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5화. Blue Bottle: 커피 계의 인디 브랜드 혁신 - AMORE STORIES
#안현진 님
2017.11.23
17 LIKE
1,377 VIEW
  • 메일 공유
  • https://stories.amorepacific.com/%ec%a0%9c5%ed%99%94-blue-bottle-%ec%bb%a4%ed%94%bc-%ea%b3%84%ec%9d%98

제5화. Blue Bottle: 커피 계의 인디 브랜드 혁신

아모레퍼시픽그룹 사우들이 직접 작성한 칼럼을 소개하는 코너입니다

칼럼니스트아모레퍼시픽 프리미엄전략팀 안현진 님


#1. 혹시 고집하는 동네 카페가 있으신가요?

 사우 여러분, 커피 좋아하세요? 전 카페인에 민감하게 반응하는 체질이라 커피를 그닥 좋아하지는 않지만, 가끔씩 회사에서 커피가 당길 때면 항상 카페 '커피한약방'에 갑니다. 놀랍게도 아이스 모카라떼 1가지 메뉴만 주구장창 마셔왔죠. 초코 시럽 맛이 너무 세서 죄책감이 드는 다른 곳과 달리, 여기 모카라떼는 적당히 달면서 진짜 커피 맛이 느껴지거든요! 카페 한 켠에서 손으로 물레 돌리듯 로스팅한 원두로 내린 핸드드립 커피를 초코 우유와 섞어서 주는데, 시럽보다 자연스럽게 블렌딩 되는 것 같고, 우유가 들어갔음에도 불구하고 텁텁하지 않아 좋아합니다. 그리고 무엇보다도 좁고 허름한 을지로 골목에서 마치 시간 여행을 한듯한 개화기 풍의 매력적인 인테리어와 LP판에서 흘러나오는 빈티지한 분위기는 여타 프랜차이즈 카페와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유니크한 매력을 뽐내고 있는데요. 이렇게 맛과 분위기 측면에서 프랜차이즈 카페와는 차별화된 디테일이 커피 잘알못('잘 알지 못한다'를 가리키는 신조어)인 저 마저도 자꾸 이곳으로 발걸음 하게 만드는 것 같습니다.

 태평양 건너 미국에서도 최근 표준화된 맛과 공간을 팔아 커피의 대중화를 이끈 스타벅스의 시대가 저물고, 샌프란시스코의 블루보틀과 필즈커피, 포틀랜드의 스텀프타운, 시카고의 인텔리젠시아 등이 이끄는 로컬 로스터리 기반 스페셜티 커피 열풍이 뜨겁다고 합니다. 시작은 니치했지만, 마니아층의 저변을 차근차근 확장해가며 업계 스탠다드를 끌어올리는 Sustainable innovation의 사례로 볼 수 있는데요, 그 중 최근 네슬레에 인수되어 화제가 된 '블루보틀'의 소식과 함께, 각종 산업에서 러브콜을 받고 있는 작지만 강한 인디 브랜드의 전성 시대에 대해 소개 드리려고 합니다.

#2. 힙스터들이 사랑하는 커피 계의 애플, Blue Bottle

  • 커피 계의 스티브 잡스로 비유 받는 블루보틀의 창업자, 제임스 프리먼(출처 : 블루보틀 홈페이지)


