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화. 중국 사람들이 생각하는 한국 - AMORE STORIES
#태미령 님
2016.02.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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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화. 중국 사람들이 생각하는 한국

Columnist
4기

아모레퍼시픽그룹 사우들이 직접 작성한 칼럼을 소개하는 코너입니다

'문화적 장벽을 넘어서'

제1화. 중국 사람들이 생각하는 한국

칼럼니스트
아모레퍼시픽 스킨케어연구1팀 태미령 님

# Intro

2005년 고향인 중국을 떠나 낯선 한국땅에서 벌써 10년 넘게 생활해 온 아모레퍼시픽 스킨케어연구1팀 태미령입니다.

앞으로 오랜 이국 생활을 통해 겪은 다양한 경험을 바탕으로 여러분에게 중국과 한국의 문화 차이에 대해 이야기 하려고 합니다. 양국의 문화 하니까 얼마 전 조카 돌잔치가 생각이 나네요. 중국도 한국과 마찬가지로 아기의 첫 생일에 돌잔치를 여는데요. 돌잡이 역시 쌀, 지폐, 청진기 등 물건을 놓고 진행합니다.

이는 중국에서도 오래된 전통인데요. "홍루몽"이란 중국 고대 유명한 소설에서도 남자 주인공이 돌잡이에서 분과 연지를 잡아 어른들이 실망했다는 대목이 나옵니다. 이렇듯 한중 양국은 오랜 역사를 함께 해오면서 비슷한 모습을 많이 가지고 있습니다. 하지만 여전히 서로 낯설고, 이해하기 힘든 부분도 많답니다.

그래서 첫 번째 주제로 한국에서 바라보는 중국이 아닌, 반대로 중국 사람들이 한국에 대해서 어떤 생각을 하고 있는지를 살펴보는 시간을 마련하고자 합니다.

# 일상적인 식사에서의 차이

한국 사람들은 밥 먹을 때 숟가락과 젓가락을 항상 함께 사용한다.

한국에서 식당에 가면 자리에 앉아 가장 먼저 저렇게 휴지에 숟가락과 젓가락을 올려 놓습니다. 일반적으로는 일행 중 막내가 하더군요.

처음 한국에 왔을 때 저런 모습을 보면서 "한국 사람들은 참 친절하구나." 라고 생각했던 기억이 있습니다.

이렇게 지극히 평범한 이 장면을 보면서 중국 사람들은 특이하다고 생각합니다.

반대로 중국 식당에 가면 저렇게 테이블에 젓가락만 "외롭게" 꽂혀져 있는 모습을 보면서 한국 사람들은 뭔가 부족해 보였을 겁니다. 이는 한국과 중국의 식습관 차이 때문입니다.

한국은 서울이든 부산이든 전부 쌀, 밥을 주식으로 하고, 국이나 찌개를 함께 먹기 때문에 숟가락이 꼭 필요하지만 중국은 지역에 따라 밥을 주식으로 하는 곳과 면 즉 밀가루를 주식으로 하는 지역이 나뉘어져 있습니다. 일상적인 식사에서 국을 항상 먹지는 않기 때문에 숟가락이 필수 아이템은 아닌 것이죠.

또 한국은 보통 밥, 반찬, 국까지 정식으로 먹는 경우가 대부분이지만, 중국은 일반적으로 면 한 그릇, 볶음밥 하나, 이런 식으로 일품 요리로 한끼를 해결하는 경우가 많아 젓가락만 사용하는 경우가 보편적입니다.

중국에는 "南米北面", 즉 남쪽 지역에서는 밥을, 북쪽에서는 면을 주식으로 한다는 표현도 있는데 그만큼 면 요리를 참 많이 먹습니다. 생일날에도 미역국 대신 장수면을 먹습니다. "가늘고 길다"를 중국어로 하면 "长瘦(창써우)"인데 발음이 장수(长寿)와 같고, 면의 모양처럼 길게 오래 살라는 의미도 있기 때문입니다.

여기서 잠깐 중국의 대표적인 면 요리를 몇가지 소개해 드릴께요.
  • 벨트면 (裤带面)

  • 우육면(牛肉面)

  • 초면(炒面)

  • 탄탄면(担担面)


벨트면은 일명 뺭뺭면이라는 이름도 있는데요. 섬서성의 대표음식입니다. 우육면은 감숙성 난주라는 지역이 유명하고, 초면은 전국 각지에서 다양한 조리법에 따라 각기 다른 풍미를 맛볼 수 있습니다. 탄탄면은 한국에서도 잘 알려진 중국 사천성의 매콤한 면요리 입니다. 이렇게 맛있는 면요리를 먹을 때는 젓가락만 있어도 충분하겠죠?^^

한국 어르신들이 젓가락으로 밥을 먹으면 복이 달아난다고 잔소리하신다고 들었는데요. 중국은 젓가락을 발명한 나라로서 젓가락에 대한 굉장한 자부심을 가지고 있습니다. 아주 오래 전 농업 초창기에 먹을 양식이 부족해서 사람들은 나뭇가지로 요즘의 젓가락 비슷한 형태를 만들어 일부러 음식을 조금씩 천천히 먹어 식량을 절약했다는 이야기도 전해지면서 힘든 시기를 잘 이겨냈다는 의미도 담겨 있답니다.

