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모레퍼시픽(대표이사 서경배)의 대표 브랜드 설화수가 오는 9월 프랑스 파리에 위치한 백화점 ‘갤러리 라파예트(Galeries Lafayette)’에 단독 매장을 오픈한다.
갤러리 라파예트는 프랑스에서 가장 큰 규모의 백화점 체인으로 세계 최고의 명품 브랜드와 화장품 브랜드들이 입점해 있어 대표적인 ‘뷰티의 성지’로 불리는 곳이다. 세계 여성들의 미의 기준을 바꾸고 있는 K-뷰티와 이를 대표하는 브랜드 설화수는 갤러리 라파예트 단독 매장 오픈을 통해, 아시아의 지혜를 기반으로 ‘조화와 균형’의 아름다움을 선사하는 브랜드 철학과 제품력을 선보일 예정이다.
설화수는 글로벌 베스트셀러이자 스테디셀러로서 설화수만의 시그니처 원료 자음단을 담아 피부 균형과 윤기를 선사하는 첫단계 에센스 ‘윤조에센스’와 설화수 50여 년의 연구 결정체이자 전 세계적으로 그 효능을 인정받고 있는 인삼의 생명력을 담은 안티에이징 크림 ‘자음생크림’을 위주로 프랑스 시장에 홀리스틱 뷰티의 정수를 전하고자 한다.
또한, 매장은 한방(韓方)을 모티브로 디자인하고, 인삼과 자음단 등 브랜드의 헤리티지 원료를 전시하는 등 한국을 대표하는 화장품 브랜드로서의 철학과 진정성을 바탕으로 프랑스 고객을 공략할 방침이다. 설화수는 갤러리 라파예트 백화점 오프라인 단독 매장과 더불어, 해당 백화점 온라인몰에도 동시 입정 예정이다.
아시아의 지혜를 기반으로 한 전통 한방 과학으로 빚어낸 미의 가치가 전 세계 주요 뷰티시장을 움직여온 만큼, 이번 갤러리 라파예트 입점을 통해 설화수는, 아시아∙미주뿐 아니라 유럽 시장까지 아우르는 진정한 글로벌 브랜드로서 전 세계 속에 한국적인 동양의 미와 가치를 전달하며 그 입지를 더욱 견고히 해 나간다는 방침이다.
설화수는 아시아를 대표하는 글로벌 럭셔리 뷰티 브랜드라는 명성에 걸맞게 한국을 비롯해 진출한 국가에서 지속적이고 안정적인 성과를 기록해 왔다. 2015년에는 국내 단일 뷰티 브랜드 사상 최초로 연 매출 1조 원을 돌파 했으며, 2016년에는 11년 연속 국내 백화점 매출 1위라는 위업을 달성하며 한국 뷰티 브랜드의 역사를 쓰고 있다. 해외에서의 꾸준한 성장세도 돋보인다. 2004년 홍콩 첫 진출 이후 현재까지 중국, 싱가포르, 태국, 인도네시아, 말레이시아, 대만, 베트남, 미국, 캐나다까지 전세계 11개국(한국 포함), 200여개 매장에서 고객들을 만나며 눈부신 성과를 거두고 있다. 특히, 전 세계가 주목하는 중화권 시장에서는 매년 평균 50%이상 성장하며 많은 관심을 받고 있다. 올해 프랑스 시장 진출을 기점으로 설화수는 중화권, 아세안 사업은 더욱 견고화하고, 중장기적으로는 신규 시장에 대한 준비를 통해 한국을 넘어 아시아를 대표하는 글로벌 럭셔리 뷰티 브랜드로 거듭나고자 한다.
