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국과 한국의 메이크업
스타일은 무엇이 다를까요?

가장 큰 차이점은 태국 메이크업의 전유물이라고 할 수 있는 짙은 눈썹, 화려한 아이 메이크업, 그리고 웜톤의 오렌지 블러셔입니다. Seoul Beauty에서도 간혹 비슷한 모습이 나타나지만, 태국은 이 룩을 ‘natural’에 가깝게 보고 있다는 게 신선했습니다. 상대적으로 더 강한 메이크업이 태국에서 지속해서 나타나지만, 최근 젊은 태국인들 사이에선 좀 더 연하면서도 할 건 다 하는 ‘꾸안꾸’ 메이크업 스타일이 점차 나타나고 있거든요. 기존과 같이 ‘메이크업했다!’의 느낌이 아닌 피부 속 광채가 은은하게 나고, 유리알 광택이 올라오는 립 메이크업을 선호하고 있죠. 이런 룩은 K뷰티가 가장 잘하고 있는 영역이라 생각합니다. 저는 ‘한국적인 것이 가장 세계적인 것이다’라는 말을 이 포인트에서 가장 실감하고 있으며, 이 부분이 헤라 Div. 이지연 상무님의 계획과도 부합한다고 느꼈습니다. 특히 메이크업아티스트 칼럼에서도 여러 차례 언급한 ‘콰이어트 럭셔리(QUIET LUXURY)’ 트렌드와도 맞물리며 태국에서 K뷰티 무드가 주목받고 있다고 평가합니다.

태국의 유명 배우이자 모델인 다비카 후네(@davikah)의 메이크업에서도 짙은 눈썹과 세미 스모키 아이 메이크업을 볼 수 있습니다. 구독자 1,700만이 넘는 태국 유튜버 낫티차 남웡(@kaykai_ntch)과 태국 배우 바이퍼른(@baifernbah)의 메이크업에서도 눈꼬리를 캣츠아이로 길게 빼서 그리는 방식과 일직선의 눈썹 모양이 눈에 띄는데요. 이러한 태국 메이크업 스타일이 새로운 트렌드와 공존하고 있습니다.

태국의 MZ인 남탄(@namtan.tipnaree), 태국 슈퍼모델 출신 징징유(@jingjingyu36), 배우이자 가수인 제인(@janeeyeh)은 모두 20대입니다. 이들의 경우에는 위의 메이크업과 다르게 투명하고 연한 메이크업이 특징입니다. 덥고 습한 기후 때문에 글로우 파운데이션은 사용하지 않을 것 같지만 의외로 피부에 윤기가 감도는 메이크업을 선호하고 있는데요. 피부 건강을 생각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태국은 날씨가 무더워 걸어 다니는 일이 드물고 대부분 차량을 이용하며, 그로 인해 매연이 많은 도시이기도 합니다. 그런 이유로 수정 화장을 거의 하지 않는데요. 매연에서 나온 미세먼지가 눈에 보이진 않지만 피부에 붙어있고 그 위에 수정 화장을 하게 되면 피부가 더 안 좋아질 것이라는 생각 때문이었습니다. 저 또한 단기간이지만 그들의 생활 환경을 경험해보니 이해가 갔습니다. 수정 화장을 해도 밀리는 탓에 첫 메이크업 상태가 매우 중요하다는 것을요. 그런 이유로 태국 고객들이 제품을 선택할 땐 입증된 수치를 중요하게 생각한다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1 글로시의 개념이
다르다?

현지인들이 느끼는 ‘글로우’의 개념이 한국과 많이 다르다는 걸 태국 출장을 통해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한국에서는 촉촉한 메이크업이 ‘수분광’, ‘dewy’, ‘moisturizing’ 등 실제로 피부에 수분기가 남아 있는 것을 의미한다면, 태국에서는 하이라이터 펄을 사용해 글로우 룩을 표현해주었습니다. 정말로 수분을 얼굴에 남기는 글로우 룩을 연출했을 땐 시간이 지남에 따라 유분이 올라온 것처럼 보였습니다. 밖에 5분만 서 있어도 땀이 비 오듯 쏟아지니 그럴 수밖에 없었죠. 이렇게 태국에서는 펄의 반짝임으로 얼굴을 입체적으로 보이게 만들어 윤기가 나는 듯한 글로시함을 연출하고 있었습니다. 기존 태국 메이크업 스타일을 지배하던 강렬한 표현 방법이 여기서 비롯되었다고 생각합니다. 기존에는 다채로운 색조 위에 컨투어까지 하는 게 주된 방법이었다면, 이제는 컬러풀한 색조가 줄어들고 얼굴의 굴곡과 투명함을 살린 메이크업이 트렌드가 된 것을 볼 수 있었습니다. 길거리를 다니다 보면 다른 연령대는 아직도 새틴하고 매트한 파운데이션과 립스틱을 많이 바르고 있습니다. 이걸 통해 선택의 폭이 넓어질 수 있겠다는 가능성을 보았습니다. 메이크업의 목적에 따라 제품을 선택하기 때문에 일명 ‘depends on’의 나라라고 저희끼리 부르곤 했는데요. 메이크업 룩의 스펙트럼이 넓다 보니 저희가 갖고 있는 제품을 최대한 활용해보기로 했습니다.

