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5화. 1년을 마무리 하며… - AMORE STORIES
#김묘연 님
2015.12.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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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화. 1년을 마무리 하며…

STAFF
COLUMN

아모레퍼시픽 사우들이 직접 작성한 칼럼을 소개하는 코너입니다

좌충우돌 AP신입사원의 다이어리

제5화. 1년을 마무리 하며…

칼럼니스트
아모레퍼시픽 헤리티지소재연구팀 김묘연 님

손이 꽁꽁꽁, 발이 꽁꽁꽁, 날씨가 무척 추워졌습니다. 지난 화 <심쿵 스토리>를 작성할 때만 해도 긴 팔을 입을랑~말랑~ 하던 때 였는데 기술연구원에 낙엽은 이미 지고 겨울이 왔습니다.

  •        11월 중순 기술연구원에서 느끼는 가을 정취/ Photograph by 분석연구팀 이민성 님


벌써 다섯 번째 칼럼을 연재하고 있는데요. 유난히 지난번 칼럼이 인기가 많았습니다. 연구소에서 뵙는 분마다 "칼럼 잘 읽었어요~"라고 인사해주시고, "저도 그 세미나 들어갈 걸 그랬어요~"라고 얘기 주시는 분들도 있었습니다. 그래서인지 마지막 신입사원 다이어리가 지루해질까 무척 긴장이 되네요. ^-^;;

저의 마지막 칼럼은 지난 1년을 돌아보면서 아쉬웠던 점들에 대해 얘기해 보려고 합니다. 2016년 상반기 신입사원 명단이 곧 발표될 테니 '신입'이라서 용서되는 날들도 정말 얼마 남지 않았는데요. ㅠ_ㅠ 내년에 입사하는 신입사원들은 저와 같은 아쉬움을 남기지 말고, 더욱 알차게 지내시길 바라면서 시작해보겠습니다.



# "한 달, 두 달만… 미루지 말고 입사와 동시에 적금부터!"

1월에 입사하여 3개월동안은 정사원이 아닌 수습사원이었습니다. 월급도 100%가 아닌 90%를 받았지요. 사실 90%도 많은 액수이기 때문에 함부로 할 수 없는 돈입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100에 못 미치는 "90"이라는 숫자의 함정에 빠져 3개월은 "일단 다 쓰고 보자!" 하고 마구마구 카드를 긁었습니다.

취업했으니 여기저기 한 턱씩 쏘고, 그 동안 사고 싶었던 옷들도 사고, 매일매일 동기들과 어울려 맛있는 음식을 먹으러 다녔습니다. 써도 써도 남아있는 통장 잔액이 신기해서 더 열심히 쓰려고 노력했더니 3개월치 월급이 날아가는 것은 순식간이었습니다. 이제와 돌아보니 연구소 분위기를 파악하기 전, 그 때 산 옷들은 지나치게 격식을 차리는 스타일의 옷들이라 별로 실용적이지도 않고, 여기저기 쏘고 다녔던 취업턱들은 그들의 기억 속에 사라진 지 오래였습니다.ㅠㅠ

3개월만 일찍 적금을 들었다면 어땠을까요? 아주 큰 변화가 있지는 않았겠지만 그래도 지금보다 통장이 풍요롭고, 그로 인해 제 마음도 풍요로웠을 것 같습니다. 후회는 없지만 그래도 함부로 써버린 3개월치 월급들이 가끔 아른거립니다.



# "중국어 공부, 시작했으면 끝을 봤어야 했는데!"

지난 2월, 팀에 배정받기 전 순환실습을 돌면서 이 때 아니면 중국어를 공부할 시간이 없겠다 싶어 동기들과 함께 저녁 중국어 클래스를 수강하였습니다. 성조를 비롯하여 "니 빠바↘ 마마↘ 또우 헌 하오마(너희 아버지, 어머니 모두 잘 계시니?)" "니 찌아오 션머 밍쯔(너 이름이 뭐야?)"와 같은 기초 중국어를 공부하는 것이 그 때의 가장 큰 낙이었다고 할 정도로 중국어 공부는 정말 재미있었습니다. 생활 속에서도 말끝마다 "하오~(좋아)"를 붙이고, 오늘 배운 중국어를 다음 수업 전까지 동기들과 웃고 떠들며 복습했습니다.


그런데 즐거움도 잠시, 팀에 배정받고, 한번 두 번 결석 일수가 늘어나면서 중국어 실력도 나날이 곤두박질 쳤습니다. 기말고사를 볼 때쯤에는 너무 어려워 따라가기가 버거웠습니다. [1-1반] 수강을 끝으로 중국어를 향한 저의 열망도 잠시 멈췄습니다.