한편, 설화수의 갤러리 라파예트 입점은 뷰티의 본고장인 프랑스에 화장품으로 재공략하는 아모레퍼시픽의 의미 있는 도전이다. 아모레퍼시픽의 프랑스 시장 첫 진출은 1988년 10월 순(SOON) 브랜드의 수출이었다. 순은 아모레퍼시픽이 당시 17개 종합병원의 피부과 전문의와 공동 연구 개발을 통해 만든 저자극성 화장품 브랜드 ‘순정’을 발음하기 쉽게 바꾼 이름으로, 중개상을 통해 프랑스 전역의 약국 경로에 입점되었다. 이후 1990년 8월 샤르트르에 현지법인을 설립하고 리리코스 브랜드를 생산하며 프랑스 진출을 본격화했다. 그러나 현지 고객을 고려하지 않은 운영 방식, 유통 판매사 매각으로 인한 판매권 상실 등으로 위기를 맞았고 두 브랜드는 철수 수순을 밟았다.
이후 아모레퍼시픽은 프랑스 화장품 시장에서 비중이 큰 향수 카테고리를 공략하는 것으로 재도전 전략을 세웠으며, 2004년 4월 샤르트르(Chartres) 약 3만평 대지 위에 초현대식 설비를 갖춘 공장을 준공했다. 이후 아모레퍼시픽은 향수 브랜드 포트폴리오 강화를 위해, 2011년 8월 럭셔리 브랜드 아닉구딸(ANNICK GOUTAL)을 성공적으로 인수했으며(국내기업 최초의 해외 뷰티 브랜드 인수) 이를 기반으로 신규 해외 시장으로 향수 사업을 확대해 나가고 있다. 아닉구딸은 1981년 창립자 아닉구딸이 프랑스에 첫 번재 향수 부티크 ‘아닉구딸 하우스(ANNICK GOUTAL HOUSE)’를 오픈한 이래, 현재 전 세계 11개 단독샵 및 약 30개국 680여 개의 매장을 운영하며, 전 세계적으로 그 명성을 이어가고 있다.
아모레퍼시픽은 지속적으로 글로벌 사업 확산에 주력할 방침이다. 5대 글로벌 챔피언 브랜드(설화수, 라네즈, 마몽드, 에뛰드하우스, 이니스프리)를 중심으로 글로벌 시장 공략을 가속화하고, 넥스트(Next) 글로벌 브랜드의 사업 기반 조성을 통해 글로벌 성장 모멘텀을 확보하고자 한다. 또한 아모레퍼시픽은 중화권, 아세안, 북미 등 3대 주요 시장을 중심으로 글로벌 시장 공략을 강화하고 중동, 서유럽 등 신시장 개척을 위한 교두보를 본격적으로 확보해나갈 계획이다. 글로벌 경영 관리 기준, 글로벌 공급망 관리 체계 등 일하는 원칙과 기준(Global Operation Model)을 확고하게 정립하여 보다 유기적인 협업이 가능한 경영 인프라 구축에도 힘쓸 예정이다.
설화수는 수천 년의 아시아의 지혜가 담긴 전설적인 귀한 원료를 현대 피부 과학으로 재창조하여 피부 안팎을 총체적으로 케어하는 궁극의 피부 솔루션을 제공하고 내면과 외면의 균형을 찾아주는 홀리스틱 뷰티를 선사한다. 자연의 이치로부터 지혜를 얻고, 자연의 진귀한 원료로 아름다움을 가꾸어 자연을 닮은 아름다움을 추구하는 동시에 겉으로 드러나는 것뿐 아니라 내면까지 아름답게 가꾸어 내면과 외면의 균형 잡힌 아름다움을 선사하는 브랜드, 설화수. 3천가지 원료에서 찾아낸 피부 균형을 다스려주는 설화수 고유의 원료인 ‘자음단™’과 설화수만의 독보적인 효능을 가능케 한 한국 우수한 효능 원료 ‘인삼’, 그리고 첨단 피부 과학 ‘바이오컨버전 기술’을 통해 설화수는 한국을 넘어 세계에 홀리스틱 뷰티의 가치를 전파하고 있다. 2017년 현재, 설화수는 한국을 비롯해 중국, 싱가폴, 홍콩, 태국, 인도네시아, 말레이시아, 대만, 베트남, 미국 등 전세계 11개국에 진출, 아시안 뷰티 크리에이터의 명성을 전세계에 전하고 있다.
