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모레퍼시픽 마케팅전략 Unit 강병영 님 - AMORE STORIES
#임원 초대석
2017.04.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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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모레퍼시픽 마케팅전략 Unit 강병영 님

리더의 비전을 공유하고 조직간 원활한 소통을 도모하는 임원 인터뷰 코너입니다

 이 시대에 가장 필요한 리더는 '코치형' 리더라는 말이 있습니다. 대화를 통해 후배 사우들에게 스스로 잠재력을 발견하게 하고 목표와 계획을 세울 수 있도록 도움을 주는 리더를 지칭하죠. 아모레퍼시픽 내에도 이러한 리더가 있습니다. '스마트한 리더', '배려하는 리더', '다독하는 리더' 등의 수식어를 갖고 있는 마케팅전략 Unit의 강병영 님을 소개합니다.

Q. 안녕하세요. 강병영 님. 올해 승진과 함께 R&D Unit에서 마케팅전략 Unit으로 자리를 옮기셨는데요. 소속이 달라지며 업무에 임하는데 달라진 점이 있다면 말씀 부탁드립니다.

 R&D Unit에서는 고객의 니즈를 충족시키는 기술을 개발하고 제형화한 다음, 양산의 최적화와 기술의 효능, 안전성 등에 대한 연구를 해왔습니다. 선행적으로 연구 개발하여 민첩하게 시장에 도입할 수 있도록 하는 씨드(Seed) 연구도 중점적으로 해왔고요. 연구 개발에서는 실제 실험하고 수많은 시행 착오를 겪음으로써 동일하게 재현 가능한 결과가 나올 수 있도록 하는 것이 매우 중요합니다. 즉 시간이 상대적으로 천천히 가며 인내심이 많이 요구되는 업무라고 할 수 있습니다.

 반면 마케팅전략 Unit 업무는 커버해야 하는 업무 분야의 스펙트럼이 매우 넓습니다. 짧은 호흡으로 해야 하는 업무부터 상대적으로 긴 호흡을 가져가는 업무까지 다양합니다. 또한 연관된 사내•외 조직도 R&D Unit에 비해 넓은 편입니다. 그래서 업무 방식이나 우선 순위, 소통이나 의사 결정 방식은 R&D Unit에서 취했던 것과 다르게 시도하고 있으며, 유연성과 개방성을 가지고 하나씩 적응해나가고 있는 중입니다. 과거 2008년부터 2013년까지 본사에서 근무했던 경험도 있기 때문에 다시 이곳에서 근무하는 것이 아주 낯설지는 않습니다. (웃음)

Q. 올 1월 신년사에서 서경배 님은 우리가 "사람의 마음을 움직이는 독보적인 감성을 담은 '명품'만이 팔리게 되는 '격(格)의 시대', 품격의 시대로 바뀌는 변곡점에 서 있다"고 하셨습니다. 이에 관해 마케팅전략 Unit에서 해야 할 일은 무엇이라 생각하시나요?

 격(格)을 만들기는 매우 어렵지만, 우리가 만든 격을 고객은 아주 쉽게 보고 느끼고 판단할 수 있다는 점이 무서우면서도 도전이 되는 부분입니다. 고객은 우리 회사의 격, 브랜드의 격, 상품의 격, 매장의 격, 현장사우나 아모레 카운셀러와의 대화를 통해 느끼는 격, 고객 상담 서비스를 받으며 느끼는 격 등을 경험할 것입니다. 격의 중요성을 공감하기는 쉽지만, 그러한 격을 갖추기 위해서는 매우 오랜 시간 동안 근본을 지켜나가는 노력과 탁월함이 필요합니다. '고객 중심'의 지향점을 갖고 노력해야만 갖출 수 있기에 현재 글로벌에서도 아주 소수의 기업만이 격을 보유하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우리 회사가 '격의 시대'로 가기 위해서는 명품 회사, 명품 브랜드, 명품 상품, 명품 서비스 등을 만드는 '창의적 장인'을 육성하는 것이 매우 중요할 것입니다. 더불어 개별적인 명품 요소를 고객의 관점에서 유기적으로 결합시켜 '통합적 명품 가치'를 제공하는 보이지 않는 손의 역할도 필요할 것입니다. 마케팅전략 Unit는 이러한 역할을 충실하게 수행함으로써 우리 회사가 글로벌 명품 회사가 될 수 있는데 기여하고자 합니다.

