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ditor’s note
지난 인사이트 칼럼에서는 메이크업아티스트의 태국 출장길을 같이 둘러보았는데요. 본사의 브랜드 아티스트로 근무하다 보니 업무의 영역이 다양하다는 것을 체감하게 됩니다. 헤라가 태국에 오픈한 지 6개월이 된 지금, 헤라의 태국 진출을 함께하며 느꼈던 내용을 담당 아티스트의 관점에서 공유하고자 합니다.
여러 번의 출장을 통해 태국이 아시아 뷰티 시장의 허브 역할을 할 수 있다는 가능성을 확인했습니다. 아모레퍼시픽 다수 브랜드가 이미 진출한 현재, 동서양 그리고 새로운 로컬 브랜드들이 밀집되어 있는 태국에서 서울뷰티가 나아갈 방향에 관해 다시 한 번 점검한 계기가 되었습니다.
1 태국을 위한 교육 가이드 만들기
태국 현지 BX들에게 ‘서울뷰티’ 룩 교육, 퇴근 후에도 제품 리뷰 소통
시쳇말로 ‘오픈빨’이라는 단어가 있죠. 헤라가 진출했을 때 기대를 잔뜩 걸었습니다. ‘우리가 생각하고 노력한 대로 결과가 잘 나왔으면 좋겠다’ 생각했습니다. 헤라는 ‘럭셔리 메이크업 브랜드’로 포지셔닝을 했기 때문에 서비스 가이드나 메이크업 매뉴얼이 중요했습니다. 인디 브랜드들은 상대적으로 가격이 낮아 ‘한번 사볼까?’ 하는 마음이 들기 쉽지만, 럭셔리 제품들은 조금 더 신중해지게 됩니다. 태국 백화점들의 서비스를 체험하기 위해 직접 시장 조사를 진행했습니다. 여러 브랜드 중 아티스트로서 가장 부러웠던 브랜드는 ‘샤넬’이었습니다. 한국, 태국, 일본 등 어느 나라에서도 서비스 매뉴얼이 거의 동일하더라고요.
럭셔리 브랜드를 판단할 수 있는 중요한 기준은 무엇일까요? 친절함일까요? 저는 ‘국내에서도 동일한 서비스가 이뤄지고 있는가, 더 나아가 국가별로도 같은 매뉴얼과 서비스를 진행하고 있는가’ 하는 점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럼 어떻게 그 ‘동일한’ 서비스를 진행할 수 있을까요? 교육이 그 기반이 됩니다. 각 국가의 특성을 이해하고 로컬라이징해서 본사가 기획한 대로 통일된 서비스를 실행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특히 헤라의 ‘서울뷰티’를 처음 알리는 시점에 ‘헤라의 페르소나’를 모든 로컬 BX들이 동일한 이미지로 개념화해야 한다고 판단했습니다. 좋은 제품을 출시하고 멋진 마케팅을 해내는 것에 그치지 않고 고객을 직접 만나는 BX분들의 역량이 그 브랜드의 이미지를 결정한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기 때문입니다.
메이크업아티스트로서 글로벌 현지의 서비스 매뉴얼을 지속적으로 개편할 계획이 있습니다. 근본이 중요하다 생각하므로 신뢰할 수 있는 논문들을 종종 살펴보는 편인데요. 한 논문에서는 태국에서 한국어 교육을 효과적으로 하기 위해서는 ‘한국의 문화’를 접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합니다. 이에, 한국 고객들에게 익숙한 ‘퍼스널 컬러’ 이론을 태국 서비스 가이드에 도입해 보기로 했습니다. 메이크업프로팀에서 정립한 국내 신제품 클래스, 일본 메이크업 클래스의 가이드를 태국에도 적용하는 것입니다. 퍼스널 컬러 트렌드는 개인화 키워드와 맞물려, 자신에게 맞는 확실하고 구체적인 제품을 원하는 욕구에서 비롯되었기 때문에 화장품 구매에도 더욱 정교한 기준이 필요해지고 있습니다. 현재 이브앤보이 메가방나점 4위, 아속점 10위를 기록하고 있는 헤라의 성과에 박차를 가할 수 있도록 고민하고 실행할 예정입니다.
2 태국에서 헤라를 찾는 의외의 고객들
이브앤보이에 진출하고 있는 헤라
센트럴칫롬, 시암파라곤 등 태국의 대표 쇼핑 중심지에는 의외로 서양인 고객, 그리고 중동 국가 출신 고객의 비중이 높았습니다. 한 국가 안에서 다인종의 고객들이 서울뷰티를 경험하고 관심을 가지는 것은 좋은 기회라고 생각했습니다. 골드를 좋아하는 중동 고객들을 위해 헤라 시그니아 제품을 서비스 스탠다드에 포함해 스킨케어 단계를 시작했습니다. 또한, 가족 단위로 휴가를 오는 경우가 많아, 제품이 마음에 들었다면 가족들에게도 바로 추천하며 재구매, 재방문이 이뤄진다는 이점을 활용할 수 있었습니다. 방콕에서 약 2시간 정도 떨어진 파타야 또한 웨스턴 관광객이 자주 찾는 휴양지인 만큼 다양한 잠재 고객들을 만날 수 있습니다. 파타야의 이브앤보이 진출을 앞두고 있어, 새로운 기회의 장이 될 것으로 기대됩니다.