부분들이 한데 모여 있는 전체의 관점으로 세상을 바라보는 동양적 관점에서 출발한 설화수는 자연과 인간, 몸과 마음은 곧 하나라고 여기며 조화와 균형을 중시하는 브랜드 철학을 갖고 있다. 이를 기반으로 설화수가 지향하는 ‘홀리스틱 뷰티(Holistic Beauty)’는 수천 년 동안 전해 내려온 귀한 원료를 현대 피부 과학으로 재창조해 총체적인 피부 솔루션을 제시한다. 겉으로 드러난 문제뿐 아니라 근본 원인까지 총체적으로 다스려 몸과 마음, 내면과 외면의 균형을 찾아주는 진정한 아름다움을 선사하는 것이다. 이러한 브랜드 근간과 제품력을 바탕으로 설화수는 각 진출 국가에서 놀라운 성과를 거두고 있다.
흔들림 없는 국내 성과, 최고의 브랜드를 만들다
내면과 외면이 균형을 이루는 진정한 아름다움을 추구하는 브랜드 철학, 윤조에센스와 자음생크림 등의 뛰어난 제품력을 바탕으로 설화수는 국내 소비자들에게 꾸준히 사랑 받으며 비교의 여지없는 최고의 뷰티 브랜드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설화수는 2005년부터 11년 연속으로 국내 백화점 매출 1위를 수상해 왔고, 2016년 마감 실적 기준에 따르면 국내 시장에서 전년 대비 약 40퍼센트에 가까운 성장을 기록했다. 또한 지난 2016년 7월 발표된 인천공항 면세점 매출 실적에 따르면, 화장품 브랜드 1위의 자리를 2년 연속으로 흔들림 없이 지켜내기도 했다. 특히 세계적인 경기 침체로 내수 진작에 대한 중요성이 커져 가며, 경제의 중요한 구성 단위인 기업과 브랜드에도 내수 활성화를 위한 역할이 기대되고 있다. 이러한 상황에서 설화수는 다양한 국내 판매 경로의 뛰어난 성과로 내수 활성화에도 기여하고 있다. 설화수는 수많은 국내외 뷰티 브랜드가 치열한 경쟁을 펼치는 상황 속에서도 굳건히 정상의 자리를 지키며 한국의 자랑으로 그 이름을 빛내 왔다. 그리고 현재 한국을 넘어 아시아의 뷰티 브랜드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설화수의 홀리스틱 뷰티, 글로벌 시장에서 빛나다
설화수는 아시아의 지혜가 담긴 진귀한 원료와 현대 피부 과학이 만나 조화와 균형을 찾아주는 홀리스틱 뷰티 브랜드라는 정체성을 바탕으로 한국을 넘어 해외에까지 그 영역을 넓히게 된다. 2004년 홍콩에 첫 진출한 이후 설화수는 현재 중국, 싱가포르, 태국, 인도네시아, 말레이시아, 대만, 베트남, 미국, 캐나다까지 전세계 11개국에 진출해 있고, 해외 시장에서도 눈부신 성과를 거두고 있다. 이처럼 설화수가 글로벌 럭셔리 뷰티 브랜드이자 아시안 뷰티 크리에이터로 위상을 드높이며 글로벌 소비자들에게 사랑 받을 수 있는 이유는 뛰어난 제품은 물론, 제품 하나 하나에 담겨 있는 브랜드의 철학과 지향하는 가치가 소비자들과 공명했기 때문이다. 해외 진출 10여 개국에서의 지속적인 매출 성장을 기록하고 있으며, 설화수가 진출한 해외 소비자를 대상으로 실시한 이용실태조사(Usage & Attitude 조사) 결과를 살펴보면 설화수 브랜드에 대한 해외 소비자들의 인지도 및 제품에 대한 만족도와 충성도 또한 계속해서 높아지고 있다.