Q. 앞으로 강병영 님께서는 마케팅전략 Unit을 어떤 조직으로 만들어 가고 싶으신지도 궁금합니다.

 첫째로 Digital transformation 등 거대한 시대적 변화 속에서 우리 회사가 어떻게 지속 가능한 미래 성장을 구현할 수 있을지에 대해 파악하고 싶습니다. 이를 위해서 외부 시그널을 선행적으로 파악하고 고객들이 고민하거나 관심가지는 아름다움에 공감하며, 효과적으로 '아시안 뷰티 솔루션'을 제공하는 양방향 상호작용이 가능한 디지털 공간을 만들 것입니다. 둘째로 브랜드들이 더욱 특화된 스토리와 컨텐츠를 통해 고객에게 다가갈 수 있도록 커뮤니케이션 혁신에 신경 쓰고자 합니다. 셋째로 카테고리 관점에서의 혁신적인 신상품 개발에 대한 시장 인텔리전스 연구를 통해 자사 브랜드에게 의미있는 제안과 이에 맞는 고객 연구를 제공해주고자 합니다. 마지막으로 NGI Div.의 린스타트업 운영 등을 통해 사내에서 신규 성장 동력을 끊임없이 발굴하고, 사외에서도 의미있는 스타트업 육성 및 지분 투자를 통한 신동력 발굴 작업에 한창입니다. 이 모든 것을 종합해 아모레퍼시픽이 2020년을 넘어 2025년 미래 비전을 달성하는데 마케팅전략 Unit가 의미 있는 기여를 하는 조직이 될 수 있도록 Unit 구성원 모두와 함께 만들어보고 싶습니다.

Q. 아모레퍼시픽은 '아름다움으로 세상을 변화시킨다'는 소명을 가지고 있습니다. 강병영 님께서 업무에 임할 때 가지고 계신 철학이 있다면 말씀 부탁드립니다.

 19세기말부터 20세기 초, 프랑스를 중심으로 서유럽에서 헤어케어, 향수, 비누 등 아름다움의 새로운 기준을 정립했습니다. 20세기 초 할리우드 영화 산업 발전과 20세기 중반 텔레비전의 대중적 보급으로 인해 현대적인 메이크업 카테고리가 미국을 중심으로 다시 한번 발전을 이루었고요. 이로 인해 20세기의 아름다움은 유럽과 미국 중심의 서양적인 아름다움이 표준화되고 일반화됐습니다. 서양적인 아름다움은 상당한 가치를 우리에게 제공해 주지만, 아름다움은 본래 '다름'에서 출발하였듯 21세기에는 새로운 아름다움이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저는 아모레퍼시픽이 창조하는 새로운 아름다움, '아시안 뷰티'를 통해 고객이 내외면의 아름다움을 채우고 새로운 즐거움과 가치를 경험하는데 기여하고 싶습니다. 우선은 아세안 고객들에게, 더 나아가서는 미국을 포함한 북미 고객들에게까지 말이죠. 이러한 새로운 아름다움이 다가오는 '태평양 시대'에 아시안 뷰티가 대표적인 미의 기준이 될 수 있도록 노력하는 것이 제가 업무를 임할 때 갖는 가장 근간이 되는 업무 철학입니다.

