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뷰티 시장의 새로운 경쟁, GEO - 아모레퍼시픽 스토리(AMOREPACIFIC STORI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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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6.09.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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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뷰티 시장의 새로운 경쟁, GEO

지금, 미국 화장품 시장은 #3

글

신희선 설화수 글로벌커머셜2팀

 

Editor's Note


설화수에서 미국 국가 담당을 맡은 지 어느덧 만 2년이 되었습니다. 그동안 현업에서 직접 경험한 미국 화장품 시장은 예상보다 훨씬 빠르게 변화했습니다. 이에 미국 시장을 담당하며 실무에서 직접 체감한 변화와 인사이트를 구성원분들께 공유하고자 합니다. 단순한 시장 트렌드를 넘어, 실제 현장에서 나타나고 있는 흐름과 그것이 K-뷰티 브랜드에 어떤 의미를 가지는지 함께 다루겠습니다. 제 경험과 인사이트가 조금이나마 도움이 되길 바라며, 저 역시 이를 통해 미국 시장에 대한 이해와 업무 전문성을 확장해가고 싶습니다.

 

 

#INTRO

 

미국 뷰티 시장에서는 새로운 경쟁이 시작되고 있습니다. 몇 년 전만 해도 소비자는 피부 고민이 생기면 가장 먼저 구글 검색창을 열었습니다. "민감성 피부에 좋은 세럼" "모공에 효과적인 에센스" “20달러 이하의 비타민C 제품" 등 검색 결과를 하나씩 비교하고, 브랜드 홈페이지와 리뷰 사이트, Sephora와 Ulta를 오가며 제품을 찾았죠.

 

하지만 최근 소비자들의 행동이 달라지고 있습니다. 이제는 검색어 대신 자신의 상황을 설명합니다. "30대이고 건성 피부인데 모공도 고민이에요. 미국에서 쉽게 구할 수 있는 합리적인 가격대의 세럼을 추천해 주세요." 그리고 그 질문의 상대는 구글이 아니라 ChatGPT, Gemini, Perplexity, Claude 같은 생성형 AI입니다.

 

과거에는 구글 검색 결과에서 상위에 노출되는 것이 중요했다면, 이제는 AI가 소비자에게 답변할 때 브랜드가 언급되는 것이 중요해지고 있습니다. 이를 두고 등장한 개념이 GEO(Generative Engine Optimization), 즉 생성형 엔진 최적화입니다. 미국 뷰티 시장에서 새로운 경쟁이 시작된 이유죠. 브랜드들이 경쟁해야 하는 공간이 검색 결과 페이지에서 AI의 답변창으로 이동하고 있습니다.

 

 

GEO의 영향을 크게 받는 미국 뷰티 업계

 

Adobe에 따르면 2025년 미국 연말 쇼핑 시즌에 생성형 AI에서 미국 리테일 사이트로 유입되는 트래픽은 전년 대비 693.4% 증가했습니다. 2026년 1분기에도 AI에서 미국 리테일 사이트로 유입되는 트래픽은 전년 대비 393% 증가했죠. 이러한 빠른 변화 때문에 미국 뷰티 업계에서는 변화된 소비자들의 행동을 파악하는 게 중요해지고 있습니다. GEO 트렌드와 AI 기능의 발전은 검색 알고리즘의 변화만을 의미하는 건 아닙니다. 소비자가 브랜드를 발견하고, 비교하고, 구매를 결정하는 소비자 여정 자체를 바꾸고 있죠.

 

특히 뷰티 카테고리는 GEO의 영향을 크게 받습니다. 소비자가 제품보다 고민을 이야기하게 되었기 때문입니다. “민감성 피부인데 레티놀을 써도 될까?“ “여드름 피부에 자극이 적은 한국 스킨케어 제품은 어떨까?“와 같은 질문을 말이죠. 그리고 AI는 제품명보다 소비자의 문제와 상황을 중심으로 답변을 구성합니다. 따라서 앞으로의 경쟁은 단순히 특정 검색어의 선점이 아닌, “어떤 고민이 우리 브랜드와 연결되어 있는가”를 선점하는 경쟁에 가까워질 수 있습니다.

 

 

출처: AI로 제작한 이미지

 

 

디오디너리(The Ordinary)는 왜 AI가 좋아하는 브랜드가 되었을까?

