탄소는 ‘돈’이다. - AMORE STORIES
#임직원칼럼
2024.06.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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탄소는 ‘돈’이다.

쉽고 재미있는 ESG 이야기 #2

 

손명관 CSR팀

 

 

#INTRO


최근, 한국 연구진들이 대기압 상태에서 탄소를 이용하여 다이아몬드를 만드는 데 성공했습니다. 21세기에 이런 연금술이 있나 싶습니다. 대동강물을 판 봉이 김선달은 들어 봤어도, 공기 중의 탄소로 다이아몬드를 만든다는 얘기는 정말이지 거짓말 같습니다. 기술의 발전이 이렇게 무섭습니다.

 

 

RSR-S 장치를 통해 만들어진 다이아몬트 결정, 출처: 매일경제

 

 

더 믿기지 않는 이야기도 있습니다. 다가올 미래에는 ‘탄소=돈’이라는 것입니다. 이 공식은 기업뿐만 아니라 국가나 개인 등 모든 사회구성원에 해당됩니다. 왜 그럴까요? 기후위기를 막기 위해선 ‘탄소중립’이 필수적이기 때문입니다. 탄소(C)는 나무, 석탄, 인체 등 지구 곳곳에 존재합니다. 이 탄소가 기체가 되어 산소와 결합하면 온난화의 주범인 ‘이산화탄소(CO2)’가 됩니다. 때문에 앞으로는 탄소를 최대한 하늘로 날려 보내지 않는 게 중요해졌습니다. 그러기 위해서는 막대한 비용과 노력이 필요하죠. 오늘은 글로벌 탄소 동향을 돈과 연관하여 소개해 드립니다.

 

 

1 탄소=돈 [국가 편]

 

1) 대한민국 기후편익은 3,090조 원

 

2023년 대한상공회의소에서 발간한 ‘탄소중립 전략 보고서’에 ‘기후편익’이라는 단어가 처음 등장했습니다. 지구 온난화를 막기 위한 투자에서 발생하는 이익이 비용보다 크다는 개념인데요. 2100년까지 우리나라가 기후 안정화를 위해 투자해야 하는 비용(재생 에너지 전환, 저탄소 기술/설비 투자 등)은 약 1,850조 원으로 예상됩니다. 이러한 투자로 당장의 손해는 있겠지만, 온난화로 인한 고온, 홍수, 해수면 상승 등을 예방함으로써 3,090조 원의 경제적 효과를 얻을 것이라고 보고서는 예상하고 있습니다. 탄소중립은 공익과 환경에 기여할 뿐만 아니라 실제로 ‘돈’이 된다는 것이죠.

 

 

출처 : 상공회의소(한국 경제의 새로운 도약을 위한 탄소중립 전략 보고서, 2023)

 

 

2) 태양광이 석탄보다 싸다!

 

재생에너지의 단점은 초기 투자비용이 비싸다는 것이었습니다. 하지만 놀랍게도 2020년을 전후로 일부 국가의 재생에너지 발전 비용은 석탄화력발전보다 저렴해지고 있습니다. 왜 그럴까요? 바로 기술 및 공정의 발전과 온실감축 목표에 따른 규모의 경제 때문입니다. 2016년 파리기후변화 협정에 따라 각 국가는 기존 대비 40-50%로 온실가스를 감축하겠다는 목표를 수립했습니다. 산업은 날로 성장하고 있는데, 온실가스는 오히려 절반 가까이 줄여야 한다니, 정말 급진적인 목표입니다. 이를 이행하려면, 탄소가 가장 많이 발생하고 있는 ‘에너지’ 분야의 발전 방식을 바꿔야 했습니다. 때문에 각 국가는 엄청난 수의 태양광 패널과 풍력발전기를 설치하고 있습니다. IEA*에 따르면, 2025년 내에 재생에너지 발전량이 석탄 화력 발전량을 넘어설 것으로 예측하고 있습니다. 2024년에는 처음으로 재생에너지 발전량이 세계 총 발전량에 1/3을 넘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습니다.

 

 

출처 : IPCC AR6 SYR 보고서

재생 에너지 설비 비용이 화석연료보다 저렴해지는 터닝 포인트(그리드 패리티)가 곧 다가온다.

 

 

국가 단위로 보자면 중국의 성장세가 두드러집니다. 중국은 탄소배출량 1위 국가로, 에너지 전환에 가장 적극적입니다. 태양광 제조 인프라를 엄청난 규모로 확대하고, 프로세스를 효율화하여 비용을 대폭 낮췄습니다. 이 때문에 상대적으로 저렴하게 태양광 설비를 제작할 수 있게 되었고, 2023년 중국의 태양광 발전 설치 규모는 2022년 전 세계 태양광 설치 규모와 동일한 수준에 이르게 되었습니다. 어쩌면 수십 년 내에 에너지 패권이 중동 등의 산유국에서 다른 나라로 넘어갈지도 모릅니다. 바람(풍력)이 많이 부는 국가, 일조량(태양광)이 풍부한 국가, 커다란 강(수력)을 가진 나라가 에너지 강국이 되지 않을까요?

