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culture in Vladivostok - AMORE STORIES
#2016 혜초
2016.06.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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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culture in Vladivostok

혜초
칼럼

혜초들이 직접 작성한 칼럼을 소개하는 코너입니다


도시 혜초들이 들려주는 현지 이야기

K-culture in Vladivostok

권회준 님
러시아 블라디보스토크

안녕하세요, 도시 혜초 블라디보스토크 권회준입니다.


이곳에 정착해 제가 가장 먼저 했던 일은 도시 센터를 중심으로 동서남북 5km 거리 정도 지역 조사를 한 것입니다. 지하철이 없고 일방통행 길이 많아 교통 인프라가 편리한 구조는 아니며, 눈과 발로 감을 익히고자 자연스레 하루 평균 10km 정도씩 걸었습니다… ^^ (언젠가 지름길도 발견하고 적응되리라 믿습니다)
걷다 보니 생각보다 많은 곳에 한국 문화가 녹여져 있는 것을 발견할 수 있었는데, 확실히 지리적으로 근접한 영향이 크게 반영된 것 같습니다. 보통은 한국인이 많이 주거해야 수요가 생겨 제품과 문화가 자리잡기 마련인데, 이곳에 주거하는 한국인은 영사 및 지상사분들이 대부분이며 그 인원도 약 300명이 채 안됩니다. 다시 말하면, 한국인의 니즈로 한국 제품이 있는 것이 아니라, 상당수의 러시아인이 자발적으로 애용하고 있으며 이미 그들 삶의 일부로 자리 잡았다고 봐도 될 것 같습니다.

그래서 첫 번째 칼럼의 주제는 K-culture in Vladivostok으로 정해보았습니다.

1. In supermarket

슈퍼마켓은 러시아인들이 한국 제품을 가장 쉽게 접할 수 있으며, 이곳에서 구매하는 제품은 그들과 가까이 접해있는 품목이라 생각할 수 있습니다. 주거지 곳곳에 위치한 슈퍼마켓에서는 MS 1위의 도시락을 비롯하여 라면, 마요네즈 등의 소스, 과자 및 아이스크림 등 다양한 품목을 만나볼 수 있습니다. 라면의 경우 본 고장인 일본의 제품보다 더 많은 한국 제품이 메인 자리에 DP되어 있으며, 저 같은 파견자들에게는 아주 소중한 식단이 되고 있습니다. 특이한 점은, 우리나라에서 부동의 1위 MS를 지키는 농심은 2010년 블라디보스토크에 사무소를 개설했으나 2015년 사업을 철수했다고 하는 것인데, 러시아인에게 매운 맛이 사랑 받지 못한 것인지 마케팅 전략 실패인지 앞으로 알아볼 숙제입니다.
  • 라면코너 절반을 차지한 도시락(좌) / 초코파이를 비롯한 친숙한 과자들(우)

한국 생활용품도 해외 메이저 브랜드, 로컬 브랜드보다 더 높은 가격군을 형성하며 한 축을 담당하고 있습니다. 주방 세제를 비롯해 욕실 및 세탁 용품이 주를 이루며, 자사의 제품은 공식적인 프랜차이즈 업체를 제외한 곳에서 간간히 만날 수 있습니다. 이곳에는 부산과 블라디보스토크를 자주 오가는 보따리상이 상당수 존재하는데 아마 이 루트를 통해오지 않나 생각합니다.
  • '메구미(Мегуми)'라는 일본계열 프랜차이즈 생활용품 샵이 있는데 휴지, 세제는 물론 베이비 제품을 포함하여 일본 제품의 종합 판매점 형태라고 보시면 됩니다. LG생활건강의 제품 상당수가 이 곳에서 유통되고 있고, 생활용품은 물론 저가 화장품도 같이 준비되어 있습니다.