설립 • 클라리넷 연주자였던 제임스 프리먼이 차고에서 창업(2002년, 캘리포니아주 오클랜드)
- 정식 1호점 개점(2005년, 샌프란시스코)
운영 현황 • 규모: 전년도 매출 약 1,064억원 (누적 투자 금액: 약 1,350억원, 기업 가치: 7,000억원)
• 점포: 50여개 직영 카페 운영 중 (2017년 말까지 55개점 돌파 예정)
- 미국(38곳): 캘리포니아(14곳), 뉴욕(12곳), LA(10곳), 워싱턴(1곳), 마이애미(1곳)
- 일본(7곳): 도쿄(7곳)
• 주요 취급 품목
- 싱글 오리진 스페셜티 커피, RTD(Ready to Drink) 커피
- 커피 원두 현장 판매 및 온라인 섭스크립션 서비스 (월 15~18달러)
- 기타 굳즈 (머그, 그라인더 및 홈브루잉 기구, 에코백 등)
특이 사항 • 신선한 커피 본연의 맛과 향을 고수하는 장인정신
- 고품질 싱글 오리진 원두 사용
- 소량의 원두만을 로스팅하여 48시간 이내 사용
- 물과 원두 정량 사용, 단일 사이즈만 제공
- 핸드드립 방식으로 추출
- 우유/설탕/시럽으로 맛을 낸 메뉴 無 (ex. 카라멜 마끼아토, 녹차 프라푸치노, 화이트 초콜렛 모카 無)
- 아이스 커피는 콜드브루 방식만으로 제공
- 품질 관리를 위해 직영점만 운영
인수 현황 • 네슬레가 블루보틀 지분 68%를 약 4,800억원에 인수, 네슬레 산하 독립 기업으로 운영 (2017.09)
- cf. 네슬레는 연매출 105조원의 세계 최대 가공 식음료 업체 (네스카페와 네스프레소 보유)

▲ 스타벅스에서 블루보틀의 시대로

 물 붓는 시간까지 초단위로 연구했다는 한 완벽주의 커피 덕후의 수많은 실험 끝에 탄생한 느리지만 신선한 진짜 커피, 블루보틀. 요즘 커피 좀 마신다 하는 힙스터들의 사랑을 받는 곳은 블루보틀과 같은 스페셜티 커피 전문점입니다. 음식 평론가 조나단 골드에 의하면 커피의 진화는 '인스턴트 커피 → 에스프레소 커피 → 스페셜티 커피'의 3단계로 이루어져왔다고 합니다. 2차 혁명의 주역인 에스프레소 커피는 고온고압으로 빠르게 추출하여 카페의 대중화에 기여했지만, 스페셜티 커피는 드립 방식으로 추출하기 때문에 속도는 느리지만, 특정 산지에서 난 생두 본연의 맛과 향을 즐길 수 있어 질적으로 3차 혁명을 이끌고 있습니다. 미국 스페셜티 커피 협회에 따르면, 스페셜티 커피 소비가 미국 전체 커피 소비의 15~20%를 차지하고 있으며, 가파른 성장을 통해 커피 시장을 견인할 전망이라고 합니다. 70개국에 25,000여 개의 매장을 운영하면서 연 매출 24조 원을 기록하는 글로벌 커피 리더, 스타벅스 또한 스페셜티 커피 시장에 위협을 느끼고 이와 같은 트렌드에 대응하고 있습니다. 고급 원두를 즐길 수 있는 리저브 매장의 확대와 더불어 뉴욕 미트패킹과 아시아에 플래그십 형태의 대형 로스터리 매장 출점 계획을 통해서 말이죠.

▲ 네슬레는 왜 블루보틀을 인수했을까?

주요 기업 방식 시기 대상 주요 사업 (창업년도)
제너럴밀스
(요플레)
투자 '16~ D's natural 채식주의자용 프로틴바 ('14)
Farmhouse Culture 유기농 채소칩, 주스 ('08)
Kite Hill 채식주의자용 치즈, 요구르트 ('13)
Purely Elizabeth 그래놀라바 ('09)
Rithm Superfood 채소칩 ('09)
Tio Gazpacho 마시는 수프 ('13)
네슬레 인수 '17.06 Freshly 셰프가 만든 건강한 밀키트 딜리버리 ('12)
인수 '17.09 Sweet Earth Foods 비건&베지테리언을 위한 가공식품 ('11)
인수 '17.09 Blue Bottle 스페셜티 커피 전문점 ('05)
켐벨수프 인수 '17.07 Pacific foods 쥬스형 유기농 수프 ('87)
콘아그라 인수 '17.09 Boom Chicka Pop Non-GMO 팝콘 ('01)
켈로그 인수 '17.10 RXBAR Non-GMO 프로틴바 ('13)