Q. 1995년 입사 이후, 가장 기억에 남는 순간이 있다면 언제인가요?

 1990년대 후반으로 기억됩니다. 아이오페의 '레티놀 2500'이라는 제품이 출시된 지 약 2년이 지났을 때 레티놀 안정화 시스템에 문제가 생겼습니다. 당시 레티놀은 MDC(Matrix Double Capsule)라는 이중 안정화 캡슐로 제품에 사용됐는데, 1차 캡슐을 유럽 원료회사로부터 공급받아 자사에서 2차 캡슐화하여 사용했었습니다. 그런데 1차 캡슐의 안정성에 문제가 발생하여 2차 캡슐 안정성에도 크게 영향을 주었고, 부득이하게 1차 캡슐도 내부적으로 개발해 대체해야 하는 상황이 발생했습니다. 여러 차례 시도 끝에 연구소 차원의 lab scale 캡슐 개발에는 성공했는데, 문제는 공장에서 양산 규모로 스케일업하는 것이었습니다. 연구소에서는 별 다른 문제없이 캡슐이 잘 제조되었는데, 스케일업 테스트만 하면 캡슐이 제대로 만들어지지 않는 것이었습니다. 여러 가지 변수를 바꾸어가면서 한 달여간 공장으로 출근했지만, 실패만 반복됐습니다. 당시 레티놀 캡슐화하는데 상당히 고가의 원료들이 사용됐고, 레티놀은 고객들이 많이 찾는 제품이라 영업에서 공급받는 것에 매우 민감해 했던 터라 빈번하게 실패하고 수원 공장에서 용인 연구소로 돌아갈 때마다 마음이 무겁고 착잡했습니다. 그러던 어느 날, 또 한번의 실패를 하고 연구소로 차를 몰고 가면서 '왜 이런 것인가'에 대해 깊이 생각하다 온도 조건이 문제일 수 있겠다는 생각이 갑자기 들었습니다. 그 순간 앞서 가던 차와 가벼운 추돌을 했지만, 당시엔 그게 중요한 것이 아니었습니다. 다음 날 공장에 도착하자 마자 생각했던 온도 조건을 변화시켜 드디어 캡슐 양산 조건을 최적화하는데 성공했습니다. 두 달여 동안 매달렸던 문제를 풀었다는 기쁨이 개인적으로 굉장히 컸었고, 고가의 1차 캡슐 원료를 내재화함으로써 원료 TCR 효과도 크게 보았습니다. 이로 인해 회사 성장이 지속될 수 있는데 조그만 기여를 할 수 있게 된 것 같아 아직도 가장 기억에 남는 순간입니다. 교통 사고가 났던 다소 위험했던 순간이었지만 저에게는 정말 '유레카'의 순간이었습니다.

Q. 자사에는 10가지의 AP Minds 항목이 있습니다. 강병영 님께서 가장 잘 실천하고 있는 항목은 무엇이며, 더욱 노력해야 하는 부분은 무엇이라고 생각하시나요?

 '더 많이 생각하고, 더 많이 질문한다'라는 항목을 실천함으로써 Unit에서 풀어야 할 문제나 향후 새롭게 해야 할 일에 대해 더 많이 생각하고, 구성원에게 더 많이 질문하고 있습니다. 생각을 더 많이 하거나 새롭게 하기 위해 더 많이 읽고, 보고, 체험하고, 해당 분야의 내•외부 전문가들과 이야기 나누는데 많은 시간을 보내고 있습니다. 이를 통해 주요한 부분에 대해선 메모도 하고, 다시 한번 되새김질 하는 과정을 거치다 보면 궁금한 부분이 생기게 되고, 이에 대해 여러 사람에게 질문을 하기도 합니다. 또한 논의를 하는 하는 과정도 거치는데, 이런 일련의 과정이 저에게는 매우 유익하고 흥미로운 일입니다.

 올해 우리 회사의 경영방침은 '처음처럼(Back to Basics)'입니다. 저는 이를 B2B로 요약해 구성원들과 이야기 하고 있으며, 'B2B is B2C (Back to Customers)'라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이 생각은 AP Minds 항목 중 '고객이 결정한다'와 연계가 됩니다. 화장품 산업은 대표적인 소비재 산업인데, 회사 내부적으로 의사 결정을 할 때 의외로 고객을 배제한 채 회사 관점 혹은 전문가 관점으로 신경쓸 때가 종종 있습니다. 전문가가 분야별로 있다 보니 관점이 다를 수도 있고, 그러다 보면 의사 결정 논의가 힘들어질 때가 있는데, 이럴 경우 '고객이 결정한다면 어떻게 할까?'라는 화두를 던지곤 합니다.

