키링 팬덤: 귀여운 것이 세상을 구할 거야 - AMORE STORI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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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11.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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키링 팬덤: 귀여운 것이 세상을 구할 거야

20년 차 덕후 마케터가 디깅하는 팬덤 마케팅 #5

 

박세희 에스쁘아 MC팀

출처: Unsplash의 Rebecca Clarke

 

 

1 키링 유행, 다 지난 거 아니야?

 

키링을 달고 다니는 것이 지금은 매우 흔한 일이 되었습니다. 출근길 지하철에서, 카페나 도서관에서 고개를 돌려보면 가방에 귀여운 인형이나 아기자기한 소품이 매달려있는 모습을 쉽게 볼 수 있습니다. ‘키링의 유행은 이미 지났다’고 생각할 수도 있지만, 사실 키링 트렌드는 여전히 진화하고 있습니다. 그러면 키링 트렌드가 어떤 순서로 발전해 왔는지 차근차근 살펴볼까요?

 

 

1) 캐릭터 키링

 

출처: 잔망루피 공식 인스타그램(@zanmang_loopy)

 

펭수 열풍을 기억하시나요? 펭수는 원래 어린이를 타겟으로 만들어졌지만 어른들이 더 열광한 캐릭터였죠. 그 이후 잔망루피, 최고심, 망그러진곰, 마루는강쥐 등 다양한 캐릭터들이 큰 사랑을 받았습니다. 이러한 2D 캐릭터들이 인기를 끌면서 3D 콘텐츠로 발전하고, 탄탄한 IP를 기반으로 키링을 포함한 다양한 실물 굿즈가 출시되었는데요. 작고 귀여운 키링의 유행은 바로 이러한 캐릭터 붐이 시작되면서 탄력을 받았습니다.

 

 

2) 프리미엄 키링

 

출처: 모남희 공식 인스타그램(@mo.nam.hee)

 

그 후 기존 캐릭터 외에 키링에 특화된 새로운 얼굴들이 등장했습니다. 모남희의 블핑이, 마지셔우드의 우드, 묘멍의 묘멍이 등 평균 소비자가 4-6만원 수준의 ‘프리미엄 키링’이 인기를 끌기 시작한 건데요. 셀럽들의 착용샷이 올라오면서 품절 대란을 빚기도 했습니다. 팝업스토어에서 일찍부터 줄을 서거나, 온라인에서는 오픈과 동시에 솔드아웃이 되는 등 폭발적인 반응을 보였습니다.

 

 

3) 커스텀 키링

 

출처: 다이소 공식 인스타그램(@daisolife)

 

다음으로 ‘커스텀 키링’의 인기가 찾아왔습니다. 프리미엄 키링의 부담스러운 가격에 대체재를 찾고, 키링에 나만의 개성을 담고자 하는 고객 니즈를 바탕으로 유행한 것이 바로 ‘모루인형 키링’인데요. 털이 감긴 철사인 ‘모루’는 하나에 5백원 선부터 구매가 가능하고, 쉽게 구부려 인형 모양을 만들 수 있습니다. 또한 원하는 소품을 구매해 자유롭게 꾸밀 수 있어 합리적인 가격에 ‘세상에 단 하나뿐인 키링’을 만들 수 있다는 게 가장 큰 매력입니다. 원데이 클래스나 하우투 영상을 통해 제작법을 쉽게 배울 수 있어 많은 고객들이 따라해보기도 했습니다.


 

 

4) 키링 꾸러미

 

그리고 올해, 키링 트렌드는 ‘키링 꾸러미’로 정점을 찍었습니다. 키링 팬덤 사이에서 맥시멀리스트 유행이 돌기 시작한 건데요. 바로 10개 이상의 키링을 주렁주렁 달고 다니는 트렌드가 찾아왔습니다. 이 유행의 대표적인 아이콘으로는 아이돌 그룹 NCT WISH(엔시티 위시)의 멤버 사쿠야가 있습니다.


 

출처: KBS Kpop 채널(은채의 스타일기 EP.59)

 

그야말로 가방만한 키링 군단을 달고 다니는 것이 키링 트렌드의 현 주소입니다. 그렇다면 키링을 사랑하는 팬덤의 이야기를 좀 더 자세히 들어볼까요?

 

 

2 다다익귀의 시대

 

정말로 키링을 이렇게 많이 달고 다닐까? 20대의 키링 마니아 다섯 분과 미니 인터뷰를 진행해 보았습니다. 매일 매고 다니는 가방 사진을 찍어서 보내달라고 요청했는데요. 흥미롭고 사랑스러운 사진들이 도착했습니다.

 

 

출처: 20대 대학생 인터뷰이들이 직접 찍은 키링 사진들

 

 

좋아하는 소품을 여러 개 달거나, 여러 캐릭터를 종류별로 달거나, 본인이 좋아하는 하나의 캐릭터의 다양한 버전을 달고 다니는 등 각양각색의 키링 꾸러미를 볼 수 있었습니다. 그렇다면 왜 이렇게 많은 키링을 달고 다니는 걸까요? 그 이유를 좀 더 상세히 들어봤습니다.


“’다다익귀’예요. 키링은 많으면 많을수록 귀여워요.”
“키링을 많이 달면 내 가방이 더 특별해지고 희귀해지는 기분이 들어요.”
“딱히 이유는 없지만, 평소에 키링을 많이 사서 달고 다니게 됐어요.”
“좋아하는 게 모여 있으면 기분이 좋아요. 가방마다 어울리는 키링을 매치해서 달고 다니기도 해요.”

