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 오늘 점약 있어요 – 광화문/서촌 편 - AMORE STORIES
#산책 코스북
2022.04.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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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 오늘 점약 있어요 - 광화문/서촌 편





오늘의 점약 코스 : 광화문 일대



데이트 코스나 주말 나들이로 더 익숙한 광화문과 서촌, 북촌 일대.
이 곳을 매일 오가는 ‘평일의 원주민’ 직장인들이 우리가 몰랐던
여유로운 광화문 일대의 산책코스를 소개한다







< 광화문 틈새 찾기 >


문화재 사이로 빼곡하게 들어찬 각종 관공서들과 오피스들 덕에 늘 인파가 넘쳐나는 곳.
점심 한끼를 해결할 때도 치열한 경쟁과 눈치 게임에서 성공해야 한다.
늘 사람에 치이는 이 곳에서 구석구석 숨어있는 안식처를 찾아 힐링할 수 있는 코스를 소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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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강식이 왜 맛있는 거죠? ‘조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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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여나 유명해 질까봐 걱정될 정도로 많은 이들이 숨겨온 힐링 맛집. 하지만 점점 유명세를 타는 중이다. 여기가 맞나 싶을 만큼 작고 오래된 건물 4층에 자리한 ‘조감’은 통창으로 늘 볕을 듬뿍 들이고 있어, 앉아있는 것만으로도 기분이 포근해진다.
사실 이곳은 비건 카페. 비건은 아니지만 순수하게 ‘맛있어서’ 팬이 된 경우도 많다. 맛있는 걸 찾았을 뿐인데 덤으로 건강까지 챙길 수 있어, 어쩐지 스스로에게 떳떳해지는 곳이다. 배가 고픈 상태면 ‘스무디 볼’을, 아니면 ‘요거트’를 권하지만 워낙 푸짐해서 요거트만 먹어도 배가 부르다. 제로웨이스트 소품을 쇼핑하기에도 딱 좋은 곳.
@jogam.bird_eye



2

새로 뚫린 덕수궁 돌담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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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강하게 배를 채웠다면 영국 대사관에 가로막혀 60년 동안 끊겨 있다가 지난 2017년 개방된 덕수궁 돌담길 구간을 찾아보자. 구세군 교회 옆으로 난, 유독 좁은 입구의 이 길은 길 끝이 대사관 철문으로 시커멓게 막혀있어, 이곳에 길이 있다는 사실을 아는 이는 많지 않다. 마치 나만의 안식처로 향하는 비밀 통로 같은 느낌이라 짧게나마 기분좋은 은밀함을 만끽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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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거와 현재를 한눈에 ‘세실마루’ 옥상 전망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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끊긴 돌담길 구간을 나서자마자 바로 ‘세실극장’이 보인다. 여기에도 아직 많이 알려지지 않은 핫플이 숨어 있다. ‘관계자 외 출입금지’일 것만 같은 길가의 엘리베이터를 타고 올라가면 ‘세실마루’가 나오는데, 이곳은 덕수궁과 성공회 성당, 그리고 서울시청과 세종대로까지 내려다보며 쉴 수 있는 널찍한 전망 공원이다. 2021년 4월에 개장한 따끈한 핫플이라 사람이 별로 없어 조용히 여유를 즐길 수 있다. 마치 유럽에 온 듯한 기분이 나는 성공회 서울성당 앞쪽도 포토 스팟으로 좋지만, 해질녘이나 밤중에 도로를 배경으로 야경 사진을 찍기에도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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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공회 서울성당과 경운궁 양이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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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 1층으로 내려와 세실극장 왼쪽으로 코너를 돌면 서울성공회 성당이 나온다. 기와지붕의 사제관 앞쪽 벤치나 테이블은 이곳의 성스러운 분위기에 한없이 마음이 평온해져 조용히 쉬어가기 좋다. 종교는 없어도 가끔 성당에 들어가 기도하듯 답답한 속내를 털어놓기 위해 찾는 사람들도많다. (코로나 이후로는 미사 시간만 개방)



