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하루 물 얼마나 드셨나요? - AMORE STORIES
#임직원칼럼
2024.07.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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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하루 물 얼마나 드셨나요?

물의 가치에 대하여 #3

 

하선진 지속가능경영센터

#INTRO


한국에는 편리하고 좋은 문화가 많습니다. 그중 정수기 문화는 외국인들이 한국에 방문하면 가장 좋아하는 문화 중 하나이기도 합니다. 수돗물을 식수로 활용하는 국가가 아직 많은 반면, 한국에서는 차가운 물과 뜨거운 물이 자동으로 나오는 정수기가 곳곳에 있기 때문입니다. 심지어 얼음도 나옵니다! 마시기 좋게 온도조절이 가능하니 인스턴트 커피나 차를 마실 수도 있고, 플라스틱 물병을 사지 않아도 되기 때문에 자원절약 차원에서도 바람직합니다. 회사 사무실에서도 복지 차원에서 정수기를 층별로 제공하고 있으니, 물을 자주 마시는 입장에서는 그저 감사하고 다행일 따름입니다. 깨끗한 물을 언제든지 마실 수 있다는 장점이 있는 정수기를 요즘에는 가정에도 설치하는 추세입니다. 수질에 대한 관심과 편리함이 정수기 설치의 가장 큰 이유이지만, 한국의 저렴한 상수도 요금도 한몫을 했습니다. 상수도 요금이 큰 부담이 되지 않아 쉽게 정수기를 설치할 수 있는 여건이 마련되었습니다. 그리고 문득 궁금해집니다. 우리가 하루에 정수기로 마신 물은 얼마나 될까요? 하루에 사용하는 물의 양은 어느 정도이고, 경제적 비용으로는 얼마나 되는지 한번 살펴보겠습니다.

 

 

출처: DALL-E 생성

 

 

1 하루 동안 사용한 물 계산해 보기

 

아침부터 저녁까지 어디서, 얼마큼, 어떻게 물을 사용하는지 추적을 해보는 일은 사실 생소할 수 있습니다. 우리는 일상 속에서 매우 자주, 그리고 습관적으로 물을 사용하기 때문입니다. 여기서 이야기할 물 사용량은 유량계를 통한 정확한 측정치가 아니라 대략적인 추정치임을 알려 드립니다. 아침에 눈을 떠 수영장으로 이동합니다. 입수 전 프리 샤워로 간단히 몸을 헹굴 때 50L 정도를 사용합니다. 실제 수영장에서 사용하는 물의 양도 계산해야 하는데요. 공공수영장의 물을 개인 사용량으로 환산하기가 어려워 이 부분은 제외했습니다. 수영 후 개운하게 샴푸와 샤워를 합니다. 대략 100L 정도 사용한다고 가정하겠습니다. 그 후 회사로 출근하여 가장 먼저 하는 루틴으로 물컵에 물을 가득 채웁니다. 하루 동안 이렇게 음용하는 용도로 사용하는 물의 양을 1.5L, 그리고 식당에서 준비해 주는 식사를 만들고 세척하는 데 사용되는 물의 양을 15L로 예측했습니다. 퇴근하고 집에 돌아옵니다. 저녁식사를 준비하고 설거지를 하는 데 사용한 물의 양을 각각 10L와 50L 로 산정했습니다. 잊기 전에 기르고 있는 화분에 물을 줍니다. 물 조리개에 눈금이 있어 화분에 준 물의 양만큼은 0.5L로 정확하게 산정이 되었습니다. 그간 쌓인 빨랫감을 세탁합니다. 세탁기를 사용하면 일반적으로 50L 정도의 물을 사용한다고 하여 그 값을 계산에 포함하겠습니다. 회사 및 가정에서 양치질 및 기타 위생 활동으로 소요되는 물을 계산하면 각 2L와 5L 정도가 될 것 같습니다. 하루 동안 사용한 물 사용량의 총합을 구해보니 284L라는 결과가 나왔습니다. 백 단위의 숫자가 나온다니, 무심코 쓴 물의 양이 예상보다 많아 약간의 죄책감이 느껴졌습니다. 보통 정수기에 꽂혀 있는 파란색 PC 재질의 일반 생수통(19L)으로 환산하면 약 15개 분량이니, 정말 물쓰듯이 물을 사용한 것은 아닌가 하고 반성을 하게 됩니다.

