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음을 바다 같이 - AMORE STORIES
#뉴뷰티탐구
2024.05.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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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을 바다 같이

 

인터뷰이

박은주, 이주헌 건축가

 

 

'자기다움'이 새로운 아름다움이 된 이 시대. 아모레스토리의 콘텐츠 '뉴뷰티 탐구'는 다양한 세대의 인물을 만나, 각자의 삶에서 발견한 '나다운 아름다움'에 대해 들어봅니다. 5화에서는 자연과 캠핑을 좋아하는 건축가 부부의 이야기로, 가족과 함께하는 삶과 어우러진 나다운 아름다움에 대해 소개합니다.

 

 

 

 

 

좁은 도심을 떠나 너른 자연에 당도하면, 늘 존재했지만 미처 알아채지 못한 존재가 고개를 든다. 나뭇잎 사이를 통과하는 빛의 다정함, 느린 호흡 같은 바다의 일렁임, 사락사락 곁을 스치는 바람의 간지러움. 팽팽히 당겨진 일상이 느슨해지는 풍경이다. 뉴뷰티 탐구의 다섯 번째 주인공 박은주, 이주헌 건축가는 자연 곁에서 호흡하는 삶의 중요성을 말한다. 이들의 이야기를 담기 위해 찾은 동산 위 하얀 집 ‘그로브동산’에는 따스한 바람이 내려앉고, 멀리 바다의 표면이 반짝였다. 동산리의 마을 표지석 ‘마음을 바다 같이’, 바다 같은 마음을 전하고자 한 두 건축가의 이야기를 들어보자.

 

 

 

자연과 어우러지는 건축


두 분 모두 건축가시죠. 주로 진행하는 프로젝트를 소개해 주세요.

이주헌 저희가 운영하는 이제이에이치건축사사무소는 중소 규모 건축, 근린생활시설 같은 설계 프로젝트 위주의 작업을 하고 있어요. 그로브동산은 저희가 직접 설계한 뒤 운영하는 숙박 시설이에요. 예약하고 머무를 수 있는 스테이 공간으로 기획했죠. 가급적 직원을 고용하지 않고, 저희가 할 수 있는 범위 안에서 역할을 분담해요.

 

두 분의 삶과 가장 맞닿아 있는 건축물도 있나요?

박은주 그로브동산이죠. 사실 저희의 생활권은 양양이 아닌, 분당에 있어요. 분당에서 양양은 차로 2시간이 넘는 지방이잖아요. 위치 때문에 온전한 집이라기보다, 세컨드 하우스 콘셉트로 실험해 보고 싶었어요. 요새 오도이촌이라고 평일에는 도시에서 생활하고, 주말에는 지역으로 이동하는 생활이 유행하는 것처럼요. 이곳에 저희의 취향이나 생각을 많이 담으려고 했죠.

 

많은 선택지 중에 ‘양양’이라는 지역을 선택하신 배경도 궁금해요.

이주헌 어릴 때 강원도 송정이라는 지역에서 1년 정도 살았어요. 그때부터 지금까지 동해에 대한 좋은 감정과 추억이 있죠. 그런 기억을 아이들에게도 경험하게 해주고 싶었어요. 양양은 강릉 속초에 비해 가족 단위가 많고 바다가 얕아서 아이들이 놀기에 좋아요. 너무 상업적이지 않고, 적당히 인프라가 있으면서 조용한 분위기도 매력적이고요. 아내는 접점이 없었지만, 깨끗하고 조용하다는 점이 마음에 들었다고 하더라고요.

 

 

 

 

마을 경관을 헤치지 않는 미감이 눈에 띄어요.

박은주 그로브동산 바로 앞, 동산리 길이 굉장히 예뻐요. 동산리는 외지 분들이 없고 현지 분들이 살고 계셔서 다들 집을 잘 관리하고, 모난 데 없이 예쁜 게 특징이에요. 저희는 동산리 분위기와 동떨어진 거대한 건축물을 짓고 싶지 않았어요. 길에 들어섰을 때 잔잔히 자리한 모습을 바랐죠. 원래대로라면 두 동 사이에 건물을 하나 더 넣어야 하는데, 그로브동산에는 무언갈 더 추가하고 싶지 않았어요.

 

일부러 비워내길 선택하신 거네요.

박은주 네, 많은 분이 이곳에서 여유를 느끼시길 바라요. 그로브동산 계단 위에 올라서면 알록달록한 지붕이 첩첩 이어지고 그 끝에 바다가 조금 보이거든요. 저희는 그것만으로도 좋아요. 겨울에 눈이 오면 멀리 대청봉이 보여요. 조그맣게 보이는 바다와 눈이 오면 모습을 드러내는 대청봉. 이런 자그마한 것들에 감동받는 편이에요.

