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개 중국 사람들은 도시 충칭(重慶)에 대해 소개할 때 '오랜 역사와 전통 문화를 간직한 도시'라는 설명보다는 '미녀', '훠궈(火鍋)', '눈부신 야경' 등의 단어들을 늘어놓습니다. 저 또한 이곳에 가보니 사람들이 왜 이 도시를 그렇게 소개했는지 알게 되었고, 곧 이곳 매력에 빠져들었습니다.
충칭에 대한 저의 첫느낌은 '아기자기하고 낭만을 품은 곳'이었는데요. 도시 규모는 작지만 볼거리와 먹을거리가 다양한 이곳 충칭. 이번 여행기를 통해 여러분에게 소개해 드리겠습니다.
볼거리 1. 난빈루(南濱路)
충칭에 도착한 후 처음 들린 곳은 '충칭의 와이탄(外灘)'이라고 불리는 '난빈루(南濱路)'입니다. 이곳은 상하이 와이탄처럼 화려한 서양식 건축물이 줄지어 있기 보다는, 아늑하고 편안한 느낌을 자아냅니다. 어둠이 짙게 깔리자 조명들이 거리를 환하게 밝혔고, 저는 강변을 따라 난빈루 거리를 걸으니 분명 처음 와본 곳이지만 낯설지 않은 느낌이었습니다.
길을 걷다 위 사진처럼 사랑스런 문구가 그려진 횡단보도도 만났는데요. 곧이어 도로 표지판 뒤 세워진 마스코트들도 발견했습니다. 이러한 사진들만 보더라도 여러분들은 제가 왜 충칭을 아기자기함이 베어있는 도시이라고 소개했는지 짐작하실 수 있을 것입니다.
볼거리 2. 난안취(南岸區)
난빈루를 뒤로한 채 난안취(南岸區)에 있는 남산 이과수전망대에 올랐습니다. 이곳은 야경을 감상할 수 있는 명소이자 '중국 내 작은 홍콩' 이라고도 불리는 곳입니다. 정말 전망대에서 아래를 내려다 보니 강과 유람선, 그리고 형형색색의 건물 조명이 어우러져 충칭만의 멋진 야경을 연출하고 있었습니다.
볼거리 3. 충칭톈디(重慶天地)
밤이 깊어질수록 멋스러움을 더하는 도시 충칭의 밤거리 풍경은 매우 다채로웠습니다. 상하이에 신톈디(新天地)가 있다면, 충칭에는 충칭톈디(重慶天地)라는 곳이 있는데요. 충칭톈디는 도시의 수려한 자연경관, 유서 깊은 전통 문화, 유구한 역사적 기운을 오롯이 담아낸 곳입니다. 자칫하면 고즈넉한 마을과 낡고 오래된 건축물만 남아있을 뻔 한 이곳을 충칭시는 '국제도시'라는 수식어에 걸맞게 현대적인 건축 요소들을 가미해 꾸며놓았습니다. 그래서 현재 충칭톈디에 가면 중국 전통 가옥과 현대식 쇼핑센터, 고급 호텔 등이 자리 잡아 과거와 현재 모습의 모두 감상할 수 있는데요. 이곳의 광경은 야경으로 볼 때 더 멋있는 것 같습니다.
볼거리 4. 훙야둥(洪涯洞)
여기까지 소개한 내용만 읽고, 충칭이 밤에만 볼거리가 있는 도시라고 생각하는 분이 계신가요? 그럼 지금부터 훙야둥(洪涯洞)라는 곳을 소개해 드릴 텐데, 이곳에 대한 이야기에 집중해 주시기 바랍니다. 충칭은 낮에도 충분히 매력 있는 곳입니다. 낮 시간에 돌아다니기 좋은 곳은 훙야둥이라는 마을인데요. 충칭시의 핵심 상권이 모이는 지점이기도 합니다. 2,300년 전 지어져 전통 건축 양식을 그대로 보존하고 있는 조각루(吊脚樓)를 중심으로 동네가 형성되어 있다고 합니다.
훙야둥에서 꼭 가봐야 할 곳은 바로 위에서 언급한 조각루, 오래된 성벽 비탈가인 셩옌(盛宴) 미식 거리, 이국적인 정서가 물씬 풍기는 창바이루(滄白路) 등이 있습니다. 또한 '훙야둥의 8경'이라고 불리는 '훙야둥의 낙수', '훙야의 조각상', '파(巴)나라 문화 기념비' 등도 있어 훙야둥에서는 충칭만의 독특한 매력을 느낄 수 있습니다.
이밖에도 충칭의 혁명 유적지 바이궁관(白公館)과 자즈둥(渣滓洞), 신기한 볼거리가 가득한 양런제(洋人街) 놀이공원, 고급 쇼핑몰이 가득한 제팡베이 등 충칭시에서는 가 볼 만한 관광 명소가 아주 많습니다.