중국어반 수료에는 반드시 사내 HSK 시험 응모가 필요하기 때문에 11월 20일 시험을 앞두고 어떤 문제들이 출제되나 문제집을 훑어보니 웬걸! 머리 속이 하얘졌습니다. 꼭 출석일수를 채우지 못하더라도 [1-2반]을 수강하여 생활 속에서 중국어를 가까이 했다면 사내 HSK 공부가 이토록 막막하지는 않았을 텐데… 매우 아쉬었습니다. 영어든 중국어든 한번 시작한 공부는 완벽히 해내지 못할지라도 꾸준하게 하는 것이 중요한 것 같습니다. 내년에는 중국어 학습을 다시 도전하여 꾸준히 실력을 향상시키고 싶습니다!!



# "몸 관리도 실력! 운동, 운동 그리고 운동!"

대학원에 재학 중이던 과거 2년 동안 일주일에 두 번씩 꾸준히 요가를 했습니다. 일주일 겨우 두 번이었지만 이것만으로도 꽤 체력단련이 되었던 모양인지 2년 동안 잔병치레 없이 건강했습니다. 취업을 준비하는 동안에는 입사 후에도 운동 습관을 놓치지 않겠다고 다짐했지만 새해가 되자마자 다짐은 와장창 깨져버렸습니다. 1월은 신입사원 연수라서, 2월은 중국어 때문에, 3월은 팀에 배정받고 적응하느라, 4월은 동기들과 노느라, 5월은 날씨가 너무 좋아서… 등의 합리적인(?) 핑계들 때문에 도저히 운동할 여유가 생기지 않았고, 체력은 점점 떨어졌습니다.

연구소의 큰 행사인 테크포럼이 10월에 마무리되기 때문에 안전성연구팀 박소담 님과 11월이 되면 꼭 요가 클래스에 등록하자고 손가락을 걸고 약속했습니다. 11월이 되고도 일주일이 지나 서로 말꺼내기를 주저하고 있던 찰나, 제가 심한 감기에 걸렸습니다. 심하게 아프고 나니 더 이상 미룰 수 없었습니다. 드디어 11월 둘째 주에 요가클래스에 등록하고, 운동을 빠짐없이 하고 있습니다. 저처럼 체력이 바닥나기 전에, 합리적인 핑계들을 이겨내고 운동을 시작해 보시는 건 어떨까요? 내년에는 더욱더 건강한 김묘연이 되고 싶습니다.

  • 요 사진은 제 모습이 아닙니다^^



# 연재 칼럼을 마무리 하며…

1년을 돌아보게 되는 12월입니다. 마지막 칼럼을 쓰면서 올해 참 많은 일이 있었음을 알게 되었습니다. 지난해 11월 18일에 합격발표가 났는데, 벌써 1년이나 지나있네요. 아쉬운 점이 많습니다. 조금 더 밝은 모습으로 웃으면서 지낼 걸, 조금 더 많은 사람들과 대화할 걸, 조금 더 많은 콩 성분들을 분석해볼 걸, 조금 더 많은 논문들을 읽을 걸, 그때 그 옷들 사지 말고 차라리 좋은 코트 한 벌 살 걸, 부모님께 조금 더 자주 전화드릴 걸… 등 아쉬움이 많이 남습니다.

그래도 다시 생각해보니, 잘한 것도 참 많습니다. 동기들이랑 신나게 놀러 다닌 것, 유전체만 공부한 제가 HPLC(고성능액체크로마트그래피)도 돌릴 수 있게 된 것, 콩의 많은 효능들을 알게 된 것, 우리 CT조가 힘을 합쳐서 본선까지 진출한 것, 글 써보고 싶었던 소망을 칼럼을 통해서 이룬 것, 팀원들과 재미있게 지낸 것, 테크포럼 1등 경품을 거머쥔 것, SBS 일요특선 다큐멘터리에 1초 출연한 것 등 즐거운 추억도 많이 만들었습니다.


아쉬운 점은 내년에 더 나아질 저의 밑거름이라 생각하고, 즐거운 추억들은 가슴에 새겨 소중히 간직하면서 저의 칼럼을 마무리 지으려 합니다. 칼럼 덕분에 많은 분들과 즐겁게 소통할 수 있었습니다. 내년에는 조금 더 연구 능력이 향상된 연구원, 함께 일하고 싶은 연구원이 되도록 노력하겠습니다.

지금까지 재미있게 읽어주셔서 정말 감사 드립니다. 행복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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