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3화. 샤오미(Xiaomi)의 혁신 이야기 - AMORE STORIES
#최규청 님
2015.07.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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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화. 샤오미(Xiaomi)의 혁신 이야기

STAFF
COLUMN

아모레퍼시픽그룹 사우들이 직접 작성한 칼럼을 소개하는 코너입니다

변화와 혁신의 기업 스토리

제3화. 샤오미(Xiaomi)의 혁신 이야기

칼럼니스트
아모레퍼시픽 디지털TM팀 최규청 님
  • 샤오미 공기청정기 'Mi Air'의 빼어난 디자인


샤오미(Xiaomi, 小米)라는 기업, 귀에 익숙하시죠? 우리나라에서 가장 잘 알려진 샤오미의 제품은 스마트폰 보조 베터리 '미 파워뱅크' 입니다. 경쟁 제품 대비 50% 정도에 해당하는 저렴한 가격에 애플의 MacBook과 아이폰의 알루미늄 디자인과 유사한 이 제품은 '대륙의 실수'라고 불리며 많은 인기를 얻고 있습니다.

'좁쌀 (小米)'이라는 의미를 가진 샤오미는 스마트폰을 시작으로 다양한 전자 제품을 만드는 요즘 가장 핫한 브랜드입니다. 개인적으로 IT 기기에 관심이 많아 여러 제품들을 직구하고 있는데요. 샤오미 제품들의 합리적인 가격과 퀄리티에 감탄할 수 밖에 없었습니다. 이번 칼럼에서는 설립 5년만에 100억 달러 기업으로 세계 산업사에서 유래 없는 고속 성장을 기록하고 있는 샤오미의 혁신 이야기를 들려드리겠습니다.

# 세계에서 두 번째로 스마트한 곳!

  • Top 50 Smartest company (MIT Technology Review, 2015)


전 세계에서 가장 스마트한 회사는 어디일지 짐작 되시나요? 혁신의 아이콘 애플? 아니면 SNS의 제국을 만든 페이스북? MIT Tech Review가 최근 발간한 보고서에 따르면 현재 전세계에서 가장 스마트한 회사는 바로 테슬라 모터스(Tesla Motors)입니다. 테슬라 모터스는 페이팔 창업자 출신인 일론 머스크가 만들었으며, 전기 자동차와 전기 베터리 관련 기술로 자동차 산업 전체를 뒤흔들고 있는 회사입니다.

그렇다면 두 번째로 스마트한 회사는 어디일까요? 오늘 말씀드릴 샤오미입니다. 우리가 익숙하게 알고 있는 애플은 15위, 페이스북은 29위, 알리바바가 4위, 텐센트가 7위를 기록한 것이 인상적입니다. 국내 기업으로는 유일하게 라인이 37위에 선정되어있습니다. 샤오미는 미투 제품을 싸게 공급하는 패스트 팔로워 (Fast Follower)전략을 구사하고 있을 것이라고 생각한 저의 큰 착각이었습니다.
  • 샤오미 본사 전경


이번 MIT Tech Review이전에도 Wired 매거진의 편집장이자 TED의 창업자 크리스 앤더슨은 '전 세계에서 오픈 이노베이션을 가장 잘하는 기업이 어디냐'라는 질문에 샤오미와 하이얼을 꼽은 바 있습니다. 앤더슨이 샤오미를 지목한 것은 외부 아이디어에 열려있기 때문입니다. 샤오미 제품은 완벽하지 않습니다. 하지만 매주 조금씩 그 기능이 향상됩니다. 홈페이지나 SNS를 통해 고객 반응을 듣고 이를 매주 목요일 운영체제나 앱 업데이트에 즉각 반영하고 있기 때문인데요. 이에 대해 샤오미의 CEO 레이쥔은 '갤럭시 소비자는 제품을 사면서 서비스가 끝났다고 생각하지만, 샤오미 소비자는 제품을 사면서 서비스가 시작된다고 본다. 샤오미와 삼성의 본질적 차이'라고 말했습니다.
  • 중국 스마트폰 시장 및 사용 시간 점유율 / 자료 출처 : 캐널리스, 플루브리


샤오미는 이같은 소프트웨어 혁신을 바탕으로 지난해 2분기 중국 내 시장 점유율 1위를 달성했습니다. 시장 점유율 1위를 유지하던 삼성의 위기론은 샤오미에서 시작됐습니다. 시장 점유율 못지않게 중요한 것이 사용자의 시간 점유율인데요. 애플의 아이폰을 평균 앱 이용시간을 100%로 봤을 때 샤오미는 107%의 점유율로 애플보다는 7%가 높고, 삼성보다는 21%나 높습니다. 이는 샤오미가 자체 개발한 안드로이드 운영체제인 마이유아이(MiUI)가 최적화된 중국 어플리케이션과 빠른 소프트웨어 업데이트 주기를 바탕으로 중국 시장을 완벽하게 공략했기 때문에 가능한 일이었습니다.

