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원한 바람이 살랑거리는 가을, 문화 활동을 하기 참 좋은 계절입니다. 지난 15일부터 설화수 플래그십 스토어와 도산공원에서는 '설화문화전'이 열리고 있는데요. 긴 추석 연휴, 서울에 머무는 분들은 설화문화전을 감상하며 풍성한 가을을 즐겨보시는 건 어떨까요?
2006년 설화문화의 밤으로 시작된 설화문화전은 2015년 백일홍 이야기, 2016년 견우 직녀에 이어 올해 '나무꾼과 선녀'에 이르기까지 설화 시리즈로 전시를 진행해오고 있습니다. 전통 설화 '나무꾼과 선녀'는 아시아 문화권에 속한 누구에게나 친숙한 설화로, 올해 설화문화전은 이 이야기를 천상의 아름다움에 대한 갈망으로 재해석해 선보이고 있습니다. 나무꾼의 지상, 선녀의 천상의 세계에서 펼쳐지는 다양한 일들을 설화수 플래그십 스토어와 도산공원에서 작가들의 상상력으로 표현해낸 것인데요. 현대작가 11팀과 전통장인의 손에서 재탄생한 '나무꾼과 선녀' 작품들, 살짝 살펴볼까요?
이성미
<기억의 정원: Memory Garden>
2017
수집한 깨진 자동차 유리, 혼합재료
좌대 : 160(dia)x36cm / 작품 : 150x140x100cm
설화수 플래그십 스토어에 설치된 전시 작품 중 가장 인기있는 이성미 작가의 <기억의 정원: Memory Garden>입니다. 실제 플래그십 스토어에 근무하는 엔젤 진보은 님은 많은 관람객들이 이 작품과 함께 사진을 찍고 오랜 시간 이곳에서 머물다 간다고 설명합니다. 작품 속에 있는 꽃들은 작가가 나팔꽃과 카라를 결합하여 만든 상상의 꽃으로, 이 두 꽃의 꽃말은 '덧없는 사랑'과 '천년의 사랑'입니다. 작가는 교통사고로 깨진 자동차의 유리 파편으로 직접 꽃들을 만들었는데요. 관람객들은 기억의 정원에서 기억과 감정을 비워내고 마음을 치유하는 시간을 갖게 됩니다.
홍정욱
2017
바리솔, 적송, 매직라이트, 스프링
200π(dia.)
플래그십 스토어 2층 외부 공간에 자리잡은 홍정욱 작가의 는 선녀가 있는 천상으로 가는 길에 떠 있는 별을 구현한 작품입니다. 별은 본래 구의 형태이지만 본 작품은 절대 구를 이룰 수 없는 정십이면체 형태입니다. 이는 나무꾼의 꿈이 모순됨을 뜻하는데요. 완벽함과 아름다움의 상징인 선녀를 원하는 나무꾼의 모습과 선녀의 이상이 혼재하는 홍정욱 작가의 는 현실과 이상이 상반되지만 우리와 가까이 있음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김상균
<풍경_宮_2017>
2017
그라우트, 인공토, 잔디, 돌, 식물
260×260×100cm
도산공원에 위치한 김상균 작가의 <풍경_宮_2017>은 나무꾼과 선녀의 신분적 차이를 건물에 비유했습니다. 선녀의 '천상의 궁'을 나무꾼의 공간인 도산공원에 숨겨놓아 얼핏 보면 조화로워 보이지만 실제 작품 안에는 대립적인 요소들이 많이 있습니다. 작가는 나무꾼과 선녀가 대립적이지만 연을 맺고 행복을 이루었던 점을 작품에 내포하고 있습니다.
마지막으로, 플래그십 스토어 1층 입구에서는 선녀의 날개옷을 볼수 있습니다. 조선시대 내명부 예복으로 착용하던 풍성한 노의를 포로 사용하여 선녀의 날개옷을 상징화했는데요. 세 자락 포의 아름다움과 금박의 화려함은 금방이라도 날아 오를 듯한 역동성과 고아한 정취를 느끼게 합니다.
설화수는 2006년 예술인을 후원하고 숨겨진 문화 유산을 알리기 위해 기금 마련 자선 행사인 '설화문화의 밤'을 개최하여 발생한 수익금을 비영리 문화 재단에 기부하는 등 한국 전통문화 발전을 위해 적극적으로 활동했고, 2009년에는 설화문화의 밤을 계승하면서 그 영향력과 저변을 넓히고자 설화문화전이라는 새로운 타이틀로 누구나 참여, 공감할 수 있는 문화 행사를 시작했습니다. 설화문화전은 이와 같이 젊은 세대들에게 다소 낯설게 느껴질 수 있는 우리의 전통문화를 더욱 가까이 느낄 수 있도록 하고, 세대간의 소통에 기여하고자 전시를 기획해 나갔습니다. 또한 아시아의 문화적 배경을 갖고 있다면 누구나 쉽게 이해할 수 있는 주제로 전시를 구성해 글로벌 고객에게도 한발자국 더 가까이 다가가고 있습니다.
실제 현재 플래그십 스토어와 도산공원을 찾으면 많은 대학생들과 글로벌 고객들이 작품을 관람하는 모습을 볼 수 있습니다. 이들은 "브랜드 이미지와 부합되는 행사인 것 같아 좋아보인다."며, "공원과 가까운 지리적 특성을 잘 살려 외부에까지 작품을 설치해 놓은 모습이 신선하다."(대학생 전인하, 김연주) 등의 관람 소감을 밝히기도 했습니다.
올해도 어김없이 설화문화전으로 발생된 수익금은 한국문화재재단을 통해 명맥이 끊겨가는 한국의 무형문화재를 위해 사용될 예정이며, 작년에는 8명의 국가 무형문화재에 기부하기도 했습니다. 11년간 진행해 온 설화수만의 아름다운 행보. 설화문화전에 더 많은 고객들이 공감하고 참여할 수 있기를 바라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