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년 연속 적중율 80%?! 핀터레스트 트렌드 리포트

때로 우리는 뭘 찾고 있는지조차 정확히 모른 채 서칭합니다. 그러나 이미지를 보면 내가 원하는 것이 맞는지 아닌지 알 수 있죠. 핀터레스트(Pinterest)는 핀(Pin)과 인터레스트(interest)의 합성어인데요. 말 그대로 관심 있는 이미지를 모아 핀으로 고정시켜 놓는 SNS 플랫폼입니다. 보통 업무상 레퍼런스 이미지를 찾는 용도로 많이 활용합니다.

핀터레스트는 사용자 행동을 기반으로 매년 “Pinterest Predicts”라는 트렌드 리포트를 발행하고 있습니다. 정보 서칭이라는 뚜렷한 목적성과 이미지 기반의 직관성 때문일까요? 핀터레스트의 트렌드 예측은 3년 연속으로 80% 이상의 적중률을 보이고 있다고 합니다. (*Pinterest, 글로벌 검색 데이터, 분석 기간 2018년 7월 ~ 2022년 6월)

아모레퍼시픽이 주목할 만한 2023 글로벌 트렌드 몇 가지를 가볍게 톺아봅니다.

#Gemini hair (투톤/듀얼 헤어)

전통적이지 않은, 믹스된 헤어 컬러 조합들이 떠오르고 있습니다. MZ를 중심으로 투톤 컬러 믹스의 검색량이 크게 증가했습니다. 마스크 착용 기간이 길어지며 페이스 메이크업 외에 자신을 표현하는 방법에 대해 고민하게 되었기 때문일까요? 모두가 마스크로 비슷해진 세상에서 남들과 한 끗 다르고자 하는 사람들의 마음이 밝은 톤의 헤어 컬러를 선호하는 현상으로 이어졌다는 해석입니다.

Ι [KEYWORD] “핑크&라벤더헤어” +345%, “브라운 핑크 발레야쥬” (*옴브레의 일종) +280% “블루&블랙 헤어” +215%, “라벤더&금발” +150%, “멀티톤 헤어 컬러” +135%

#Micro makeover (더 짧아진 숏)

길게 땋아 내린 금발과 화려하고 긴 네일아트. 한동안 영미권 뷰티를 생각하면 떠오르는 모습이었는데요. 이제 롱 헤어, 긴 손톱은 가고 짧은 네일, 짧은 머리가 대세라고 합니다. 한국에서는 그다지 새롭게 느껴지지 않는 트렌드이기도 한데요. 영미권에서는 맥시멀리스트의 시대가 가고, 간소한 뷰티가 대세가 될 전망입니다.

Ι [KEYWORD] “보브컷” +550%, “마이크로프렌치네일” +235%, “마이크로 뱅”,/ +110%, “짧은 스틸레토 네일” +80%, “짧은 브레이드 헤어스타일” +45%

#Crown care (정수리 케어)

X세대와 베이비붐 세대를 중심으로 두피에 대한 관심이 증가하고 있습니다. 수년간 뷰티의 중심에는 스킨케어가 있었는데요. 이제는 모두가 두피와 정수리를 ‘피부’라고 인식하기 시작했습니다. 한국에서도 탈모 시장이 떠오르고 있는데요. 이에 따라, 집에서 직접 만드는 천연 헤어마스크(아보카도, 꿀, 계란, 바나나 등 활용)나 셀프 두피케어 루틴이 주목을 받고 있습니다.

Ι [KEYWORD] “머리가 자라는 천연 헤어마스크(Natural hair mask for growth)” +80%, “건성두피 트리트먼트” +70%, “두피 마사지 기술” +55%, “깨끗한 두피” +55%, “깨끗한 두피 형성” +45%

#Sci-fi fits (SF룩)

MZ를 중심으로 미래지향적 의상이 인기를 끌고 있습니다. 인류 종말 후의 미래를 다룬 SF 영화나 게임에서 등장할 것 같은 아이템들인데요. 이처럼 암울한 배경에서 영감을 얻은 사람들이 패션의 경계를 넓히고 있습니다. 어둡고 디스토피아적인 현시대를 반영한 것이란 해석도 있습니다. 전반적으로 실버틱한 소재가 돋보이고, Y2K룩의 연장선처럼 보이는 아이템도 많습니다. ‘게이머 걸’이 뭔지 궁금해서 확인해 보니 고양이 귀를 하고 게임을 좋아하는 일본 스타일의 소녀 캐릭터라고 하네요.

