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ditor’s note
What’s in my bag? 지금 가방 속을 한 번 열어 보면 쿠션 파운데이션 하나쯤은 갖고 있을 거예요.
이렇게 쿠션이 만인의 아이템이 된 지는 불과 15년 정도밖에 되지 않습니다. 2008년, 아모레퍼시픽에서 최초로 출시한 ‘쿠션’은 발매 이래로 전 세계 베이스 메이크업 트렌드를 바꾸어 놓은 아이템입니다.
익히 알려진 대로 주차 스탬프에서 고안된 형태의 신개념 베이스 메이크업 제품으로, 시작은 자외선 차단제와 메이크업 기능이 결합된 산뜻한 로션 제형의 아이템이 있었으면 하는 고객의 소리로부터 출발했습니다. 독자적인 영역을 구축해 어느덧 안정기에 접어든 쿠션이 과연 2024 현재 어떻게 자리하고 있을지 데이터를 통해 간략하게 돌아보려고 합니다.
#2017~2019,
스킨케어 브랜드 쿠션이 강세
지난 2017~2019년도의 베이스 메이크업 트렌드를 살펴보면 MSBB(MY SKIN BUT BETTER),(1) GYM 스킨(운동하고 나온 뒤 땀이 맺힌 듯 촉촉하고 건강한 피부),(2) 글로우 베이스 등 표현법의 차이가 있을 뿐 핵심은 ‘자연스럽고 건강하게 윤기가 흐르는 피부 표현’이었습니다.
▲아이오페 에어쿠션
▲설화수 퍼펙팅 쿠션
이러한 영향으로 수분 및 보습력을 갖춘 아이오페, 설화수와 같은 스킨케어 브랜드의 쿠션이 판매수량 상위권에 랭크 했는데, 특히 아이오페의 ‘에어쿠션’은 자사 채널 및 전체 실적을 통틀어 3년 연속 1위를 차지했습니다. 일명 ‘미러볼’ 쿠션으로 불리며, 에어 프리즘 워터TM가 핵심 성분으로 수분 보유력이 강화되어 메이크업의 윤기 및 피부 보습도가 증가하는 효과를 소구 포인트로 잡은 제품입니다. 쿠션 제품의 원조 브랜드답게 명성을 유지하며 소비자의 높은 지지를 꾸준히 얻었습니다. 설화수의 ‘퍼펙팅 쿠션’은 치마버섯유래성분의 보습력으로 촉촉하고 윤기 있는 마무리를 연출하고 슬림핏 하이 커버리지 포뮬러가 가볍게 발리며, 촘촘하고 미세한 커버력을 갖춘 제품으로 해당 기간 동안 자사 채널 및 전체 실적 판매량 2~4순위를 놓치지 않았습니다. 두 제품 모두 직관적으로 패키지 디자인까지 빛나는 느낌으로 고안되어 당시의 광채 베이스 메이크업 선호 경향을 알 수 있습니다.
▲헤라 UV 미스트 쿠션
▲헤라 블랙 쿠션(1세대)
그리고 눈에 띄는 변화가 느껴지는 브랜드와 아이템이 있으니 바로 헤라의 ‘UV 미스트 쿠션’과 ‘블랙 쿠션’입니다. 먼저, ‘UV 미스트 쿠션’은 2012년에 출시된 헤라 브랜드 자체 최초의 쿠션으로, 쿠션이 착안된 계기에 걸맞게 편하고 가볍게 바를 수 있는 ‘멀티 선 베이스’ 제품입니다. 자연스럽고 촉촉한 물광 피부 연출을 위해 미스트를 뿌리는 트렌드를 쿠션에 접목해 4개월 만에 밀리언 셀러에 등극, 50일 만에 1백억 원의 판매 매출을 달성하는 등 기록적인 판매율(3)을 자랑했는데, 진화를 거듭해 2019년까지 판매율 4위를 기록하며 큰 사랑을 받았습니다.
2017년에는 전설적인 아이템이 탄생했으니, 바로 ‘블랙 쿠션’입니다. 소비자에게 헤라에 대한 브랜드 포지셔닝을 ‘메이크업 브랜드’로 확실하게 구축한 일등공신 아이템입니다.
