안 패션 하우스의 컬러들은 모노톤으로 획일화되었다. 하지만 다시 맞이한 봄의 재생력처럼 이번 시즌 컬렉션에서는 채도가 높은 컬러들이 주로 나타났다. 공통점은 색감이 다채로우나 포인트는 하나라는 것이다. 우후죽순으로 다양한 색상을 한 번에 담지 않고 각 부위의 특징만 살린 것이 특징이다. 컬러 마스카라가 다시 나타났고, 원색의 컬러들이 얼굴에 그대로 드러났다. 현재 로컬에서는 F/W 컬렉션의 영향으로 드뮤어 코어(Demure Core)처럼 조용하고 차분한 룩에 심플하고 Earthy한 색감이 주로 사용되고 있다. 인위적이지 않고 자연스러운 톤을 추구미로 삼는 트렌드가 이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Beauty Trend Is Everywhere’란 말 그대로 요즘 뷰티 트렌드는 플랫폼을 막론하고 여기저기서 유행하고 있다. 하지만 튜닝의 끝은 순정이란 말이 있듯이, 오리지널리티를 가장 강조하는 패션 컬렉션에서 항상 나타나는 뷰티 트렌드를 참고하면 제품의 미래 동향이나 메이크업 룩의 특징을 미리 캐치할 수 있을 것이다. 결국 컬렉션의 트렌드를 기조로 로컬라이징이 이뤄지기 때문이다.
이에 2025 Spring/Summer Runway Collection 브랜드 메이크업 룩 트렌드 분석 내용을 공유하고자 한다.
2025 S/S Women’s
Beauty Trend
1. Harmonizing Shades with Orange and Pink
Lacoste, Paris
Louis Vuitton, Paris
Shiatzy Chen, Paris
투명한 피부에 비치는 색상이 오묘하다. 지난 시즌에는 핑크빛이 완연하게 드러났다면 이번 시즌엔 핑크와 오렌지빛이 조금씩 보이며 은은한 분위기를 자아냈다. 컬렉션마다 드러나는 메인 컬러들은 시대적 분위기와 연관된다. 최근 고조되는 국가 갈등, 환경문제가 나날이 우리를 피로하게 만들고 있다. 이런 문제들을 이겨 내자는 듯 산뜻한 봄 컬러가 베이스로 등장했다. 은은하게 연출되는 핑크와 오렌지 빛은 회복력, 탄력성, 온화함 등을 연상시킨다. 고요하면서도 차분한 느낌의 이번 룩은 색조가 많이 덜어져 전반적으로 메이크업이 연하게 느껴진다. 하지만 하나의 톤으로 정의되지 않고 자연스럽게 두 가지 색상이 퍼져 있는 경우가 많다.
좋은 피부 표현을 만들기 위해 베이스 단계에 신경을 많이 쓸 경우, 자칫 메이크업이 두꺼워질 수 있다. 얇으면서도 결점 없는 피부 표현을 만들기 위해선 자신에게 잘 맞는 한두 개의 제품을 잘 골라 사용해 주는 것이 중요하다. 자연스럽게 윤기 나는 피부를 연출하고 싶다면 굴곡 없는 매끈한 피부 컨디션을 유지할 것. 헤라의 리쥬브네이트 앰플 크림은 얼리 안티에이징에 맞춰 탄력 속광 피부를 만들어 준다.
Sacai, Paris
2. Shimmer and Shine
Torishéju, Paris
Coperni, Paris
Vetements, Paris
유토피아 무드의 밝게 반짝이는 글리터 메이크업과 사이버펑크 무드의 디스토피아적 메이크업이 공존했다. 미래적 요소를 메이크업에 접목하며 사이버펑크 무드 메이크업이 지속되었다. 지난 25 Resort 시즌 아이 메이크업에서는 메탈릭 텍스처와 글리터들이 주된 요소였다. 어떤 색조를 조합하더라도 하얗거나 푸른 빛의 오묘한 글리터를 섞어 좀 더 차가운 느낌을 연출한 게 특징이었다.
또한, 이번 시즌엔 입술은 창백하게 두거나 선홍빛의 생기만 주었을 뿐, 아이 메이크업의 포인트 컬러를 침해하지 않았다. 지난 시즌부터 맥시멀 메이크업처럼 화려한 메이크업들이 메가트렌드로 보였지만 자세히 보면 하나의 포인트만 강조해 전체적인 완성도를 높였을 뿐 나머지는 많이 덜어 낸 것이 눈에 띈다. 텍스처나 컬러가 한곳에 집중되며 밀도 있게 메이크업을 해준 것이다.
