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용산에 아모레퍼시픽 다니는 워킹맘 마지막 이야기 - 아모레퍼시픽 스토리(AMOREPACIFIC STORI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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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6.01.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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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용산에 아모레퍼시픽 다니는 워킹맘 마지막 이야기

 

글 제이슨맘 (가명)

Editor's note


육아는 모든 걸 바꾸는 경험입니다.
아이의 탄생은 익숙했던 삶의 리듬을 완전히 바꿔 놓고, 때로는 ‘나’를 잠시 뒤로 미뤄두게 합니다. 하지만 우리는 믿습니다. ‘나’를 잃지 않는 법을 찾아가는 모든 여정은 고유하고 가치 있다는 것을요.
아모레퍼시픽은 일과 육아의 경계에서 ‘나다운 아름다움’을 지켜가는 한 워킹맘의 이야기를 연재합니다.

 

 

#INTRO


“반복적 일상은 기록하지 않으면 금세 잊히고 의미도 흐려지지만 기록을 통해 순간은 특별한 기억으로 변합니다.” “기록이라는 세계”라는 책에서 이 문장을 읽는 순간 아이들을 키우며 지나온 시간들이 떠올랐어요. 아이들이 처음 말을 배우던 때, 엉뚱한 질문을 던지던 순간, 아이들 입에서 나온 귀여운 표현들과 감동적이었던 장면들. 그때는 오랫동안 선명하게 기억할 거라 생각했지만 시간이 흐르자 하나둘 희미해지더라고요. 이 책을 읽으며 왜 그때 기록하지 않았을까, 왜 그 순간을 붙잡지 않았을까 하는 아쉬움이 밀려왔어요. 그때의 말과 표정, 마음을 남겨두었다면 오늘의 저는 그 기록을 펼쳐보며 다시 웃고 따뜻해질 수 있을 텐데 말이에요.
저는 제 이야기를 하는 것, 저를 드러내는 것을 별로 좋아하지 않아요. 그럼에도 이 칼럼을 쓰기 시작한 건 더 후회하기 전에 아이들을 키우며 행복했던 순간들과 감정들을 기록해두고 싶었기 때문이에요. 그리고 무엇보다 아모레리퍼시픽 스토리에서 추구하는 ‘나다움’을 찾고 내 자신을 잃지 않기 위한 도전이었어요. 한때 저는 글쓰기를 좋아하던 사람이었는데, 아이들이 생긴 이후에 저는 점점 내가 아닌 00의 엄마가 되어가고 있더라고요. 그래서 나 자신에게 좀 더 집중하기 위해 칼럼을 쓰게 되었답니다. 나는 어떤 사람인지, 어떤 일을 하고 있는지, 그리고 어떤 부모인지도 생각해보고요. 그리고 육아에서 잠시 떨어져 ‘칼럼니스트로서의 나’가 되어보기 위해서요. 그렇게 시작한 글이 어느덧 다섯 번째가 되었고 이번 칼럼이 마지막 글이랍니다. 아, 그리고 벌써 새해도 되었더라고요. 그래서 이번 글에서는 기록하지 않으면 사라질 것 같은 2025년의 일상을 되돌아보며 느낀 감정들에 대해 이야기해보려고 합니다.

 

 

1 기억 구슬이 쌓여간 한 해

 

 

 

 

연말이 되면 자연스레 한 해를 되돌아보게 되는데, 잘했던 것들 보다는 후회되는 것들이 먼저 떠오르고 아쉬움이 남더라고요. 목표했던 영어 공부도 꾸준히 못 했고, 아이들과 함께한 시간도 부족한 것 같고, 돈도 많이 못 모은 것 같고요. 그런데 가만히 따져보면 올해도 아이들을 키우면서 회사까지 다녔어요. 말로 하면 단순하지만 실제로는 꽤 많은 일을 동시에 해낸 셈이죠. 매일 아침 전쟁통 속에 화장을 하며 단정하게 출근하려고 애썼고, 그러면서도 아이들 등원 준비까지 했어요. 회사에 있는 동안에는 맡은 업무도 열심히 해냈고, 여섯 시까지 꽉꽉 채워 일한 뒤에도 다시 집으로 출근해 아이들 밥을 먹이고 씻기고 재우는 일도 하고요.

