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화. 고객의 머릿결을 책임지다 - AMORE STORIES
#AP Times
2020.12.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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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화. 고객의 머릿결을 책임지다


예로부터 반듯하게 가르마 탄 맵시와 쪽머리에 비녀를 찌른 모습은 여인의 전형적인 머리 모양새로 여겨졌습니다. 이때 여인들은 참빗에 머릿기름을 발라 곱게 빗어 내려 매만진 머리 위에 기름을 발라 윤기를 냈는데요. 아모레퍼시픽의 창업자 장원 서성환 님의 어머니 윤독정 여사는 그 시절 여성들에게 필수품이나 마찬가지였던 머릿기름에 착안했습니다. 그동안 쌓아온 신뢰를 바탕으로 믿을 만한 동백 열매 원료를 안정적으로 공급받아 직접 터득한 방법으로 열과 성을 다해 제조한 결과 입소문을 타고 넓게, 멀리 퍼져가기 시작했습니다.

그로부터 약 20년이 지나 해방된 이후, 얼른 이해가 가지 않겠지만 남성용 화장품이 여성용 화장품보다 한결 더 많이 소비된 적이 있었습니다. 전시 상황이라 여성들의 소비가 줄어든 탓도 있었겠지만, 그 까닭은 남성용 정발료(整髮料)인 포마드 때문이었습니다. 당시 광물성 물질을 주원료로 사용해 만들던 국산 포마드는 머리카락이 뻣뻣해지고 번들거리는 등의 많은 결함이 있었고, 서성환 님은 이러한 문제를 직접 해결하기 위해 밤낮없이 실험을 계속했습니다. 장인 정신으로 포마드 품질 개선을 위해 노력한 결과 국내 최초 순 식물성 ABC 포마드 개발에 성공했을 뿐만 아니라 일본과 홍콩에서 수입한 고급 향료를 첨가하고 현대적인 감각의 디자인으로 출시되자마자 시장을 석권할 수 있었습니다. 품질과 기술과 디자인, 그 안에 내재된 개척 정신과 도전 정신의 승리였습니다.

참빗으로 곱게 빗어 넘긴 쪽진 머리에는 동백기름으로, 해방 후 맵시를 중요시하는 남성들에게는 ABC 포마드로 유행을 선도했던 태평양은 1972년 장업계 최초로 샴푸를 선보였습니다. 머리카락과 두피도 피부의 일부라 생각했기에 한발 앞서 출시할 수 있었던 것이지요. '아모레 하이톤 샴푸' 출시 1년 후, 인삼 특유의 색과 향을 지워내고 사포닌 성분을 함유한 '진생삼미 샴푸'를 출시해 시장을 주도했습니다. 샴푸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이를 사용하는 고객이 늘자, 태평양은 부담 없이 오래 사용할 수 있도록 대용량 삼푸 '아모레 푸로틴 샴푸'를 출시했고, 이는 1977년 장업계에서 가장 많이 판매된 품목으로 선정될 정도로 많은 인기를 끌었습니다. 이후 '국민 한 사람에 한 개꼴'로 사용할 정도로 많은 사랑을 받았습니다.

1980년에는 가정용품 브랜드를 '리도'로 통일하고 슈퍼 채널용 '리도 푸로틴 샴푸'를 출시했습니다. 한때 점유율 70%를 차지할 정도로 압도적이었던 태평양 샴푸의 일등 공신인 리도 푸로틴 샴푸는 10년 고비에서 사라져갔습니다. 고객의 변화와 무관하게 효능과 용기 디자인뿐 아니라 출고가조차 변화를 꾀하지 못한 것이 원인이었던 것이죠. 다시금 고객에게로 시선을 돌리자 새로운 제품이 연이어 탄생했습니다. 1989년 바쁜 현대인을 위해 샴푸와 린스를 한 번에 할 수 있는 혁신적인 '리도 투웨이 샴푸'를, 2000년에는 염색할 때도 부드러운 머릿결을 유지할 수 있는 국내 최초의 에센스 헤어 컬러링 브랜드 '미쟝센'을 출시했습니다. '화면 속을 배치하다'라는 프랑스어에서 유래한 브랜드 '미쟝센'은 스테디셀러 퍼펙트 세럼을 비롯해 다양한 제품으로 지금도 고객들의 많은 사랑을 받고 있습니다.

스트레스와 공해 등 환경의 영향으로 탈모 걱정하는 이들이 눈에 띄게 많아지자 두피 전문가, 소재 전문가, 향료 전문가 그리고 인체 전문가 등 여덟 개 분야 60여 명의 전문가가 한자리에 모여 뜻을 같이 하였습니다. 수 없는 실패와 발견을 거듭하며 약 10년의 시간이 걸려 2008년 탄생한 한방 샴푸 브랜드 '려'. 출시 3년 만에 매출 1000억 원이 넘는 메가 브랜드로 성장했고, 이듬해 샴푸 시장 1위 자리에 올랐습니다. 한국을 넘어서 글로벌 브랜드로의 기반을 조성해나가고 있는 브랜드 려는 글로벌 브랜드로서 성장 모멘텀을 지속적으로 확보해 나가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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