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화. 서울 성곽 ‘한양 도성길’ - AMORE STORIES
#이진영 님
2015.03.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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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화. 서울 성곽 '한양 도성길'

STAFF
COLUMN

아모레퍼시픽그룹 사우들이 직접 작성한 칼럼을 소개하는 코너입니다

꼭꼭 숨은 한국의 명소 찾기

제1화. 서울 성곽 '한양 도성길'

칼럼니스트
아모레퍼시픽 효능연구팀 이진영 님

서울을 둘러싸고 있는 성곽

서울 성곽에 대해 설명하고 있는 중구청 안내표지판

오늘 제가 소개하고자 하는 곳은 600년 동안 한양을 지켜왔던 서울 성곽입니다. 서울은 이성계가 조선을 건국한 후에 새로운 나라의 기틀을 마련하고자 수도를 옮겨서 자리잡은 한양을 근거로 하고 있습니다. 그래서 서울 시내는 조선시대 궁궐과 종묘가 자리잡고 있습니다. 지금의 서울로 본다면 겨우 종로구와 중구를 둘러싼 정도에 불과하겠지만 조선시대에는 임금님께서 계신 궁궐과 중요한 기관들을 외부 침략에서 보호하기 위해서 북악산, 낙산, 남산, 인왕산의 자연적 산세를 따라 방어 도성을 만들었습니다.

사적 제10호로 1396년(태조5년)에 처음 만들어졌고 1422년(세종4년)에 흙으로 만든 부분을 모두 돌로 바꾸고 여장을 쌓아서 성벽을 더 높게 만드는 보수 공사를 했고, 1704년(숙종30년)엔 취약한 부분을 튼튼히 고쳤습니다. 태조, 세종, 숙종 때 쌓은 성벽은 만든 방법과 돌 모양도 각각 달라서 시대 변화에 따른 기술 변화를 확인할 수 있습니다.

서울 성곽의 모습, 축성 및 보수에 따라 돌의 형태가 달라짐

전체 성곽은 둘레 약 18km에, 높이는 대략 12m 가량으로 만들어졌습니다. 지금은 남대문과 동대문이 찻길 가운데 홀로 문만 서있지만 조선시대에는 한양이 도성으로 쭉 둘러 쌓여 있었기 때문에 흥인지문(동대문), 숭례문(남대문), 돈의문, 숙정문의 4대문과 혜화문, 광희문, 창의문, 소의문의 4소문으로 드나들 수 있었습니다.

최근 많은 문화재들이 유네스코 세계 문화 유산으로 등재되고 있습니다만 서울 성곽(한양 도성)은 문화재 원형을 보존하고 있지 못하기 때문에 시도조차 불가능합니다. 일제 강점기에 근대 도시화가 이루어지면서 성벽과 성문이 훼손되었고 일부 남았던 성곽들은 무장공비 침투 사건으로 수도 서울의 군사적 방어막으로 가치가 다시 인정되어 유지 보수되기도 했습니다. 최근 들어서는 서울 성곽의 옛 모습을 복원하는 노력을 하고 있으며 시민들이 그 길을 따라 쉽게 돌아 볼 수 있게 조성되었습니다.
서울 한양 도성 성곽길
  • 서울 성곽길 안내 표시


서울 성곽은 소실된 부분들이 많아 원형을 다시 되살릴 수 없는 구간이 많습니다. 하지만 산세를 따라 만들어졌기 때문에 그 길을 둘레길로 정비했는데요. 이곳이 바로 한양도성 성곽길입니다. 크게는 제1코스 북악산 구간, 제2코스 낙산 구간, 제3코스 남산 구간, 제4코스 인왕산 구간으로 나뉩니다. 길은 잘 정비가 되어 있고 곳곳에 지도와 방향 안내 표지판이 있어 쉽게 찾아 다닐 수 있습니다.


