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덧 겨울이 찾아와 날씨가 꽤 추워졌네요. 모두 따뜻하게 보내고 계신가요? 요즘처럼 추운 날씨에는 갓 만들어진 따끈한 길거리 음식이 절로 생각나는데요. 그래서 준비했습니다! 이번 칼럼에서는 홍콩의 대표적인 길거리 음식인 '에그와플'을 소개합니다.

에그와플은 '에게트(eggette)' 혹은 '버블 와플(bubble waffle)'이라고도 불리며, 광동어로는 까이단자이(雞蛋仔)라고 합니다. 문자 그대로 해석하면 '아주 작은 달걀'이라는 뜻입니다. 에어캡(일명 뽁뽁이) 포장재처럼 올록볼록한 모양에 겉은 바삭바삭하고 속은 쫀득한 것이 특징입니다. 주재료는 달걀과 밀가루, 설탕, 우유 등이며 가격대는 약 10~20홍콩달러네요.

최근 몇 년 사이에 이곳 홍콩에서는 에그와플 가게가 부쩍 많이 늘었는데요. 상상도 못 할 다양한 맛의 에그와플을 선보이고 있습니다. 그중에서도 저의 눈과 입을 사로잡았던 가게들을 소개합니다.

가장 먼저 소개할 곳은 Modos입니다. Modos만의 특별한 에그와플 메뉴와 그리드와플(grid cake waffle, 格仔餅)로 잘 알려진 맛집입니다.

에그와플 메뉴는 'Pandan', 'Lava Honey', 'Jacob's Orange Chocolate', 'Uji Green Tea' 등이 있습니다. 제가 먹어본 것 중에 가장 맛있고 새로웠던 종류는 'Lava Honey'인데요. 에그와플 방울 하나하나에 달콤한 버블(boba)이 들어가 있어, 한입 베어 물면 입 안에서 버블이 터지면서 달콤한 꿀이 사르르 녹습니다. 혹시 입안이 데일까 봐 걱정인가요? 걱정하지 마세요! 달콤한 버블은 너무 뜨겁지도 차갑지도 않은 딱 적당한 온도랍니다.

Modos에서는 'Jacob's Orange Chocolate'의 평도 좋습니다. 새콤한 오렌지와 달콤한 초콜릿이 조화를 이뤄 풍미가 배가 되는데요. 치즈를 좋아하는 분이라면, 에그와플 방울 안에서 치즈가 흘러내리는 체다치즈 맛도 있으니 꼭 맛보시길 바랍니다. '러시안 보르쉬(Russian Borscht)', '스위트 진저(Sweet Ginger)'처럼 술이 들어간 메뉴도 있고 매콤한 러우쑹(meat floss, 고기 가루)과 새우 페이스트가 들어간 메뉴도 있으니 도전을 좋아하는 분들이라면 한 번쯤 시도해보셔도 좋을 것 같습니다.

에그와플 외에도 세 종류의 그리드와플이 있습니다. 헤이즐넛으로 속을 채우고 위에 바삭바삭한 토핑을 올린 와플, 팥앙금을 채운 녹차 와플, 시나몬 애플을 채운 와플입니다. 그리드 와플은 홍콩 거리 구경에 허기진 여러분의 배를 금방 채워줄 수 있을 만큼 푸짐하답니다.

현재 Modos는 코즈웨이베이(Causeway Bay), 몽콕(Mongkok), Hong Hom, Yuen Long 등 다섯 곳에 지점을 두고 있습니다. 에그와플은 주문 후 바로 만들기 때문에 5~10분 정도 시간이 걸린다는 점! 잊지 마세요. (대기하고 있는 손님이 많다면 물론 더 오래 걸리겠죠?)

이어서 소개할 맛집은 Oddies Foodies입니다. Oddies Foodies는 홍콩의 한 유명 식당 간식 코너에서 출발했습니다. 홍콩에서도 가장 번잡한 완차이(Wan Chai) 지역에서 처음 문을 연 Oddies Foodies는 하얀색 타일과 깜찍한 캐릭터 디자인으로 사람들의 시선을 사로잡았고, 달콤한 맛을 즐기는 많은 사람으로부터 주목받기 시작했습니다. 성공에 힘입은 Oddies Foodies는 홍콩에서 가장 트렌디한 지역인 고흐 스트리트(Gough Street)로 이전하여 더욱 많은 사람에게 사랑받고 있습니다.

Oddies Foodies에서는 에그와플과 다른 디저트들을 함께 즐길 수 있는 메뉴가 유명합니다. 가게 안으로 들어서면 시그니처 메뉴인 에그와플 & 저지방 젤라토 콤보가 가장 먼저 눈에 띄는데요. 젤라토의 부드러움과 에그와플의 바삭함이 만들어내는 조화로움은 기대 그 이상일 것이라고 자신합니다.