 

 

 

 

가족과 매일을 여행처럼


대표님의 가족을 소개해 주세요. 각자 좋아하는 것들을 담아서요.

이주헌 저는 제 분수를 아는 선에서 물욕이 많은 사람이에요. (웃음) 녹색 번호판이 달린 옛날 자동차처럼 클래식한 걸 좋아하죠. 휴게소 같은 곳에서 차주 분께 팔라고 제안해 본 적도 있어요. 미감이 좋은 것들을 좋아해요.
박은주 저는 작고 귀여운 것들을 좋아해요. 텃밭에 딸기를 심고 수확하는 것처럼 소소한 것들에 행복을 느껴요. 이런 저의 기질을 닮은 아이가 첫째인 아들이에요. 조용하고, 다정하고, 묵묵히 자신이 해야 하는 일을 하는 아이죠. 둘째인 딸은 초등학교 4학년인데요. 수줍음이 있으면서도 활달하고 밝은 성격을 지녔어요.

 

아이들도 자연 속에서 시간 보내는 것을 좋아하나요?

박은주 딸은 바다에 가면 몇 시간씩 놀다 와요. 지난주에도 패들보드를 들고 나가더니 한두 시간 동안 놀고 오더라고요. 아빠를 닮아서 특히 더 활동적인 것 같아요. 반대로 아들은 예전에는 좋아했지만 중학교 3학년이라 그런지 지금은 관심이 없어 보여요. 몇 년 전만 해도 바다를 좋아했는데 지금은 잘 나가지 않죠. 언젠가 아이들이 성인이 된 후에 다시 야외 활동을 좋아하길 바라요.
이주헌 양양에 거주하시는 분들 중에는 자녀 분이 서핑 프로를 준비하는 분들도 계세요. 바다가 인접한 이곳을 잘 활용하는 모습이 부럽기도 해요. 이런 기회를 접하기 쉽지 않잖아요. 여건이 되니까 언젠가는 좀 더 즐길 거라고 믿어요.

 

자연 속에서 머무는 시간을 중요하게 생각하는 이유가 궁금해요.

박은주 도시는 규칙적이고 틀에 박힌 것들이 많은데, 자연은 불규칙하고 다양해요. 자연의 불규칙함에서 많은 영감을 받아요. 햇빛이 내리비친다거나 단비가 온다거나, 그런 풍경을 보고 있으면 새로운 아이디어가 떠올라요. 층고가 높으면 창의력에 큰 영향을 준다고 하더라고요. 그래서 저희 욕심은 아이들이 실내에 앉아 있지만 말고 나가서 시간을 보냈으면 좋겠어요. 저희 바람대로 되진 않겠지만, 아이들에게 그런 기회를 주는 것만으로 의미가 있다고 생각해요.

 

 

 

 

그로브동산은 스테이로 운영하고 계시는데요. 오직 가족을 위한 공간도 염두에 두시나요?

박은주 그로브동산 부지는 노후를 생각하면서 매입하긴 했어요. 캠핑을 좋아하니까 캠핑 용도로 땅을 활용하려 했죠. 하지만 일이라는 게 저희 마음처럼 되진 않잖아요. 저희가 건축가인 만큼, 취향을 반영한 공간으로 만들기로 하고 지금의 그로브동산이 되었어요.
이주헌 여건만 된다면 동산리에 계속 머물고 싶어요. 이장 한 번 해야죠. (웃음) 하와이에 할레이바라는 마을이 있어요. 와이키키 같이 쇼핑몰이 밀집된 번화가가 아니고, 현지 분들이 서핑하는 지역이거든요. 할아이와처럼 동산리도 지역성을 살리는 방향으로 발전시키는 마을 건축가가 되고 싶은 욕심이 있어요.

 

두 분은 어떤 집에서 살고 싶으신지요.

박은주 남편은 ‘바퀴 달린 집’을 갖고 싶대요. 사실 가족들과 실내 공간에서 시간을 보내는 것보다 카라벤으로 여행하듯 사는 걸 꿈꿔요. 같이 돌아다니면서 경험하고 싶어요. 집에서 할 수 있는 일은 한정적이잖아요. 그로브동산을 만들고 양양에서 시간을 보내는 것처럼, 가족들과 바깥 활동을 더 많이 하고 싶어요.

 

듣다 보니 대표님 가족은 ‘여행’을 일상처럼 즐기시는 것 같아요.