서울 한양 도성 스탬프 투어 앞뒤면 / 출처: 실제 지도 스캔본


종로구는 서울 한양 도성 스탬프 투어 프로그램을 개발해서 누구라도 쉽게 둘레길을 돌아 볼 수 있는 지도를 제공하고 있습니다. 코스별로 인(仁)의(義)예(禮)지(智) 각각 다른 스탬프를 받아 채울 수 있어 코스 이용에 재미가 있으며 스탬프를 모두 찍을 경우 완주 기념 배지를 받을 수도 있습니다. 초등학생 자녀를 두신 경우 아빠와 함께 하는 주말 활동으로 해보시는 것도 좋을 것 같습니다. 각 코스의 거리와 소요 시간을 안내하고 있는데 제가 걸어본 결과 성인 혼자 걷는 속도에 준하는 시간이기 때문에 어린 아이를 데리고 갈 경우는 넉넉하게 잡는 것이 좋습니다.


서울 한양 도성 스탬프 해설 프로그램,
해설사들이 소그룹별로 안내

또한 서울 한양 도성에 대한 “해설 프로그램” 이 있으므로 예약을 통해서 전문가와 함께 둘러 볼 수도 있습니다.
(예약 사이트 :
종로구청 http://tour.jongno.go.kr,
중구청 http://tour.junggu.seoul.kr)

낙산 구간: 가장 쉽고 짧은 제2코스 (2.3 km, 1시간10분 소요)


복원된 혜화문 (찻길로 성곽은 끊어져 있음)

혜화문(동소문)부터 낙산을 따라 흥인지문(동대문)까지의 구간으로 한성대 입구역 4번 출구 방향에서 직진하여 재활용센터 위로 난 계단을 오르면 바로 성곽길로 연결이 됩니다. 새로 복원된 혜화문과 성벽은 찻길로 분리되어 있습니다. 찻길 건너 혜화문을 등지고 성벽을 따라 길을 걸어 내려가면 됩니다.

낙산 구간 길은 모두 산책길로 정비가 되어 있어서 구두 단화 정도면 충분히 걸을 수 있으나 급경사 오르막 길이 있기 때문에 유모차를 가져가려면 엄청난 팔 힘이 필요합니다. 낙산 구간은 낙산 공원과 연결되기 때문에 저녁 낙조를 구경하기 좋고 그 아래 이화마을과도 연결되기 때문에 아기자기한 동네 벽화를 함께 즐길 수도 있습니다.

이화마을(성곽에서 내려갈 수 있음)

길은 동네와 성벽을 따라 이어지기 때문에 작은 가게들에서 휴식을 취할 수도 있습니다. 성벽의 밖과 안은 암문을 통해서 드나들 수 있는데 낙산 공원부터는 암문을 통해서 성벽 안쪽으로 걸으면 도성 안팎의 경치를 함께 볼 수 있습니다. 성벽을 따라서 안쪽으로 걸으면 옛날 이화대학교 동대문 병원 자리에 조성된 성곽공원으로 연결이 되고 바깥쪽으로 걸으면 교차로에서 살짝 떨어진 길로 빠져 나올 수 있게 되는데요. 그 길 끝에 흥인지문이 보이기 때문에 쉽게 찾을 수 있습니다.

스탬프 투어를 하고자 한다면 흥인지문 관리소(잔디밭의 회색 가건물)에서 지도와 스탬프를 모두 받을 수 있습니다. 조금 걸어 내려가면 동대문디지털플라자(DDP)를 건축하면서 새로 발굴한 도성 흔적을 볼 수 있게 해놓았습니다. DDP에서 광희문 사이 성곽은 소실되어 성곽길이 없기 때문에 광희문까지 보고 싶다면 DDP에서 1번 출구로 동대문역사문화공원 지하철역을 들어가서 지하로 관통하여 다시 4번 출구로 나와서 찾는 것이 가장 쉽습니다. 흥인지문에서 광희문까지는 880m로 약 20분 가량 소요됩니다.