# 대륙의 실수가 아니라 대륙의 실력

  • 샤오미와 애플의 키노트 스피치


이쯤되면 샤오미는 단순하게 대륙의 실수로 치부할 수 없을 것 같습니다. 하지만 샤오미가 지금까지 가장 많은 비판을 받고 있는 것은 바로 애플의 짝퉁 논란입니다. 샤오미의 CEO 레이쥔은 스티브 잡스의 광팬을 자처하고 있고 제품 발표회 때 똑같은 검정색 옷에 청바지를 입어 제품뿐만 아니라 옷차림도 따라 한다며 빈축을 산 바 있습니다. 사실 특허권 침해와 낮은 영업이익율에 대한 이슈로 인해 샤오미의 글로벌 시장 진출을 부정적으로 보는 사람들도 많습니다.
  • 샤오미의 다양한 라인업과 스마트폰 연계


샤오미는 애플과 다른 전략을 취하고 있습니다. 샤오미는 '이런 제품까지 만들어?'싶을 정도로 다양한 라인업을 가지고 있는데요. 외장 베터리, 공기청정기, 체중계, TV, 멀티탭, 웨어러블 디바이스, 전구, 무선 공유기 등 정말 다양한 제품 라인업을 자랑합니다. 그리고 전혀 관계없는 이 모든 제품들이 전부 스마트폰으로 통합되고 있습니다. 예를 들어 공기 청정기 '미 에어'를 틀면 스마트폰으로 공기 청정도를 측정할 수 있고, 이에 맞춰 외부에서 공기 청정기를 가동할 수 있습니다. 체중계 '미 스케일' 역시 스마트폰과 연동되어 내 몸무게를 보다 정확하게 관리할 수 있습니다. 이러한 샤오미의 라인업을 보면 요즘 유행하고 있는 사물 인터넷(IoT, Internet of things)에 가장 가까운 회사라는 것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 샤오미 베터리, 체중계 국내 시장 점유율 / 자료 출처 : 에누리


중국뿐만 아니라 국내에서도 엄청난 성과를 거두고 있습니다. 10만원이 넘는 웨어러블 디바이스 시장에서 샤오미의 스마트밴드 미밴드는 적당한 기능과 2만원 대의 저렴한 가격으로 지난 5월 70%라는 압도적인 시장 점유율을 기록하고 있습니다. 보조 베터리, 체중계 시장에서도 각각 77%, 26%의 높은 시장 점유율로 국내 시장에 깊숙이 침투한 것을 알 수 있습니다. 이런 것을 보면 샤오미는 단순히 가격 경쟁이 아니라 가격을 뛰어넘는 품질과 신뢰 경쟁으로 시장을 재편하고 있다는 걸 느낄 수 있습니다.

# 델(Dell)처럼 만들고 아마존(Amazon)처럼 팔아라

  • 샤오미의 주요 제품과 온라인 판매처


놀라운 실력을 가지고 있는 샤오미가 가지고 있지 않은 것이 딱 두 가지 있습니다. 바로 재고와 판매조직입니다. 샤오미의 판매 전략의 핵심은 바로 '온라인을 통한 홍보→자사 홈페이지의 예약 한정 판매'로 압축될 수 있습니다. 샤오미는 기본적으로 소프트웨어 엔지니어 출신이 설립한 소프트웨어 회사입니다. 샤오미의 제품 생산은 100% 외부인 대만 폭스콘社에서 만들고 있으며 예약 한정 판매를 중심으로 선주문 후생산으로 제품을 판매하고 있기 때문에 재고를 거의 가지고 있지 않습니다. 그리고 온라인으로만 제품을 판매하고 있어 판매 조직도 30명 내외로 운영되고 있습니다.
  • 샤오미 스마트폰 예약 판매 현황 / 자료 출처 : 조선일보


실제 샤오미의 스마트폰 예약 수량과 판매 시간을 보면 더욱 놀랍습니다. 첫 출시한 스마트폰의 예약 수량을 조금씩 풀더니 2012년 4월에는 15만대의 제품을 판매하는데 단 13분 밖에 걸리지 않았습니다. 갤럭시 노트와 비슷한 레드미 노트의 예약 수량은 더욱 놀랍습니다. 올해 4월에 출시한 5.5인치 레드미 노트는 단 일주일 만에 1,500만대의 예약주문을 받았고 이는 애플의 아이폰5S가 일주일 만에 900만대를 판매한 기록을 훌쩍 넘어선 것이었습니다.