Ι [KEYWORD] “게이머 걸 룩” +3370%, “아방가르드 룩” +225%, “디스토피아룩” +215%, “사이버 스트리트웨어” +70%, “퓨쳐리스틱 안경” +70%

#Romcom core (로맨틱코미디 코어)

2023년에도 Y2K 무드는 계속될 것으로 보입니다. MZ를 중심으로 2000년대 인기 로코에서 영감을 받은 슬립 드레스, 튜브탑, 카고팬츠 등이 인기를 누리고 있는데요. 이제 MZ는 Y2K 패션을 단순히 미적으로 받아들일 뿐 아니라, 2000년대 로코 주인공의 에너지 그 자체를 원한다는 해석입니다. 커피숍을 가고 친구들과 대화를 나누는 일상의 소소한 순간을 마치 영화 속 한 장면처럼 느끼는 거죠.

Ι [KEYWORD] “2000s girl” +235%, “여름 의상 빈티지 90년대” +150% “핑크 미니스커트” +145%, “쿨 걸 미적 의상(aesthetic outfits)” +140%, “라인스톤 드레스” +90%

#Rust married (오렌지 웨딩)

서구권 결혼식에서 꼭 등장하던 “Something Blue”의 시대가 가고, 오렌지 계열의 색감이 트렌드가 되었다고 합니다. 오렌지 컬러는 낙천주의, 모험, 창의성을 상징한다고 하는데요. 결혼식 같은 중요한 순간에 특별한 의미를 부여하기 위한 선택이라고 합니다. 한국의 웨딩 문화와는 차이가 있지만 ‘번트 오렌지 컬러’가 떠오르고 있다는 점, 남들과는 다른 창의적 웨딩을 추구한다는 점은 주목할 만합니다.

Ι [KEYWORD] “번트 오렌지 웨딩 테마” +695%, “오렌지 드레스 복장 결혼식” +285%, “구리빛 사리” +285%, “테라코타 웨딩 들러리 드레스” +230%, “오렌지 웨딩 센터피스” +150%

#Hipstoric home (힙한 빈티지 인테리어)

힙(hip)하고 역사 있는(historic) 물건의 재해석이 인기입니다. 베이비부머와 X세대를 중심으로 빈티지 인테리어가 급부상하고 있는데요. 대량 생산품을 거부하고 물려받은 제품을 재해석해 자기 표현의 수단으로 삼는 것입니다. 틀에 박힌 인테리어에서 벗어나 삶의 공간에 개성을 반영하고자 하는 움직임은 한국도 마찬가지인 듯하네요.

Ι [KEYWORD] “절충적인 빈티지 디자인 인테리어(Eclectic interior design vintage)” +850%, “모던과 앤티크 가구의 조화” +530%, “맥시멀리스트 빈티지 데코” +350%, “고풍스러운 방” +325%, “용도 변경된 골동품 창문” +50%

#Mush-rooms (버섯 모티프 디자인)

인테리어, 데코 용품으로 버섯 모양의 디자인 모티프가 더욱 인기를 끌 예정입니다. 키워드들을 검색해 보니 현란한 무지개빛의 다소 환상적이고 펑키한 무드가 주를 이룹니다. 버섯은 음지에서 자라고 일부 환각성이 있어 일반적으로 장난기와 행운의 상징으로 간주됩니다. 코로나 동안 집에 갇힌 사람들이 자신의 창의성을 펼칠 공간으로 집을 택했고, 이런 극대주의적 자기표현은 앞으로 계속 증가할 것이란 전망입니다.