 

이 대목에서 가장 흥미로운 사례가 디오디너리입니다. 2026년 1분기 5W AI Communications가 발표한 Beauty AI Visibility Index에서 디오디너리는 미국 뷰티 브랜드 가운데 AI Citation Share가 7.0%로 1위를 기록했습니다. ChatGPT, Claude, Perplexity, Gemini, Google AI Overviews에서 80개 이상의 구매 의도 프롬프트를 대상으로 진행된 조사였는데요. 세라비(CeraVe)가 6.0%, 세포라(Sephora)가 5.5%, 라로슈포제(La Roche-Posay)가 5.0%, 샬롯틸버리(Charlotte Tilbury)가 4.5%로 그 뒤를 이었습니다.

 

디오디너리의 사례가 흥미로운 이유는 따로 있습니다. 사실 디오디너리는 등장 당시부터 기존 뷰티 업계의 문법을 뒤집었습니다. 감성적인 제품명 대신 성분과 함량을 그대로 제품명에 사용했습니다. ‘Niacinamide 10% + Zinc 1%, Hyaluronic Acid 2% + B5’처럼 말이죠. 당시에는 지나치게 기능적이고 건조하다는 평가도 있었습니다. 하지만 생성형 AI 시대에는 이 전략이 강력한 무기가 됐죠.

 

소비자가 “나이아신아마이드 세럼 추천”이라고 물으면 제품명 자체가 질문과 연결됩니다. 히알루론산 세럼을 찾는 경우도 마찬가지죠. AI 입장에서는 매우 명확한 정보입니다. 제품명과 성분, 함량, 사용 목적 사이의 관계가 분명하기 때문이죠.

 

더 흥미로운 점은 디오디너리가 GEO를 준비하면서 이런 브랜드를 만든 것이 아니라는 사실입니다. 오히려 오랫동안 유지해 온 성분 중심 전략이 생성형 AI 시대와 맞아떨어진 것에 가깝습니다. 어쩌면 GEO의 핵심은 새로운 기술이 아니라 더 근본적인 질문인지도 모릅니다. “우리 브랜드는 AI가 이해할 수 있을 만큼 명확하게 설명되고 있는가?”

 

 

출처: ChatGPT 검색 결과

 

 

소비자의 피부 고민과 닿아 있는 세라비(CeraVe)

 

세라비 역시 AI 시대에서 강점을 가진 브랜드입니다. 하지만 그 이유는 조금 다릅니다. 디오디너리가 성분 중심의 명확성을 통해 강점을 보인다면, 세라비는 특정 피부 문제와의 강한 연관성으로 강점을 보입니다. 세라마이드, 피부 장벽, 민감성 피부. 이 세 가지를 떠올리면 자연스럽게 세라비가 연상됩니다. AI 역시 비슷한 방식으로 정보를 연결합니다. "피부 장벽이 약한데 어떤 제품이 좋을까?", "민감한 피부에 적합한 보습제는?"과 같은 질문에 세라비가 후보로 등장하기 쉬운 이유입니다.

 

디오디너리와 세라비의 사례는 GEO의 본질을 보여줍니다. 단순히 콘텐츠를 많이 만드는 것이 중요한 것이 아니라, 특정 브랜드가 특정 고민을 담은 키워드와 얼마나 명확하게 연결되는지가 중요하다는 것이죠. 디오디너리는 성분과 제품이 연결되어 있고, 세라비는 피부 장벽과 브랜드가 연결되어 있습니다. AI가 소비자의 질문에 답하기 위해 브랜드를 호출할 수 있는 명확한 의미 구조를 가지고 있는 것입니다.

 

 

AI 안으로 들어간 Sephora

 

GEO가 더욱 중요한 건, AI 기술이 브랜드뿐 아니라 리테일러도 움직이고 있기 때문입니다. Sephora는 2026년 미국에서 ChatGPT 내 Sephora 앱을 선보이며 소비자가 AI 대화 안에서 뷰티 제품을 탐색하고 추천받을 수 있는 환경을 만들었습니다. 이는 상당히 상징적인 변화입니다. 과거 소비자 여정은 대체로 Google → Sephora → 제품 탐색 → 구매로 이어졌습니다. 하지만 흐름은 달라질 수 있습니다. ChatGPT → Sephora 추천 → 제품 선택 → 구매로 말이죠. 검색이 이동하면 소비자도 이동하고, 소비자가 이동하면 브랜드 경쟁의 무대 역시 이동합니다.