  • 차이나 마켓 내 코스메샵에서는 자사의 샴푸, 치약 등 생활용품을 만나볼 수 있습니다


1) Food
참 고맙고 반가운 사실은 블라디보스토크 인구가 60만명, 주거하는 한국인 300명 내외밖에 되지 않음에도 불구하고 굉장히 많은 한국 식당과 음식을 접할 수 있다는 것입니다. 대표적으로 김치는 일반 슈퍼마켓에서 쉽게 구매 가능합니다. 깍두기, 열무김치 등 다양한 품목이 유통되고 있으며, 전통 재래시장에서도 김치류를 판매하는 상인들이 꽤 많습니다. 재래시장의 김치는 아직 시도하지 못했는데, 조만간 도전해볼 예정입니다.
  • 재래시장 내 김치 판매코너(좌) / 치킨, 맥주배달도 물론 가능합니다(우)

한국은 냉동식품 수출국으로는 4위이며, Top 5 국가 중 유일하게 성장세를 보이고 있습니다. 여러 냉동식품 중에서 만두 수출 국가로는 Top 3 이며, 15년 기준 130% 성장한 매출을 올렸습니다. 최근에는 '비비고'를 중심으로 한 CJ 제일제당의 활동이 두드러집니다. 지인에 의하면 사무소는 아직 없지만 싸이를 모델로 버스랩핑광고를 진행하고 있으며, 만두 등의 주요 제품들이 코너별 메인 존에서 러시아 고객들을 맞이하고 있다고 합니다.
  • CJ 비비고의 판촉행사 모습(좌) / 자료 출처 : 블라디보스토크 KOTRA, Global Trade Atlas

눈으로 봐도 이렇게 많은 제품이 유통되고 있는데, 그만큼 러시아인들은 한국음식을 좋아합니다.이 같은 이유로 도시의 한식당 수가 증가하고 있습니다. '해운대', '동대문', '한우리' 등 친숙한 이름을 갖고 있는 한식당은 10개 이상 되며 최근 오픈한 '명가'라고 하는 식당은 주차완비, 룸, 가라오케 제공 등의 이유로 비즈니스 미팅에 인기 장소라고 합니다. 고급 레스토랑뿐만 아니라 주요 쇼핑몰 푸드코트에서도 한식을 쉽게 접할 수 있습니다. 센터에 위치한 '국밥'과 '미리네' 식당에서는 보통 한끼당 400루블(8천원)이면 저렴하게 식사가 가능합니다.
능숙한 젓가락질과 갈비탕 국물을 맛있게 떠먹는 그들을 보면 이전에 갖고 있던 러시아인들의 차가우면서 강한, 폐쇄되어 있을 것 같은 이미지가 조금씩 변하는 것 같습니다.

2) 화장품
파란 눈의 노란머리, 우월한 유전자를 갖고 있는 루스끼인(일반 러시아인)이 대부분이며, 시장은 이미 주요 메이저 그룹이 점령해 버린 이곳 러시아에서 과연 한국산 화장품이 어떻게 접근하고 있을까?
현재 대답은 '이제 막 가까워지기 시작했다'라고 할 수 있습니다. 지금까지 제가 둘러본 블라디보스토크 화장품 시장은 '레뚜알(L'Etoile)''일데보떼 (иль де ботэ)'의 럭셔리 프랜차이즈, 러시아판 올리브영 프랜차이즈 '츄다데이(ЧУДДЕЙ)', 슈퍼마켓 유통되는 매쓰형 제품 이렇게 크게 3가지 채널이 중심을 이룹니다. 한국 제품은 아직 프랜차이즈형 주요 유통채널에서 볼 수는 없습니다. 오늘은 기 진출한 한국 제품의 유통해 대해 알려드리겠습니다.

이 곳에서는 크게 3가지 경로로 한국산 화장품을 발견할 수 있습니다.