 

 

오늘 하루 쓴 물의 양을 정수기 물통으로 환산

 

 

하루 동안 사용한 물의 양을 비용으로 환산해 보겠습니다. 한국의 수도요금은 전세계적으로 저렴하기로 유명합니다. 영국에 소재한 글로벌 물 전문 조사기관인 GWI에서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주요 해외 국가의 평균 수도요금은 톤(㎥)당 약 1,928원이라고 합니다. 2022년 한국의 수도요금 평균은 748원으로 상당히 낮은 수준입니다. 영국은 한국의 4.56배, 미국은 3.73배, 일본은 1.64배로 한국의 수도요금은 주요 해외 국가 전체 평균의 38.8% 수준입니다. 하루 동안 사용하는 물의 추정 사용량은 총 284L였고 한국의 평균 톤당 수도요금 단가로 적용하여 계산하니 약 212원이 나왔습니다. 한 달이면 약 6,400원, 일 년이면 76,000원이니 우리가 가정에서 사용하는 물의 비용 때문에 가계에 부담이 된다고 말하는 한국인은 만나보기 어려울 것 같습니다. 실제로 한국의 정수요금단가와 소비자물가지수를 비교해보면, 2012년 이후 소비자물가지수가 21.6% 상승한 반면, 광역상수도 정수 요금 단가는 9.8% 상승에 그쳤습니다. 한국은 어떻게 경쟁력 있는 물 가격을 유지할 수 있는 것일까요? 한국은 상수도 시스템의 효율성을 높이기 위해 누수 탐지 및 감축 프로젝트, 수도관 현대화 작업을 진행하며, 이 모든 작업이 대규모 공공기관에 의해 관리되고 있습니다. 정부가 물 공급 인프라에 직접 투자하고 보조금을 지원하기 때문에 물 가격이 사용자들에게 직접 전가되지 않습니다. 모든 국민이 기본적인 물 서비스에 접근할 수 있도록 지자체별로 취약계층과 농어촌 지역에 물 요금 감면 혜택을 제공하고 있습니다. 앞으로 수도요금이 현실에 맞게 조정될지도 모르지만, 현재 수준의 물 요금 체계는 삶의 질은 물론 국가 경쟁력 강화에 도움이 되었다고 말할 수 있습니다.

 

 

주요 해외 국가 수도요금 현황(2023 GWI 통계 기준)
/ 출처: K-water

 

정수 요금과 소비자물가지수 비교
/ 출처: K-water

 

 

2 물의 양극화, 가뭄과 홍수

 

낮은 수도 요금과 물 접근성을 기반으로 편리한 삶을 누리다가 갑작스런 기후변화로 인해 물이 부족해진다면 일상에 큰 지장이 생길 것입니다. 실제로 최근 물 부족 현상으로 인해 극심한 가뭄을 겪고 가정에서 사용하는 물의 사용량마저 통제하는 국가도 나타나고 있습니다. 2012년부터 2016년까지 최악의 가뭄을 겪었던 캘리포니아 주의 경우, 가뭄 위험 관리의 일환으로 지역별 편차를 두어 물 목표를 수립하기도 했습니다. 지중해성 기후로 인해 봄철에 산에 내렸던 눈이 녹으며 저수지를 채우고, 그 물로 충분히 주민들의 생활이 가능했던 과거와는 대비되는 모습입니다. 캘리포니아 주뿐만 아니라 텍사스 주와 네바다 주에서도 가뭄 발생 시 가정에서 수영장 사용, 물청소, 세차 등을 금지하거나 자제하도록 하는 조치를 내놓고 있습니다. 스페인 카탈루냐 주에서는 주 전체의 저수 용량이 14%까지 떨어졌으며, 주에서 두 번째로 큰 저수지 ‘사우’가 저수 용량 1%를 기록해 사실상 소멸했다고 발표했습니다. 그 결과, 현재 카탈루냐 주 가정에서 세차, 수영장, 정원 관리에 물을 사용하게 되면 최대 50유로의 벌금이 부과된다고 합니다. EU집행위원회에서는 유럽 영토의 약 58%가 물 부족을 겪고 있다는 연구 결과를 발표하며 보다 뜨거운 여름을 예고했습니다. 2022년 프랑스 남부 지방의 경우 취수원에 인접한 강물이 마르고, 저수지마저 바닥을 드러내며 100개 이상 도시와 마을에 수돗물 공급이 끊어졌습니다. 각 가정에 트럭으로 생활 용수를 공급하는 현실을 마주하게 되었고, 일부 지역에서는 1인당 물 사용을 200L로 제한하는 조치가 내려지기도 했습니다. 건조해진 땅과 메마른 나무에 산불이 발생해 수백 제곱미터의 소중한 삼림을 태워 버리기도 하니, 물 부족이라는 현실이 암울하게 느껴집니다.