 

미국 리테일 업계가 AI를 주목하는 이유도 여기에 있습니다. Reuters에 따르면 Ulta Beauty를 포함한 미국 리테일러들은 AI에서 발생하는 쇼핑 유입을 확보하기 위해 상품 정보와 콘텐츠를 AI에 적합하게 개선하고 있습니다. 동시에 최종 구매는 자사 사이트에서 이루어지도록 유도해 고객 데이터를 확보하려는 움직임도 나타나고 있습니다. AI는 이제 단순한 검색 채널이 아니라 고객을 데려오는 새로운 유입 채널로 인식되기 시작한 것입니다.

 

 

세포라의 AI Beauty Chat, 출처: sephora.com

 

 

미국 백화점 노드스트롬의 Shop with AI 베타서비스, 출처: nordstrom.com

 

 

미국 뷰티 시장에서 '브랜드의 설명 가능성'이 중요해진다

 

이러한 변화는 기존 뷰티 브랜드에게 상당히 중요한 질문을 던집니다. 오랫동안 뷰티 산업은 브랜드의 이미지를 구축하는 데 많은 투자를 해왔습니다. 럭셔리, 프레스티지 감성, 유명인을 사용한 이미지 메이킹 등 특히 럭셔리 브랜드들은 더욱 그랬죠.

 

하지만 AI가 소비자의 질문에 답하는 방식은 조금 다릅니다. AI는 "이 브랜드가 얼마나 멋진가"보다, "이 브랜드가 어떤 소비자의 어떤 문제를 해결하는가"를 설명해야 합니다. 그래서 디오디너리처럼 성분과 제품의 관계가 명확한 브랜드나, 세라비처럼 특정 피부 고민과 오랫동안 연결된 브랜드가 AI 환경에서 강점을 보일 수 있습니다.

 

그렇다고 기존에 쌓아왔던 브랜드 자산이 무의미하다는 뜻은 아닙니다. 오히려 잘 이용한다면 더욱 큰 기회를 얻을 수 있습니다. 브랜드 자산을 AI가 이해할 수 있는 언어로 번역하고 연결시킨다면, 브랜드가 더 명확해지고, 더 큰 시너지를 낼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이 과제는 특정 부서만의 일이 아닙니다. 기존 SEO는 주로 마케팅이나 디지털팀의 과제였습니다. 하지만 GEO는 훨씬 많은 영역을 건드립니다. 제품명은 무엇인가, 성분 정보는 얼마나 정확한가, 제품 설명은 명확한가, 미디어에서는 브랜드를 어떻게 설명하는가, 전문가들은 어떤 표현을 사용하는가, 소비자 리뷰에서는 어떤 키워드가 반복되는가, Reddit에서는 어떤 문제와 함께 브랜드가 언급되는가, Sephora와 Ulta에서는 제품 정보가 어떻게 작성돼 있는가를 복합적으로 고려해야 합니다. 결국 GEO는 콘텐츠팀만의 문제가 아니라 브랜드·PR·상품·커머스·리테일 전략을 모두 연결하는 문제가 됩니다. 특히 미국처럼 정보가 여러 플랫폼으로 분산된 시장에서는 더욱 그렇습니다.

 

 

K-뷰티에게 온 GEO라는 새로운 기회

 

이러한 상황 속에서 K-뷰티는 기회를 가질 수 있습니다. 이미 미국 소비자들에게 K-뷰티는 몇 가지 강력한 키워드와 연결되어 있기 때문입니다. Snail Mucin, Centella, Rice Toner, Glass Skin, Barrier Repair 등 K-뷰티를 상징하는 키워드들이 미국 시장에 존재합니다.

 

이제 성분이나 카테고리 자체보다 키워드가 어떤 브랜드와 연결되어 있는가가 중요합니다. AI가 "한국 스킨케어 중 안티에이징에 좋은 브랜드를 추천해 줘"라고 질문을 받았을 때 어떤 브랜드를 떠올리는가가 중요하죠. 각 브랜드가 어떤 키워드로 고객의 고민과 연결될 것인지, 자신만의 명확한 'AI 연상어'를 만드는 게 관건인 것입니다.

 

 

AI가 기억하는 브랜드가 되기 위해 노력하다

 

이 관점에서 최근 주목할 만한 사례가 바로 COSRX입니다. COSRX는 이미 미국 시장에서 Snail Mucin이라는 키워드와 강하게 연결된 K-뷰티 브랜드로 자리 잡았는데요. 여기서 멈추지 않고 AI 시대에 맞는 실험을 이어가고 있습니다.