1) 원 브랜드샵(로드/쇼핑몰), 2) 일본계열 프랜차이즈에 입점, 3) 온라인 쇼핑
첫째, 원 브랜드샵 형태입니다. 가장 큰 특징은 블라디보스토크에 로드샵 형태의 원 브랜드샵은 없습니다. 유일하게 한국 브랜드만이 이러한 형태를 보입니다. 대표 브랜드로는 잇츠스킨과 미샤가 있습니다. 도시 센터의 메인 스팟에 자리잡고 있으며, 전체적인 매장 운영이나 MD는 한국판 OBS 형태에서 약간 축소된 형태를 보입니다. 일부 제품에 대해서만 가격 할인 프로모션이 있고, 샵 외부에 별도 행사 포스터나 안내문은 없습니다. 아쉬운 점은 주요 메이저 브랜드에 비해 로컬화가 덜 되었다는 것인데 제품 용기가 한국 생산 버전과 동일하기 때문입니다. 읽을 수도 없는 레터가 용기 외부에 적혀 있는데 '러시아 고객들이 보기나 할까'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다만 제품 설명 및 원료 등에 대한 짧은 설명이 스티커로 부착되어있는데, 용기 자체가 러시아로 되어있는 한국 식품 쪽에 비해 아직은 사업이 초창기 단계임을 추측해봅니다.
  • 아르바트거리에 위치한 잇츠스킨 내외부, 제품 진열

  • 주요 쇼핑몰에도 백화점처럼 한 구역에 입점한 형태를 보이는데, 홀리카홀리카와 잇츠스킨이 있으며, 더페이스샵은 얼마 전 폐점한 것으로 보입니다. 보통 오전 시간에는 주로 1명이 근무하고 있으며, 전반적으로 로드샵에서의 MD와 비슷합니다. 명동에서처럼 매장 내부가 붐비거나 그러진 않습니다.

둘째는, 일본계열 프랜차이즈 브랜드인 메구미에 샵인샵 형태로 입점 된 모습입니다. 이름에서도 느껴지듯 일본계열의 제품이 메인으로 MD되어 있으며, 세제를 비롯한 주방용품과 거실용품 등 생활용품 거의 모든 것이 준비되어 있습니다. 특이한 점은 LG생활건강 계열의 다양한 품목이 같이 유통되고 있다는 것입니다. 화장품의 경우 비욘드가 눈에 가장 잘 띄는 곳에 비치되어 있는데 마찬가지로 한국 생산 제품에 사용설명서가 스티커로 부착되어 있는 형태이며 가격은 한국과 비슷합니다.
  • 일본 생활용품 편집샵 메구미, 블라디보스토크 안에 8개의 지점을 운영하고 있습니다

셋째, 온라인 쇼핑입니다. 가전, 자동차, 식품 쪽에 비해 화장품의 진출은 아직 시작단계이다 보니 오프라인에서 접하게 되는 브랜드는 한정이 되어 있습니다. 때문에 이니스프리와 같은 한국에서 인기있지만 러시아 내 공식 입점이 되지 않은 브랜드들은 블랙마켓을 통해 온라인으로 유통되고 있습니다. 수요가 있으니 유통이 되는 것이고, 바꿔 생각하면 가능성이 있다는 말도 될 것 같습니다.

이 밖에도 한국제품을 전용으로 판매하는 샵도 있고, 로컬 티비 광고에도 나오며 다양한 한국 문화체험 행사가 블라디보스토크 곳곳에서 진행되고 있습니다. 한국과 가깝다고 하는데 과연 거리만 가까운 것인지, 문화가 실제 그들 삶에 가까이 있는지는 눈으로 쉽게 볼 수 있었습니다.
러시아는 한류가 열풍적인 지역이 아닙니다. 중국과 동남아 같은 곳이 아니라서 입소문에 의한 소비가 이루어질 만큼 인지도가 높은 곳이 아닙니다. 철저한 준비가 필요한 것 같습니다. 기 진출한 한국 화장품 브랜드에서 특히 아쉬운 점들을 많이 발견할 수 있었는데 우리 회사도 진출하게 된다면 이러한 사례를 선반영하여 초반에 조기 정착하는 아름다운 상황을 상상해봅니다.

짧은 시간 동안 느낀 것은 생각보다 훨씬 더 이상으로 러시아인들은 한국 문화와 가까운 삶을 살고 있다는 것이었으며, 기존 갖고 있던 러시아의 이미지, 선입견 등에 의해 거리감을 먼저 갖고 있을 필요가 전혀 없다는 것이었습니다. 오히려 '괜한 선입견으로 오해를 받고, 잃게 되는 것들이 많지 않은지'라는 생각을 해 봅니다. 다음에는 더 친숙하고 흥미로운 칼럼으로 다시 오겠습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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