3 이렇게 팔아도 되나 싶은 태국 화장품들
어디서나 볼 수 있는 소용량 제품들, 워낙 다양해서 보는 재미가 있다
태국 뷰티샵에서는 의외의 상품이 눈에 띕니다. 무엇일까요? 바로 ‘소용량 제품’입니다. 헤라 GTM팀 오수진님 말에 따르면(태국 교민들과 소통할 수 있는 계정도 만든 담당!) 태국 고객들은 본품을 사기에 부담이 될 경우 소용량 제품을 구매하며, 그 브랜드를 사용하고 있다는 동일한 감정을 느낀다고 합니다. 신선한 사고의 전환인 것 같아요. 워낙 다양한 제품이 있다 보니 소용량으로 경험해 보고 본제품을 사는 소비 행태에 따른 것이 아닐까 하는 생각도 듭니다.
4 태국에서 만난 티르티르 쿠션
▲ 티르티르 쿠션 중 가장 밝은 컬러와 가장 어두운 컬러 비교
이브앤보이 시암 스퀘어 원에서 열린 티르티르 팝업 행사에 방문했습니다. 팝업이라고 하기엔 공간과 디스플레이가 단순했지만, 40개의 컬러 쉐이드를 모두 펼쳐 전시하고 있었습니다. 태국의 뷰티 브랜드들은 보통 동일 컬러를 중복 진열하여 SKU를 많아 보이게 하는 특징이 있는데요. 순수하게 모든 컬러가 진열되어 있다는 점이 눈에 띄었습니다. 어두운 피부를 가진 외국인에게 맞추어 명도가 아주 낮은 쉐이드를 출시하는 것은 쉽지 않은 일입니다. 글로벌 진출의 관건은 넓은 색상 스펙트럼이라고 생각하던 찰나, 티르티르의 진출을 보며 ‘헤라 커스텀매치’가 더욱 넓게 발신되도록 노력해야겠다고 생각했습니다.
5 로컬 아모레퍼시픽 브랜드 발견!
태국에서 만난 이니스프리, 에뛰드, 라네즈
태국에서 자사 제품들을 보니 너무 반가웠습니다. 뉴욕에 거주했을 때, 처음 타임스퀘어에서 삼성, 엘지 전광판을 보고 가슴이 벅차올랐던 감정을 다시 한 번 느끼며 ‘내가 회사를 정말 사랑하는구나’ 하고 생각했습니다. 비록 타임스퀘어만큼 장소가 웅장하진 않지만 해외 유명 MBS 채널에 입점했다는 사실만으로도 담당분들의 수고를 알 것 같아 구성원으로서 뿌듯했습니다.
현지에서 헤라 브랜드의 교육과 함께 매장 관리도 진행하면서, 타 브랜드들의 테스터 관리 상태와 재고 현황을 한 번씩 들여다보곤 했습니다. 이브앤보이를 방문할 때마다 이니스프리, 에뛰드, 에스트라, 설화수, 라네즈, 코스알엑스의 샘플을 확인해 봤는데, 놀랍게도 테스터 관리가 무척 잘 되어 있어서 기뻤습니다. 테스터 상태가 깨끗하면 제품을 써보고 싶어지니까요!
6 이런 것도 뿌듯해져!
▲ 헤라 팝업 포토존
▲ HER HYNESS 팝업 포토존
헤라 팝업 행사 때, 대형 쿠션 모양으로 만든 포토존 조형물이 있었습니다. 그런데 타사 조사를 하며 방문한 뷰트리움에서 HER HYNESS라는 태국 로컬 브랜드에 같은 형태의 포토존을 발견하고 내심 기분이 좋았습니다. ‘우리의 마케팅이 멋져 보였나?’ 하고 생각하며 헤라가 태국에서 알려지고 있다는 것을 체감했습니다. 저는 메이크업 루틴을 기획하면서 서울뷰티의 메이크업 결과뿐 아니라 한국인의 정서, 마케팅 방법, 문화 등을 함께 느끼길 바라고 있습니다. 단순히 뷰티 제품을 소비하는 것에서 그치지 않고 아모레퍼시픽의 다양한 제품들을 통해 한국에도 방문해 보고 싶은 마음이 들었으면 합니다. 국제적으로 K뷰티가 뜨면서 C(차이나)뷰티도 수면 위로 오르고 있다고 합니다. 하지만 우리는 J, C뷰티와 차이가 있습니다. 일본 잡지나 중국의 메이크업도 아름답지만, 은은한 멋과 자연스러움을 가진 서울뷰티와는 근본이 다르다고 생각합니다. 하얀 한지 위에 먹물로 그린 전통 산수화처럼 강단이 느껴지며 한국인들의 세련된 정서가 표현된 룩이라고 생각합니다. 분기마다 내가 속한 헤라 Div.의 성과 공유회에 참석하며, 담당으로서 더 책임감을 갖고 일해야겠다고 느끼고 있습니다.
7 태국 특별 기획 콘텐츠
앞으로 태국에서 헤라는 바쁜 걸음으로 한국의 미를 알릴 예정입니다. HQ 태국 담당자들과 팀장님들, 현지 BX, 법인 담당자들 모두 좋은 시너지를 내며 더 성장하는 브랜드를 만들어 나가겠습니다!
(좌측 상단부터) 메이크업프로팀 한다혜님, 강정창님, 차민경님
(좌측 하단부터) 헤라 BM팀 최한빛님, 헤라 GTM팀 오수진님, 그리고 우측 상하단 태국 현지 BX 직원분들
글
차민경 아모레퍼시픽 메이크업프로팀
본 자료는 메이크업 프로팀(Hera Div.)에서 메이크업 트렌드 키워드를 직접 수집하여 분석했습니다.
참고자료
태국 내 대학교의 한국어 전공 교육과정 개발 연구, 상명대학교 박사논문, 안화현(20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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