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ditor’s note
25년 F/W 스트리트 메이크업 트렌드는 '개성과 리얼리즘의 공존'으로 요약할 수 있다. 런웨이에서 볼 수 있는 독특한 요소는 유지하되, 과장된 표현보다는 각자의 얼굴에서 가장 매력적인 부분을 강조하는 방식으로 진화했다.
트렌디한 색감과 다양한 질감을 활용해 모던함을 재해석한 것이 이번 시즌의 핵심 포인트다. 특히 아이와 립 메이크업에서는 ‘선’의 활용이 중요한 요소로 나타났다. 아이섀도는 면을 겹겹이 쌓기보다는, 눈두덩에 명확한 포인트 컬러를 선처럼 표현해 리듬감 있는 메이크업을 완성했다. 립 메이크업에서도 립 라이너의 색감이 한층 더 빌드업 되어, 입술에 입체감과 선명함을 더하는 방식이 눈에 띈다.
이번 시즌의 메이크업은 F/W 런웨이에서 보여준 룩을 그대로 차용하는 대신 개인의 얼굴 구조와 분위기를 반영한 커스터마이징 메이크업으로 진화했다. 이는 메이크업이 단순한 모방을 넘어 자신만의 스타일을 만들어가는 방향으로 나아가고 있다는 것을 보여준다.
가끔은 ‘이렇게 꾸미는 게 맞나?’ 하는 순간이 있다. 나름 신경 써서 그루밍을 했지만 ‘진짜 잘 꾸민 게 맞을까?’라는 의문이 들 때가 있지 않은가. 하지만 요즘의 패션과 메이크업에서 무엇보다 중요한 건 ‘당당함’이다.
나이가 들어가며 이성적으로는 새로운 스타일과 생소한 메이크업을 수용해야 한다고 생각하지만 정작 마음속에서는 ‘튀어 보인다’, ‘산만하다’는 이유로 선입견을 갖고 있는 건 아닌지 자문하게 된다. 이제 메이크업은 더 이상 정답이 있는 것이 아니라, 자신을 얼마나 솔직하게 드러내느냐가 중요해졌다. 얼굴을 덮는 화장이 아니라, ‘얼굴을 해석하는 화장’이 트렌드로 자리 잡고 있다. 패션과 메이크업을 하나의 룩으로 통합적으로 접근할 때 그 사람만의 무드와 결이 더욱 분명하게 드러나고, 완성도도 높아질 수 있다. 공들인 만큼, 노력한 만큼, 그 결실은 확실하게 드러나기 마련이다.
이번 칼럼에서는 25년 F/W 스트릿 씬에서 주목할 만한 메이크업 트렌드를 간략하게 소개한다.
스트릿 패션으로 보는
2025 Fall / Winter Street 뷰티 트렌드
1. Illusrated Identity
Street Fashion, Paris
Street Fashion, Paris
Street Fashion, Paris
이번 리얼웨이 메이크업 트렌드 중 하나는 한마디로 '얼굴 위의 예술'로 표현할 수 있다. 주요 도시의 거리에서는 눈가, 뺨 위에 섬세하게 그려진 꽃, 나뭇가지, 기하학적 패턴 등 회화적인 요소들이 자주 등장하여 시선을 끌었다. 단순히 색조를 넘어 얼굴 자체를 하나의 캔버스로 삼는 이러한 시도는 자신의 정체성과 감정을 드러내는 하나의 언어적 사용으로 해석된다.
전통적인 메이크업의 규칙을 과감히 깨뜨리고 있기도 하다. 대칭과 조화를 중시하던 기존의 메이크업 방법과 달리 의도적인 비대칭, 질감의 레이어링, 자유로운 곡선이 그대로 남아 있어 미술 작품 같은 회화적 터치가 고스란히 드러난다. 이는 메이크업을 단순히 예쁘게 보이기 위한 수단이 아니라 자기표현의 도구로 확장시키는 의미로 볼 수 있다. 과거의 스트릿 패션에서도 이렇게까지 회화적인 느낌이 드러나진 않았는데 이번엔 다소 도전적인 메이크업이 나타난 것도 흥미로운 포인트다.