< 매일 서촌을 읽습니다 >


평일 업무 시간대의 서촌은, 데이트로 즐겨 찾던 주말이나 저녁시간대의 모습과는 전혀 다르다.
주말엔 맛집 앞 대기 행렬 꽁무니에서 앞사람 뒤통수만 보느라 몰랐던 인왕산의 자태도 비로소 눈에 담을 수 있게 된다.
사실, 서촌에 맛집만큼 많은 곳이 독립서점이나, 공방 등의 다양한 독립 문화 공간이다.
느긋한 서촌 본연의 매력을 제대로 느끼고 싶다면 책방 여행을 시작해 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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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 레퍼런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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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 레퍼런스’는 예술 서적과 독립 출판물을 주로 판매하는 아트북 서점이다. 지하를 전시 공간으로 운영하며 연계 프로그램도 자주 열린다. 미술 관련 서적이 많아 책을 ‘읽기’보다는 후루룩 넘겨가며 ‘감상’하는 기분으로 가볍게 즐겨보자.
@the_reference_seou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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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촌의 베를린 ‘북 소사이어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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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쿨하고도 힙한’ 도시, 베를린을 더욱 ‘베를린답게’ 만들어 준 데에는 수많은 독립서점들의 과감하고 자유분방한 큐레이팅의 역할도 크다. 베를린 여행에서의 감상을 이곳 ‘더 북 소사이어티’에서도 느껴보자. 국내외 디자인이나 현대 예술 관련 서적을 비롯, 다채롭고 풍성한 큐레이션으로 가득한 곳이다. 곳곳에 무심하게 DP된 잡화들을 구경하는 재미도 쏠쏠하다.
@tbs_book_societ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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점심시간 최고의 호사 ‘이라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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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트북이나 사진 관련 서적들에 특히나 다가가기 어렵게 느끼는 이유는, 대형서점에 꽁꽁 랩핑된 채로 진열된 양장 표지의 콧대 높은 책들 때문인 경우가 많다. 사진집을 중심으로 한 독립서점 ‘이라선’에서는 희귀하고도 고가의 사진집들의 랩핑을 일일이 뜯어내고 책 커버를 씌워, 모든 이들이 한 장 한 장 살펴볼 수 있도록 배려해 두었다. 부담 없이 매일 새로운 사진작가의 세계에 빠져 보자.
@irasun_officia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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뷰 스토어 ‘보안책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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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촌 직장인의 가장 큰 특권은 평일의 서촌을 오롯이 점유할 수 있다는 점이다. ‘보안책방’의 경복궁 돌담길이 내다 보이는 통창 앞 명당, 푹신한 소파까지도 독차지할 수 있으니 말이다. 꼭 책을 사거나 읽기 위해 서점에 가는 건 아니다. 책이 있는 공간에서의 경험, 표지나 제목, 띠지의 추천사들을 훑는 것 또한 책을 흡수하는 방법 중 하나 아닐까.
@boanbook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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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짠에 단·찬을 더한 마성의 '더 마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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젤라또가 듬뿍 들어간 ‘하몽 크로와상’은 지성과 감성을 채우기 위해 바삐 돌아다닌 이들에게 선물 같은 점심 식사가 되어 준다. 좁은 골목 뒤 숨어있는 한옥 카페 ‘더 마틴’은 원래 젤라또로 유명한 집. 볕 좋은 날에는 야외 마당에 앉아 먹으며 갈증과 당을 충전할 수 있다. 큼지막한 크로와상 사이에 하몽과 까망베르, 바닐라 젤라또, 트러플 허니, 올리브유를 더해 단짠의 매력을 제대로 맛볼 수 있는 샌드위치다. 가격은 꽤 비싼 편이지만 녹아내리는 젤라또를 사수하느라, 아껴 먹을 새도 없이 뚝딱 해치우게 된다.