2 헤라의 로컬라이징
메이크업 루틴

이를 토대로 헤라만의 코어 루틴을 만들었습니다. 헤라 제품의 고유한 성질들을 최대한 활용해보자는 마음이었어요. 한국에서는 품절 대란템으로 입소문이 났던 ‘에어리 파우더 프라이머’와 ‘UV 선 프로텍터 프레쉬’ 등이 그 주인공이었습니다. 블랙 쿠션 파운데이션은 1,000만 개 이상이 팔린 제품으로 대한민국에서 5명 중 1명 꼴로 사용한 경험이 있는 유명한 제품입니다. 이런 메가 히트 상품도 태국에서 메인 제품으로 소구될 예정이지만, 사람들이 잘 몰랐던 제품들도 태국의 기후와 생활 환경에 맞춰 그 진가를 발휘하길 바라고 있습니다.

이런 루틴을 만들기까지 시행착오도 있었는데요. 한국에선 제품 간 ‘워킹(working)’하던 루틴이 태국의 기후와 만나면서 효율이 떨어지는 문제도 있었습니다. 현지에 가서 다양한 루틴을 시도해보고 현지인들이 걷는 거리를 걸어보고 나서 최종 메이크업 루틴을 정하게 되었습니다. 저희 헤라 Div. 메이크업프로팀 이진수 팀장님과 팀원 분들, GTM팀의 오수진님, BM팀의 이경진님, 강소진님, MC팀의 허지영님도 함께 고민해주었습니다. 태국 출장을 다녀오고 나선 한국에서도 무더위가 지속됨에 따라 출근 전 태국 루틴으로 메이크업하고 루틴을 점검했습니다. 동일 기후여도 습도가 메이크업 루틴에 얼마나 많이 관여하는지 알게 되면서 서비스 가이드를 로컬라이징했습니다. 입사 초 롯데 본점 헤라에서 근무하며 다양한 동남아 고객들을 만났던 게 많은 도움이 됐던 것 같습니다. CX 관점에서 서비스 가이드를 만들고 태국 BA분들을 교육하고자 합니다.

3 태국의 메이크업
프로그램 종류는?

태국의 메이크업을 비교해보면 아직도 태국다운 메이크업 룩이 있지만, 지금의 K뷰티 룩과 동일한 기조를 보이는 룩도 있습니다. 하지만 눈에 띄는 메이크업 서비스가 있었습니다. 바로 ‘Special Occasion’이었는데요. 다양한 파티와 약속을 위한 메이크업 코스가 따로 있을 정도입니다. ‘센트럴 칫롬 디올’ 매장에선 고객들이 속눈썹을 갖고 오면 눈에 붙여 준다고 하는데요. 그만큼 이벤트 메이크업을 중요한 카테고리로 인지한다는 걸 알 수 있었습니다.

4 태국인이 K뷰티로
메이크오버하면?

헤라 오피셜 유튜브 채널 ‘수석살롱’에서도 태국인 사연자 ’피스’ 님을 초청해 메이크오버를 진행한 적이 있습니다. 요즘에는 쇼츠에서도 다른 인종이 K뷰티를 했을 때 반응 등이 올라오곤 합니다. 이렇게 헤라를 통해 Seoul Beauty가 많이 전달되었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앞으로 태국에서 헤라는 바쁘게 뛰며 한국의 미를 알릴 예정입니다. 추후 태국과 관련해 업무를 하시는 분들께도 이 칼럼이 작은 도움이 되었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저희도 아모레퍼시픽과 헤라를 알리기 위해 열심히 노력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