Q. 강병영 님은 앞으로 어떤 리더가 되고자 하시는지 궁금합니다.

 저는 '미래 리더를 키우는 현재 리더'가 되고자 합니다. 우리 구성원들이 현재 자신이 하고 있는 일이 어떤 의미를 지니고 있으며, 이를 통해 회사에 어떻게 기여할 수 있는지를 잘 알게 해주는 것이 리더의 중요한 일이라고 생각합니다. 이것이 동기 부여의 시작이자 가장 중요한 핵심이라고 생각합니다. 다음으론 비전과 동기 부여로 무장된 구성원들에게 기회를 제공해 미래 리더가 될 수 있는 무대에 오를 수 있도록 하는 것이 리더의 또다른 중요한 의무 중 하나라고 생각합니다. 실패할 수 있는 값진 기회를 제공하되 실패에 대한 부담을 덜어 준다면, 더욱 훌륭한 리더가 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마케팅전략 Unit의 경우 새로운 시도를 많이 해야 하는 조직이므로, 구성원들이 가치있는 실패를 하며 필요한 역량과 경험을 쌓고, 이를 통해 미래 성공을 구현할 수 있도록 최대한 지원하려고 합니다.

 그리고 생각이 다양한 구성원들과 효과적으로 소통하기 위해 항상 '공부하는 리더'의 모습을 경주하고자 합니다. '공부의 시작은 낡은 생각을 깨뜨리는 것이며, 공부의 끝은 변화와 창조를 구현하는 것'이라는 교수 신영복 님의 말씀을 항상 가슴에 새기며 미래 리더가 될 현재 구성원들이 복잡한 것을 간단하게 압축할 수 있는 추상력과, 작은 것으로부터 큰 것을 읽어내는 상상력을 키우고 적절하게 배합시키는 유연함을 익힐 수 있도록 스스로 최대한 '배려하는 리더'가 되려고 합니다.

Q. 강병영 님의 다독의 비법을 묻는 사우들이 많습니다. AP인들을 위해 추천할 만한 도서가 있는지, 그리고 정말 다독의 비법과 기억력에 대한 노하우가 있다면 알려주실 수 있을까요?

 책을 많이 읽고자 하는 의식을 항상 갖고 있습니다. 그래서 한달에 최소 2회 정도 대형 서점을 가서 10권 이상씩 구매하곤 합니다. 읽을만한 책에 대한 정보는 신문에 나오는 신간 소개, 대형 서점의 웹/앱을 통한 소개, SERICEO 추천 및 지인을 통한 추천 등을 활용합니다. 제가 책을 읽는 방법은 여러 가지 유형이 있습니다. 처음부터 끝까지 정독을 하는 것과 우선적으로 관심 있고 필요한 부분만 부분적으로 읽는 것입니다. 또한 관심 있는 테마에 관련한 여러 가지 도서를 동시에 비교해서 읽는 경우도 있습니다. 제가 다독을 하는 이유는 단순합니다. 책을 읽으면 제가 무엇을 생각해야 할지에 대한 신선한 자극을 받기 때문이며, 평소에 고민하고 있는 문제에 대한 아이디어를 얻는데 굉장히 도움이 되기 때문입니다. 특히 문화와 철학에 대한 책의 경우, 생각하는 힘을 키우는데 도움을 받습니다. 기술 및 경영에 대한 책을 읽으면 문제 해결에 대한 도움을 많이 받는 편입니다. 역사 관련 도서를 통해서는 리더십을 키우는데 가장 많은 도움을 받습니다.

 추천하고 싶은 책은 최근 6개월 이내에 읽었던 책들 중에서 일본 츠타야 서점의 최고경영자가 지은 <지적 자본론>, 아마존 창립자 제프 베조스(Jeffrey Preston Bezos) 님이 해마다 주주들에게 보내는 공개 서한 중 7개의 내용을 담은 , 15~18세기 서양이 동양을 역전하게 된 3가지 핵심 키워드에 대해서 적은 <대포, 범선, 제국>, 교수 신영복 님의 마지막 강의를 담은 <담론>, 2011년 영어 원서로 재미있게 읽었던 글로벌 주요 화장품 브랜드들의 역사를 다룬 < Branded Beauty > , 그리고 이 동일한 내용이 한글로 번역돼 출간된 <뷰티, 브랜드가 되다>도 있습니다. 최근에 주로 읽고 있는 책은 4차 산업혁명 시대의 마케팅에 대해서 이야기하는 필립 코틀러(Philip Kotler) 님의 <마켓 4.0>과 마케팅전략 Unit 내 전사 미래성장 동력을 발굴하는 NGI Div.과 이야기를 나누기 위해 읽고 있는 <내가 미래를 앞서가는 이유>입니다.