< 런던동 한옥 탐방 >


넘쳐나는 관광객들로 몸살을 앓던 ‘북촌’이 판데믹 덕에(?) 한숨을 돌릴 수 있게 됐다.
잠시나마 되찾은 고즈넉하고 소담한 풍경사이를 부지런히 산책해 보자.
골목골목마다 다양한 뷰의 한옥들을 볼수 있어, 한옥의 새로운 모습을 발견할 수 있는 코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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런던 앞 파리 ‘소금집델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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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한 빵집의 인기로 북촌이 ‘종로구 런던동’이라 불리며 꽤 떠들썩해졌다. 그 바로 맞은편엔 파리 느낌 물신나는 ‘종로구 파리동’도 있다. 미식을 즐긴다면 ‘파리동’을 가보자. 샤퀴테리로 유명한 ‘소금집’의 안국동 지점이 바로 그 주인공. 바삭한 바게트 사이에 제주산 흑돼지로 만든 햄을 푸짐하게 채운 ‘잠봉뵈르 샌드위치’를 테이크 아웃하자. 짜지 않고 담백하게 조화를 이뤄 자주 먹어도 질리지 않고 깔끔한 맛이 매력. 포장을 하면 줄을 서지 않고 바로 픽업할 수 있다.
@salthousekore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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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촌 최애 핫플 ‘정독 도서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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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창 시절 와 본 적이 있는 사람들은 이곳이 숨은 벚꽃 명소라는 사실을 알고 있다. 정독도서관은 넓은 정원 구역이 있어서 ‘도서’와 상관없이 회사 점심시간 동안 휴식을 취하기 좋은 곳이다. 곳곳에 벤치도 많고, 봄철 벚꽃이나 물레방아와 정자가 있는 연못처럼 구경거리도 많다. 물레방아 앞 그늘이나 벚꽃터널 안쪽 벤치에 앉아 꽃잎 눈을 맞으며, 포장해 온 잠봉뵈르나 김밥을 먹으면 지상낙원이 따로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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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촌 전망은 여기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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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옥마을로 올라가 보면 오르막이긴 하지만 한옥 지붕으로 가득한 뷰나, 서울을 조망할 수 있는 숨은 명소들이 많다.
올라갈 때는 ‘북촌 5 나 길’을 추천. 코리아 목욕탕 굴뚝을 향해 가다 보면 인왕산 자락과 경복궁 까지를 한눈에 보며 올라갈 수 있다. ‘북촌로 11 나 길 35번지 일대’는 숨어있는 한옥마을 최고의 전망명소 중 하나다. 한옥 지붕들이 내려다보이는 풍경은 서울에서 이곳에서만 즐길 수 있다. 점심시간이 여유 있는 날은 ‘북촌동양박물관’ 2층 테라스나 ‘북촌전망대’ 바깥쪽 자리 등을 찾아 차를 마시며 한옥 뷰를 즐겨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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골목골목 시간여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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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촌에선 한옥이 늘어선 길들이 모두 예뻐 어느 길을 가도 좋지만 ‘반야로차도문화원’ 앞 북촌 11길이 가장 빼어나다. 이미 포토 스팟으로 잘 알려진 장소라 늘 카메라 셔터 소리가 쉴 틈이 없는 곳이지만 평일 낮 시간대는 한적하게 산책할 수 있다.
위쪽에서 내려다보는 뷰, 아래에서 올려다보는 뷰 모두 놓치지 말자. 11 길로 내려오다 꺾어 들어가, 좁은 골목골목 사이를 누비며 탐험을 해보는 것도 한옥마을 산책의 묘미.




한 걸음 더, 정보 산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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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설록 티하우스 & 설화수 플래그십 스토어

2019년 11월 북촌에는 1930년대의 한옥과 1960년대의 양옥을 리노베이션한 색다른 명소가 탄생했다. 각기 다른 방식으로 역사와 전통을 해석한 ‘오설록 티하우스 북촌점’과 ‘설화수 플래그십 스토어’가 그 주인공. 너른 정원의 티하우스 테라스 석에서 한옥 기와를 내려다보며 차 한 잔의 여유를 즐겨보자.
차를 마시지 않고 두 건축물을 비교하며 둘러보는 것만으로도 충분히 가치가 있는 곳이다.



책이 한 권뿐인 서점, 서촌 ‘한 권의 서점’

한 권의 책만을 판매하는 서점이 있다. 매달 하나의 단어, 하나의 책을 선정해 소개하는 서점, ‘한 권의 서점’에서는 한 권의 책을 입체적으로 경험할 수 있도록 전시의 방식으로 책과 작가의 이야기를 충실히 전한다. 서점만 가면 보고 싶은 책이 넘쳐나 패닉이 오곤 하는 사람이라면 반드시 방문해 볼 것. 단 한 가지에만 집중하는 여유를 경험해 보자. @of.oneboo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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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디터. 책식주의
일러스트 / 디자인. 맘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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