또 젓가락은 사용하기 쉽지 않아 잘 연습을 해야 되기 때문에 어려움을 이겨내는 불굴의 의지를 상징하므로 중국 사람들에게 있어 젓가락은 단순히 밥 먹는 도구만은 아닙니다.

# 한국은 모두 다 한 가족?

낯선 사람한테도 "어머니, 아버지"라고 부른다.

설 명절에 고향에서 가까운 친지 분들을 만나 뵙고 오셨을 것 같습니다.

한국에서는 자기보다 나이가 많으면 "언니, 오빠, 누나, 형"이라 부르고, 자기 부모님과 비슷한 연배인 낯선 사람한테도 "어머님, 아버님"이라 부르는 모습을 보았습니다. 마치 한국 사람들 모두가 거대한 한 가족 같아요.

중국에서는 친형제자매 사이에서만 "언니, 누나"라고 부릅니다. 사촌 사이만 돼도 "사촌 오빠, 사촌 누나" 혹은 앞에 이름을 붙여 "OO형, OO언니"라고 구분 지어 부릅니다. 참고로 중국어에서 오빠와 형은 모두 哥, 언니와 누나는 모두 姐로 두 가지로 구분되어 있지 않습니다.

"어머니, 아버지" 호칭은 친부모님 혹은 시부모님한테만 사용합니다. 다른 사람의 부모님은 "大妈(큰 어머니), 大叔(큰 삼촌), 大婶(큰 숙모)"등 다른 호칭으로 구분을 합니다. 영어와 비슷한 부분이 좀 있지요.

중국과 전혀 다른 호칭 문화에 대해서 저도 항상 그 이유가 궁금했었는데요. 고려대학교 허태균 교수님의 강의를 듣고 조금이나마 이해를 할 수 있었습니다. 한국 사람들은 "가족 확장성"이라는 특징을 가지고 있어 국가도, 회사도, 사회도 모두 한 가족 같이 확장하는 경향이 있다고 합니다. 그래서 "우리"라는 단어를 참 많이 사용하는 것 같아요.

중국은 이러한 면에서는 좀 냉정한 것 같아요. "내 것"과 "남의 것"이 명확하게 구분되어 있지요. 그래서인지 한국에서는 나이나 결혼여부 등 사적인 질문을 하는 것은 상대방에 대한 관심의 표현이고, 그런 정보를 서로 공유하면서 친해진다고 여기지만 중국에서는 초면에 나이를 물어보는 등 사적인 질문은 실례가 되는 경우가 많고, 개인적인 부분을 노출하는 것을 꺼려하는 사람이 많습니다.

중국 사람과 친구가 되고 싶다면 어느 정도 친분이 쌓인 다음 사적인 질문을 하는 것이 좋을 것 같습니다.

호칭 문화를 이야기 하다 보니 처음 동대문 상가에 가방 사러 갔을 때가 생각나네요. 저의 엄마와 비슷한 연세의 매장 아주머니께서 "예쁜 언니~"라고 불러서 깜짝 놀랐었던 기억이 납니다.

물론 지금은 이 "언니"는 전혀 다른 의미를 가진다는 것을 잘 알고 있습니다. 참고로 중국에도 이와 비슷한 용어가 있는데 美眉(메이메이)라는 단어입니다. 단어 그대로의 뜻은 예쁜 눈썹이지만 평상시 호칭에서는 한국에서의 "예쁜 언니"와 비슷한 의미로 사용됩니다.

# 제1화를 마치며…

처음 문화라는 어려운 주제를 받고 걱정을 많이 했는데 생각해보니 사람들의 소소한 일상이 바로 그 나라의 문화가 아닌가라는 생각을 하게 되었습니다. 앞으로도 사우 여러분에게 보다 쉽고, 재미있게 중국 문화를 전달 드리기 위하여 우리 주변의 작은 에피소드를 주제로 그 배경에 깔린 중국 문화에 대해 설명하는 시간을 가져보고 싶습니다. 칼럼을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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