 

 

중국 산시성 다퉁 지역에 있는 태양광 단지, 출처: BBC

판다 모양을 하고 있다, 출처 : 구글맵

 

 

2 탄소=돈 [기업편]

 

1) ‘탄소 배출권’ 팝니다

 

우리가 종량제 봉투를 구입해서 쓰레기를 배출하듯이, 일부 국가에서는 기업들도 이산화탄소를 일정량 이상 배출하면 돈을 내야 합니다. 반대로 탄소를 덜 쓰거나 배출하지 않으면 오히려 다른 기업에 여유분을 팔 수도 있죠. 이를 ‘탄소배출권’이라고 하는데요. 이 제도로 엄청난 이익을 얻은 기업이 있습니다. 바로 미국의 ‘테슬라’입니다. 테슬라는 전기차를 운영하기 때문에 탄소배출권을 많이 확보할 수 있었습니다. 이를 EU나 중국의 내연차량 기업에 판매하는 건데요. 2023년에 그렇게 해서 얻은 수익이 무려 2조 원이나 되죠. 2023년 테슬라 영업이익이 대략 11조 원이니, 상당한 비중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2) ‘탄소 사냥꾼’ 기업의 등장

 

 

 

테슬라 이야기가 나온 김에 창업주 이야기도 하나 해보겠습니다. 2021년, 테슬라의 창업주 일론 머스크는 탄소 제거 기술을 가진 스타트업에 1억 달러(1,300억 원)를 주는 대회를 열었습니다. 2025년 4월 22일, 지구의 날에 발표하는 최종 우승자는 약 660억의 상금을 받는다고 합니다. 탄소배출을 줄이는 것을 넘어서, 이미 대기에 존재하는 온실가스를 포집, 제거, 흡수하는 혁신 기업을 지원하겠다는 거죠. 이처럼 탄소 포집 시장은 미래가치가 유망해 보입니다. 현재 글로벌에서 앞서고 있는 탄소 포집 기업(탄소 사냥꾼) 두 곳을 소개합니다.

 

 

[climeworks]

 

‘climeworks’는 아이슬란드에서 탄소 흡착 성분이 들어간 필터를 이용해 이산화탄소를 포집하는 대규모 설비를 운영 중입니다. 포집된 이산화탄소는 파이프를 통해 채소가 자라는 온실에 공급되며, 시설 운용에 필요한 막대한 에너지는 지열 발전을 통해 해결한다고 합니다. 또한, 탄소를 포집하면서 획득한 크레딧을 민간 기업에 팔 수도 있죠. 하지만 설비의 운용에는 물과 에너지가 만만치 않게 들어, 경제성과 효율성 측면에서 아직 개선이 필요한 상황입니다.

 

 

climeworks 탄소 포집 시설, 출처 : climeworks 홈페이지

엄청나게 큰 공기청정기 같이 생겼다, 출처: newscientist.com

 

 

[Lithos Carbon]

 

현무암이 풍화로 가루가 되어 지표면에 있다가 빗물과 만나면, 빗물 속의 이산화탄소를 가둬두는 화학반응을 일으킨다고 합니다. 또한, 현무암 가루는 토양 회복에 필요한 영양분(칼슘, 마그네슘 둥)을 함유하고 있다고 합니다. ‘Lithos Carbon’은 이런 현무암 가루의 성질을 이용해 비료를 개발하고 있습니다. 토지 상태와 작물에 따라 현무암 가루를 투입하는 기술 개발에 열중인데요. 잘 실현된다면 탄소를 흡수하면서 농작물 수확량과 토양의 복원력을 높일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습니다.

 

 

현무암 가루를 농가에 살포하는 모습

제주도에서 무심히 지나쳤던 현무암 돌담길이 돈처럼 보인다
출처: Lithos Carbon

 

 

3) 탄소 1톤 당근 하실 분?

 

탄소배출권제도를 적용하는 국가가 늘어나고, 탄소를 포집하는 기업도 하나씩 생겨남에 따라, 탄소를 주식처럼 사고 팔 수 있는 플랫폼 기업도 나오고 있습니다. 탄소포집 기업은 탄소를 크레딧 형태로 변환하여 시장에 팔 수 있고, 탄소 중립을 선언한 기업은 목표 달성에 필요한 탄소를 구매할 수 있는 거죠. 아직 탄소시장에 대한 합의가 다져지지 않아 많이 활성화되진 않았지만, 조만간 탄소를 전문적으로 다루는 트레이더가 탄생하는 날이 올 것 같습니다.