 

COSRX는 ChatGPT, Gemini, Perplexity, Copilot 등을 대상으로 82개의 구매 관련 프롬프트를 추적하고 제품 페이지와 콘텐츠 구조를 최적화했습니다. 그 결과, COSRX는 자체적으로 AI 가시성이 1,104 퍼센트포인트 증가했고, 최적화된 제품 페이지의 전환율은 전년 대비 38% 증가했습니다.1 물론 이는 브랜드와 대행사가 공개한 케이스 스터디이기 때문에 전체 뷰티 시장의 일반적인 성과로 해석해서는 안 되지만, 방향성은 주목할 만합니다.

 

AI가 실제 소비자에게 받는 질문을 분석하고, 제품 정보와 성분을 구조화하고, AI가 제품의 특징을 명확하게 이해할 수 있도록 콘텐츠를 개선하는 것. K-뷰티가 미국 시장에서 풀어야 할 새로운 과제를 이미 COSRX가 증명해 보이고 있는 셈입니다.

 

그렇다면 우리의 다른 브랜드들은 어떤 키워드로 기억되고 있을까요? 미국 소비자에게 라네즈는 이미 Lip Sleeping Mask, 그리고 Hydration이라는 키워드와 강하게 연결되어 있습니다. "밤사이 입술 각질 고민" "건조한 입술에 바르는 제품"이라는 소비자의 문제 상황에서 자연스럽게 호출되는 브랜드죠.

 

설화수가 수십년간 쌓아온 Ginseng, Anti-aging, Luxury Korean Skincare 등의 자산 역시 그 자체로 GEO의 조건을 가지고 있습니다. 특히 미국 시장에서 관심이 커지고 있는 ‘Skin Longevity’라는 키워드는 설화수의 정체성과 자연스럽게 만나는 지점입니다. 앞으로 이 자산을 AI가 이해하고 인용할 수 있는 언어와 구조로 번역하는 일을 해야 하겠지요. 즉 소비자가 AI에게 "한국 럭셔리 스킨케어" "인삼 성분 안티에이징"을 물었을 때, 설화수가 그 답변 안에 있도록 만들어야 하는 것입니다.

 

 

#OUTRO: 이제 브랜드도 AI에게 설명할 수 있어야 한다

 

앞으로 미국 시장에서의 경쟁은 검색 1위를 차지하는 것만으로는 설명하기 어려워질 것입니다. 소비자가 AI에게 "가장 좋은 안티에이징 크림을 추천해 줘"라고 묻는 순간, 어떤 브랜드가 답변 안에 들어가는가. "민감성 피부에 좋은 한국 스킨케어는?" "20달러 이하의 나이아신아마이드 세럼은?" "처음 사용하는 레티놀은?"과 같은 질문에 어떤 브랜드가 반복적으로 등장하는가. 이것이 새로운 브랜드 경쟁력이 될 수 있습니다.

 

좋은 제품을 만들고, 소비자에게 사랑받고, 검색 결과에서 상위에 오르는 것에서 하나가 더 더해져야 합니다. 바로 AI가 소비자에게 우리 브랜드를 추천할 수 있도록 만드는 것이죠. 어쩌면 미국 뷰티 시장의 다음 디지털 선반은 Sephora도, Amazon도, Google도 아닐 수 있습니다. 소비자가 AI에게 질문하는 순간 열리는 대화창 그 자체일지도 모르죠.

 

"우리 브랜드는 AI에게 무엇으로 기억되고 있는가?" 이 질문에 대한 답을, 우리는 이미 가지고 있는지도 모릅니다. COSRX의 Snail Mucin, 라네즈의 Lip Sleeping Mask, 설화수의 Ginseng과 Holistic Longevity. 이제 그 답을 AI의 답변창 안으로 가져가는 일이 남았습니다. 그리고 그것이 지금, 미국 시장에서 우리가 시작한 새로운 경쟁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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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희선

아모레퍼시픽 설화수 글로벌커머셜2팀
설화수 미국 시장을 맡고 있는
GTM 담당자 메일
  • 빠르게 변화하는 미국 시장의 흐름을 실무 현장에서 직접 체감한 인사이트와 함께 전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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