오프라인 매장 설립이 필요하다는 지적에 대해서도 CEO 레이쥔은 "매장을 설립하고 종업원을 고용하면 현재 판매 가격에서 30~40%의 인상 요인이 발생한다"며 "우리는 이미 알리바바와 찡동에 이은 중국 3대 온라인 상거래 기업으로 성장했다"라고 반박한 바 있습니다.
  • 샤오미 사용자를 위한 자체 커뮤니티


샤오미는 아마존처럼 각종 부대비용이 발생하는 오프라인 매장 대신 온라인 매장을 통해 제품을 판매하고 있습니다. 샤오미는 광고에 돈을 쓰지 않는 것으로도 유명한데요. 대신 전 세계 24개국에서 자체 온라인 커뮤니티를 활발하게 운영하고 있으며 사람들은 커뮤니티, SNS 등 온라인 바이럴 마케팅을 통해 샤오미 제품을 알게 되고, 온라인에서 구매합니다.

# 고객을 '좁쌀의 열성적인 친구'로 만들어라

  • 미펀제를 기다리는 샤오미 고객들


알리바바에 '광군제(光棍節, 11월11일)'가 있다면 샤오미에겐 '미펀제(米粉節, 4월8일)'가 있습니다. 미펀제는 샤오미가 팬들에게 감사의 마음을 전하는 날로 2012년부터 매년 회사 창립일인 4월 6일 전후로 미펀제를 열고 있습니다. 미펀은 중국어로 좁쌀을 뜻하는 '미'와 팬을 뜻하는 '펀'을 합친 말로 샤오미 팬이라는 말 인데요. 지난 4월 창립 5주년 기념으로 열린 미펀제에서 무려 8분 30초 만에 1억 위안(약 175억원)의 제품을 온라인에서 판매했습니다. 그리고 6시간 뒤에는 15억 7천만 위안(약 2,761억원)의 제품을 판매했습니다. 정말 상상을 초월하는 매출이죠?

샤오미 CEO 레이쥔 / 자료 출처: 레이쥔 웨이보

사실 IT에 익숙한 젊은 중국인들은 휴대폰을 빨리 교체하고 싶어합니다. 중국 수백, 수천만의 젊은 층이 매년 3~4월 열리는 미펀제를 기다립니다. 이 시기를 이용하면 더 저렴한 가격에 새로운 샤오미의 휴대폰을 장만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고객들은 최신 제품이기 때문에 샤오미를 기다리기도 하지만 '샤오미는 재미있다'라는 이야기를 많이 합니다. 샤오미의 소통능력은 단연 외국계 기업들을 압도하고 있는데요. 웨이보, 위챗, QQ 웹사이트에서 고객들의 광범위한 의견을 받아들이고 있으며, 의견이 반영되는 과정은 블로그나 웹페이지 등을 통해 모두 투명하게 공개되고 있습니다. 이 과정에서 고객들은 더욱 열광하는 것 같습니다.

# 3화를 마치며…

샤오미는 보면 볼수록 독특하다는 생각이 듭니다. 그리고 저 역시 그 독특한 매력에 점점 빠지고 있습니다. 불과 지난주까지 샤오미의 공기청정기 디자인에 반해 필요 없는데도 살까 말까 고민을 거듭한 기억이 떠오르네요. 합리적인 가격과 좋은 품질의 샤오미를 응원합니다!^^

샤오미는 2014년 8월 인도 시장에 성공적으로 진출했고 인도네시아와 브라질 등으로 비즈니스 영토를 확장한 뒤 최종적으로 미국과 유럽 시장에 도전하겠다는 전략을 가지고 있습니다. 레이쥔 회장은 이를 두고 '농촌이 도시를 포위해 나가는 전략'이라고 표현을 했는데요. 샤오미의 행보를 주목해 보는 것도 우리의 글로벌화에 시사하는 바가 있지 않을까 생각해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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