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유 노우 김치?’ 시대는 끝났다. - AMORE STORIES
#임직원칼럼
2023.10.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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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유 노우 김치?' 시대는 끝났다.

가볍게 보는 트렌드 인사이트
제4화. "두유 노우 김치?" 시대는 끝났다. 

최한빛 헤라 MC팀

길었던 추석 연휴를 맞아 해외에서 거주하고 있는 제 친구 몇 명이 오랜만에 한국을 찾았습니다. 주요 대화 주제 중 하나는 “한류가 정말이다”였는데요. 매체를 통해 K-컬처에 대한 해외 반응을 자주 접하긴 하지만, 다소 과장이 있을 거라 생각했던 저였습니다. 하지만 실제 해외에서 일하고 생활하는 친구들의 이야기를 듣고 보니 그 변화가 정말 피부에 와닿았습니다.


1. "아이 노우 화채!"의 시대

캐나다 친구 A 직접 촬영

캐나다에 살고 있는 친구 A 왈, 최근 직장 동료가 틱톡에서 ‘화채(hwache)’를 보고 만들어 보고싶다며 야밤에 연락해 왔답니다. 그래서 다음날 회사에서 멕시코산 워터멜론과 딸기, 푸르츠 믹스, 밀키스로 화채를 만들어줬더니 엄청 좋아했다는데요. 그녀의 말로는 이미 회사 간식 창고에 한국식 김과자가 있지만, 자신에게도 다소 낯선 ‘화채’까지 유행하게 될 줄은 몰랐다며 신기해했습니다.

출처 : 틱톡

틱톡 화채 대란은 한 유명 인플루언서의 화채 먹는 영상이 틱톡에서 1억 7천만 뷰를 넘기며 시작되었습니다. 틱톡커들은 화채를 “Korean Fruit Punch”라고 소개합니다. 한국에서 주로 사용하는 수박 대신 블루베리, 용과, 딸기, 타피오카펄 등 각 지역에서 구할 수 있는 다양한 과일을 넣은 뒤 우유를 붓는데요. 우유 외에도 사이다나 아이스크림, 딸기우유 등을 넣어 자신만의 방식으로 제조하기도 합니다.

구글 트렌드에서 화채 트렌드는 8월을 넘어가며 더욱 급증하고 있습니다. 특히 싱가폴, 필리핀, 인도네시아, 말레이시아 등 동남아 지역에서 압도적으로 인기를 끌고 있는데요. 게다가 미국, 캐나다 등 영미권에서도 한국의 차가운 과일 샐러드라고 소개되며 다이어트 식품으로 인식되고 있다고도 합니다.

2. 이제서야 필라테스가 유행하는 일본

출처 : chocolat-official.jp/blog

일본사는 친구 B 왈, 최근 일본사람들이 “필라테스”를 시작했다고 합니다. 한국 아이돌들의 몸매관리 비법으로 ‘필라테스’가 자주 등장하면서 일본 직장인들도 이를 따라하기 시작한 것인데요. 일본 사람들은 수영이나 핫요가는 많이 했지만 기구식 필라테스는 최근에서야 대중화되는 추세인데, ‘한국식 필라테스’라는 간판을 걸고 마케팅한다고 합니다. 그래서 되려 “한국에서는 필라테스가 얼마냐, 일본에서는 너무 비싸다”고 하더군요. 저는 당연히 필라테스가 일본에서 먼저 유행하고 한국으로 넘어왔을 것이라고 생각했는데, 그게 아니어서 신기했습니다.

제가 얼마 전 일본을 여행할 때 많은 도움을 주었던 친구라, 이번에 한국에 오면 작은 선물을 주고 싶었는데요. 최근 한국에서 유행했던 약과나 여타 다른 트렌디한 아이템들을 두고 한참 고민했습니다. 그런데 어지간한 트렌드들은 일본에서도 거의 동시에 소비되고 있어서 ‘일본에서 구하기 어려운 한국식 최신 트렌드’라는 것은 딱히 존재하지 않는다는 것을 새삼 깨닫게 되었습니다.

먹방 컨텐츠는 일본에서도 “목팡(モッパン, Muk-bang)”이라고 불리며 K트렌드의 빠른 소비에 큰 영향을 미치고 있습니다. 약과의 경우, 먹방 ASMR이 유행하면서 일본 내에서도 인지도가 높아졌고, 현재 일본에서 가장 핫한 캐릭터인 ‘먼작귀(먼가작고귀여운녀석)’ 작가가 약과를 먹어보고 극찬하게 되면서 또 인기를 얻어 현재는 돈키호테에서도 쉽게 구할 수 있을 만큼 대중적인 간식이 되었다네요. (TMI지만 저는 결국 도라지정과를 선물했는데 이건 아직 일본에 없다고 하네요ㅎㅎ)

3. 외국사는 친구들이 말하는 K뷰티 실시간.jpg

친구들과 K뷰티에 관해 캐주얼한 대화를 나눠봤습니다.

마치며


친구들과 대화를 나누며 확실히 글로벌에서 다양한 K-콘텐츠를 긍정적으로 받아들이고 있고, K-뷰티에도 큰 성장 잠재력이 될 수 있겠다 싶었습니다. 한국이 트렌디하고 섬세한 감성을 가지고 있는 곳이라는 인식이 K-뷰티 소비까지 이어질 수 있겠죠. 다만 다른 K콘텐츠들은 강력하면서 지속적인 팬덤이 자발적으로 만들어지는 데 비해, 브랜드로서의 K-뷰티는 그런 바이럴 효과를 내기가 쉽지 않겠다는 생각도 들었습니다.

최근 어떤 세미나에서 ‘엔더슨 벨’ 크리에이티브 디렉터 이도훈 씨가 해외 디자이너, 바이어들과 일하며 느낀 점을 이야기해 주셨는데요. “한국이 어디 변방에 있는 작은 국가고, 여기서 먹히는 걸 해외에 설득한다고 생각하면 안 된다. 앤더슨 벨이 한국 브랜드라고 해서 좋아한다기보다는 그냥 그 스타일을 좋아하는 거고, 거기에 한국 베이스 브랜드라고 하면 좀 더 흥미로워하더라. 이젠 한국 따로, 글로벌 따로라고 생각하는 게 아니라 그냥 한국 자체가 글로벌에 포함되어 있다고 생각하고 브랜드를 전개해야겠다고 느꼈다”는 말이 인상 깊었습니다.

약과나 화채처럼 정작 한국 사람들은 너무 당연하고 익숙하게 생각한 것들이 해외에서 좋은 반응을 얻는 것을 보며 많은 생각이 듭니다. 어려운 길이지만 분명 우리에게도 아직 우리가 모르는 숨겨진 잠재력이 있을 것이라 희망해 보며 글을 마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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