최근 주요 식품 기업들의 M&A 트렌드 (출처 : 각종 기사 참고)

 이렇게 대형 커피 체인점에서 로컬 로스터리를 기반으로 성장하는 스페셜티 커피 전문점으로의 트렌드 변화를 감지한 네슬레는 최근 블루보틀을 인수함으로써 스페셜티 커피 시장에 출사표를 던졌습니다. 하지만 네슬레 그룹 의 관점에서 보면, 이전 세대와 달리 좀 더 건강해지고 있는 밀레니얼 세대의 입맛을 잡기 위한 좀 더 큰 그림으로 해석할 수 있습니다. 최근 건강 밀키트 딜리버리 스타트업 및 채식주의자를 위한 가공 식품 업체를 인수한 것도 Nutrition, Health, Wellness라는 자사 가치에 부합하는 포트폴리오를 빠르게 구축하기 위한 노력으로 볼 수 있죠. 이와 같이 설립된 지 얼마 안 되어 규모는 작지만 힙한 브랜드를 인수하여 트렌드에 대응하려는 움직임은 식품업계 전반에서 찾아볼 수 있습니다.
  • 블루보틀을 품은 네슬레(출처 : 구글)

 네슬레가 기존 브랜드에 스페셜티 커피 메뉴를 도입하거나, 스페셜티 커피 전문 신규 브랜드를 자체적으로 런칭하는 것도 방법이었겠지만, 굳이 M&A를 선택한 이유는 신규 브랜드를 육성하는 데 드는 시간과 비용뿐 아니라, National brand가 결코 카피할 수 없는 인디 브랜드만의 태생부터 다른 one&only의 매력 때문이 아닌가 싶습니다. 창업 배경부터 성공 과정까지 전부 기존 시장과의 '차별화'와 '진정성'에 기반하고 있기 때문이죠. 블루보틀에는 진짜 맛있는 커피를 위해 자신이 직접 볶은 원두로 커피를 내려 마시던 한 고집스러운 클라리넷 연주가의 커피에 대한 자신만의 원칙과 철학, 그리고 스토리가 담겨 있습니다. 이것이 스티브 잡스의 성공 신화와 오버랩되면서 블루보틀은 종종 커피 계의 애플에 비견되곤 하는데요. 아마도 소비자들은 블루보틀을 기업이라고 인식하기도 전에 이런 고유의 매력에 설득되어 스스로 팬이 되어 있었을 것입니다. 결국 네슬레는 블루보틀과 함께 블루보틀의 열렬한 팬들을 함께 사들인 것이죠.

▲ 블루보틀은 왜 네슬레의 제안에 응했을까?

  • 블루보틀의 RTD 상품(출처 : 블루보틀 홈페이지)

 한편, 인스턴트 커피와 캡슐 커피의 전통 강자인 네슬레가 스페셜티 시장을 빠르게 선점하기 위해 블루보틀을 인수한 것은 자연스러워 보이지만, 마니아층을 기반으로 안정적인 인기를 얻어가고 있던 완고한 블루보틀이 이 제안을 받아들인 건 사실 조금 의아 했는데요. 실제, 일부 팬들에게도 '블루보틀이 영혼을 팔았다'며 우려 섞인 비난을 받고 있습니다. 블루보틀의 입장에서는 품질에 완벽을 기하기 위해 직영점 형태로만 운영하고 있었기 때문에 미국 전역으로 매장을 급격하게 확대시키거나 글로벌 시장에 공격적으로 진출하는 데에는 한계가 있어 네슬레의 제안을 받아들였을 것으로 예상은 됩니다. 따라서 단기적으로는 네슬레의 유통망을 활용하여 기존에 판매하고 있던 캔이나 우유팩 형태의 RTD(Ready to Drink) 커피 판매를 보강하고, 중장기적으로는 미국 및 글로벌 시장 진출로 매장 수를 확대할 것으로 추측됩니다. 하지만 블루보틀이 인디 브랜드 출신으로서의 쿨함을 잃지 않기 위해서는 지금까지 고객을 만족시켜왔던 품질과 희소성을 유지하는 것과 더불어, 궁극적으로 National brand로부터 고유한 브랜드 철학과 영혼을 지켜내는 것이 중요한 것 같습니다.