 중요한 통찰력과 방향성을 제시하는 책은 여러 번 읽기도 하는데, 올해 여기에 해당하는 책이 < Platform Revolution > 입니다. 4차 산업혁명으로 더욱 이슈화가 되고 있는 플랫폼 비즈니스가 무엇인지, 호텔업이나 택시운송업의 경우 기존의 업계 강자들이 플랫폼 비즈니스로 새롭게 등장한 에어비앤비 및 우버에 어떻게 위협적인 영향을 받고 있는지, 자사와 같은 파이프라인 비즈니스를 하는 기업은 플랫폼에 대해서 어떻게 바라보고 활용을 해야 하는지에 대해, 플랫폼 비즈니스를 구축하는데 있어서 중요한 인자들이 무엇인지에 대해 잘 기술한 책입니다. 앞으로 마케팅전략 Unit 리더 분들과는 각자 읽었던 부분에 대해서 공유하고, 우리 회사는 무엇을 어떻게 해야 할지에 대해 도서 워크샵을 해보려고 계획 중이기도 합니다.
 다독의 비법이라고 얘기하기는 그렇지만 제 나름대로의 방법은 매일 책을 읽는 시간을 정해놓습니다. 주로 퇴근 후 저녁 10시에서 12시 사이에 집중적으로 책을 읽는데 2~3일에 한 권 정도는 봅니다. 또한 출장 갈 때 비행기를 기다리면서, 비행 중에 책을 보려고 합니다. 미국 출장의 경우에는 최소 2~3권 정도의 책을 읽을 수 있습니다. 마지막으로 자투리 시간이 있을 경우에 10분이라도 책을 보려고 합니다. 이런 시간을 모으면 은근히 많이 읽을 수 있기 때문입니다.

 기억력의 비법에 대해서는 사실 새로운 책을 읽고 나면 며칠은 읽었던 내용이 기억에 남지만, 한 달 정도 지나면 거의 잊어버릴 때가 많습니다. 책은 읽는 것보다 읽고 나서 얻었던 시사점으로 내 생각과 행동이 어떻게 발전되느냐가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그런데 읽고 나서 얼마 지나지 않아 무슨 내용인지 전혀 기억이 나지 않는다면 읽은 보람이 없겠죠. 그래서 저는 책을 읽는 중간에 앞으로 업무에 활용할 내용이 있거나 아이디어가 떠오르면 스마트폰 메모 앱이나 노트에 메모를 해두고 나중에 다시 읽어봅니다. 두번째는 흥미롭게 읽은 내용을 구성원들에게 식사나 티타임을 하면서 이야기로 공유합니다. 공유 과정에서 더욱 내 것으로 정리가 잘 되고, 기억에 더 오래 남는 효과가 있습니다. 구성원들에게 간접 독서의 기회를 제공하면서 책 내용에 대한 기억도 오래 할 수 있으니 일거양득이겠죠. 마지막으로 모든 경우는 아니지만, 1년에 20여권 정도는 1독을 한 후 3~6개월 후 한번 더 읽습니다. 다시 읽다 보면 예전에 깨닫지 못했던 것도 깨달을 수 있고, 잊었던 내용도 다시 상기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Q. 조금 개인적인 질문을 드리고 싶습니다. 잦은 출장과 바쁜 업무로 휴식 시간도 매우 중요할 것 같습니다. 주말이나 휴가는 주로 어떻게 보내시는 편인가요?

 주말에는 가능하면 가족과 시간을 보내려고 합니다. 얘기를 나누거나, 카페에 가서 각자 읽고 싶은 책을 읽거나, 쇼핑을 합니다. 토요일 저녁에는 지난 일주일을 되돌아보기 위해 집 주변을 산책하는 시간도 가지는 편입니다. 걷다 보면 제 자신을 관조적으로 바라볼 수 있기 때문이죠. 일요일 저녁에는 저만의 개인 시간이 조금 생기는데, 다가올 새로운 한 주에 대해 미리 생각하는 시간을 가집니다. 새로 나온 책이나, 예전에 읽었던 책도 다시 읽음으로써 생각을 깊게, 높게, 넓게 하는데 도움을 받기도 합니다.

