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가 물과 만나면 - AMORE STORIES
#임직원칼럼
2024.09.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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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가 물과 만나면

물의 가치에 대하여 #4

 

하선진 지속가능경영센터

#INTRO


바야흐로 AI 열풍이라는 말이 와닿는 요즘입니다. AI, 즉 인공지능이란 컴퓨터가 인간과 비슷한 지능을 갖도록 만들어진 기술입니다. 우리가 회사에서 업무를 수행할 때에도 AI를 접목하고 있습니다. 사진이나 영상을 편집하거나, 외국어로 된 자료를 번역하거나, 엑셀 함수를 만들거나, 각종 기술 스택을 다룰 때 AI 검색 툴을 흔하게 사용합니다. 개인적으로 GPT가 없던 시절을 상상하고 싶지 않을 만큼, AI는 우리의 삶을 스마트하고 효율적으로 바꿔 주었습니다.

 

 

물과 AI의 만남 / 
출처: DallE

 

 

또한, AI는 환경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치고 있습니다. 이에 기업들은 환경보전과 자연보호에 AI 기술을 적용하는 개인, 학교, 기업을 후원하기 시작했는데요. 마이크로소프트는 자사의 AI 기술을 이용한 지구환경 AI 프로젝트를 운영하며, AI for Earth라는 슬로건 아래 AI의 혜택을 환경 영역으로 확장하는 활동을 지원하고 있습니다. 아마존의 CEO 제프 베이조스가 12조 원 규모로 출자해서 설립한 BEZOS EARTH FUND에서 기후 및 자연을 위한 AI 그랜드 챌린지를 발표한 것도 주목할 만합니다. “AI”라는 용어가 탄생하고 그 가능성을 탐구하기 시작한 지도 거의 70년이 되어 간다고 하니, 지금보다 더 나은 우리의 삶과 생태계를 위해 다양한 아이디어가 끊임없이 제안되어 왔다는 것이 어쩌면 자연스러운 흐름처럼 보이기도 합니다. 오늘은 저의 칼럼 주제인 물과 관련된 AI 기술 트렌드를 소개해 드리고, AI 세계의 중심에서 물은 어떤 역할을 하는지 이야기해 보려고 합니다.

 

 

1 기회가 된 AI 홍수 예측

 

도로가 침수된 뉴욕, 2023년 9월 / 
출처: 포브스

 

 

초여름 장마와 홍수로 시작해서 폭염과 열대야가 이어지는 여름을 지나 초가을이 올 때쯤 북상하는 태풍까지 한두 차례 겪어야만 비로소 우리는 가을을 맞이할 수 있습니다. 한국, 중국, 일본이 위치한 동아시아 지역은 6월부터 9월까지 이처럼 극심한 기후현상을 마주하는데요. 특히 한국은 올해 여름 무더운 열대야가 길게 이어지면서, 전국 어느 곳 하나 빠짐없이 더위에 몸살을 앓았습니다. 여름철 날씨 변화가 최근 들어 더욱 심각하게 체감되고 있으며, 최근 몇 년 동안 자연재해의 빈도와 강도가 증가하고 있다는 연구 결과도 많이 있습니다. 미국의 경우, 2023년에 발표된 제5차 국가 기후 평가 보고서에 따르면 3주마다 최소 10억 달러의 피해를 초래하는 극한 기상 현상을 겪고 있다고 합니다. 자연 재해로 인한 보상 청구가 증가하자 보험사들은 큰 재정적 부담을 떠안게 되었습니다. 지난 30년 동안 글로벌 GDP는 연평균 2.7% 증가한 반면, 보험 손실은 연평균 5.9% 증가했습니다. 보험사들에게 가장 큰 과제는 정확한 정보를 확보해서 고위험 고객에게도 보험을 제공할 수 있는 서비스를 개발하고 보험 손실을 최소화하는 것이었습니다. 노르웨이에 본사를 둔 홍수 정보 회사인 7Analytics는 AI를 활용한 고정밀 홍수 및 산사태 예측 모델을 통해 이러한 난제에 대한 해결책을 제시하고 있습니다. 수문학, 지질학, 데이터 과학을 결합해서 자산 소유자와 보험사들이 홍수와 산사태의 위험을 정확하게 평가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것입니다.

