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운 여름, 시원하게 집에서 아이들과 함께 만들 수 있는 요리 두 가지를 소개해드립니다. 흑설탕으로 만드는 쿠키와 캐러멜 아이스크림인데요, 쿠키와 아이스크림 모두 아이들이 언제나 좋아하는 것들이지요. 물론 어른에게도 달콤한 디저트들은 기분 전환이 됩니다.
베이킹 재료에 들어가는 버터와 설탕 양을 보고 놀란 경험, 한 번쯤은 있으실 거예요. 오늘 소개해드리는 두 가지 요리에도 설탕과 버터 양이 적지는 않습니다. 그러나 임의로 설탕 혹은 버터 양을 줄이지는 마세요. 베이킹은 재료 간에 반응이 일어나야 하기 때문에 들어가는 재료를 임의로 조정하면 원하는 모양이나 질감, 맛이 나오지 않을 수 있습니다. 설탕은 단맛뿐만 아니라 과자를 부드럽게 해주는 역할도 합니다. 버터 역시 형태를 유지해주고 바삭하면서도 부드럽게 해주는 역할을 합니다. 또 아이스크림을 만들 때의 설탕은 물의 어는 점을 낮추고, 얼음 결정이 커지는 것을 방지해 질감을 부드럽게 해줍니다.
캐러멜 아이스크림
아이스크림 만드는 기계 없이도 집에서 맛있는 아이스크림을 만들 수 있다는 것을 저는 우연한 기회에 알게 되었습니다. 중탕으로 만든 딸기 케이크의 프로스팅(frosting)을 식히느라 냉장고의 냉동 칸에 넣었을 때였습니다. 한참 후에 냉동 칸에서 꺼내 용기를 열어보니 프로스팅이 딱딱하게 굳어 있었어요. 그런데 '어떡하지?' 하고 맛을 보니, 생각 외로 정말 맛있어요. 하겐다즈 아이스크림 딸기 맛과 비슷했어요. 그때 '아, 그럼 집에서도 아이스크림을 만들 수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들어 레시피를 찾아보니 의외로 아주 간단했습니다. 재료도 설탕과 우유, 생크림 세 가지뿐이라 간단하고요.
어릴 때 '달고나' 를 만들거나 사본 경험, 한 번쯤 있으실 거예요. 스테인리스로 된 움푹한 국자에 설탕을 넣고 젓가락으로 살살 저어가며 녹이다, 마지막에 소다를 살짝 찍어 넣으면 금세 부풀어 올랐지요. 오늘 만드는 아이스크림도 마치 달고나처럼 캐러멜화 과정을 거칩니다. 한 가지 차이가 있다면 아이스크림에 넣기 위한 용도로 설탕을 녹일 때는, 막대로 저어서는 안 된다는 것입니다. 아이스크림에 들어갈 캐러멜은 액체 상태여야 하는데, 캐러멜을 저어주면 설탕 결정이 생길 수 있기 때문입니다. 캐러멜을 만들 때에는 바닥이 두꺼운 빈 냄비에 물 조금과 설탕을 넣고 뚜껑을 덮은 뒤 약한 불에서 졸여주세요. 그리고 설탕이 균일하게 녹도록 가끔 냄비를 흔들어주면 됩니다. 이렇게 설탕을 가열하면 단순히 설탕이 녹는 것을 넘어 열분해 반응이 일어나고, 새로운 물질이 만들어집니다. 흰 설탕의 단맛을 기본으로 더욱 복합적인 맛과 버터 향, 럼 향 같은 여러 가지 향이 추가되기 때문에 달고나가 그렇게 맛있게 느껴졌던 것이지요.
완성된 아이스크림은 그냥 먹어도 좋고 애플파이와 같이 애플파이 아 라 모드(apple pie a la mode)로 해서 먹어도 맛있습니다.
* 재료 (4인 가족 두 번 정도 먹는 분량) :
생크림 200ml, 우유 200ml, 설탕 80g , 물 1 t + 1T
1. 우선 캐러멜부터 만들어야 합니다. 바닥이 두꺼운 냄비에 설탕을 붓고 물 1t을 넣은 다음, 뚜껑을 덮은 다음에 아주 약한 불로 끓여주세요. 설탕이 골고루 녹도록 가끔 냄비를 흔들어주세요.
2. 설탕이 다 녹아 진한 갈색이 되면 뚜껑을 열고 물 1T을 넣어주세요.
3. 불을 끄고 생크림을 조금씩 넣으면서 잘 섞어주세요. 중간에 결정이 생기면 불을 약하게 켜서 녹여주세요. 생크림과 캐러멜이 완전히 섞이면 우유를 넣어주세요.
4. 커다란 볼에 얼음이나 보냉재를 넣고 그 위에 냄비를 올려 차갑게 식혀주세요.
5. 내용물을 밀폐 용기에 옮겨 담고 냉동실에 넣어서 굳혀주세요.
6. 내용물이 반 정도 굳었을 때 용기를 꺼내 포크로 잘 휘저어주세요. 이 작업을 6~8시간 간격으로 반복하면 됩니다. 가정용 냉장고의 경우 온도가 대략 영하 20℃ 정도로 아주 낮지는 않아서, 며칠 정도 얼려야 단단하게 굳습니다. 3일 정도 지난 후부터 아이스크림의 모양과 질감이 나옵니다.
슈거 드롭 쿠키
간단한 재료로 쉽게 만드는 쿠키입니다. 아이들과 쿠키를 만들 때, 예전에는 모양 틀로 찍어내는 컷-아웃 쿠키(cut-out cookie)를 만들었는데요, 아무래도 아이들과 만들 때에는 시간이 오래 걸리다 보니 반죽이 자꾸 녹고 질어져서 모양을 만들기가 오히려 어렵더라고요. 이 드롭 쿠키(drop cookie)는 모양을 만들고 구운 다음에 장식하기 때문에 3세, 5세인 저희 아이들도 제법 잘 따라 할 수 있었어요.
베이킹에서 꼭 지켜야 하는 원칙은 오븐 예열하기입니다. 오븐 내부가 넓기 때문에 오븐 전체가 내부까지 균일하게 데워지려면 시간이 필요합니다. 과자를 굽기 직전에 오븐을 켜지 말고, 본격적인 재료 준비에 앞서 먼저 오븐을 켜놓고 시작해주세요.
그리고 나라마다 한 컵(1C)의 기준이 다르다는 사실 알고 계셨나요? 한 큰술 (1T)과 작은술 (1t)의 경우 모두 동일하지만, 컵 계량은 나라마다 차이가 있습니다. 우리나라와 일본의 경우 200ml를 한 컵으로 계량하지만, 영어 문화권에서는 240ml혹은 250~280ml 까지를 한 컵으로 잡기도 합니다. 앞서 설명한 것처럼 쿠키를 비롯한 제과 제빵은 계량이 정확하지 않으면 화학반응이 제대로 일어나지 않아 원하는 모양을 만들기 어렵습니다. 이번 레시피는 미국 레피시를 기본으로 했기 때문에 지금까지와 달리 250ml가 한 컵입니다. 이 점 꼭 기억해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