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Day 1. Korea: 1.92%

첫날에는 ‘Agency Training Summit’이라는 시간이 있었습니다. 말 그대로, 대행사를 대상으로 광고 관련 교육을 해주는 세션. 비록 대행사는 아니지만, 언제 다시 올 수 있을지 모르는 행사에서 뽕을 빼야겠다는 마음으로 참석했습니다. 오전에는 실제 협업 중인 브랜드사와 대행사가 나와서 본인들의 성공 사례를 아마존 광고 담당자와의 인터뷰 형식으로 소개했습니다. 여러 브랜드가 소개되었지만, 그중 뷰티 브랜드 판매자로서 눈여겨보고 있던 ‘Dermalogica¹⁾’ 담당자와 광고 운영 대행사가 인상 깊었습니다. 그들이 아마존 광고에 초점을 두는 부분이 저와 달랐고, 이 정답이 없는 영역에서 수만 가지 Best Practices들이 쌓이는 만큼, 제가 배워야 할 것들이 무궁무진하다 싶었습니다.

오후에는 광고 관련 퀴즈를 풀고 우승자를 가리는 게임 세션이 있었습니다. 승부욕이 지나치게 강한 저는 모든 대결을 최대한 피하려고 합니다. 그냥 친구들과 재미로 하는 보드게임에도 전력을 다하죠. 나이가 들면서 모든 경쟁에서 이길 수 없음을 알고 지는 상황에서도 꽤 유연해졌지만, 여전히 지는 상황을 염두에 두고 싶지는 않습니다. 그런 제가 오랜만에 마주한 대결. 역시나 1위가 아닌 다른 결말은 생각하지 않고 시작합니다.

참석자 6명씩 팀을 꾸리고, 각자 퀴즈에 임하여 팀원 전체 합산 점수가 높은 팀이 1위를 하고, 개인으로도 득점이 가장 높은 사람이 1위를 하는 게임. 저는 1위는커녕, 순위권에도 턱도 없는 점수를 얻었습니다. 구구절절 변명을 해보자면, 대행사 대상이라 퀴즈가 꽤 난이도가 있었고, 오전 세션 내용에 기반한 퀴즈의 경우 기억력이 짧아 정답을 놓친 탓도 있었습니다. 역시나 매우 분했지만, “온갖 걸출한 대행사가 모인 자리에서 일개 판매자인 내가 1위를 하면 대행사들이 할 일이 없지 않겠어?”라는 합리화로 분을 삭였습니다.

이 세션 참석자 중 단 1.92%만이 한국인이었습니다. 참석 정원 수를 고려하면 10명이 채 되지 않는 숫자. ‘아마존 광고’라는 공통 관심사 하나로 세계 각국의 사람들이 모인 자리에서 1.92%의 한국인 중 하나였는 알 수 없는 뿌듯함. 그리고 98.08%의 다양한 나라의 사람들과 같은 주제에 대해 공부하고 경쟁했다는 짜릿함. 그 두 감정으로 가득 찬 첫날이었습니다.

1) 피부과학에 기반해 전문가용 트리트먼트 경험을 일상 스킨케어로 확장해 온 글로벌 더마 스킨케어 브랜드

2 Day 2. AI의 모든 것, 모든 것의 AI

2일차에는 개회식과 함께 본격적인 행사가 시작되었습니다. 그와 동시에 다양한 신규 아마존 광고 기능들이 소개되었습니다. AI 없이는 그 신규 기능들을 설명하기 어려울 정도로, 대다수의 신규 기능들이 AI에 기반한 솔루션이었습니다. 광고 소재 제작, 캠페인 생성부터 결과 분석까지, 아마존 광고의 모든 과정에서 활용될 이 신규 기능들 중 2가지를 소개해 드립니다.

아마존 광고에는 AMC(Amazon Marketing Cloud)라고 하여 광고 전반에서 발생하는 노출, 클릭, 구매 데이터를 익명화된 형태로 분석할 수 있는 광고 데이터 분석 환경이 있습니다. 기존에는 DSP(Demand-side Platform)²⁾라는 아마존의 인증을 받은 대행사가 운영하는 광고 툴을 통해서만 접근 가능했지만, 최근 업데이트로 모든 광고주들에게 공개되었습니다.

AMC를 통해서 광고에 노출됐으나 클릭은 안 한 고객 수, 장바구니에 추가는 했으나 구매를 하지 않은 고객 수 등 각 Funnel에서의 광고 효과를 상세하게 분석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원하는 고객 집단을 광고 Audience로 직접 생성할 수 있습니다. AMC에 있는 AI 툴을 활용하여 생성하고자 하는 Audience에 대한 설명을 하면, 그에 맞는 SQL 쿼리³⁾를 작성해 주고, 그 쿼리를 Audience 생성기에 입력하면 생성이 되는 방식입니다. 그뿐만 아니라, 신규 고객 상승에 효과적인 광고 제품, 광고 노출 횟수별 클릭 전환율 등 분석하고자 하는 바를 알려주면 그에 대한 해답을 얻을 수 있는 쿼리를 작성해 줍니다.