▲2017.1.10, 전국 20-49세 여성 대상, 오픈서베이(2017)
2017 오픈서베이 조사에 따르면, 촉촉해 보이는 피부에 대한 니즈가 전년도보다 소폭이지만 하락하고 기미/잡티가 보이지 않는 피부에 대한 선호도가 높은 것을 알 수 있습니다. 커버력을 갖춘 제품이 트렌드로 자리할 가능성이 엿보이던 시기인데, 블랙 쿠션이 그 자리를 당당히 차지했습니다. 기존 쿠션 내용물의 설계 공식에 반(反) 하여 화장 막을 고정시키는 원료, 커버력과 화사함을 더하는 파우더 함량을 높여 지속력을 높였습니다. 또한 핑크 베이스 컬러를 추가한 6가지 쉐이드로 출시해 선택지를 넓히며, 그동안 수정 화장용으로만 인식되던 쿠션의 활용도를 본격적인 파운데이션 카테고리로 확장하는 계기가 되었습니다.
#2020~2022,
코로나의 역습 매트 쿠션 상승세
모두가 알고 있듯 2020년은 코로나19로 인해 많은 것이 달라진 해였습니다. 뷰티 시장도 마찬가지였는데, 쿠션 전체 판매량은 면세 매출의 하락으로 인해 2020년에는 역성장을 기록하기도 했습니다. 마스크 필수의 시대인 만큼, 묻어나지 않는 매트한 파운데이션 텍스처에 대한 선호도가 증가해 매트 쿠션 파운데이션의 상승세가 두드러진 시기입니다.
▲이니스프리 노세범 파우더 쿠션
/ 피너츠 콜라보 에디션▲라네즈 네오 쿠션 매트
/ 메종 키츠네 콜라보 에디션
이러한 흐름에 맞춰 이니스프리의 ‘노세범 파우더 쿠션’과 라네즈의 ‘네오 쿠션 매트’는 등장과 동시에 코어 아이템으로 등극했습니다.
이니스프리 ‘노세범 파우더 쿠션’은 이미 5천만 개가량 판매되며 국민 파우더로 널리 알려진 ‘노세범 미네랄 파우더’를 쿠션으로 구현해 어느 정도 성공이 예견되었던 제품입니다. 3중 피지 컨트롤 기능의 파우더가 피부 유분을 잡아주고 물과 오일 베이스 모두 커버 입자를 함유해 보송하고 매끈한 피부 연출이 가능합니다. 또한 미세먼지 부착 저해 테스트를 거처 마스크에 묻어날 걱정 없이 사용 가능한 점이 포인트입니다.
2020년에 출시된 라네즈 ‘네오 쿠션’은 출시 당시부터 큰 화제를 끌었습니다. 그동안 쿠션에서는 보지 못했던 감각적인 일체형 360도 보더리스 디자인과 파스텔 톤의 용기 컬러, 간편한 리필 교체 방식인 ‘원터치 스피닝 리필’을 도입해 사전 완판까지 되기도 했습니다. 매트 타입의 경우 사이즈가 반으로 작아진 초경량 커버 파우더를 함유해, 얇게 발리면서도 컨실러 같은 강력한 커버력을 자랑합니다. 40도의 사우나 환경에서도 메이크업이 유지되는 '휴미드 디펜스TM(Humid DefenseTM)' 기술이 적용되어 마스크에도 거의 묻어나지 않아 코시국에 적합한 제품으로 정평이 났습니다. 출시 후, 해당 시기에 전체 실적 판매량 4위 → 2위까지 오르며 점차 제품력을 인정받았습니다.
▲2922.2.1~4.30, Deep MiniG 자체 기획 분석, 인사이트 코리아(2022)(4)
인사이트 코리아 자료에 의하면 쿠션 구매 시 디자인 요소(45.3%) 역시 높은 비중으로 고려하는 요인인데, 위의 2가지 쿠션 모두 콜라보레이션 패키지로 유명합니다. 이니스프리 노세범 파우더 쿠션은 노티드, 피너츠 에디션을 연이어 출시하여 판매량 상승에 영향을 준 것으로 보입니다. 또한 합리적인 가격의 브랜드인 점 역시 어필되어 2021년 출시 후 2년 연속 자체 채널 판매량 3위를 기록했습니다. 라네즈 네오 쿠션 역시 삼성전자, 메종키츠네, 아티스트 노보(NOVO)와의 협업으로 멋스러운 패키지를 입어 긍정적인 반응을 얻었고, 최근에는 바오패밀리와의 협업을 통해 지속적으로 소장욕구를 자극하고 있습니다.