  • 흥인지문 전경(스탬프를 받을 수 있는 곳)

  • 광희문 입구


남산 구간 : 남산타워로 연결되는 제3코스 (4.617 km, 2시간30분 소요)


새로 재건축된 장충체육관부터 숭례문(남대문)까지 구간으로 신라호텔과 한국 자유 총연맹 뒷길을 따라 오르다가 국립중앙극장에서 남산 타워 방향으로 오르게 됩니다. 장충체육관에서 약수역 방향으로 조금 내려와서 첫 골목을 보면 바로 성곽길 안내 표지를 만날 수 있습니다.
남산 구간은 낙산 구간과 달리 장충체육관에서 국립중앙극장까지의 길은 산책로 같은 분위기 길이지만 국립중앙극장에서 남산 타워까지의 길 사이에 가파른 나무 계단길(성곽탐방로)을 이용하여야 하므로 운동화를 신는 것이 좋습니다. 또한 동네를 중간에 벗어나 산길로 접어 들기 때문에 걸으면서 마실 물이나 간단한 간식거리를 챙기는 것이 필요합니다. 신라호텔과 반얀트리 호텔이 일부 사유지를 제공하여 조성된 길이므로 국립중앙극장방향으로 호텔 건물을 돌아 나와야 하는 불편함이 있습니다.
남산 타워 아래 순환버스 정류장이 있고 정상엔 케이블카가 있으므로 지치더라도 쉽게 코스를 벗어날 수 있습니다. 남산 타워를 따라 봉수대를 거쳐 내려오면 백범 광장에 새롭게 복원해 놓은 성곽을 볼 수 있습니다. 4월 벚꽃이 피어날 때 가보실 것을 권합니다.

  • 남산 성곽탐방로(이곳만 힘듦)

  • 순환버스정류장(언제라도 하산할 수 있음)


성곽 알고 보고 즐기기!

서울 성곽은 계곡을 따라서 만든 포곡형입니다. 그래서 서울 성곽을 보면 반듯하지 않고 울퉁불퉁한 형태로 되어 있는데 자연지형을 최대한 이용하여 방어력을 높이기 위한 것이라고 합니다. 반얀트리 호텔쪽으로 들어서기 전 고갯마루에서 뒤돌아보면 볼 수 있습니다.

  • 백범광장 복원성곽(정체불명의 축성이라고 비난 받고 있음)

  • 포곡 형태 성곽(자연적 형태에 따라 들쑥날쑥 그대로 축성된 것을 한눈에 볼 수 있음)


서울 성곽은 근현대사를 거치면서 많이 훼손이 되었을 뿐만 아니라 제대로 관리되지 않거나 잘못 보수된 곳이 많습니다. 과거에 시멘트를 덧칠하는 방식으로 성벽을 보수해 놓은 것과 최근 들어 복원한다면서 노후된 성벽의 피로도를 제대로 살피지 않고 그냥 그 위에 다시 상단 벽을 쌓은 것들은 도성의 원형을 더 훼손하는 결과를 가져오고 있습니다.


상단 시멘트 띠둘림은 잘못된 복원의 예, 오른편 상단은 형태는 맞으나 하단부 노후를 고려치 않은 복원의 형태

혹은 복원이란 이름으로 연대형식도 맞지 않는 어정쩡한 성벽을 만들어 놓기도 합니다. 그러나 이런 모든 문제들은 어찌 보면 조선의 성곽이 대한민국의 성곽이 되는 과정일 수도 있습니다. 그러나 문화재로 서울 성곽이 앞으로는 제대로 복원되고 제대로 보존되길 바라봅니다.

# 첫 화를 마치며…

이번 칼럼니스트 3기 활동을 통해 꼭꼭 숨은 서울의 명소를 소개 드리고자 합니다.

나들이 하기 좋은 봄날, 이번 칼럼을 읽으신 사우 분들도 소중한 분들과 함께 서울 성곽을 돌며 즐거운 추억을 만들어 보시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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