솔직히 “올 해 네가 이룬 일은 뭐야?”라는 질문을 스스로에게 해보았을 때 자신 있게 대답할 만한 업적이 없어서 조금 슬픈 마음이 들기도 했어요. 이전엔 취업, 결혼, 이직 등 기억할 만한 업적이 꼭 하나씩은 있었거든요. 하지만 아이를 낳고 보니 바쁜 일상을 핑계로 놓치고 있는 것도 많고 시간이 그저 흘러만 가고 있다는 생각이 든 거죠. 하지만 회사에서는 내 성과를 남기고 집에서는 지난 1년 동안 아이들을 잘 돌봤다는 게 그 자체로 충분히 큰일이라는 생각도 들었어요. 그리고 우리가 이렇게 정신없이 보낸 시간들은 그저 흘러간 시간이 아니라 영화 “인사이드 아웃”의 기억 구슬처럼 차곡 차곡 쌓여가 아이들에게도, 부모에게도 의미 있는 시간이 되었을 거라 믿어요.

 

 

2 더 나은 사람이 되기 위해 노력한 해

 

 

 

 

어느 날 우연히 보게 된 영상에서 개그우먼 이수지님이 그러더라고요. “아이를 키우며 장담할 수 있는 좋은 점은 내가 더 나은 사람이 된다”라고요. 그 말에 크게 공감했어요. 20대의 저는 밤 늦게까지 술도 마시고, 친구들 단톡방에서 비속어도 섞어 쓰곤 했어요. 그땐 그게 아무렇지도 않았는데 아이들이 생기고 나니 그런 제 모습이 엄마로서의 나와는 잘 맞지 않게 느껴지더라고요. 00의 엄마가 되다 보니 말 한마디를 할 때도 한 번 더 생각하게 되고, 아이들이 보고 배울까봐 행동 하나에도 괜히 더 신경을 쓰게 돼요. 예전처럼 쉽게 화를 내지 않으려고 애쓰고, 아무리 바빠도 아이들과 한 약속은 지키려고 노력하죠. 말과 행동이 다른 어른이 되면 안 되겠다는 생각도 자주 했답니다. 이런 변화들이 올해의 목표는 아니었는데, 그냥 하루하루 아이를 키우다 보니 조금 더 참고, 더 생각하고, 더 나은 선택을 하려고 애쓰게 된 것 같아요. 그래서인지 올 한 해를 돌아보면 무언가를 크게 이루지는 못했지만 적어도 더 나은 사람이 되기 위해 나름대로 계속 노력해온 해였다는 생각이 들어요.

육아서를 읽거나 육아 인플루언서들의 일상을 보면 나만 잘 못하고 있는 것 같은 기분이 들 때가 많았는데요, 그래서 제 칼럼은 잘하는 방법도, 정답도, 배워야 할 교훈도 없게 써보고 싶었어요. 그저 ‘어떤 엄마는 이렇게 살고 있구나’ 하며 공감도 해보고 각자의 하루를 잠깐 떠올려볼 수 있으면 좋겠다는 마음으로요. 실제로도 그렇게 뭐든 잘 해내는 대단한 워킹맘이 아니기도 하고 여전히 매일을 허둥대며 하루를 보내고 있거든요. 사실 이 칼럼을 쓰면서도 시간에 쫓겨 마감 일자를 잘 못 지킨 불량 칼럼니스트이기도 했고요.

이런 평범한 워킹맘의 일상을 가지고 글을 쓰려니 부끄러운 마음에 그동안 익명으로 글을 썼는데요. 그때마다 아이들 얼굴이 잘 안 보이는 사진을 고르려니 너무 힘들더라고요. 이번 칼럼은 마지막 칼럼인 만큼 아이들의 얼굴이 보이는 사진으로 골라 보았습니다😊
그동안 제 글을 읽어주시고 조용히 공감해주시고 응원도 해주셔서 감사드려요. 끝으로 오늘도 각자의 자리에서 고군분투하고 있을 우리 회사의 모든 워킹맘, 워킹대디 분들을 진심으로 응원합니다!

 

 

프로필 사진
프로필 사진

제이슨맘 (가명)

아모레퍼시픽
일과 육아의 경계에 있는 6년차 워킹맘
 
  • 아이를 낳은 후 어느 순간 이전의 나를 잊고 살고 있었습니다.
  • 그래서 지금은 ‘나를 잃지 않는 육아’를 고민하며
    이를 글로 풀어내어 저와 같은 분들에게 작은 위로를 전하고자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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