▲헤라 NEW 블랙 쿠션
(2세대)▲에스쁘아 프로테일러
비 벨벳 커버 쿠션
그런가 하면 단순히 매트한 텍스처로 마스크에 묻어나지 않는 것 외에도, 베이스 메이크업 제품으로써 쿠션에 기대하는 바가 더욱 정교해지기도 했습니다. 커버력, 밀착력은 물론 지속력까지 탁월하게 갖춘 메이크업 브랜드 쿠션에 대한 신뢰도가 높아지기 시작하는 모습을 보입니다.
2021년에 헤라는 더욱 진화된 2세대 ‘NEW 블랙 쿠션’을 선보입니다. 기존 블랙 쿠션보다 제형의 두께감은 낮추고 본질적인 기능인 지속력과 밀착력은 높여 자연스러운 피부 표현을 실현하게 한 것이죠. 블랙핑크 ‘제니 쿠션’으로 해외에서도 인지도를 얻으며 날개를 달아, 2세대 업그레이드 이후 현재까지 전체 및 자사 채널 판매량 1위를 차지하고 있습니다.
2022년에 출시된 에스쁘아 ‘프로테일러 비 벨벳 커버 쿠션’은 강력한 커버력을 자랑하는 아이템입니다. 신개념 매트 텍스처로 화이트 사파이어 파우더(ALUMINA)가 함유되어 뭉침 없이 얇게 밀착되어 ‘세미 매트’라는 개념을 소비자에게 인식하게 한 제품입니다. 퍼프 또한 물방울 모양의 쫀쫀한 소재를 사용해 콧볼 등 커버하기 어려운 부위도 꼼꼼하게 메이크업이 가능해 호평을 받았습니다.
#2023~2024,
추구미에 따라 쿠션 선택지 확장
2023년 3월, 마스크 착용이 전면 해지되면서 코로나19 전과 후의 베이스 메이크업 트렌드가 모두 공존하는 현상이 자리 잡게 됩니다. 마치 밸런스 게임처럼 ‘광채 메이크업 VS 매트 메이크업’이 엎치락뒤치락하며 동일 브랜드 제품 내에서도 경쟁이 펼쳐지는 흥미로운 점을 발견했습니다.
▲에스쁘아 프로테일러
비글로우 쿠션▲라네즈 네오
쿠션 글로우
앞 단락에 언급했던 에스쁘아와 라네즈의 매트 쿠션과 동일한 라인의 텍스처만 다른 글로우 버전의 ‘프로테일러 비글로우 쿠션’과 ‘네오 쿠션 글로우’ 제품 역시 상위권을 차지하며 높은 판매량을 기록 중입니다. 이제 ‘트렌드가 없는 것이 트렌드다’라고 할 정도로 각자의 개성과 취향에 따라 세분화되는 시기로 접어든 만큼, 계절이나 당시의 취향이 반영된 순위 결과로 보입니다. 다만, 텍스처 및 브랜드에 관계없이 내추럴한 스킨 톤에 대한 니즈는 공통적이라 21N 호수가 가장 인기인 컬러입니다. 피부 톤은 살짝 밝혀주되, 자연스럽게 어우러질 수 있고 다른 쉐이드와도 무난하게 믹스해서 활용할 수 있는 점이 인기 요인입니다.
또 하나의 트렌드는 2023년부터 본격적으로 조명되어 현재까지 흐름이 이어지고 있는 ‘컨셔스 뷰티’ 즉, 가치 소비입니다. 친환경 패키지, 공정한 생산 과정, 그리고 지구를 위한 움직임까지 고려하는 인식으로 확장되며 쿠션 파운데이션 구입에도 영향을 미치게 됩니다.