 

 

출처 : POPLE 홈페이지

탄소 1톤에 1-2만원 정도에 거래되고 있습니다

 

 

4) 아모레퍼시픽은?

 

기후변화에 대한 인식이 높아지면서, 고객들의 가치소비 경향도 커지고 있는데요. 같은 화장품이라도 탄소를 적게 만드는 회사의 제품에 먼저 손이 가는 것은 당연한 것 같습니다. 아모레퍼시픽도 탄소 감축을 위해 열심히 노력 중입니다. 아모레퍼시픽은 2023년에 기준연도인 2020년 배출량 대비 40%의 온실가스를 감축하였습니다. 태양광 설치를 확대해서 자가발전 비중을 늘렸고, 발전사와의 수급계약(PPA)을 통해 재생에너지 사용을 확대한 덕분이지요. 이렇게 2025년 RE100(사용하는 전력의 100%를 재생에너지로 조달)을 달성 하기 위해서 열심히 노력하고 있습니다.

또한, 올해 3회차에 접어든 ‘A MORE Beautiful Challenge’도 진행 중입니다. ‘A MORE Beautiful Challenge’는 ESG 분야 소셜벤처를 발굴하여 아모레퍼시픽과의 협업 및 투자를 연계하는 프로그램입니다. 2024년에는 ‘넷제로’ 부문을 새롭게 추가했는데요. 이를 통해 △국내외 탄소 상쇄솔루션, △탄소크레딧 사업 개발, 발급, 관리 부문의 혁신 솔루션을 가진 소셜 벤처를 지원할 예정입니다.

 

 

 

 

3 탄소=돈 [개인편]

 

1) 줄인 탄소만큼 포인트를 드립니다

 

텀블러 사용, 전자영수증발급 등 일상 속에서 탄소 중립 활동을 하면 현금성 포인트를 제공하는 제도가 있습니다. 바로 환경부에서 운영하는 ‘탄소중립포인트제’인데요. 2022년 시작 후 현재까지 104만 명이 가입해서 이용 중입니다. 실천 항목에 따라 100원에서 2,000원 사이의 포인트를 연간 최대 7만원까지 받을 수 있으니 꽤나 쏠쏠합니다. 최근에는 탄소 중립 활동에 꾸준히 참여하면 개인 신용도를 상향하는 방안도 협의 중이라고 하니 주목해 볼만 합니다.

 

 

출처: 탄소중립포인트 녹색생활실천

 

 

2) 태양광 패널 ‘한 판’만 투자하실 분 모십니다

 

‘재생에너지 투자 플랫폼’에 대해 들어 보셨나요? 태양광, 풍력 등의 민간 발전사업자, 토지 주인, 그리고 개인 투자자를 연결해 주는 핀테크 서비스입니다. 보통 재생에너지 설비 투자 시엔 큰 비용이 드는데요. 개인도 소액으로 투자할 수 있고, 탄소 저감에 간접적으로나마 기여할 수 있습니다.

 

 

출처 : 루트에너지 홈페이지

위 상품은 원금 손실 위험이 있습니다. 투자 시에는 안내 조항을 꼼꼼하게 확인해 주세요.

 

 

#OUTRO


오늘은 탄소와 관련된 새로운 시장 및 기업에 대해 알아봤습니다. “탄소=돈”이란 공식에 조금은 동의가 되셨을까요? 기후변화가 심해질수록, 눈에 보이지 않는 탄소가 실제 돈처럼 선명해지는 느낌입니다. 물론 우리가 살고 있는 지구와 환경의 가치를 돈으로 따질 수는 없습니다. 하지만 국가나 기업이 움직이려면 대의보다는 경제 논리가 중요하죠. 이제 그 논리가 점점 명확해지고 있습니다. 지금은 행동해야 할 때입니다.

“오늘이 제일 싸다”

서울 부동산 가격을 말하는 게 아닙니다. 바로 우리가 쓰고 있는 환경의 경제적 가치입니다. 과거에는 환경이 ‘무료나눔’이었지만, 기후위기가 다가올수록 그 비용은 높아만 가고 있습니다. 하루라도 빨리 대처하지 않으면 그 비용은 복리가 되어 우리에게 닥칠 것입니다. 어쩌면 파산할 수도 있겠죠. 때문에 우리의 올바른 인식과 행동이 더욱 중요해진 요즘입니다.

다음 칼럼에서는 지속가능한 화장품을 어떻게 만들고 구매할 수 있는지 알아보겠습니다. 많이 기대해 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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