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키드] 결핍에서 시작해, 용기로 완성한 성장 - 아모레퍼시픽 스토리(AMOREPACIFIC STORI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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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12.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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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키드] 결핍에서 시작해, 용기로 완성한 성장

#5 영화 속 다양한 아름다움의 이야기 시리즈

 

글 영희 (가명)

Editor’s note


원작 소설이나 공연이 있는 영화를 비교해 본 적 있으신가요? ‘원작이 있는 영화’의 원작을 찾아보고 각색된 차이를 살펴보면 재미가 두 배가 됩니다. 매체마다 표현 방식이 다르다 보니, 이런 경험은 작품을 더 깊이 있게 즐기게 해주죠. 그래서 ‘영화 속 다양한 아름다움의 이야기’ 시리즈의 마지막 작품은 원작 소설과 공연까지 함께 즐길 수 있는 일석삼조의 영화로 선정했습니다.
지난 6개월 동안 단순히 영화를 감상하는 데서 그치지 않고, 글의 소재를 찾기 위해 고민해 온 시간은 제게도 참 의미 있었습니다. 이번 마지막 글에서도 그 흐름을 이어, 함께 나누고 싶은 이야기들을 차분히 풀어가 보려 합니다.

 

※ 영화의 전개와 구성상 핵심 장면들을 다루고 있으므로, 관람 전 내용 스포일러에 민감하신 분들께는 정독을 권하지 않습니다.

 

 

(좌)위키드 포스터 (우)위키드: 포굿 포스터 / 출처: (주) 유니버셜 픽쳐스 코리아

 

 

#INTRO


작년 미국 아카데미상에서 미술상과 의상상을 받은 영화 ‘위키드’, 그리고 현재 상영 중인 후속작 ‘위키드: 포 굿’ 두 편을 함께 소개하려 합니다. 흔히 브로드웨이 뮤지컬로 기억되는 이 작품은 사실 1995년 출간된 소설 ‘위키드’를 기반으로 하고 있습니다. 이 소설은 널리 알려진 동화 ‘오즈의 마법사’의 스핀오프이기도 하죠. 흥미롭게도 뮤지컬과 영화는 소설 6권 중 2권까지의 내용만 다루고 있다고 합니다.

그 사실을 알고 나니 남은 이야기가 궁금해서, 위키드 원작은 물론 오즈의 마법사까지 다시 찾아보며 세계관을 들여다보게 됐습니다. 요즘엔 좀처럼 무언가가 궁금해지지 않는 나이인데(?), 오랜만에 아이처럼 호기심을 자극해 준 작품이라 더 고마웠습니다.

 

 

1 '위키드'시리즈: 엘파바와 글린다, 누가 사악(Wicked)한가?

 

위키드 스틸컷 / 출처: (주) 유니버셜 픽쳐스 코리아

 

 

두 영화 '위키드’와 ‘위키드: 포굿’은 익숙한 오즈의 마법사 속 ‘마녀’ 이미지를 정면에서 뒤집습니다. 1편 ‘위키드’는 ‘사악한 서쪽 마녀 엘파바가 죽었다’는 소식을 글린다가 사람들에게 발표하는 장면으로 시작합니다. 모두가 환호하지만, 곧 영화는 엘파바와 글린다가 학창시절 절친이었다는 사실을 드러내며 전혀 다른 방향으로 이야기를 전개합니다. 세상이 ‘나쁜 마녀’라고 부르던 엘파바가 실제로 어떤 사람이었는지, 왜 그런 낙인이 찍히게 되었는지를 따라가는 구조입니다.

쉬즈 마법학교에서 처음 만난 두 사람은 성격도 가치관도 달랐지만, ‘모자 사건’을 계기로 서로를 이해하며 가까워집니다. 그러나 오즈의 권력과 조작된 진실이 드러나면서 두 친구는 각기 다른 선택을 하게 됩니다. 엘파바는 부당함에 맞서고, 글린다는 혼란스러운 오즈를 안정시키는 길을 택합니다.

후속작 ‘위키드: 포굿’은 이 선택의 갈라짐을 더욱 분명하게 보여줍니다. 진실을 지키기 위해 체제 밖으로 밀려난 엘파바와, 체제 안에서 책임을 감당하려는 글린다의 대비는 두 사람의 판단을 단순히 선악으로 구분할 수 없음을 드러냅니다. 결국 두 영화는 우리가 알고 있던 ‘마녀’ 이미지를 다시 생각하게 합니다. 엘파바와 글린다는 선악의 구도가 아니라, 각자 다른 방식으로 세상에 대응했던 두 사람이라는 점이 기존의 이야기들과 다른 중요한 전환점이라고 봅니다.

 

 

2 결핍에서 시작한 아름다움

 

위키드 스틸컷 / 출처: (주) 유니버셜 픽쳐스 코리아

 

 

주인공 엘파바와 글린다는 출발점부터 달랐습니다. 엘파바는 초록 피부로 인해 가족에게조차 배제 당하며 살아온 소수자였고, 글린다는 아름다움으로 사랑받고 인기 있는 기득권에 가까운 인물이었습니다.

