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선양편. "선양의 겨울나기" - AMORE STORIES
#혜초칼럼
2015.12.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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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선양편. "선양의 겨울나기"

HYECHO
COLUMN

아모레퍼시픽그룹 중국 혜초들의 칼럼을 소개합니다


중국 혜초들이 들려주는 진짜 중국 이야기

선양 편 : 선양의 겨울나기

양은성 님
아모레퍼시픽그룹 해외파견 TFT

선양의 위치를 지도에서 찾아보면, 북한의 평양보다도 훨씬 북쪽인 '청진항'과 비슷한 위도이고, 고속기차로 3시간만 가면, 하얼빈에 다다를 정도로 북쪽에 위치해있습니다. 연평균 기온은 8.3℃ 이지만, 최저기온이 영하 29℃로, 동장군이 절정에 달하는 1월과 2월에는 선양만의 특별한 방한복이 있어야만 외출할수 있다고 합니다.
현지인들은 11월을 늦가을이라고 표현하는데, 저에게는 한겨울처럼 와 닿았습니다. 한국보다 15℃정도 낮고, 아직은 영하 7~10℃에 머물지만, 몰아치는 바람의 강도는 체감온도를 영하 20℃이하로 느끼게 만들어버립니다. 왜 방한마스크를 해야 되는지, 방한모를 착용해야 되는지, 진정한 겨울을 맛보기도 전에 두려워지기만 합니다.
선양인의 겨울나기 첫번째 준비는 '단열재 보강공사'입니다. 10월부터 아파트 외벽에 단열재를 붙이고, 시멘트로 덧붙이는 작업을 시작하는데요. 외부의 찬공기 유입 차단을 위한 공사면 당연히 아파트 내부에 단열재를 보강해야 하는데, 이상하게도 외벽에 붙이고 있습니다. 대단지 아파트를 일괄적으로 해야 되다 보니, 빠르고 편한 방법을 선택한 거 같습니다. 이 모습을 보니 '아파트 외장공사'라는 표현이 더 적합할 것 같고 겨울이 임박했음을 느낄 수 있었습니다.
선양인의 겨울나기 두번째 준비는 겨울용품 마련입니다. 선양에서는 방한을 위해서 무조건 털이 많은 것을 선호하는데, 특히 '담비모피'에 대한 여성들의 선호도가 높습니다. 여기선 광고나 사은품으로도 자주 등장합니다. 쇼핑몰에 가면 털이 복실복실한 신발과 개인용 온열기를 보며 '무언가를 구매해야만 이곳의 겨울을 견뎌 내는 것인가' 라는 생각이 들 정도입니다.
선양인의 겨울나기 세번째 준비는 출입문 봉쇄라고 표현하고 싶습니다. 두꺼운 방한 커튼으로 출입구를 2중, 3중으로 겹겹이 차단하는데, 너무 두껍고 무거워서 밀치고 드나들기가 불편할 정도입니다. 상가나 백화점뿐만 아니라, 일반 아파트 출입구에도 방한 커튼이 드리워져 있는데요. 매서운 겨울바람을 막으려면 이 정도는 되야 된다고 하니, 선양인의 철저한 겨울나기 준비자세를 엿볼 수 있습니다.

타이위엔지에(太原街) 지하상가

중가(中街) 지하상가

하지만 뭐니뭐니해도 선양인의 겨울나기의 진정한 면모는 '지하 쇼핑몰'에서 볼 수 있습니다. 선양에는 주요 상권에 하나같이 지하상가가 위치하고 있는데, 지하1층, 2층으로 좌우 두개 통로가 2킬로 넘게 각각 이어져 있는 지하상가가 선양에만 총 3개가 있습니다. 지상에 백화점과 쇼핑가가 즐비한데, 왜 지하에도 쇼핑몰이 있는 것일까요? 처음에는 이해가 되지 않았습니다. 그러나 날씨가 추워지고 비로소 알게 되었습니다. 추운 겨울에는 칼바람이 몰아치는 관계로, 지상으로 나가는 것보다 따뜻한 지하상가가 더 인기가 있는 것입니다. 실제 저의 경우에도 요즘 한블럭을 이동하더라도 지하상가를 이용하고, 걷다 보면 자연스럽게 진열된 상품에 눈길이 가게 됩니다. 그리고 밖으로 나가기보다 지하에서 간단한 식사도 해결하게 되더라구요. 이처럼 추위에 적응하기 위해 만들어진 것이 바로 '선양의 지하 쇼핑몰'입니다.
마지막으로 추운 겨울을 건강하게 이겨내는 선양인의 건강관리 팁을 소개하고자 합니다. 중국인은 잠자기 전에 '파오탕(泡汤)'이라고 해서, 미지근한 물에 발을 10여분간 담그고, 바로 취침합니다. 여성들도 이 방법을 즐겨 하는데, 비누로 발을 씻지 않고 그냥 잠잔다는 말에, 저역시 정말 이해할 수가 없었습니다. 비위생적이라는 생각이 든 것이지요. 그러나, '족욕'을 즐겨 해보면서, 그들의 문화에 적응해보니, 이제는 이해와 함께 합리화까지 가능하게 되었습니다. 하루의 묵은 피로를 족욕을 통해서 해소하고, 발의 열기가 온 몸에 전달되면서 건강관리도 된다는 것입니다. 특히, 추운 겨울에는 감기예방 및 면역력 증강에 효과적이라고 합니다. 발을 자주 씻어도 습진이나 각질로 고생하는 우리들과는 달리, 족욕의 여유를 즐기는 중국인이 오히려 더 현명해 보이기도 합니다.
추운 겨울을 피하기 위해 겨울잠을 선택하는 동물도 있습니다. 그러나 선양인은 추운 겨울을 이겨내기 위해 미리 준비합니다. 춥다고 움츠리기만 할 것이 아니라, 오히려 추위를 기회로 새로운 상권에 적용하는 것이 선양인이기도 합니다. 동북3성의 매서운 바람과 한파에 맞서, 새로운 도전과 기회를 당당히 찾아가는 혜초의 역할을 선양에서 성실히 수행해가도록 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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