쉽고 재미있는 ESG 이야기 #4
글
손명관 지속가능경영센터
#INTRO
과거에 ESG는 특정 부문에 국한된 용어였습니다. 하지만 이제는 사람들에게 많이 알려져 있죠. 그리고 우리 삶에 점점 더 밀접하게 다가오고 있습니다. 오늘은 ESG가 어떻게 바뀌고 있는지, 그리고 우리 생활을 어떻게 바꾸고 있는지 이야기해 보겠습니다.
1 점점 더 젊어지는 ESG
엠제코(MZ+ECO)란 신조어를 아시나요? 기후위기와 환경을 삶의 주요 가치관으로 삼는 MZ세대를 일컫는 말입니다. 작년에 초등학교 2학년 학생이 저희 팀으로 정성스럽게 쓴 편지를 보냈는데요. 지금도 저희 팀 입구에 붙어 있죠. 때문에 드나들 때마다 한 번씩 보며 다시금 제 일에 대해 생각하고 있습니다. MZ세대는 앞으로 살아갈 날이 기성 세대보다 훨씬 많기 때문에, 환경에 대한 걱정도 더 많습니다. 때문에 기업의 ESG에도 관심이 많죠. 더불어 요즘은 청소년이나 대학생을 대상으로 하는 ESG 프로그램도 심심치 않게 볼 수 있습니다.
출처: 경주시청 공식 블로그, LG전자
실제 통계를 보더라도 이젠 “ESG”란 용어가 사람들에게 낯설지 않습니다. 최근 사회적가치연구원의 조사에 따르면, 우리 국민의 50% 정도는 ESG에 대해서 잘 알고 있었습니다. 그 비율은 매년 증가하고 있죠. 특히 요즘은 초등학생을 대상으로 ESG를 가르치기도 합니다.
출처: 2024 한국인이 바라본 사회문제, SV HUB
초등학교 3-6학년 대상 환경 교육자료, 한번 맞혀 보시겠어요?
/ 출처: 기후변화교육센터
2 피부로 느끼는 ESG
최근 지속가능한 성장이 중요해짐에 따라 ESG의 가치가 더 커지고 있습니다. 특히 기후변화는 우리 삶에 직접적인 영향을 주고 있지요. 이제 집 앞에서 몇 발자국만 나가도 그런 변화를 느낄 수가 있는데요. 몇 가지 예시를 들어볼까요?
1) 장보기: “금추”가 된 “배추”
지금은 모두 잊었겠지만, 올해 여름은 유난히 길었습니다. 에어컨이 이 시대 최고의 발명품으로 재평가되었고, 추석에도 열대야로 잠을 이루지 못했습니다. 기록적인 폭염은 농작물에도 큰 피해를 주었습니다. 계속된 열대야로 고랭지 배추들이 속을 채우지 못했죠. 한 포기에 3,000원 하던 배추가 2만원까지 급등했습니다. 많은 기후 과학자들이 “올해가 가장 시원한 여름이 될 것" 이란 말을 하고 있는 상황이니, 앞으로 기후변화로 인해 식료품 물가가 오르는 “기후플레이션”은 더 심해질 것으로 보입니다.
좌)0이 하나 더 붙은 배추 가격/출처:세계일보,인터넷 갈무리
우)김제 한라봉 드셔 보셨나요?/출처:농촌진흥청 국립원예특작과학원
2) 노래 가사: 변해 버린 “독도는 우리땅”
“독도는 우리땅”이란 노래 아시나요? 제가 초등학생 때에는 모든 친구들이 줄줄 외울 정도 모두가 다 아는 국민 노래인데요. 기후변화로 인해 2017년에 노래 가사가 개정되었습니다. 25년 만에 독도의 생물군과 평균 기온이 바뀌어 어쩔 수 없이 가사를 변경한 것이죠. 평소 알고 있던 노래 가사와 맞는지 확인해 보세요.
20년 후에 “독도는 우리 땅” 가사는 또 어떻게 변경될까요?
/ 출처: 외교부 홈페이지
3) 주식: 재무제표 하나 주시고요, ESG도 추가요
혹시 스마트폰으로 네이버 주식을 검색해 본 적이 있으신가요? 네이버에서 주식을 검색한 후 “재무” 카테고리를 눌러 보면, 재미있는 정보가 나옵니다. 바로 해당 기업의 ESG 현황인데요. 재무정보뿐만 아니라 비재무정보까지 제공하여 해당 기업이 지속가능한 경영을 하고 있는지 보여주고 있죠. 이처럼 ESG는 해당 기업의 건전성을 파악하는 또 하나의 지표로 사용되고 있습니다.