#3. 인디 브랜드 전성 시대

 그렇다면 인디 브랜드는 도대체 무엇일까요? 사실 인디 브랜드(Independent brand)에 대한 뚜렷한 정의는 존재하지 않지만, 기본적으로 대기업 자본이 아닌 소규모 독립 자본에 기반해 창업자 중심으로 설립/운영되는 브랜드를 일컫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상대적으로 진입 장벽이 낮은 식음료, 패션, 뷰티 등의 소비재 분야에서 출현하는 경우가 많을 수 밖에 없죠. 블루보틀과 같이 대규모 펀딩을 받아 여느 테크 스타트업 못지 않게 사업을 키우는 사례가 빈번하여 인디 브랜드 여부를 무 자르듯 나누기는 어렵지만, 사람들에게 사랑받는 인디 브랜드 출신 기업들의 브랜드 자산을 살펴보면 대체로 다음과 같은 속성들을 찾아볼 수 있는 것 같습니다.

- 브랜드 : 창업자 기반 브랜드 아이덴티티(창업자의 고유한 철학, 가치, 스토리 등)
- 제품 : 차별화된 퀄리티와 디자인(원료, 프로세스 등)
- 고객 : 충성도 높은 고객(팬, 입소문 등)

 특히 충성도 높은 고객은 마케팅 비용을 쓸 여력이 없는 인디 브랜드가 초창기에 인지도를 얻고 성장하는 데 큰 역할을 합니다. 이들이 충성도 높은 고객을 얻을 수 있는 이유는 인디 브랜드가 제공하는 고객 경험의 질이 높음을 반증하는 것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드는데요. 제품과 분위기 자체에서 만족을 얻는 것뿐 아니라, 대기업에 비해 덜 정형화된 상태라 고객 한 명 한 명에게 커스터마이징 서비스를 제공할 수도 있고, 의외의 고객 감동이 존재하기 때문이죠. 즉, 대량 생산된 공산품(commodity)에서는 발견하기 힘든 진정성과 개성이 담겨 있어 자연스레 고객 경험의 질이 올라가는 것이죠. 최근에는 인스타그램과 같은 소셜 미디어를 통해 고객 경험을 자발적으로 공유하는 두터운 팬층을 기반으로 폭발적으로 성장한 인디 브랜드들이 많습니다.
  • 메이크업 부문 유력 M&A 후보, 소셜 버즈와 브랜드 검색 성장률 기반(출처 : l2)

 공산품에 더 이상 감동을 느끼지 못하는 소비자들이 인디 브랜드를 찾아 떠나는 트렌드는 비단 식음료 분야 뿐만은 아닙니다. 뷰티 산업 또한 그야말로 인디 브랜드 전성 시대라고 할 수 있는데요, 유로모니터와 NPD에 의하면, 전년도 세계 뷰티 시장이 5% 정도 성장한 반면, 인디 뷰티 브랜드는 무려 43%나 성장했다고 합니다. 특히 최근 10년간 뷰티 업계에서 M&A가 가장 활발했던 2016년에는 총 52건의 M&A가 성사되었는데, 로레알, 에스티로더와 같은 굵직한 글로벌 뷰티 기업이 IT cosmetics('16.07)와 Too Faced('16.12)와 같은 인디 뷰티 브랜드를 인수하여 화제가 되었었죠. 인디 브랜드 M&A 트렌드는 앞으로도 쉽게 식지 않을 것으로 예상되는데, 특히 디지털 채널에서 밀레니얼 세대에게 영향력이 큰 인디 메이크업 브랜드들이 후보로 거론되고 있습니다.