 

 

뉴욕 주와 7 Analytics가 진행한 Digital Flood Twin 프로그램으로 예측한 이타카 시 홍수 상황


출처: 7 analytics vimeo

 

 

7Analytics는 최근 고가 자산들이 몰려 있기로 유명한 뉴욕 주 이타카 시와 협력해서 Digital Flood Twin 프로젝트를 진행했습니다. 이타카 시는 세계 명문 코넬 대학교가 위치해 있고 미국에서 가장 먼저 2030 넷제로를 약속한 것으로 유명한 지역입니다. 그러나 이타카 시의 다운타운 지역은 홍수에 취약하다는 리스크가 있었습니다. 어떻게 이러한 기후 변화에 적응해 나갈 수 있을지 고민한 결과 이타카 시는 디지털 트윈 기술을 활용하기로 합니다. 디지털 트윈이란 현실 세계에 존재하는 시스템이나 프로세스를 가상 세계에 동일하게 구현한 디지털 모델을 의미합니다. 실제 데이터를 실시간으로 반영하여 가상 환경에서 시뮬레이션하고 분석하는 건데요. 이타카 시 지역에서 홍수에 취약한 위치를 식별해 내는 것은 물론, 응급 서비스 경로를 파악해서 재해 발생 시 피해를 최소화할 수 있는 방안을 찾을 수 있었습니다. 이렇게 AI 기술을 활용하면 실제 우리 눈에는 잘 보이지 않는 지하 수로관에서 극한 재해 수준의 강우가 발생할 경우에 어떤 일들이 초래되는지 미리 확인할 수 있고, 재난 상황에서 하천과 댐을 효과적으로 관리할 수 있다는 장점도 있습니다.

 

 

2 우주에서 지하수 측정하기

 

NASA의 위성 GRACE / 
출처: 나사 갤러리

 

 

하늘에 반짝이는 별처럼 보이는 것들 중에 상당수는 인공위성이라는 사실을 아시나요? 2022년 기준 하늘에 발사된 인공위성의 수는 12,293개, 그중 8,261개는 여전히 지구 궤도를 돌고 있다고 합니다. 인공위성은 보통 전화와 인터넷을 지원하고 날씨 예보와 기후 변화를 모니터링하는 역할을 합니다. 기존의 기능을 발전시켜 이제 인공위성은 재해 관리와 지질, 지하수 모니터링에도 사용되고 있습니다. 2002년과 2018년 두 차례에 걸쳐 미국 NASA에서는 지구의 중력장 변화를 정확히 측정해서 지구 표면의 질량 분포 변화를 모니터링 하기 위해 GRACE(Gravity Recovery and Climate Experiment) 위성을 발사했습니다. 목표는 물 순환 및 대기, 해양, 빙하 등 다양한 기후 시스템의 변화를 모니터링하는 것이었습니다. 여기서 얻은 데이터로 다양한 수자원의 변화도 예측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예를 들면, 극지방의 빙하 질량을 계산해서 해수면 상승을 예측하거나 토양의 무게 변화를 감지해서 수분이 농업에 적합한지 판단할 수도 있습니다.

 

 

센트럴 밸리지역의 지하수 예측 / 
출처: 워터 네트워크

 

 

연구진들은 이 기술을 활용하여 지하수 부족으로 농업용수 조달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분지 지역에 도움을 줄 수 있겠다고 생각했습니다. 샌프란시스코와 로스엔젤레스 사이에 위치한 툴레어 분지 센트럴밸리는 미국 전체 농지 면적의 1%에 불과하지만, 이곳에서 생산되는 과일, 채소, 견과류는 미국 전체 수확량의 40%를 차지할 만큼 농작물의 보배라 불립니다. 그러나 강수량에 비해 턱없이 모자란 물로 인해 가뭄 시기에는 80% 이상의 농업용수를 지하수에 의존해야 했고, 지하를 1,000미터가량 파서 지하수를 뽑아 올려야 할 정도로 환경이 열악했습니다. 그러나 위성데이터와 AI를 활용해서 다양한 작물과 토양층이 어떤 패턴으로 각기 다르게 물을 흡수하는지, 계절별로 물이 대수층에 어떤 속도로 채워지는지 예상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고해상도 데이터 기반의 수치 모델이 개발됨에 따라, 지하수 관리가 시급한 곳에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습니다.

 

 

3 데이터 센터는 물먹는 하마?

 

데이터 센터에서 수자원 사용 
/ 출처: Making AILess

 

 