다양한 디저트와 젤라토가 한 컵에 담긴 'One Jar Leto'부터 젤라토만 즐길 수 있는 Oddies Foodies만의 특별한 젤라토 컬렉션(다크 초콜릿 80% 함유 'Dark Matter', 망고와 딸기가 어우러진 'Interstellar', 밀크티와 오트밀 건포도 쿠키가 만난 'T-O-T')까지 다양한 메뉴를 즐길 수 있습니다. 이 외에도 중국 소시지 맛 에그와플처럼 다른 곳에서는 맛볼 수 없는 새로운 메뉴가 많으니 도전해보시길 바랍니다.

제가 개인적으로 좋아하는 메뉴는 브라우니, 다크 초콜릿, 바닐라 젤라토, 패션프루트 판나코타(panna cotta)가 어우러진 'Night Wolf', 모찌와 홈메이드 말차(matcha) 아이스크림이 들어간 'Mob', 밀크 젤라토와 크림치즈가 들어간 'Chuckies'입니다. 한 가지만 딱! 추천해드리고 싶지만 저마다의 매력이 다르므로 다양한 메뉴를 즐겨보는 것을 추천합니다.

Oddies Foodies도 다른 가게들과 비슷하게 주문 후 받아 들기까지 다소 시간이 걸린답니다. 그만큼 정성을 들여 맛있는 디저트를 만든다는 것이니 그 시간쯤은 기다리실 수 있겠죠? 또한, Oddies의 디저트는 여러분이 생각하는 것보다 훨씬 크고 양이 많으므로 여러 명이 함께 나눠 먹는 것을 추천합니다.

앞서 소개한 두 곳 외에도 홍콩에는 다양하고 맛있는 에그와플을 파는 가게들이 많답니다.

1) WOFT
에그와플은 길거리에서만 사먹는 음식이라는 생각은 이제 금물! 에그와플을 주류에 곁들여 판매하는 술집들도 있습니다. 홍콩식 퓨전 타파스와 수제 맥주를 주로 파는 WOFT는 분위기가 아늑해서 친한 친구와 오랜만에 한잔하거나 소중한 연인과 편안한 저녁 시간을 보내기에 그만인 곳입니다.

WOFT에서는 말린 가리비를 채를 썰어 넣거나 사테이비프(satay beef), 발효 두부 등을 넣은 향토색이 강한 맛의 에그와플을 내놓고 있습니다. 가게 주인의 말에 따르면, 매운 단무지 맛이 손님들에게 가장 인기인데 짭조름한 맛이 이 가게의 수제 맥주나 칵테일과 잘 어울리기 때문이라고 합니다. 기회가 있다면 꼭 한번 들러 보시기 바랍니다.

2) MORE EGGETTES
위에서 소개해드린 트렌디하고 고급스러운 에그와플과는 또 다른 매력으로 사랑 받는 가게가 있습니다. San Po Kong 공업지구에 위치한 작고 소박한 가게인 MORE EGGETTES는 서민적인 맛과 친근한 분위기로 많은 이들의 관심을 받고 있답니다.

에그와플 위에 별을 올린다거나 한 번에 두 가지 맛을 담는 걸 누가 상상이나 해봤을까요? 제가 직접 맛본 '타로토란 허니스타(Taro & Honey Star)' 에그와플에는 별 모양의 시리얼이 콕콕 박혀 있어 맛과 식감, 보는 재미까지 즐길 수 있었습니다. 색다른 맛을 원한다면 해초 위에 돼지고기 가루(pork floss)를 뿌린 에그와플도 먹어볼 만합니다. 에그와플 안에 듬뿍 들어간 돼지고기 가루의 맛이 에그와플의 달콤한 맛과 묘한 조화를 이룹니다.

지금까지 제가 개인적으로 좋아하는 홍콩 에그와플 가게들을 소개해 드렸는데요. 이 가게 중에 직접 방문한 곳이 있다면 어떠셨는지 여러분들의 경험도 공유해 주시면 더욱 좋을 것 같습니다!

아쉽게도 이번 칼럼을 마지막으로 여러분께 인사를 드려야 할 것 같은데요. 지금까지 정말 즐거운 여정이었고 여러분이 올려 주신 의견들을 읽어보는 것도 큰 기쁨이었습니다. 지난 한 해 동안 제가 쓴 칼럼을 통해 홍콩에서 가볼 만한 여행지와 맛집을 찾는 데 도움이 되었기를 바라며, 모두 건강하고 아름다운 나날들을 보내시길 바랍니다!