메이크업 제품 또한 변화하고 있다. 리퀴드 아이라이너, 워터프루프 페인트 젤, 피부 위에 부드럽게 번지는 컬러 펜슬 등이 아트 메이크업에 적합한 형태로 출시되며 이러한 흐름을 뒷받침하고 있다. 각 메이크업 방법이 자신의 스토리를 전하는 방식으로 사용된 것 같다. 어떤 이는 이마에 피어나는 장미를 통해 자신의 여성성을 이야기하고, 어떤 이는 검은 선을 눈가에 긋는 것으로 내면의 불안을 표현한다. 메이크업이 하나의 퍼포먼스가 되고, 얼굴은 그 퍼포먼스의 무대가 된다.
아트 메이크업에서 얇은 라인을 표현하고 싶을 때 아이라이너를 활용할 수 있다. 헤라 아이디자이너 펜슬은 워터프루프와 오일프루프 기능을 갖춘 멀티 제품으로, 땀, 눈물, 피지 등에도 오래 유지될 수 있어 사계절용으로 적합하다.
2. Double Lip Line
Street Fashion, Paris
Street Fashion, Paris
Street Fashion, Paris
립 메이크업에서는 글로시한 질감, 매트한 질감에 관계없이 립라인이 주요 표현 기법으로 지속되고 있다. 유사한 색조 안에서 단순히 명도 차이를 주는 방식이 아니라, 톤 계열 자체를 바꿔 형광빛 컬러를 활용해 이질감을 극대화한 점도 인상적이다.
메이크업의 농도와 기법은 다르지만 아이 메이크업과 립 메이크업을 동시에 강조하며 전체적인 메이크업의 밸런스를 맞춰주었다. 예를 들어, 가장 왼쪽 사진에서는 윙 아이라이너와 점진적으로 짙어지는 아이 메이크업에 맞춰 립 또한 단계적인 그라데이션을 적용해 조화를 이뤘다. 특히 이 립 메이크업은 전통적인 K-뷰티 스타일과는 대비된다. K-뷰티에서는 입술의 윤곽을 강조하지 않고 안쪽에만 진한 색을 채워 넣는 방식이 흔한 반면, 글로벌 리얼웨이에서는 립 외곽을 또렷하게 살리는 연출이 부각되었다. 립 테두리를 에뛰드의 디어달링 마커틴트로 선명하게 정리해주면 더욱 자연스럽고 또렷한 립라인을 완성할 수 있다.
전반적인 립 컬러 트렌드는 성숙하고 차분한 색감이 중심이 되고 있다. 강렬한 클래식 레드보다는 채도를 낮춘 브릭 레드, 버건디, 말린 장미, 와인빛 플럼 등이 트렌디한 컬러로 부상했다. 위 사진들 모두 파리에서 촬영된 것으로, 이 같은 컬러감이 고전미와 현대미가 공존하는 파리의 이미지와 닮아 있다는 인상을 준다.
특히 립만 강조하고 나머지 메이크업은 미니멀하게 표현하는 립 포인트 룩은 도심 속 스트리트 패션과 자연스럽게 어우러지며, 도시적인 세련됨과 동시에 개성을 드러낸다.
3. The Colorless Eye
Street Fashion, Milan
Street Fashion, Milan
Street Fashion, Paris
이번 시즌 스트릿 아이 메이크업은 아이라인처럼 보이는 섀도가 메인이다. 특히 블랙과 실버 포인트가 돋보인다. 날렵하지만 과하지 않은 모양으로 리퀴드 섀도, 쉬머 글리터를 사용해 눈매를 강조했다. 특히 눈 중간부터 꼬리까지 아웃라인을 연결해 슬쩍 눈매를 확장해 주는 스타일이 스트리트에서 자주 보였다.