건조한 피부에는 글리터가 잘 안 붙어 제품의 효과가 떨어질 수 있다. 이런 경우엔 고체 아이섀도나 글리터에 미스트나 픽서를 뿌려 믹싱하면 발색력과 유지력이 훨씬 높아진다. 또한, 촉촉한 질감의 아이섀도를 얼굴에 얹고 싶다면 브러쉬보다 손가락을 이용하는 것을 추천한다. 내용물의 탈락을 최소화해 텍스처가 그대로 이동하기 때문에 어느 각도에서든 선명한 발색력을 나타낼 수 있다. 에뛰드의 마이 베스트 톤 아이 팔레트의 ‘그레이세요 그럼’은 라이트 컬러부터 시크한 감성을 줄 수 있는 스모키 컬러까지 하나에 들어가 있어 스트릿에서도 다양한 아이 메이크업을 연출할 수 있다.
Malan Breton Fantôme, Paris
3. Vivid Fuchsia Lip
Miu Miu, Paris
Atlein, Paris
Reverie by Caroline Hú, Paris
누드 핑크, 레드 등 원색의 붉은끼가 들어간 립을 주로 사용한 지난 시즌과 다르게 찐 꽃분홍, 즉 푸시아 핑크와 그 언저리의 립 컬러들이 눈에 띈다. 흔히 사용하지 않던 팝 컬러로 새로운 시도를 한 데다 입술의 도포 영역도 특이하다. 자세히 보면 각자 갖고 있는 입술의 위, 아래를 더 오버해서 그리거나 입술의 밑 쪽은 생략하여 모양을 인위적으로 잡아 준 게 특징이다. 또한, 클린 뷰티의 립 메이크업 특징 중 하나인 광택도 사라졌다. 봄이나 여름처럼 화려한 계절감에 맞춰 파스텔 컬러의 푸시아 핑크, 마젠타, 라벤더 계열 색상에만 집중했다. 피부에서 입술까지 광택감이 없는 매트한 텍스처로 번들거림을 잡아 주었고 모던하면서도 시크한 느낌을 줄 수 있게끔 전체적인 텍스처를 통일시켜 주었다.
Elie Saab, Paris
4. Non-Black Mascara
Kiko Kostadinov, Paris
Dries Van Noten, Paris
Ganni, Paris
디스코 펑크를 뛰어넘는 역동적인 아이 메이크업이 나타났다. 눈을 깜빡거릴 때마다 색상이 움직이면서 다소 과감한 아이 메이크업을 보여주고 있다. 지난 25 Resort 컬렉션에서 메탈릭 텍스처를 아이섀도에 함께 섞어 표현해 줬다면, 이번 시즌엔 선명한 네온과 원색 컬러를 믹싱해 사용한 것이 특징이다. 이번 아이 메이크업은 간결하지만 임팩트가 있다. 메이크업 아티스트인 Sofia Schwarzkopf는 마스카라를 바른 뒤 족집게로 속눈썹을 뭉쳐 주어 거미줄 같은 효과를 낸 다음, 그 위에 마스카라를 얹어 과장되게 표현해 주었다. 또한, 오브제를 다양하게 사용했다. Kiko Kostadinov 컬렉션에서 비정형화된 속눈썹 위치, 그리고 속눈썹과 아이섀도 컬러를 일치시키고 있는 Dries Van Noten과 Ganni의 룩처럼 과장되고 다채로운 컬러가 아이 메이크업에 연출되었다.
속눈썹의 변천사는 매 시즌마다 트렌드를 반복하고 있다. 24 S/S ‘마스카라 칵테일’, 24 F/W ‘내추럴 아이래쉬’, 25 S/S ‘컬러풀 아이래쉬’ 등 속눈썹의 변화는 거의 풀, 내추럴, 풀 메이크업의 트렌드 순환고리를 돌고 있다.
최근 데일리 메이크업에서는 볼드한 립과 블러셔는 그대로 올려준 채 마스카라를 하지 않는 노 마스카라 메이크업으로 부드러운 분위기를 표현하는 추세이다. 그렇기에 내년에 다가올 속눈썹 트렌드는 더 다채로워질 전망이다.
Dries Van Noten, Paris
5. Orangish Blusher
Zimmermann, Paris
Ujoh, Paris
Rokh, Paris
그야말로 오렌지빛의 향연이다. 이전 시즌까지 핑키한 느낌이 주를 이뤘다면, 이번에는 색감 자체가 완전히 바뀌었다. 사랑스런 메이크업 이미지에서 청량하고 상큼한 이미지로 탈바꿈했다. 블러셔나 아이섀도의 컬러도 점진적으로 그라데이션하며 색상 베리에이션을 넓혀 주었다. 일반적으로 ‘블러셔 컬러는 하나로 통일해야 한다’라는 고정관념을 버리고 두 가지의 색상 조합으로 컬러 배합을 만들어 주었다.
