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상하이 도시 혜초 김혜수입니다. 이번 칼럼을 통해 저는 최근 목격한 중국 최대의 커머스 행사 '광군제(光棍節)'에 대해 얘기해보겠습니다.

광군제는 11월 11일, 원래는 솔로의 날(독신절)을 지칭하나 2009년 티몰에서 시작한 독신자들을 위한 세일을 시작으로 광군제의 의미가 확 달라졌습니다. 이제 11월은 1년 중 전자상거래 사이트의 거래 액이 가장 높은 달이며, 중국 내 기업들이 가장 분주한 달입니다. 실제 중국에서는 광군제에 대한 기대 심리로 10월 중순부터 오프라인 매출이 급격히 저하 된다는 보고 자료들도 많고, 제 주변에서도 광군제 预热期间(예열기간)를 기다리며 쇼핑을 자제하는 친구들이 많았습니다.

작년 광군제를 살펴보면, 알리바바그룹은 티몰과 타오바오를 통해 1시간만에 매출 20억달러(한화 2조 1800억원)을 달성했고, 올해도 가전유통업체인 쑤닝과의 투자 협정을 통해 확실한 준비를 했습니다. 또 다른 중국 온라인 쇼핑몰 징동(JD)도 행사기간 동안 텅쉰과 손잡고 38개 브랜드에서 25억위안(4천500억원)에 달하는 쿠폰을 제공하기도 했습니다.

올해 티몰 화장품 코너에서는 엄청난 프로모션을 내걸고 있었는데, 그중 현지 뷰티브랜드인 Herboist가 전용 티몰에 배너를 노출시키고 11월 11일 전용 세트 및 특가를 내놓았습니다. 그 밖에도 쇼핑몰에서는 전구매 고객 추첨 이벤트, 많이 살수로 가격이 내려가는 제품 등 다양한 행사들을 예고하며 고객 구매를 유도했습니다. 온라인 결제 사이트인 쯔푸바오(알리페이)에서도 11월 11일에 관한 프로모션들을 선보였는데요. D-day를 앞두곤 정말 광군제를 잊을 틈이 없도록 이곳 저곳에서 행사 광고들을 볼 수 있습니다.

오프라인 현장 분위기도 비슷합니다. 지하철 광고판, 버스 정거장 등 돌아다니는 곳곳에 티몰과 징동 등 대형 몰들의 광고를 볼 수 있으며, 카페에서도 1+1 등의 할인 행사를 진행합니다. 이렇게 어딜 가나 광군제 행사 광고로 도배되어있으니, 이 기간 동안 무엇이든 구매를 안 하면 손해 볼 것 같다라는 느낌이 들기도 하더군요.

드디어 D-day, 밤 12시가 되자마자 제 Wechat 단체톡은 난리가 났습니다. 원하는 품목을 구한 친구들과, 품절로 아쉬워하는 친구들, 서로 다른 추천 상품 리스트들을 공유하며 실시간 쇼핑 중계가 한창이었습니다. 아침엔 친구들과 "어제 뭐 샀어?" 라는 인사로 밤새 치열했던 인터넷 구매 현황에 대해 들어봤는데요. 다들 여러 번의 새로고침을 통해 원하는 물건을 겨우 구했다며 자랑을 했습니다. 그 중 한 친구는 나이키 50% 행사에서 무수한 '광 클릭' 끝에 원하는 제품들을 모두 건졌다며 굉장히 기뻐하더군요.

사실 광군제 당일, 티몰 화장품 코너에서 특히 돋보였던 제품은 다름 아닌 마스크였습니다. 중국인들이 마스크팩을 특히 좋아해서인지 kans, inoherb, hanoo 등 많은 로컬브랜드에서 엄청난 할인 행사를 하고 있었습니다.

저 또한 라네즈 제품 등 몇 품목들을 구매 해보았습니다. 이 기간에는 배송이 2-3주정도 걸린다고 들어 빠른 배송은 기대도 하지 않았는데, 바로 다음날부터 택배들을 가득 실은 트럭들이 배송을 다니는 모습에 놀랐습니다.

지인 중 오토바이를 구매한 분이 계셨는데, 오토바이가 그대로 엄청 튼튼한 나무상자에 나무로 잘 보관돼서 배송이 와서 깜짝 놀랐다고 하며 사진을 전달해주더군요. 여러분도 사진을 통해 한번 감상해 보시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