컬러는 화려한 섀도보다 무채색 계열이 활용되었다. 그레이나 화이트처럼 흰색이 많이 섞인 듯한 섀도 컬러로 눈두덩에 음영을 주고, 그 위에 얇은 라인을 얹어주었다. 일반적으로 눈을 크게 보이게 하려면 블랙 아이라이너를 사용해 눈매를 교정하지만, 이번에는 오히려 눈의 모양을 정확히 명시해 줌으로써 하이라이너를 사용한 듯한 신기한 표현 방법을 사용했다. 언더라인은 생략하거나 섀도로만 음영을 주고, 유색으로 그라데이션하는 대신 아이홀에 섀도 컬러의 분포가 많아지게 해주었다. 눈썹은 살짝 굴려진 아치형이나 일자형으로 색감을 넣어주고, 립 컬러 또한 약간 레드 버건디 컬러로 풀립을 그려준다.
단독 혹은 믹싱해서 사용할 때 아이섀도 하나만으로도 효과를 높이고 싶다면, 에뛰드 왓츠 인 마이 아이즈의 ‘명예 쿨톤 지기’ 컬러를 추천한다. 아이시한 느낌을 부여해 눈에 양감을 더욱더 강조해 줄 수 있다.
4. Clean Face, Quiet Tone
Street Fashion, Paris
Street Fashion, Paris
Street Fashion, Paris
눈썹을 없애 버렸다! 코치 브랜드의 크리에이티브 디렉터 스튜어트 베버는 ‘정직하고 실용적이며 직관적 방식으로 디자인하는 것이 나의 목표다’라고 전했다. 이처럼 25 F/W 시즌 스트릿 메이크업도 간결하다. 눈썹을 제거함으로써 다른 부위가 더 명확하게 보이는데, 얼굴에 사용된 색감이 별로 없기 때문에 더 절제된 분위기를 풍긴다.
이번 시즌의 베이스 메이크업은 창백하고 색조가 빠진 피부 표현이 특징이다. 피부의 굴곡은 드러내면서도 보송한 피부 결 자체가 가지는 질감을 살려주었다.
메이크업 아티스트로서 이번 시즌 가장 눈에 띈 건 ‘브러시와 손끝’의 중요성이었다. 스펀지보다는 브러시로 얇게 베이스를 깔고, 손가락 체온을 이용해 블렌딩해주거나 비교적 기공이 넓은 스펀지를 사용해 러프하게 바르고 두드려준다. 그렇게 만들어낸 얇고 정교한 피부 표현은 자연스러운 본연의 피부처럼 보이게 만들어준다. 특히 스트리트 스타일에서는 이 ‘덜어낸’ 피부 표현이 오히려 가장 세련되게 느껴지기도 한다.
이때, 매트한 피부 표현이라 해서 베이스부터 보송할 필요는 없다. 오히려 수분감이 풍부한 워터뱅크 UV 베리어 선크림과 같은 수분 선베이스로 피부 결을 정리해 주는 것이 도움이 될 수 있다. 파운데이션을 바를 때 베이스가 많이 밀려서 고민이었다면 수분막이 얼굴에 뭉쳐 있지 않도록 얼굴 바깥쪽까지 쓸어주고 두드려 흡수시키는 과정이 중요하다. 계절상의 이유로 베이스 메이크업이 어렵다면 물 먹인 스펀지까지 써보자. 제품을 바꾸는 것보다 오히려 더 효과적일 때가 있다.
글
이진수, 차민경 아모레퍼시픽 메이크업프로팀
본 자료에 활용된 메이크업 트렌드 키워드는 메이크업 프로팀(Hera Div.)에서
다수의 디자이너 컬렉션의 메이크업을 직접 수집하여 분석하였습니다.
참고자료 spotlight.launchmetric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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