출처:우먼센스(Woman Sense)-의식있는 가치소비 트렌드, 컨셔스 뷰티
아모레퍼시픽 그룹 역시 환경에 대한 책임을 바탕으로, 오랜 기간 동안 쿠션 파운데이션을 리필 타입으로 운영하고 있으며 이는 익숙한 라이프 스타일로 자리하고 있습니다. 이외에도 이미 사용한 플라스틱을 소비자에게 다시 수거하고, 일부는 제품에 재활용하여 순환되는 제품을 개발하기 위한 지속적인 연구를 진행 중입니다. 현재 판매 중인 일부 쿠션의 경우, 외용기에 한 해 PCR(5)(재활용 플라스틱) 소재를 사용 중이며 플라스틱 절감을 위한 용기 역시 소비자에게 어필되는 중요한 요소입니다.
▲헤라 블랙 쿠션(3세대)
이러한 쿠션 파운데이션의 흐름 속에서 2024년 출시된 헤라의 ‘3세대 블랙 쿠션’의 행보는 가히 주목할 만합니다. 분리수거의 용이성을 위해 자사 최초로 금속핀 대신 플라스틱 핀을 활용한 내용기를, 그리고 완성도 있는 퀄리티를 위해 외용기 하단부에 PCR 플라스틱을 적용했습니다. 브랜드 콜라보레이션 제품을 제외하고 3번에 걸친 리뉴얼에도 크게 바뀌지 않은 패키지 디자인은, 메이크업의 본질인 커버력과 지속력을 간과하지 않은 가치 전달이 핵심입니다. 이러한 점은 소비자의 기준에 충족되기 충분했고, 결과적으로 작년 자사 채널 기준으로 60대를 제외, 2050대 타깃 최애 쿠션 1위로 선정되었습니다. 또한 ‘돌고 돌아 블랙 쿠션’이라는 말이 나올 정도로 쿠션 유목민의 정착템으로 자리 잡은 제품으로, 지난 2월까지 누적 판매량은 1천만 개를 돌파했고 이는 단일 브랜드 제품으로서는 이례적은 기록입니다.(6) 블랙 쿠션은 올 4월 성수동 팝업을 성황리에 마쳤고, 현재 신용산에서 ‘I CAN GO ANYWHERE’를 테마로 미니 팝업 전시를 진행 중입니다. 정형화된 틀을 벗어난 자유로움을 담아 7가지 테마의 사운드와 영상으로 블랙 쿠션을 색다르게 접할 수 있어 흥미를 유발합니다. 이렇듯 다양하게 소비자와의 접점을 늘려가는 블랙 쿠션이 롱런하는 이유와 자부심이 느껴집니다.
5. PCR 플라스틱: Post-Consumer Recycled Polycarbonate, 최종 소비자가 사용하고 버린 플라스틱을 재활용해 만든 플라스틱
6. 머니투데이 (MONEY TODAY) - '돌고돌아 블랙쿠션' 7년간 1위 유지한 '헤라'의 장수 비결
지금까지 2017년 이후 쿠션 파운데이션의 흐름을 돌아보았는데요. 쿠션도 각 시기별로 각광받는 타입이 다르고, 어떤 형태로 변화해가는지 짧게나마 쿠션의 역사를 파악한 느낌이 듭니다. 2024년 하반기에도 과연 헤라의 블랙 쿠션이 1위의 자리를 유지할 수 있을지, 그리고 과연 내년의 쿠션은 또 어떤 식으로 세심하게 발전해 나갈지 기대가 됩니다. K-뷰티의 자부심, 쿠션이 꾸준하게 모두의 화장대 그리고 가방, 파우치 속에 자리하기를 바랍니다.
데이터 출처 전체 데이터(대시보드) / 자사 채널 데이터(뷰티포인트 회원 판매 한정)
기간 17년 1월 1일 ~ 24년 6월 30일(전체 데이터는 19년 1월 1일 ~)
이미지 출처 아모레몰, 브랜드 공식 사이트 및 SNS 채널
데이터 제공 아모레퍼시픽 데이터마케팅팀
제작 총괄 아모레퍼시픽 커뮤니케이션팀
전체 인터뷰, 원고에 대한 저작권은 아모레스토리에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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