국내 뷰티 단일 브랜드 최초 연 매출 1조 원 달성의 대기록
설화수는 아시아를 대표하는 글로벌 럭셔리 뷰티 브랜드라는 명성에 걸맞게 국내외에서 지속적이고 안정적인 성과를 기록하며, 2015년 국내 단일 뷰티 브랜드 사상 최초로 연 매출 1조 원 돌파라는 위업을 달성했다. 설화수는 국내외 소비자들의 끊임없는 신뢰와 지지를 바탕으로 제품, 판매 경로, 진출 국가에서 모두 고르게 성장했기 때문에 이러한 쾌거를 거둘 수 있었다. 자음생크림, 퍼펙팅쿠션 등 기존 베스트셀러들이 소비자들로부터 꾸준하게 지지를 받았고, 진설아이크림, 윤조에센스 등 업그레이드된 제품과 퍼펙팅쿠션 브라이트닝과 같은 신제품이 설화수만의 제품력을 증명하며 인기를 끌어 브랜드의 매출 성장에 기여했다. 국내 판매 경로에서는 면세점, 백화점, 방판, 디지털 등 다양한 채널에서 고른 성장을 보였다. 해외의 경우도 마찬가지다. 중화권, 아세안을 비롯해 진출 국가 모두 치우침 없이 성장을 하며 브랜드가 한 단계 성장하는 것을 견인했다. 설화수는 2016년 마감 기준 전년 대비, 국내외 40퍼센트에 가까운 성장을 기록했다. 설화수가 만들어 가는 아름다운 성공의 이야기는 계속 진행 중이다.
2004년 홍콩 첫 진출한 이후 설화수는 현재 중국, 싱가폴, 태국, 인도네시아, 말레이시아, 대만, 베트남, 미국, 캐나다까지 전세계 11개국에 진출하며 아시아의 미를 알리고 있다.
세계 뷰티의 메인 스트림이었던 홍콩에서 ‘한방 화장품 설화수’가 굳건히 자리매김한 것은 놀라운 의의를 지닌다. ‘한국적인 것이 세계적인 것이다’라는 강력한 메시지를 담은 브랜드의 출발점부터 설화수만의 철학과 신념을 담은 귀한 원료와 독보적 기술 개발에 이르기까지, 그 어떤 브랜드도 쉽게 따라잡을 수 없는 노력과 역사를 인정받으며 세계 속에서의 위상을 높여가고 있다.
진출 국가 | 진출 시기 | 매장 수(기준) |
---|---|---|
홍콩 | 2004 | 11 |
싱가포르 | 2012 | 9 |
대만 | 2012 | 12 |
태국 | 2012 | 15 |
중국 | 2011 | 116 |
말레이시아 | 2013 | 10 |
인도네시아 | 2013 | 7 |
베트남 | 2013 | 4 |
미국/캐나다 | 2010/2015 | 11 |
*아모레퍼시픽 70년 사사 주요 내용 요약
‘화장품의 본고장 프랑스에서 격찬받은 품질과 디자인’. 1992년 5월 태평양 순정이 프랑스에서 오스카상을 받았다는 소식이 주요 매체에 보도되었다. 오스카상은 프랑스 코스메티크 뉴스(cosmetique news)에서 까다로운 선정 기준과 엄격한 심사 과정을 거쳐 수여하는 상이다. 랑콤, 크리스찬 디올, 샤넬 등 300여 개 화장품 브랜드 중 17개만이 이 상을 받았다. 부문별로 보면, 패키지 부문 겔랑, 디스플레이 부문 아라미스, 캠페인 부문에 샤넬이 선정되었고 순정은 약국 경로의 품질 및 디자인 부문 대상을 수상했다. 프랑스 시장에 진출한 아시아 화장품이 이 상을 수상한 것은 이례적이고 놀라운 일이었다.