 휴가 때도 비슷하게 가족과 대부분의 시간을 보냅니다. 휴가 일정을 잡을 때에는 가족과 휴가 장소와 일정에 대해 논의해서 정하는데, 휴가 모드는 휴양지 한군데 머물면서 휴식을 취하거나, 역사적으로 의미 있는 곳으로 가는 그랜드 투어 방식을 취합니다. 휴가라는 단어는 쉴 휴(休)와 겨를 가(暇)로 이루어져 있는데, 스스로에게 겨를을 줘서 여유를 가지는 것이라고 합니다. 이를 위해서는 현재 거하는 공간 혹은 현재라는 시간에서 벗어나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해서 상기 2가지의 휴가 모드를 가지고 있습니다. 올 해에는 그랜드 투어 방식의 휴가 모드를 계획하고 있고요.

Q. 마지막으로, 평소 뉴스스퀘어에 댓글도 자주 적어주시는 등 후배 사우들과도 자주 공감대 형성을 하시는 걸로 알고 있습니다. 후배 사우들에게 바라는 점 또는 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말씀 부탁드립니다.

 저는 후배 사우 분들과 만나는 시간이 너무 좋습니다. 그래서 신입사원 교육 프로그램을 통해 강의로 이야기하기도 하고, 1대 1 면담을 통해 개인의 비전에 대해 얘기를 나누기도 합니다. 그럴 때 마다 제가 꼭 하는 질문이 있습니다. 첫번째 질문은 '현실적인 제약이 없을 경우 5년 후에 가장 희망하는 자신의 모습은 무엇인가?', 두번째 질문은 '희망하는 미래 모습과 현재 모습에 있어 구체적으로 어떤 차이가 있는가?', 마지막 질문은 '그 차이를 줄이기 위해서 오늘 무엇을 할 것인가?'입니다. 사실 첫번째 질문에 대해서는 대부분 어느 정도 대답을 하지만 현재의 연장선 상에서, 현재 이미 보유하고 있는 자신의 역량에 준하여 미래 모습을 그리는 경우를 많이 봅니다. 그러다 보니 미래 희망 모습을 그리더라도 그 모습이 현재 나의 가슴을 설레게 하지 못하고, 현재 자신의 실력으로도 시간만 지나면 충분히 달성할 수 있으니 새로운 방법에 대해서 절실하게 고민할 필요도 느끼지 못하게 됩니다. 그래서 미래 모습을 그릴 때에는 달성했을 때에 자신의 가슴이 반드시 벅차 오름을 느낄 수 있어야 하며, 현재 자신의 실력으로는 도저히 달성할 수 없는 도전적 목표가 있어야 합니다. 현재 나의 부족함에 대해 절실하고 구체적으로 파악하게 되고, 이를 채울 수 있는 여러 가지 새로운 도전을 계획하게 되는 것이죠. 그리고 달성하는데 주어진 5년을 연간 계획, 월간 계획, 일일 계획으로 세분화를 하면 하루에 주어지는 목표 수준은 그렇게 높은 편이 아니라, 조그만 노력으로도 성취할 수 있게 됩니다. 그러나 이런 노력을 지속적으로 하는 것은 쉽지 않겠죠.

 전 세계에서 성공적인 삶을 살았다고 자타가 공인하는 사람은 전체 인구의 1% 수준이라고 합니다. 동시에 전 세계에서 자신의 미래 비전을 글로 쓰고 이를 달성하기 위해 구체적인 계획을 세워 실천한 사람들도 1% 수준이라고 하며, 이런 사람들이 대부분 성공적인 삶을 살았다고 합니다. 후배 사우 여러분, 아모레퍼시픽이라는 회사에 들어온 다음 자신의 미래 비전에 대해서 생각해보고, 그것을 자신의 노트에 써보았나요? 그 비전을 달성하기 위해 구체적으로 무엇을 어떻게 해야 하는지 계획을 세워서 실천하고 있나요? 두 가지 질문에 대해서 자신있게 '예'라고 답할 수 있기를 바랍니다. 그런 노력이 하루하루 쌓인다면 미래는 여러분 것이니깐요. (웃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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