위의 두 사례에서는 AI가 어떻게 홍수 상황에서 가상 모델링을 제공해 주고, 가뭄 지역에서 지하수 예측과 확보를 지원하고 있는지 살펴봤습니다. 그런데 AI가 수자원 관리와 예측에 도움이 되기는 하지만, 한편으로는 물 사용량이 급증하는 원인이기도 하다는 이야기를 들어보셨나요? 수자원과 AI 사이의 이런 아이러니한 관계는 전력 사용과 열 발생에서 비롯되었습니다. AI 기술의 발전은 대규모 데이터 센터의 운영과 밀접하게 연결되어 있고, 이러한 데이터 센터들은 막대한 양의 전력을 소비하며, 데이터 센터의 온도를 조절하기 위해 쿨링 타워에서 많은 양의 물을 소비합니다. 우리가 노트북이나 핸드폰을 오랜 시간 사용하면 발열로 인해 뜨거움을 느끼듯, AI 모델을 구동하기 위한 고성능 컴퓨팅 장비는 많은 전력을 소비하기 때문에 냉각 시스템이 필요한 것입니다. 구글의 2024 환경보고서에 따르면, 2023년 구글은 데이터 센터 냉각을 위해 무려 61억 갤런(230억 리터)의 물을 사용했습니다(물 사용량 = 취수량 - 방류량). 이는 전년 대비 14% 증가한 수치였으며, 데이터 센터의 전력 소비 증가로 인한 냉각 수요가 주요 원인이라고 밝혔습니다. 마찬가지로 마이크로소프트의 2024 환경 지속가능성 보고서에 따르면 사업 성장의 영향으로 물 사용량이 4년 연속 증가한 것으로 확인되었으며, 메타의 2023 지속가능성 보고서에 따르면 메타의 데이터 센터에서 취수한 물은 6년 연속 증가했습니다.

 

 

UNGC Water Stewardship Toolbox 
/ 출처: Ceo Water Mandate

 

 

UC Riverside의 Ren 교수팀이 2023년 발표한 논문에 따르면, 미국 내 생성형 인공지능 데이터 센터에서 사용하는 물의 양은 2027년에 이르러 영국 전체 물 사용량의 절반에 가까운 수준이 될 것이라고 예측했습니다. 데이터 센터 보유 기업들은 상황의 심각성을 고려해서 수자원 스튜어드십을 자발적으로 이행하기로 약속했습니다. 수자원 스튜어드십(Water Stewardship)이란 쉽게 말해 환경적으로 지속가능한 수자원 관리를 위해 사회적으로 공평하게 수자원을 이용하고 관리하겠다는 다짐을 뜻합니다. 기업은 물론 지역사회나 농업인들에게도 적용될 수 있으며, 각 영역에서 수자원 리스크나 물 스트레스를 사전에 파악하고 경제적 손실을 최소화하는 것도 포함됩니다. 세계 최대의 자발적 기업시민 이니셔티브인 UNGC에서도 수자원 이용과 관련된 최신 사례연구와 데이터 등을 제공하고 있습니다. 구글은 2030년까지 사용한 물의 120%를 지하수나 지표수와 같은 자연으로 되돌리겠다는 목표를 세우고 이행 현황을 공개하고 있으며, 이를 위해 데이터 센터의 냉각에 재활용수를 활용하고 있습니다. 마이크로소프트는 2030년까지 물 사용 넷제로를 넘어 포지티브 달성을 약속하며 열 발생원인 칩 자체에 직접 냉각을 제공하는 솔루션을 설계하는 등 투자를 이어가고 있습니다. 또한, IT 기업들은 연간 물 사용량(L)을 에너지 사용량(kWh)으로 나눈 물 사용 효용성 지표, 즉 WUE(Water Use Effectiveness)를 개발하여 관리하고 있습니다. 냉각, 습도조절 및 사용량 비교가 용이하기에 아마존 AWS 데이터 센터에서는 이 WUE 수치를 모니터링하여 운영자가 자동 알림을 받을 수 있도록 관리하고 있다고 합니다.

 

 

Google Water Stewardship - Watershed dynamics 
/ 출처: Gstatic.com

 

 

#OUTRO


내 얼굴을 인식하고 목소리를 기억하는 기능을 넘어 이제는 홍수와 가뭄에 대비하는 AI의 모습을 살펴봤습니다. AI의 발전 덕분에 우리 삶은 전보다 안전하고 풍요로워지겠지만, 그 이면에 숨겨진 막대한 양의 수자원 소비는 결코 간과할 수 없는 문제입니다. 기술의 편리함을 지속적으로 누리기 위해서라도 환경보호와 수자원 관리에 대한 의식을 높여야 할 시점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다음 칼럼에서는 알아두면 평생 써먹을 수 있는 물과 관련된 유용하고 흥미로운 잡학지식으로 돌아오겠습니다. 예고편으로 준비한 아래 퀴즈도 놓치지 말고 풀어보세요!

 

 

QUIZ 1)
올 여름, 귀여운 조카와 함께 물놀이를 가기로 했습니다. 안전을 위해 구명조끼를 사줘야 하는데,
다음 중 가장 적합한 구명조끼는 무엇일까요?


1) 인기 캐릭터 하츄핑이 그려진 연핑크색 구명조끼
2) 귀여운 아기상어 캐릭터가 그려진 하늘색 구명조끼
3) 그냥 빨간 구명조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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