세계적인 기업들과 겨루기 위해서는 아시아에서 인정받는 것만으로는 부족하다고 판단한 태평양은 과감히 화장품의 본고장인 프랑스 진출을 과제로 삼았다. 프랑스에 대한 태평양의 첫 번째 시도는 저자극성 화장품이었다. 순정은 당시 17개 종합병원의 피부과 전문의와 공동 연구 개발을 통해 만든 브랜드였다. 피부 안전성 테스트를 수없이 반복한 끝에 1988년 3월, 민감성 피부를 위한 저자극성 화장품 순정을 출시할 수 있었다. 태평양의 화장품 중 가장 자극성이 낮은 제품이었다. 미국 안전성 전문 기관인 RTL(Research Testing Laboratories)의 실험 결과, 해외 민감성 전문 화장품보다 순정의 안전성이 15배나 높았다. 피부 자극도 측면에서 세계 최고 수준임을 공식적으로 인증받은 것이다. 순정의 글로벌 진출에 힘이 실렸다.
순정은 발음하기 쉬운 ‘순(SOON)’으로 이름을 바꾸어 1988년 중개상을 통해 프랑스에 진출했다. 그러나 화장품 중개상이 내부 사정으로 문을 닫거나 합병하면서 수출길이 열렸다가 막히기를 반복했다. 태평양은 1990년 8월 샤르트르에 현지 법인을 설립하면서 프랑스 진출을 본격화했다. 이를 두고 일부 프랑스 관계자들은 ‘용감하지만 무모한 도전’이라는 쓴소리를 하기도 했다. 그러나 1991년 한 해 동안 순은 무려 13억 원에 이르는 판매고를 올려 모두를 놀라게 했다. 프랑스 전역의 약국을 집중적으로 공략해, 그중 1700여 곳에서 판매한 것이 성공의 요인이었다.
순의 활약과 더불어 태평양의 프랑스 현지 화장품 공장에도 관심이 모였다. 태평양은 1990년 파리에서 남서쪽으로 85km 떨어진 샤르트르 시에 있는 화장품 공장을 매입했다. 1980년대 후반부터 서성환 회장은 해외에서 화장품을 생산하기 위한 준비를 하고 있었다. 때마침 샤르트르 시 코스메틱 밸리가 눈에 들어왔다. 원료는 물론 포장재를 비롯한 부재료 회사들도 모여 있었다. 좋은 인프라가 갖춰진 곳이었다. 세계적인 수준의 화장품 업체가 모인 곳에 우리나라 장업계를 대표한다는 마음가짐으로 자리를 잡았다.
샤르트르 공장에서 새롭게 선보인 브랜드는 리리코스였다. 프랑스를 발판으로 삼아 전 세계로 진출할 것을 감안해 중복되는 이름이 없는 LIRIKOS로 정했다. 그러나 프랑스에서는 외래어 외에는 ‘K’나 ‘Y’를 잘 쓰지 않는다는 것을 간과해 ‘메이드 인 프랑스’인데도 프랑스 제품이 아니라는 인상을 주었다. 게다가 프랑스 여성의 화장 습관을 고려하지 않은 채 제품이 구성되다 보니 현지 반응은 신통치 않았다. 직원들도 대부분 한국인이었다. 한국 방식 그대로 운영되는 국내 기업이나 마찬가지였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순의 유통 판매를 맡았던 프랑스 파트너가 글로벌 뷰티 그룹에 매각되면서 기존에 갖고 있던 판매권까지 잃게 되었다. 프랑스 사업에 그림자가 드리웠다. 상황을 살피러 곧장 현지로 날아온 서경배 사장이 본 것은 약국 진열장 구석에서 먼지를 뒤집어쓰고 있는 순이었다.