출처: 네이버페이 증권(모바일)
3 확장되는 ESG
1) 범위의 확장
최근 ESG 관련 기업의 화두 중에 하나는 “인권”입니다. 환경을 넘어 기업에서 인권까지? 한 번에 와 닿진 않으시죠? 저도 처음 그 내용을 접했을 때는 “기업이 정부나 주민센터도 아니고… 왜 인권까지 챙겨야 하지?”라고 생각했습니다. 왜 인권이 중요할까요? 그 이유는 우리 사회에서 기업의 영향력이 점점 커지고 있기 때문입니다. 예를 들어, 애플의 2023년 한 해 매출은 500조 원이 넘습니다. 이는 홍콩이나 콜롬비아 GDP와 비슷하죠(시가총액으로 따지면, 한국 GDP보다도 높습니다). 애플에 종사하는 근로자나 협력업체도 어마어마하게 많습니다. 그렇기에 글로벌 기업에 요구하는 역할과 범위가 인권, 공급망 등으로 점점 더 넓어지고 있죠. 이러한 추세는 2013년에 발생한 아래의 사고로 더 강화되었습니다.
2013년 방글라데시 라나플라자 붕괴 사고
방글라데시 라나플라자는 선진국 의류 브랜드 기업의 하청 공장이었습니다. 사업이 잘되자 4층에서 8층으로 불법 증축을 하였고, 3,000명이 넘는 직원들이 좁고 열악한 환경에서 근무했죠. 그러다 2013년 4월 24일 오전 출근 시간에 라나플라자가 무너졌습니다. 내부에서 일하고 있던 1,129명이 사망했고, 2,500명이 넘는 사람이 부상을 당했는데요. 추가조사 결과, 해당 건물의 노동자들이 열악한 급여를 받으면서 무더운 날씨 속에 하루 10시간 이상 노동을 하고 있었다는 사실도 밝혀졌습니다. 당시 유럽, 미국의 글로벌 SPA 의류기업들은 방글라데시의 저임금 문제와 근로 여건 문제를 묵인하고 방치함으로써 사고의 원인을 제공했음에도 불구하고 법적인 책임은 지지 않았다고 합니다.
출처: 오마이뉴스, 나무위키(이미지)
이제 기업은 환경뿐만 아니라, 다양한 이해관계자들이 적절한 대우와 조치를 받고 있는지 살펴야 합니다. 임금, 승진, 노동 등에 있어서 임직원에게 부당한 처우를 하면 안되고, 협력사와 올바르게 상생 및 협력해 나가야 하죠.
2) 대상의 확장
보통 ESG는 사기업에만 해당되는 개념이라고 생각하지만 그렇지 않습니다. 요즘은 공공기관, 학교 뿐만 아니라 복지시설에서도 ESG를 중요한 요소로 보고 있습니다. 특히 우리나라의 경우 공공기관 공시 항목을 기존 “일반현황, 기관운영, 주요사업 및 경영성과, 대내외 평가, 정보공개” 등 5개에서 2023년 “기관운영, ESG 운영, 경영성과, 대내외 평가” 등 4개로 바꾸어 ESG 정보공시를 강화했고, ESG 성적을 기관 평가에도 반영하고 있습니다.
차례대로 서울대학교, 중앙대학교, 한국조폐공사, 인천국제공항공사 지속가능경영보고서
공공기관 경영정보 공시항목 / 출처: 공공기관 경영정보공개시스템
4 ESG는 구체화된다
최근의 글로벌 ESG 규제와 지침에 대해 한마디로 말하자면, “쏟아진다”라는 표현이 가장 적당 한 것 같습니다. 2000년대 초 ESG가 급속도로 부각 되면서, 반대급부로 기업들의 그린워싱 이슈와 공개된 정보에 대한 투명성 및 정합성 비판이 많아졌습니다. 이 때문에 최근 여러 법 및 규정이 제정되었는데요, 이 법이 2~3년 내로 발효되어 많은 기업에 영향을 줄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최근 제가 마음 속에 그리고 있는 “ESG 규제 동향” 상상도 / 출처: Chat GPT
#OUTRO
오늘은 우리 삶의 깊은 곳까지 들어온 ESG에 대해 살펴봤습니다. 최근 ESG 회의론도 많이 등장하고 있지만, 기후위기 시대에 전체적인 흐름은 변하지 않을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몰아치는 여러 변화 속에서 많은 기업들도 혼란을 겪고 있는데요. ESG를 잘 수행하는 기업에게는 이러한 변화가 오히려 기회가 될 수 있지 않을까요? ESG라는 커다란 변화의 파도에 올라타 유유히 서핑을 즐길 수 있는 좋은 기업과 단체가 많아지길 바라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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