선홍빛 입술 또한 피부 메이크업과 밸런스가 잘 맞아떨어진다. 앞서 소개한 핑크와 오렌지의 향연이 실제 발색으로 얼굴 전체에 퍼졌다. 사실 오렌지빛의 블러셔나 섀도우는 아시아 계통의 사람들이 사용하기 굉장히 어려운 컬러로 인식된다. 안 그래도 옐로우 빛이라고 느끼는 얼굴빛을 더 노랗게 만들어 준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아티스트로서 고객들을 만날 때 베이스 톤에 관한 질문을 가장 많이 받곤 한다. C(cool) 외의 베이스 톤은 옐로우 베이스라고 미리 짐작하기 때문에 N을 추천받을 때 노란끼가 걱정된다는 것이다. N은 뉴트럴 톤이라 가장 중립적인 컬러기 때문에 톤에 구애받지 않고 사용할 수 있지만, 그만큼 Yellowish한 톤 자체에 민감한 건 사실이다. 하지만 옐로우도 농도 조절을 잘해 주면 고급스러운 분위기를 낼 수 있다. 골드도 노란빛을 띠고 있지 않은가! 오히려 얼굴에 입체감을 살려주는 섀도우, 컨투어 제품들도 대부분 갈색끼가 많이 돌기 때문에 다른 컬러들과 함께 사용하면 오묘하면서도 고급진 느낌을 만들어 줄 수 있다. Earthy한 컬러의 대표로 오렌지 컬러가 대두된 만큼 눈이나 볼에 느낌을 내보는 것을 추천한다.
Leonard Paris, Paris
6. Whitish Eye Makeup
Casablanca, Paris
Christopher Esber, Paris
Mugler, Paris
블랙으로 눈꼬리 메이크업을 완성한다는 틀이 깨졌다. 오히려 블랙과는 정반대인 화이트 색상으로 눈의 영역을 확장해 줬다. 안구가 검은색과 흰색으로 이뤄져 있는 만큼 화이트 색상을 사용하면 멀리서 봤을 때 눈이 트여 보인다. 사실 아이 메이크업을 할 때 화이트 컬러를 사용해 주는 것은 쉽지 않은 선택이다. 그러나 깨끗한 피부에 흰색의 포인트를 주어 신비로운 메이크업 무드를 만들어 낼 수 있다. 울트라 글리터를 사용하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사람들은 빛이 굴절되었을 때 반짝이는 그 색상이 Whity하게 비치기 때문에 눈이 예쁘게 반짝인다고 인식한다. 이와 마찬가지로 화이트 섀도우, 라이너, 혹은 섀도우를 사용해서 S/S 시즌 아이 메이크업을 연출했다. 이때 눈 주변, 아이 메이크업 자체에 포인트를 주고 있기 때문에 눈썹은 얇고 연하게 다듬어 주어 베어 브로(Bare Brow) 스타일로 표현하였다. 간결하고 깔끔하게 결을 정리하거나 탈색하여 하얀 아이 메이크업과 대비시킨 것 또한 특징이다.
Mugler. Paris
7. Lip Maximalist
Peter Do, Paris
Enfants Riches Déprimés, Paris
Vetements, Paris
비비드하고 강렬한 컬러의 립 맥시멀리스트 메이크업이 눈에 띈다. 특히 립스틱의 주요 색상이었던 코랄, 핑크보다 와인 플럼 계열과 같은 관능적인 색상을 사용했다. 샴페인을 연상시키는 퍼플 계열 립 컬러는 연말인 F/W 컬렉션에서 주로 나타났지만 블랙 의상과 완벽하게 매칭되는 자줏빛 컬러가 S/S의 주요 컬러로 나타났다.
앞서 소개했던 비비드 푸시아 컬러에 블랙을 더하면 농도가 진해지면서 고급스러운 이미지를 만들 수 있다. 의상과 헤어 또한 와인 계열과 잘 맞는 블랙으로 매칭했는데 패션하우스에서 빠지지 않는 블랙 컬러는 모든 디자이너가 사랑하는 컬러로 평가받는다. 절제된 이미지를 나타내기도 하며 우리가 살면서 맞닥뜨리고 있는 환경적 불안정함을 대변하듯 자기방어적 성격을 갖고 있는 컬러이기도 하다. 텍스처는 매트와 글로시 모두 사용되었으며, 립 라이너로 입술 영역을 또렷하게 만든 것이 특징이다.
베리 와인, 플럼 모브, 로즈 페탈 컬러처럼 채도가 높은 고발색 립 제품들을 사용했다. 호감 있는 이성을 볼 때 우리 입술은 무의식 중에 붉어진다고 한다. 아름다움을 드러내고 싶을 때 강렬한 색상의 립을 사용하는 이유도 여기에 있을 것이다. 입술 색상을 진하게 올리기 전에 프리메라 레티놀 볼륨 립 세럼 #샤이 레드 컬러를 사용해 주면 레티놀을 함유한 포뮬러로 근본적인 탄력 케어를 할 수 있다.
Barbara Bui, Paris
글
이진수, 차민경 아모레퍼시픽 메이크업프로팀
본 자료에 활용된 메이크업 트렌드 키워드는 메이크업 프로팀(Hera Div.)에서
다수의 디자이너 컬렉션의 메이크업을 직접 수집하여 분석하였습니다.
참고자료 spotlight.launchmetrics.com
좋아해
31추천해
25칭찬해
22응원해
19후속기사 강추
1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