품질만 믿고 디테일한 부분을 고려하지 않은 것이 문제였습니다. 화장품을 사용하는 습관도, 그에 따른 용량도 모두 달라야 한다는 것. 세상의 고객은 모두 다르다는 것을 그때 뼈저리게 느꼈습니다. 직접 경험하지 않으면 시장과 고객에 대해 알 수 없다는 점도 배웠습니다. 지금도 자주 ‘80%는 고객을 보고 15%는 경쟁자를 보고 5%는 지나온 과거를 보라’고 직원들에게 얘기합니다. 프랑스 시장에서 순을 철수하던 그때 이후로 어떻게 하면 고객의 마음이 떠나지 않게 할 수 있을까를 먼저 고민합니다- 서경배 회장
프랑스 사업 철수를 결정한 뒤 순은 모두 수거해 소각했다. ‘분해서 눈물이 날 정도였다’고 서 사장은 고백했다. 하지만 성장을 위해서는 반드시 치러야 할 아픔이었다. 몸으로 체득한 경험은 프랑스 시장을 표면이 아니라 그들의 생활과 문화까지 깊이 있게 들여다볼 수 있는 안목을 길러주었다. 태평양은 기존 사업을 정리한 후 다시금 프랑스 시장을 들여다보았다. 스킨케어 제품이 주류인 국내와 달리 프랑스는 향수의 비중이 컸다. 여성 한 명당 네 종의 향수를 가지고 있을 정도로 향수 사용이 생활화되어 있었다. 또한 새로운 제품에 대한 고객의 반응이 빨라서 비교적 짧은 기간 안에 성패를 가늠할 수 있다는 것도 장점으로 보였다. 서경배 사장이 프랑스 시장에 재도전하는 카드는 향수였다. 이번에는 현지화를 통해 승부해보기로 했다.
경쟁이 치열한 프랑스 향수 시장에서 승부수를 띄우기 위해, 독창적 가치를 보여줄 수 있는 디자이너 향수를 선보이기로 했다. 명성이 높은 디자이너보다는 독특한 감성을 지닌 새롭게 떠오르는 디자이너를 물색했다. 롤리타렘피카. 이름처럼 명확한 작품 세계가 인상적인 디자이너였다. 1995년 12월 롤리타렘피카와 함께 향수를 만들기로 결정하고 이를 전담할 별도의 법인 PLL(Parfums Lolita Lempicka)을 꾸렸다. 세계적인 명성의 최고 조향사도 합류해 기존의 향수에서는 사용하지 않은 새로운 향을 고민했다. 약 3개월 동안 수백 가지 서로 다른 향을 조합해보았다. 드디어 아니스, 바이올렛, 아이리스, 바닐라, 통카콩 등이 조화를 이룬 시제품이 완성됐다. 달콤한 사탕이 떠오르는 감초 향에 성숙한 느낌의 오리엔탈 플로럴 향을 더하니 유년의 추억을 되살리는 동시에 관능적인 이미지를 풍기는 독특한 향이 탄생했다.
‘롤리타렘피카’의 첫 번째 향수 이름은 말 그대로 ‘롤리타렘피카 첫 향수 Lolita Lempicka The First Fragrance’였다. 유니섹스 향수가 큰 인기를 모으던 당시, 롤리타렘피카의 여성스러운 향은 그 자체로 신선한 것이었다. 프랑스 여성들은 처음에는 강한 향에 놀라는 것 같았으나 마지막 코끝에 남는 달콤한 향에 매혹되었다. 독특한 용기도 감탄을 자아냈다. 사각 용기가 아닌 금단의 열매 이미지가 연상되는 사과 모양의 용기였다. 세계 최초로 시도되는 울트라 슬렌더(ultra slender) 분사 방식으로 사과 꼭지에서 향수가 나오도록 했다.