Ι [KEYWORD] “펑키한 집 장식” +695%, “이상한 침실(Weirdcore bedroom)” +540, “판타지 버섯 예술” +170%, “DIY 버섯 장식” +77%, “빈티지 버섯 장식” +35%

#Chance of Showers (샤워의 변화)

X세대와 베이비부머 세대를 중심으로 욕조에 몸을 담그는 목욕 대신, 몸을 헹궈 내는 샤워를 선택하는 움직임이 늘고 있습니다. 물 절약에 대한 전세계적 움직임이 반영된 결과라는 해석인데요. 각질 제거, 딥 컨디셔닝, 면도, 보습을 포함해 샤워 전후의 모든 과정을 포함한 틱톡 콘텐츠가 글로벌에서 메가 트렌드로 떠오르고 있는 현상과도 연관이 있을 듯합니다. 샤워 아이템부터 부스 인테리어까지 욕실 전반에 대한 트렌드가 꿈틀대고 있는 것 같습니다.

Ι [KEYWORD] “샤워 루틴 에스테틱” +460%, “어메이징 워크인 샤워부스” +395%, “홈스파 욕실” +190%, “도어리스 샤워 아이디어” +110%, “샤워 밤” +90%

#The YOLO years

중장년을 위한 파티들이 뜨고 있습니다. 결혼 50주년 파티부터 100세 생일 파티까지 베이비부머와 X세대를 중심으로 다양한 기념일 케이크와 디테일한 쿠키들이 인기를 끌고 있습니다. 어두웠던 팬데믹 시기를 지나며 현재를 즐기는 방식을 찾고 있단 해석입니다. 작년에는 기네스 페트로가 50세 생일을 자축하며 화제가 되었는데요. 헐리우드 배우들이 나이를 들어 감에 따라 노년을 화려하게 받아들이는 방법이 대중화되고 있는지도 모르겠습니다.

Ι [KEYWORD] “골든기념일(결혼50주년) 파티” +370%, “실버기념일(결혼25주년) 케이크” +245%, “50세 생일 쿠키 장식” +135%, “80세 생일 파티 장식” +85%, “100세 생일 파티 아이디어” +50%

#The 4th trimester (네번째 3분기/ *임신기간을 보통 3분기로 나눔. 출산 후를 의미)

산후 식사, 산후 선물, 산후 용품까지 서구 문화권에서도 산후조리에 대한 관심이 커지고 있습니다. 밀레니얼 세대를 비롯한 많은 사람들이 임신, 출산, 육아의 소소한 순간들을 SNS로 공유해 왔는데요. 이 때문인지 산후 관리에 대한 관심이 커진 것 같습니다. 산후 조리가 산업화되어 있는 한국과 달리 서구 문화권에서는 출산 후 케어에 대한 인식이 약한 편인데요. 서구권은 출산 후 휴가를 자유롭게 쓸 수 있고, 왕진이나 주치의 제도 등 지역공공보건 체제가 잘 갖춰져 있어 그간 산후조리의 필요성을 크게 느끼지 못했다는 해석입니다. 한국에선 출산 후 주로 육아 관련 아이템을 많이 선물하는데요. 흥미롭게도 서구 문화권에서는 실크 가운이나 털 슬리퍼, 엄마 목걸이 등 임산부를 위한 선물이 많이 검색됩니다.

Ι [KEYWORD] “산후 선물” +140%, “산후 바구니” +135%, “산후 필수품” +85%, “산후 식사” +70%, “산후조리 필수품” +40%

#Pool parties (강아지 풀파티)

베이비부머와 X세대를 중심으로 반려견 파티에 대한 버즈가 늘고 있습니다. 강아지 파티 초대장, 강아지 파티 장식, 강아지 파티 답례품까지 다양한 아이디어를 검색하고 있습니다. 전통적으로 자녀에게 해주던 형태의 생일파티를 반려견에게 해주기 시작했다는 해석입니다.