엘파바의 결핍은 그녀를 위축시키는 동시에, 세상을 더 예민하게 감지하고, 불의를 참지 못하며, 약자를 보호하도록 하는 원동력이 됩니다. 오즈의 세계에서 동물들은 인간만큼 지성을 가지고 있음에도 말하는 것이 금지되고, 노동 착취를 당하며 부당한 대우를 받고 있었습니다. 이에 엘파바는 동물권 운동에 앞장서며 인간 중심의 사회에서 소외되고 착취당하는 존재들을 보호하기 위해 행동합니다.

반면 글린다는 화려한 외모와 인기 때문에 외형적 결핍이 없어 보이지만, 내면적 결핍을 가지고 있습니다. 그녀는 늘 주변의 인정과 칭찬에 기대어 자신의 가치를 확인하며, 타인의 시선을 의식하는 불안 속에서 살아갑니다. 특히 마법 능력이 뛰어난 엘파바와의 관계에서 경쟁과 질투를 경험하기도 합니다. 그러나 그녀는 엘파바와의 우정을 통해 서로를 인간적으로 이해하게 되고, 내면의 두려움을 마주할 용기를 얻습니다.

결핍은 사람을 약하게도 만들지만 동시에 세상을 깊게 보는 능력을 줍니다. 결핍을 숨기지 않고, 그 결핍을 기준으로 어떤 선택을 하는지가 드러나는 지점은 엘파바와 글린다가 아름답게 성장하는 순간이었습니다.

 

 

3 용기로 완성되는 성장

 

위키드 스틸컷 / 출처: (주) 유니버셜 픽쳐스 코리아

 

 

두 사람의 우정은 ‘결핍을 이해하는 관계’에서 시작해 ‘용기를 선택하는 관계’로 확장됩니다.

엘파바는 동물권 탄압의 진실을 마주한 뒤 위험을 감수하고 체제에 맞섭니다. 혼자였다면 버티기 어려웠을 신념이었지만, 글린다와의 관계를 통해 더 단단해집니다. 반대로 글린다는 처음에는 인기와 지위를 중시했지만, 엘파바의 용기를 지켜보며 자신의 두려움을 마주하게 됩니다.

결국 엘파바는 더는 세상을 바꿀 힘이 자신에게 없음을 받아들이고, 그 역할을 해낼 수 있는 글린다에게 미래를 넘깁니다. 글린다는 이를 이해하고, 단순히 사람들이 좋아하는 상징적 존재가 아닌 책임 있는 지도자로 성장합니다. 두 사람은 함께 있을 때 가장 강했지만, 세상을 위해서 떨어져 있어야 했습니다.

‘위키드: 포굿’에서 두 사람이 나누는 고백은 서로의 용기가 서로를 변화시켰음을 보여줍니다. 엘파바는 사회적 위험과 오해를 감수하며 ‘떠나는 용기’를 택해 타인과 친구들을 보호하고, 글린다는 체제 안에 남아 왜곡된 구조를 바로잡으며 ‘남은 용기’를 발휘합니다. 두 사람의 우정은 개인의 성장을 넘어 세상을 움직이는 선택으로 이어집니다.

 

 

#OUTRO


아름다움은 완벽함이 아니라 성장이다.

위키드 스틸컷 / 출처: (주) 유니버셜 픽쳐스 코리아

 

위키드는 우리가 흔히 ‘완벽함’과 동일시했던 아름다움의 기준을 다시 생각하게 합니다. 영화에서 여러 번 등장하는 대사는 이 메시지를 잘 보여줍니다.

엘파바: 넌 여전히 아름다워
피예로: 거짓말하지 않아도 돼.
엘파바: 거짓말하는 거 아니야. 그저 다른 관점으로 보는 거지.

아름다움은 고정된 기준이 아니라, 서로를 이해하고 바라보는 눈에서 비롯됩니다. 저는 엘파바와 글린다의 관계를 보면서, 진짜 힘과 성장은 결핍을 마주하고, 서로를 지키는 우정 속에서 만들어진다는 걸 느꼈습니다. 혹시 지금 부족함이나 갈등을 마주하고 있나요? 그 속에서도 서로를 이해하고 지키려는 마음, 작은 용기와 관심이 있다면 그것은 진정한 힘과 성장을 위한 자산이 될 수 있습니다.

 

 

✍ 위키드 한줄평: 보는 눈을 바꾸는 3종 세트: 결핍, 용기, 우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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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희 (가명)

아모레퍼시픽
아날로그 감성의 디지털 담당자
 
  • 디지털 업무는 사람을 이해하고,
    그에 맞는 경험을 만드는 데서 시작한다고 믿습니다.
  • 영화를 좋아하며, 사람 중심의 기획을 지향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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