1997년 12월 프랑스 패션가 관계자들 사이에서 롤리타렘피카라는 브랜드가 회자되기 시작했다. 처음 소개되는 브랜드인 만큼 유통에도 전략이 필요했다. 초기 유통을 백화점과 향수 전문 경로에만 집중하기로 하고 500점을 선별했다. 이들을 ‘Club of Excellence’의 멤버로 삼아 샘플을 제공하고 판촉 활동을 진행하기 시작했다. 초도 생산량을 한정해 희소 가치를 주자 오히려 롤리타렘피카를 원하는 거래처가 빠르게 늘어갔다. 1998년 시장점유율이 1%를 넘어섰다. 같은 해 봄 FIFI Awards에서 ‘올해 유럽의 향수’로 선정되는 영광도 안았다. 1999년 1.4%이던 점유율은 매해 상승해 5년 만에 두 배인 2.8%를 기록하며 프랑스 향수 시장에서 4위를 차지했다. 당시 시장점유율 1위였던 ‘엔젤’이 4.4%, 2위인 ‘샤넬 No.5’가 3.9% 수준이던 것을 고려하면 실로 대단한 성과였다. 그리고 2006년 7월 27일, 프랑스 최고 훈장 ‘레지옹 도뇌르(Legion d’Honneur’) 수여식이 있었다. 한국과 프랑스의 경제 협력과 우호 증진에 기여한 공로로 훈장을 가슴에 단 서경배 사장이 단상에 섰다.
프랑스 시장에 대한 아모레퍼시픽의 도전은 크고 작은 결실을 맺으며 이어졌다. 롤리타렘피카로 이미 향수 시장에서 의미있는 성공을 거둔 바 있지만, 디자이너 향수가 아닌 회사의 철학과 가치를 보다 적극적으로 공유할 수 있는 향수 브랜드를 통해 미의 대장정을 확장하고 싶었다. 인수 합병 대상 회사를 선정하기까지 오래 검토하고 고심했다. 서경배 사장은 독특한 스토리가 내재되어 있으면서도 아모레퍼시픽의 비전을 함께 완성해나갈 수 있는 기업이어야 한다는 기준을 가지고 있었다. 브랜드 철학, 제품력과 독보적인 매력까지 여러 요소를 고려했다. 2008년부터 2년 동안 무려 100여 개의 기업을 조사하는 과정에서 ‘아닉구딸(Annick Goutal)’이 주목을 받았다.
향수 부티크 아닉구딸 하우스는 프랑스 피아니스트 아닉구딸이 1981년 자신의 이름을 걸고 설립한 회사였다. 30여 년의 전통을 지닌 ‘하이 퍼퓨머리’의 대명사로 프랑스, 미국, 일본 등 전 세계에 두터운 마니아층을 거느리고 있었다. 인상적인 것은 자연이 주는 최고급 천연 향료만을 고집한다는 점이었다. 아모레퍼시픽이 지향하는 이미지와 일치했다. 아닉구딸 향수에는 제품마다 사랑의 서약을 하는 청혼의 순간, 낯선 여행지에서의 기억, 휴양지에서 발견한 생경한 풍경 등의 장면이 담겨 있다는 것도 이채로웠다.
마침내 2011년 7월 아모레퍼시픽은 아닉구딸을 인수했다. 국내 기업으로서는 최초의 해외 뷰티 브랜드 인수였다. 이를 통해 아모레퍼시픽은 브랜드 포트폴리오를 강화하고 프랑스 공장의 생산 설비를 이용하여 시너지를 창출할 수 있었다. 비교적 작은 규모의 글로벌 인수 합병을 통해 다양한 노하우를 축적한 것도 의미 있는 성과였다. 아모레퍼시픽의 대표 향수 브랜드로 거듭난 아닉구딸은 현재 미국과 영국 등 글로벌 백화점을 비롯해 전 세계 11개 단독샵 및 약 30개국 680여 개의 매장을 운영하며, 전 세계적으로 그 명성을 이어가고 있다.
연도 | 2012 | 2013 | 2014 | 2015 | 2016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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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출액 | 855 | 904 | 813 | 655 | 681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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