먹거리 1. 훠궈(火锅)
충칭까지 가서 이곳의 먹거리도 맛봐야 하겠죠? 충칭의 상징이라고 할 수 있는 음식은 바로 훠궈인데요. 사실 훠궈는 상하이나 베이징에서도 쉽게 만날 수 있는 음식이라 저도 처음엔 큰 기대를 하지 않았습니다. 그런데 충칭에 거주하는 제 친구가 굉장히 이색적인 훠궈 전문점이라며 한 음식점을 소개해 주었고, 이곳을 들어서는 순간 저는 제 친구가 이곳을 추천한 이유를 알게 되었습니다. '대대장 테마 훠궈(大队长主题火锅)'라는 이 식당은 1970년대 중국 문화혁명 시대를 떠올리게 만드는 독특한 음식점이었는데요. 이 식당의 모토가 바로 '공연으로 손님을 끌어 모으고 뛰어난 맛으로 승부한다'인 만큼, 볼거리와 먹거리에 대한 만족감을 모두 채워주는 곳이었습니다. 문화혁명 시대를 잘 모르는 젊은 사람들이나 관광객들은 이곳에서 간접 체험을 할 수 있으니 좋을 것 같습니다. 그리고 훠궈 맛 또한 훌륭한데요. 이곳은 훠궈 육수에 인공 색소나 향신료는 전혀 넣지 않고, 우수한 품질의 특제 참기름을 훠궈 소스에 사용한다고 합니다. 그래서 그런지 훠궈 육수의 맛이 굉장히 진한 편입니다. 평소 매운 음식을 분들이 있다면 꼭 한번 이곳에 들려보면 좋겠습니다. 꼭 '대대장 테마 훠궈'가 아니더라도 자링강과 창강이 흐르는 곳에 위치한 차오텐먼(朝天门) 주변에도 많은 훠궈 전문점이 있으니 도전해 보셨음 좋겠습니다.
먹거리 2. 츠치커우(磁器口)의 먹거리
사실 충칭의 음식은 입이 얼얼해지는 매운맛이 대부분이라, 평소 매운 음식을 즐기지 않는 분들은 훠궈가 취향에 안 맞을 수 있습니다. 이런 분들은 충칭 미식가들이 즐겨찾는 츠치커우(磁器口)에 가볼 것을 추천합니다. 충칭의 유명 맛집들이 즐비한 츠치커우에는 옛 먹거리들을 맛볼 수 있는데요. 오리 선지탕인 마오쉬에왕(毛血旺), 건 두부 볶음, 고추 땅콩 볶음 등을 비롯하여 양꼬치, 감자 누룽지, 쌀강정, 호두강정, 간장 절임 등이 있습니다. 특히 디저트메뉴로 찹쌀로 만든 '츠바(糍粑)'라는게 있는데 찹쌀을 주재료로 하며 현장에서 바로 만들어 주기 때문에 맛이 일품입니다. 그리고 중국식 꽈배기인 '천마화'는 청나라 말부터 먹은 디저트 음식으로 반죽을 일일이 수작업으로 만들어 바삭바삭하면서도 입에서 살살 녹고, 오래 두어도 눅눅해지지 않는 꽈배기로 인기가 있습니다. 이처럼 다양한 먹거리를 갖추고 있는 덕분에 츠치커우는 '충칭에서 반드시 가야 하는 미식 천국'이라는 명성을 얻기도 했습니다.
먹거리 3. 취안수이지(泉水鷄)
마지막으로 소개할 충칭의 요리는 취안수이지(泉水鷄)입니다. 취안수이지는 충칭의 전통적인 한족(汉族) 요리로, 들어가는 재료가 독특하고 매운맛이 강하며 바삭바삭하고 입안이 상쾌해지는 맛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취안수이지는 또한 체력 증진에 도움이 되는 음식이라고도 알려져 있는데요. 이는 아마 산길이 많은 충칭 지역 특성때문일 것입니다. 실제로 충칭 시내에는 걷다 지쳐 발 마사지를 받은 뒤 취안수이지로 체력을 보충하는 관광객들이 많은 편인데요. 여러분도 충칭에 가실 기회가 있다면 피곤한 몸을 위해 마사지숍과 분위기 좋은 취안수이지 전문점에 들려 피로를 풀어보시기 바랍니다.
지금까지 제가 느낀 충칭의 매력을 정리해보았습니다. 이 글을 보면서 마음이 벌써 충칭에 가 있다면… 바쁜 일상을 벗어나 잠시 어디로든 떠나보는 건 어떨까요? 제가 충칭에서 힐링을 경험했던 것처럼, 여러분도 마음을 사로잡는 힐링 장소를 찾아 올 여름 시원하게 보내시길 바라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