키링을 좋아하는 고객들은 키링을 통해 나의 취향을 드러내는 동시에, 좋아하는 것들을 가지고 다니면서 그 자체로 기쁨을 느끼는 경우가 많아 보였습니다.

 

 

출처: 트렌드코리아 공식 인스타그램(@trendkorea_company)

 

 

이번 여름에는 커스텀 요거트 아이스크림이 특히 열풍이었죠? 원하는 토핑을 선택해 나만의 메뉴를 주문할 수 있어 큰 인기를 끌었는데요. 책 “트렌드코리아 2025”에서는 이러한 트렌드를 ‘토핑경제’라고 정의하고 있습니다. 넣고 빼기 쉬운 모듈형 토핑으로 나만의 최적 조합을 만들어내고, 완벽한 기성품보다 소비자가 상품을 재해석하고 참여할 여지를 제공한다는 의미인데요. 가방에 키링을 다는 꾸꾸꾸(꾸미고, 꾸미고, 또 꾸미는) 유행도 같은 맥락의 트렌드로 볼 수 있다고 합니다.


“트렌드코리아 2025”의 또 하나의 키워드로는 ‘무해력’이 있습니다. 작거나 귀엽거나 서툴지만 순수한 것들이 사랑받는 시대로, 이는 경제적 불황과 정치사회적 갈등, 코로나 레드에 지친 세대의 반작용이라고 설명하고 있는데요. 가챠샵의 작은 미니어처나 대충 그린 이모티콘처럼 무해한 것을 찾게 되는 트렌드를 의미한다고 합니다. 결국 ‘키링 꾸러미’ 트렌드는 나의 개성을 자유롭게 더하는 ‘토핑경제’와 귀여운 것에 마음이 가는 ‘무해력’의 유행을 동시에 보여주는 현상이라고 볼 수 있겠습니다.

 

 

3 브랜드의 키링 마케팅

 

출처: 에스쁘아 공식 인스타그램(@espoir_makeup)

 

 

저희 브랜드인 에스쁘아에서도 특별한 키링을 만든 적이 있습니다. 지난해 7월, 에스쁘아는 햅(HAPP)이라는 캐릭터 키링을 선보였는데요. 햅이의 MBTI나 취미 등 프로필을 상세히 설정한 부분이 고객들의 관심을 끌었습니다. 까만 털에 단순한 생김새 덕분에 고객들이 햅을 직접 꾸미는 자발적인 ‘햅꾸’ 후기를 많이 올리기도 했죠. 구매 리뷰를 보면 ‘햅이 너무 귀여워서 오랜만에 에스쁘아 쿠션을 샀다’거나 ‘에스쁘아 매트 쿠션은 처음 사보는데 키링 때문에 홀린 듯 구매했다’는 반응이 많았습니다. 키링이 이탈 고객을 다시 데려오고, 신규 고객을 유치하는 매개체 역할을 한 것입니다.

 

 

출처: 에스쁘아 공식 인스타그램(@espoir_makeup)

 

 

이번 11월에는 플럼핑 라인 ‘플럼피즈’ 출시와 함께 햅의 친구인 죠(JOE)라는 캐릭터 키링을 선보였습니다. 죠는 가방이나 휴대폰에 쉽게 달 수 있는 작은 사이즈로, 플럼핑 제품과 잘 어울리는 도톰한 입술을 가진 키링입니다. 햅보다 훨씬 컬러풀하고 가챠처럼 뽑는 것에 따라 색깔이 조금씩 다릅니다. 덕분에 고객들이 원하는 색깔의 죠를 고르기 위해 고심했다는 귀여운 리뷰도 있었습니다.

 

 

@espoir_official_kr What if we are just two fluffy besties loving each other #espoir #plushies #meandwho #bestie #plumpies #joe #happ #koreancosmetics #kbeauty #makeuplover #fyp ♬ 오리지널 사운드 - 에스쁘아 espoir

출처: 에스쁘아 공식 틱톡(@espoir_official_kr)

 

 

현재 햅 키링은 프로모션이 종료되어 판매하지 않지만, 에스쁘아는 고객들에게 연결된 세계관을 보여주기 위해 햅과 죠를 콘텐츠에 함께 노출하는 전략을 사용했습니다. 같은 행성에서 온 컨셉의 햅과 죠가 나란히 등장함으로써 브랜드 키링에 대한 친밀도를 높이고, 스토리를 더 흥미롭게 전달하려 했습니다. 실제로 “햅을 가지고 있어서 죠도 입양하게 됐다”는 의미 있는 후기가 올라오기도 했습니다.

 

 

4 키링 트렌드 4.0

 

작디작은 인형 키링을 향한 키링 팬덤의 마음은 결코 작지 않습니다. 키링은 고객과 캐릭터, 더 나아가 브랜드를 연결하는 튼튼한 브릿지 역할을 할 수 있습니다. 고객들이 여전히 키링이라는 카테고리에 매력을 느끼고 소비하고 있다면, 이제는 키링 트렌드 4.0에 맞는 마케팅 아이디어를 고민해야 할 시점입니다.
오늘 퇴근 길에는 지나다니는 사람들의 가방을 유심히 살펴보세요. 남녀노소, 나만의 취향을 알려주는 귀여운 힌트들이 매달려 있을 테니까요.

그동안 팬덤 마케팅 칼럼에 보내주신 응원에 감사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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