박은주 다른 가족에 비해 여행이 거창하지 않아요. 여행을 떠나기 위해서는 우선 날을 잡고, 어디론가 가야 하고 그런 부담이 있잖아요. 저희는 시도 때도 없이 나가자고 해요. 회사에 다니던 시절에는 금요일 저녁 늦게까지 야근하고 그날 밤이나 토요일 새벽에 떠나서 일요일 밤에 돌아오곤 했어요. 남편은 이렇게 해야 스트레스가 풀린다며, 또 한 주를 보낼 수 있다고 이야기하더라고요. 어떻게 보면 여행이 아니라 일상이라고 할 수 있겠네요.

 

가족과 공유하고 싶은 풍경, 마음이 존재한다고 느껴져요. 가족과 무엇을 공유하고 싶은가요?

박은주 딸기를 키워서 수확할 때 기쁨을 느끼듯, 작은 것에서 기쁨과 행복을 찾을 수 있다는 사실을 알았으면 좋겠어요. 타인과 비교하면서 부족한 점을 비관하기보다 주어진 것에 감사하고 작은 기쁨을 느끼는 게 있길 바라요. 사소한 게 하나하나 모여서 큰 힘이 될 거라고 생각해요.
이주헌 아이들이 관대하고, 마음도 넓고, 시야도 넓게 가질 수 있다면 좋겠어요. 자연처럼요.

 

 

작은 기쁨 모아 지은 행복


그로브동산에는 대표님의 어떤 ‘나다움’이 반영돼 있나요?

이주헌 자연과 여행을 좋아한다는 점. 마을과 자연스럽게 어우러지는 건축물이라는 점이 저희가 지향하는 삶의 방향과 닮아있다고 생각해요.
박은주 그로브동산에는 사소한 것들이 주는 즐거움이 있어요. 초록 잔디가 뾰족뾰족 올라오는 것, 바람에 흔들리는 사초류나 꽃들, 조그맣게 보이는 바다와 대청봉, 쏟아지는 별빛. 그런 것들이요.

 

그로브동산을 짓고 난 뒤에 두 분의 삶에서 크게 변화한 것은 무엇인가요?

이주헌 스테이를 운영하면서 다양한 분들을 만나게 됐어요. 매주 불특정 다수를 만나게 되니까 시야가 넓어짐을 느껴요. 예전에는 우물 안 개구리였다면 지금은 세상을 더 넓게 인식하게 됐어요.
박은주 도시에서만 생활할 때는 일에 치여 사는 게 일반적이었거든요. 주말에 캠핑을 떠나며 휴식했지만, 그것도 잠시였죠. 여기 와서는 자연과 가깝게 살 수 있어서 좋아요. 가드닝 하고, 바다도 보러 가고, 별도 보고 그런 쉼을 통해 여유를 찾을 수 있었어요.

 

 

 

 

두 분을 행복하게 만드는 대상 혹은 순간은 무엇인가요?

박은주 역시 가족과 함께하는 순간이죠. 아빠와 아들, 딸 셋이 손잡고 걸어가는 뒷모습을 볼 때마다 뿌듯해요. 아들이 키가 많이 커서 아빠랑 어깨동무한다거나, 동생인 딸을 챙기는 모습을 본다거나, 그럴 때마다 ‘우리 가족’이라는 생각이 들고 그 순간 가장 행복해요. 그래서 그런지 제 휴대폰 앨범에는 뒷모습 사진이 많아요.
이주헌 저도 마찬가지로 가족과 보내는 시간이에요. 그로브동산에서 한 번씩 가족들과 고기를 구워 먹곤 해요. 저는 요리를 못 하는 편이라 요리를 잘 안 하는데, 캠핑 갈 때는 꼭 제가 고기를 구워요. 그때마다 큰 보람과 행복감을 느껴요.

 

인생에서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것이 있다면 들려주세요.

박은주 ‘지금 이 순간의 행복’이에요. 저는 작은 거에 행복을 느끼는 편이라, 현재의 작은 행복을 모으려고 노력해요. 마음과 몸 모두 아프지 않고 행복한 것을 중요하게 생각해요. 그로브동산을 시작한다거나, 가정을 이루고 아이들을 키우는 모든 게 행복하기 위해서 한 선택이고요. 작은 행복들이 모이면 살아가는 힘이 되잖아요.
이주헌 저도 비슷해요. 지금 상황에 만족할 줄 알아야 해요. 특별한 무언가를 갖기 위해 부단히 애쓰는 게 아니라 지금 내게 주어진 것에 집중하는 거죠.

 

 

 

 

 

 

'뉴뷰티 탐구는' 다양한 세대별 라이프 스타일 속에서
'나다운 아름다움'을 찾아가는 사람들의 이야기를 소개합니다.

 

에디터 현예진

포토 강현욱

진행 어라운드

기획 총괄 아모레퍼시픽 커뮤니케이션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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