Ι [KEYWORD] “미니풀 아이디어” +830%, “뒷마당 개 구역 DIY” +490%, “개 파티 답례품” +135%, “DIY 개 수영장” +85%. “개 생일 파티 아이디어 장식” +65%

#All the raves (광란의 파티)

레이브(파티) 문화가 올 한 해를 지배할 것입니다. 엔데믹에 따라 MZ를 중심으로 전세계의 클럽, 하우스 파티 등이 늘고 있고, 테크노 스타일, 레이브 패션, 하우스 뮤직 의상이 유행하고 있습니다. 유럽 힙스터들의 성지인 베를린의 클럽 의상들을 레퍼런스로 삼아 자유분방한 룩을 찾는 움직임이 보입니다.

Ι [KEYWORD] “베를린 레이브 패션” +250%, “하우스 뮤직 의상” +185%, “음악 믹서” +115%, “테크노 스타일” +60%, “레이브 파티” +35%

#Now processing (정신건강 대안치료)

예술을 통한 셀프 정신건강 관리가 크게 증가하고 있습니다. 서구 문화권에서는 상담을 통한 정신건강 관리가 대중화되어 있는데요. 최근 MZ를 중심으로 기존의 대화 요법을 넘어 새롭고 창의적인 방식으로 정신건강을 관리하려는 시도가 보입니다. 음악, 일기쓰기, 표현예술 등 자신의 감정을 배출해 낼 창의적 수단을 찾고 있습니다. 그림일기 테라피는 특히 쿼리량이 37배나 증가했다고 하네요.

Ι [KEYWORD] “그림일기 테라피” +3755%, “글쓰기 치료” +1840%, “일기쓰기 챌린지(Journal writing prompts therapy)” +220%, “표현미술 치료활동” +120%, “음악 치료” +30%

#Vitamin seaweed (비타민 해조류)

‘아사이’를 이을 2023년의 슈퍼푸드는 바로 ‘해조류’라고 합니다. 아시아에서는 오래전부터 필수 식품이었던 해조류가 서구 문화권에서 관심을 끌게 된 것인데요. 전세계의 밀레니얼과 X세대 사이에서 김, 김과자, 미역 다시마 등이 큰 인기를 얻고 있습니다. 영양소와 미네랄이 풍부할 뿐 아니라 맛도 좋기 때문인데요. 김 페스토, 김말이, 김부각, 김밥, 김 버터 등 다양한 레시피를 검색하고 있습니다. 한국 김은 세계 시장에서 70% 점유율을 차지한다니, 서진이네서 김밥을 팔게된 이유가 있었네요.

Ι [KEYWORD] “김스낵 레시피” +245%, “연어덮밥(bowl)” +245%, “녹조류(Green algae)” +60%, “김 레시피” +60, “엽록소 물 효능” +35%

Outro : 어떻게 예측하는 걸까? 한국에도 해당되는 걸까?

핀터레스트는 사용자 행동(저장된 핀, 생성된 보드, 검색어)을 기반으로 매달 발생하는 수십억 건의 영어 쿼리를 분석합니다. 유의미한 인사이트를 선별하기 위해 1년치가 아닌 2년치 쿼리량을 분석하고, 데이터 전문가들이 모델링을 통해 추세를 식별한다고 합니다.
기준이 영어 쿼리라고 하니 한국과는 차이가 있지 않을까 싶었는데, 23년 트렌드들을 보니 혹시 이게 한류의 힘인가 싶을 정도로 익숙한 것이 많았습니다. 전세계적으로 엔데믹이라는 환경 아래 비슷한 변화를 겪고 있고, 또 수많은 키워드가 틱톡이나 유튜브 등 다른 플랫폼의 콘텐츠 트렌드와 겹쳐 있기 때문인 것 같습니다.
Pinterest Predicts 2023은 총 27가지 트렌드를 소개하고 있습니다. 오늘 소개해 드린 내용 외에도 흥미로운 내용이 많으니 한번 둘러 보셔도 좋을 것 같습니다. (출처 : https://business.pinterest.com/pinterest-predicts/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