 하지만, M&A가 인디 브랜드에게 반드시 장밋빛 미래를 보장하는 것은 아닙니다. 대기업에 편입되면서 본래 가지고 있었던 오리지널 브랜드의 희소성, 장인정신, 진정성 등의 유니크한 브랜드 철학과 가치가 희석될 우려가 크기 때문입니다. M&A 시장에서 가장 핫한 인디 뷰티 브랜드 중 하나인 Anastasia Beverly Hills의 창업자가 M&A에 대해 부정적인 의견을 비춘 것도 그와 같은 이유에서였습니다. 일례로 동물 실험 반대 등의 사회적 가치가 브랜드 정체성의 큰 부분을 차지하고 있던 The Body Shop의 경우, 2006년 로레알 그룹에 인수되면서 진정성을 의심 받게 되었을 뿐만 아니라, 지속되는 성과 부진으로 인해 결국 10여년 만에 Natura cosmetics에 매각되는 아픔을 겪었는데요, 이렇듯 대기업 자본으로부터 인디 브랜드의 소울을 지키면서 대중성을 갖추는 일이 쉽지만은 않은 것 같습니다.
  • 올해 3회를 맞이한 Indie Beauty Expo(출처 : Indie Beauty Expo 페이스북)

 혹시 해외 시장에서 넥스트 인디 뷰티 브랜드를 발굴하고 싶으시다면, 메이크업은 인스타그램을, 스킨케어는 Indie Beauty Expo를 눈여겨보는 것을 추천 드립니다. 2015년부터 개최된 Indie Beauty Expo는 박람회 형식으로 인디 뷰티 브랜드를 소개하는 플랫폼인데, 주로 내추럴/그린/클린 뷰티 부문이 강한 편입니다. 최근 Neiman Marcus는 Indie Beauty Expo에 소개된 브랜드 중 15개를 선정하여 팝업스토어 형식으로 운영하기도 했는데요, 인디 브랜드를 소개함으로써 밀레니얼 세대의 오프라인 매장 트래픽을 높이기 위해서죠. 이렇게 리테일과의 협업을 통해 Indie Beauty Expo가 앞으로 더욱 강력한 인디 브랜드 등용문으로 거듭나지 않을까 싶습니다.

#4. 여러분의 인디 브랜드는 무엇인가요?

 여러분, 입소문 난 스트리트 맛집이 어느 순간 브랜드로 보인 적이 있으신가요? 혹은 좋아하는 소울 충만한 크래프트 비어 브랜드가 있으신가요? 그렇다면 그것들은 모두 이미 인디 브랜드일 가능성이 큽니다. 블루보틀도 어쩌면 시작은 한 완벽주의 아저씨가 만든 동네 커피집였으니까요! 그렇지만 현재는 가장 트렌디한 커피 문화를 대변하며, 스타벅스에게 긴장감을 주고 있습니다. 이렇듯 인디 브랜드는 골리앗이 놓친 본질(진정성)과 디테일(차별화)을 무기로 대세를 변화시킬 수도 있는 롱테일의 힘과 존재감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앞으로 어떤 인디 뷰티 브랜드가 뷰티 업계에 혁신을 가져올 수 있을지, 우리가 배울 점은 무엇인지 다같이 고민해보면 좋을 것 같습니다. 5화도 읽어주셔서 정말 감사합니다. 

  • 좋아해

    17
  • 추천해

    0
  • 칭찬해

    0
  • 응원해

    0
  • 후속기사 강추

    0
TOP

Follow us:

FB TW I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