 

 

캘리포니아 주 유키아의 메말라버린 멘도시노 호수 유역, 2021
/ 출처:파이낸셜뉴스

네덜란드 헬데를란트 주의 보트 정박장
/ 출처:조선일보

 

 

이러한 가뭄을 해소할 수 있는 방법은 단 하나, 하늘에서 내린 비로 인해 땅이 촉촉해지길 기다리는 것입니다. 기우제를 지내던 옛 조상들의 마음을 21세기에 사는 우리도 알게 되었습니다. 그러나 너무 짧은 시간에 강한 비가 내리게 되면 지하로 물이 충분히 스며들지 못하고 홍수로 이어지기도 합니다. 2022년 호주 동부는 홍수로 인한 수해를 겪었는데요. 적도 부근 동태평양의 수온이 낮아지고 태평양 서쪽은 높아지는 이상 기후 현상 라니냐가 원인이었습니다. 이러한 현상이 18개월 동안 4번이나 반복되면서, 한 순간에 이재민이 되어버린 주민들의 삶은 홍수 피해를 직접 입지 않은 사람들에게까지 영향을 미치게 되었다고 합니다. 자연재해로 인한 보험금 지급이 증가하면서 의료보험료, 자동차 보험료 등이 큰 폭으로 증가했으며, 농산물의 시세 또한 가파르게 오르게 되었습니다. 같은 해 파키스탄에서는 국토의 1/3이 잠기는 큰 비로 인해 수많은 이재민이 생겼습니다. 파키스탄뿐 아니라 인근 아시아 지역에까지 영향을 끼쳤던 돌발성 호우 몬순 때문이었습니다. 일명 괴물 몬순(Monster Monsoon)이라는 별명으로도 불리는 이 현상은 바다와 육지의 경계에서 온도차에 따라 생성되는 계절풍을 일컫습니다. 마치 한국의 장마와 같이 여름이 되면 바닷가의 수증기가 바람을 타고 육지로 넘어와 오랜 기간 동안 비를 내리게 하는 것과 동일한 원리입니다. 기후변화로 인해 봄부터 50℃ 이상의 온도가 유지되었던 파키스탄의 공기는 뜨거운 수증기를 많이 포함하고 있었는데, 서쪽의 기압골과 만나면서 폭우를 불러일으켰다고 연구팀은 분석하고 있습니다. 다른 기후과학자는 폭염으로 산악지역 빙하가 녹으며 근처 인더스 강으로 유입된 물이 불어났다고도 주장하고 있습니다. 극단적인 가뭄과 홍수 현상으로 인해 피해를 입는 이재민이 세계 곳곳에 있기에 그 어느 곳도 안전하지 않다는 말이 실감이 되었습니다.

 

 

몬순 전과 후의 파키스탄 인더스 강 근처
/ 출처:중앙일보

2022년 8월말 몬순 우기 때 파키스탄 남부지역
/ 출처:한겨례21

 

 

한국도 가뭄과 홍수로부터 자유로울 수 없었습니다. 2022년 여름 수도권 지역, 출근길에 큰 비가 와서 모두가 지각을 했던 그 날을 기억합니다. 지하철과 도로가 멈추고, 침수로 인해 안타까운 사건들이 연이어 일어났던 그 해에 아이러니하게도 남부지방에서는 가뭄 때문에 큰 곤란을 겪었습니다. 다우지로 분류되는 남해안과 전라남도 지역에서는 한국에서 기상관측이 시작된 이래 가장 적은 강수량으로 인한 밭 작물과 과수의 피해가 이어졌습니다. 평년의 60% 수준에 그쳤던 누적 강수량으로 인해 그 해 광주, 전남 지역의 가뭄은 280일 넘게 이어졌습니다. 봄 농사에서 가장 중요한 시기라고 할 수 있는 5월에는 단 3일만 비가 내렸다고 하는데요. 반짝 봄비에도 해갈이 되지 않아 매년 끊이지 않고 이어지는 가뭄에 농민들도 속을 태웠습니다. 이렇듯 긴 가뭄과 집중호우, 큰 온도차 등 극한 기후 시나리오를 인식하고 충분히 대비하지 못한다면 큰 피해가 반복되며 우리의 일상도 무너지고 말 것입니다. 그렇다면 위기 대응을 위해 미리 가뭄이나 홍수를 예측할 수 있는 방법이 있을까요? 가뭄과 홍수 같은 재해 시에 행동 요령은 어떻게 되는지, 내 집과 우리 회사에 필요한 생활/공업용수의 현황이 잘 모니터링되고 있는지 알 수 있을까요? 다행히도 물과 관련된 모든 내용은 국가에서 제공하는 다양한 정보 시스템에서 확인할 수 있습니다.