아마존은 고객의 데이터를 최우선으로 생각하여, 절대 판매자에게 고객의 구매와 관련된 데이터를 제공하지 않습니다. 다만, AMC와 같이 간접적으로 그들의 구매 여정을 유추할 수 있는 기능 및 데이터를 제공하고, 그것들을 활용하여 고객이 어떻게 우리 브랜드와 제품을 알고 구매하는지, 아님 어느 단계에서 구매까지 도달하지 못하고 이탈하는지를 파악하는 일은 굉장히 재밌습니다. 파고들어서 답이 보인다면 그만큼 또 짜릿한 것이 없고, 갈피를 잃을 때는 “누가 이기나 해보자”라는 승부욕이 타오릅니다.

2) 아마존에서의 쇼핑 행동 데이터를 바탕으로, 아마존 안팎의 다양한 매체에 브랜드 광고를 노출할 수 있게 해주는 광고플랫폼
3) 데이터베이스에 저장된 데이터를 조회·정리·분석하기 위해 사용하는 표준 명령문으로, 필요한 조건을 설정해 원하는 데이터만 정확하게 꺼낼 수 있게 해준다

다음은 ‘Ads Agent’입니다. AI 기반 광고 보조 도구로, 광고 캠페인 기획, 실행, 최적화부터 분석까지 모든 작업을 자동화하고 간소화해주는 기능입니다. 광고주가 Media Plan을 업로드하거나 제품에 대한 설명을 하면, ‘Ads Agent’는 그것을 기반으로 어떤 광고 캠페인이 필요한지 구조를 짜주고, 각 캠페인별 타깃, 예산 등을 수립하여 자동으로 캠페인을 생성합니다. 생성이 된 이후에도 광고주의 명령을 기반으로 특정 ROAS(Return On Ad Spend) 이하의 타깃을 끄거나 고효율 키워드에 예산을 더 투자하는 등의 액션을 취합니다. 더불어, 캠페인에 적합한 신규 타깃을 지속적으로 추천해 줍니다. 또한 처음 설명한 AMC 기능이 결합되어, ‘Ads Agent’에게도 복잡한 분석과 생성이 필요한 Audience를 명령어로 넣으면 자동으로 생성해 주어 복잡한 쿼리 작성 시간을 크게 줄여줍니다. 제품 런칭 후 그에 맞는 광고 캠페인 계획을 수립하고 생성하는 데에 시간이 많이 들고, 광고 분석을 위해 데이터를 가공하는 데에도 공수가 많이 들었는데, ‘Ads Agent’가 저와 같은 광고주들의 손발을 제대로 대체해 줄 수 있을지 기대가 됩니다.

3 Day 3. 백문이 불여일견

Unboxed와 같은 행사에 참여하는 목적은 정보를 얻기 위해서도 있지만, 다양한 에이전시와 아마존 종사자들을 만나고 안면을 트는 것 또한 중요합니다. 그래서 Unboxed 행사에는 ‘Connections Hub’라고 하여, 아마존 또는 에이전시들이 운영하는 부스에서 그들과 직접 교류할 수 있는 장이 있습니다. 미션을 수행하듯 최대한 많은 에이전시들과 아마존 관계자들을 만나 명함을 주고받았지만, 길고 지루한 글에 소소한 재미를 더하고자 ‘Connections Hub’에서 직접 체험했던 것들을 공유합니다.

Prime TV⁴⁾에서 운영했던 부스. 사진을 찍고, Prime TV 콘텐츠 제목 로고를 삽입하면 그 이미지를 쿠키에 프린트해 줍니다.

4) 아마존의 스트리밍 서비스인 Prime Video를 뜻하며, 영화·드라마·스포츠 같은 영상 콘텐츠를 시청할 수 있는 아마존 프라임 회원 혜택 중 하나

사진을 찍으면 AI가 앨범 커버처럼 만들어주는 기계도 있었습니다. 사진을 찍고, 원하는 음악 장르, 앨범 커버 분위기 등을 선택하면 아주 감쪽같게 실제 앨범 커버처럼 만들어주었습니다. 너무 감쪽같은 나머지, 손에 운동화를 껴버린 나. 같이 참석한 희영 님, 정빈 님 모두 멋진 힙합 가수로 데뷔하였습니다.

‘Product Experiences’에선 크고 작은 아마존 광고 신규 기능들을 직접 체험해 볼 수 있었습니다. 특히 주어진 광고 목적에 대해 어떤 광고 솔루션을 사용하면 될지를 맞추는 퀴즈가 있었는데, 일정 점수 이상이 나오면 스탠리 텀블러를 줬습니다. 어김없이 발동한 승부욕, 그리고 의도치 않게 같이 발동해버린 물욕 덕분에 텀블러를 3개나 얻었습니다. 마지막 날, 죄송한 마음에 아마존 광고 담당자분께 일리윤 아토크림을 선물 드리고 왔는데 부디 써보고 만족스러웠길 바랍니다.

위에서 말씀드린 ‘Ads Agent’를 직접 사용해 볼 수 있는 공간도 있었습니다. 원하는 브랜드를 클릭하고 ‘Ads Agent’와 대화하며 광고 캠페인을 생성할 수 있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