 

 

전남, 광주 지역의 2022년 연 강수량(좌) 및 평년 강수 분포도(우) / 
출처: 광주지방기상청

 

 

3 손쉽게 수자원 현황 살펴보기

 

가정에서 사용되는 수돗물의 이야기로 시작하여 물과 관련된 재해에 대해 말씀드렸다면, 지금부터는 가뭄과 홍수 같은 자연 재해에 대비하고 예방할 수 있는 방법에 대해 알려드리려 합니다. 먼저 한국에서는 지리 정보를 기반으로 각지에서 수집된 물 환경 통계데이터를 한눈에 열람할 수 있는 사이트를 운영하고 있습니다. 대표적으로는 물환경정보시스템이나 각 지역 홍수통제소가 있습니다. 재해에 의한 피해 사례와 대응 방법에 대해 알아보고, 물 관련 이슈나 기술 동향을 제공하여 각 가정이나 기업에서 활용할 수 있는 정보가 많은 것이 장점입니다.

 

 

1) 국가수자원종합관리시스템(WAMIS)

 

국가수자원관리종합정보시스템(WAMIS)은 한국의 수자원 데이터를 통합하여 제공하는 플랫폼입니다. 이 시스템은 하천, 기상, 댐 운영, 수질, 그리고 물 이용 현황과 같은 중요한 수자원 정보를 실시간으로 모니터링하며, 홍수 예측, 가뭄 상황 등의 재난 예방 정보를 포함한 다양한 서비스를 제공합니다. 일반 시민들도 접근 가능한 오픈 플랫폼이기에 집 근처 하천 유역의 수위는 얼마큼인지, 유량은 얼마큼인지 손쉽게 조회가 가능합니다.

 

 

물 지도(한강대교 지점) / 
출처: 국가수자원종합관리시스템(WAMIS)

 

 

2) 국가가뭄정보포털

 

국가가뭄정보포털은 기상청에서 운영하는 웹사이트로, 가뭄의 감시 및 예측에 필요한 정보를 제공하는 플랫폼입니다. 이 포털은 가뭄의 현황, 예측, 관련 뉴스 및 발표자료를 비롯하여 과학적 분석을 토대로 한 가뭄 관련 연구 결과 및 대응 방안을 실시간으로 제공합니다. 특히 가뭄에 취약한 지역의 식수 위기 관리 및 농업 용수 부족을 “갈수 현황” 기능을 통해 미리 인지하고 대비할 수 있도록 돕는 중요한 기능도 있습니다. 또한 가뭄에 대한 대비가 되어 있더라도 불가피하게 피해를 입는 경우를 위한 재난 보험에 대해서도 안내하고 있습니다.

 

 

출처: 국가가뭄정보포털

 

 

3) WRI Aqueduct Water Risk Atlas

 

WRI Aqueduct Water Risk Atlas는 세계자원연구소(WRI)가 전세계 수자원 위험을 지도화하여 각 지역을 평가할 목적으로 개발한 도구입니다. 현재의 물 위험을 평가하는 것뿐만 아니라, 장기적 관점에서도 물 관련 위험을 분석할 수 있는 기능을 갖추고 있습니다. 인구 증가나 경제 발전으로 인한 경쟁적인 물 수요, 기후변화 시나리오에 따른 영향, 계절 변화를 고려한 물 위험 등을 파악할 수 있습니다. 가까운 미래인 2030년부터 먼 미래인 2080년까지 물 위험을 예측하고 대비하는 전략을 수립할 때 유용하게 활용될 것입니다.

 

 

Aqueduct Water Risk Atlas를 통해 분석한 2030 물 스트레스 지역 / 출처: Aqueduct

 

 

#OUTRO


편리함을 자랑하는 정수기에서 물 한 잔 받아 마시며 즐기기엔 오늘 칼럼의 내용이 다소 무거웠을지도 모르겠다는 생각도 듭니다. 앞으로도 기온은 상승할 전망이고, 이상기후에 대한 과학적 예측도 넘쳐나고 있으니, 재난을 피해갈 수는 없을 것입니다. 그렇다고 해서 우리도 불안에 떨기보다는 적절히 적응하고 대비하는 것이 바람직해 보입니다. 방학을 맞은 자녀가 있는 가정이라면 아이와 함께 위에서 소개해 드린 물환경정보시스템의 물환경대시보드를 통해 직접 우리동네 수질측정망을 확인해 보거나 My Water 물정보포탈에 소개된 강과 호수 주변 생태여행지를 방문해 보시는 것도 좋을 것 같습니다. 다음 화에서는 빠르게 변하는 시대의 흐름에 맞춰 AI 등 기술이 물과 만나 어떤 시너지를 일으키고 있는지 소개해 드리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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